탈북소년
[]안의 글은 중국말이라고 생각하고 읽어주세요!
12
[합격이야?]
[그런 것 같은데? 내일부터 나오래]
[너 한국말 못하는데 괜찮아?]
[아니..안 괜찮은데 어쩌지...]
[민석이한테 한번 부탁해볼래?]
[그래도 되나..]
[지금 배우고 있는게 좀 걸리긴 하지만 그래도 너가 부탁하는데 안들어줄까?]
[그래요.당연히 돕죠!]
민석이 레이의 사무실 문에 딱 달라붙어서 루한을 돕겠다고 말했다.
루한이 피식웃고 레이가 특유의 허허허하는 웃음을 지었다.
[그래.고맙다.]
[내일 갈 때 불러요.]
[근데 경수는...못찾은거야?]
[연락이 안되서 애타죽겠어요..]
민석이 금세 울상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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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딨는거야...이렇게 갑자기.."
찬열이 두 손으로 머리를 질끈 쥐었다.
갑자기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린 경수는 전화까지 없앤 채 종적을 감춰버렸다.
종인도 그의 소식에 대해선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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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보세요..?"
"나예요.경수"
"도경수!! 찬열이가 얼마나 찾는.."
"집이 어디예요..나 좀 숨겨주세요.."
"너가 어딘지 말해 데리러 갈게"
"아무한테도 말하지 말고..혼자 오세요..여기가.."
경수가 어물어물 주소를 알려주고 종인이 겉 옷을 대충 챙겨입고 차에 올라타 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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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왜 나온거야?"
"말 할 수 없어요."
"찬열이,민석이랑은 왜 연락을 끊은건데?"
"그것도.."
"그것도 안돼? 그럼 뭐야 나는 그냥 너 데리고 있는 보모야?"
"아니예요. 등록금도 그렇고 갚을게 산더미니까, 이왕 빚진 김에 조금만 더 빚지자는 마음에서..돈도없고 아무것도 없어가지고.."
"내가 착하니까 그냥 봐주는거야"
"꼭 다 갚을게요"
"됐어. 피곤해보인다. 가서 쉬어"
어느새 도착해서 종인이 경수에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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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당분간 루한씨 도와드릴 통역 김민석이라고 합니다"
"무슨 경호원이 통역을 데리고 다녀?"
"아직 한국어가 서툰 분이시라서.."
"그래도 불편하지"
"동시통역기 주문했으니 한 2주만 같이 다니겠습니다..!"
"그러던지"
상사가 될 사람이 나가고 민석이 한숨을 쉬었다.
[왜 그래?]
[왠지... 우리 좀 힘들 것 같아요..]
[그래도 신경써줘서 고마워]
민석이 배시시 웃었고, 루한은 왠지 기분이 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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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좀 씻고 나올게요."
"그래"
경수가 씻으러 들어갔고, 종인이 급하게 현관문을 열었다.
그리고 현관 밖에는 찬열이 있었다.
"그냥 들어가도 돼?"
"지금 샤워중이야"
"안 놀라려나?"
"좋아할걸?"
잠시 뒤, 경수가 가운을 입고 머리를 털며 나왔다.
"샴푸 다 쓴 거 같아ㅇ..."
경수가 나오다가 소파에 앉은 찬열과 눈이 마주쳤다.
"왜..왜 나랑 연락도 안하고 어디갔었어.."
"오지마요."
"왜?"
"선생님이랑 연락하면 안돼요 이젠. 그러니까 다시는 만나서 오지 말고 나랑 만나려고 하지 마세요"
경수가 고개를 꾸벅 숙이고서 종인이 마련해 준 방으로 들어가려고 하자 찬열이 경수를 붙잡았다.
"너...왜 그러는지라도 말해줘야되는거 아냐?"
"그건 말할 수 없어요."
"내가 널 그동안 그렇게 챙겨준건 그냥 내가 새터민센터 선생님이라서 의무로 한 거라고 생각해? 그런거야?"
"공부 가르쳐주신건 감사합니다"
"너..실망이야.."
"죄송해요 선생님. 하지만 이제 만나면 안돼요"
경수가 방문을 닫으려하자 찬열이 문을 밀어 열고 경수의 어깨를 두 손으로 잡았다.
"좋아해. 좋아한다고. 이렇게 도와주는데 이유가 있다고 생각은 안해봤어? 밤을 같이 새주고 퇴근도 안했던건 다 널 좋아해서 그랬을거라고 의심도 안했다고??"
찬열이 경수를 흔들며 말했고, 경수가 패닉에 휩싸였다.
"저리가...저리가...저리가!!!!!!!!!"
경수가 비명을 지르면서 뒷걸음질하다가 침대로 쓰는 매트리스로 넘어지고 찬열이 경수를 덮쳐왔다.
"내가..그렇게 티를 냈는데도 모른체하고 사라졌어도 난 너 원망 안했어. 근데 보자마자 바로 떠나라고? 다신 보지 말자는게 말이 돼?"
"흐으...하지마...하지말라고.."
"너가 반말을 하는거 봐준 이유도! 그렇게 싸가지없이 구는데도 난 너가 너무 좋아서!!!다 맞춰주려고 했단 말이야!! 혼자서 너 좋아하는게 맞나 이래도 되나 얼마나 고민을 했는데 이제와서 그런 말을 해!!!!!"
경수가 고개를 저으며 하지말라고 울부짖다가 까무룩 정신을 잃었다.
찬열이 저도 모르게 흥분해서 경수를 쥐고 흔들다가 기절한 경수를 보고 당황해서 종인을 불렀다.
종인은 미리 알고 있었기 때문에 찬열의 기습고백에 놀라진 않았지만 경수가 까무러친 모습엔 깜짝 놀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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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인씨가 데리고 있었어요?"
"경수가 전화를 해서 저를 찾았어요"
"아이고..뭐때문인거지.."
"내가...내가 경수한테 좋아한다고 말했어요"
그자리에 있는 민석과 준면과 레이가 움찔 굳었다.
루한은 바로 알아듣지 못해 레이가 설명해주고 나서야 두 눈을 동그랗게 뜨고 찬열을 쳐다보았다.
찬열이 고개를 푹 숙였다.
"나를 이상하게 봐도 좋아요."
"아니 찬열아 너를 이상하게 보는게 아니고..경수가 너무 예민한 게 아닌가 싶어서.."
준면이 나긋하게 말했다.
하지만 찬열의 얼굴은 죽을 상이었다.
민석이 경수가 쓰러진 이유를 확실하게 알고, 찬열을 불렀다.
"선생님. 잠깐 저랑 이야기 할 수 있어요?"
"지금은 안 될 것 같다 민석아 미안해.."
"선생님은 듣기만 하세요.경수에 대한 이야기니까"
경수는 상담시간에도 절대로 자신의 과거사에 대해 말하지 않았고, 레이가 안되겠다 싶어서 2달간 8번의 최면치료를 실시했으나, 경수는 한번도 최면상태에 다다르지 않았다.
그만큼 숨기고 싶은 과거가 다 있어서 그럴테고, 이미 민석과 경수는 마카오에서 다 털어놓은 사이라서 경수에 대한 것은 민석만 알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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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수가 그렇게 숨기려고 했던 이야기. 선생님한테만 말씀드릴게요. 대신...우리 경수 좀 많이 아껴주세요. 남한에 와서 더 까칠해진거지 무엇보다 여린 아이예요"
민석이 찬열을 보았다.
찬열의 눈에서 진심을 느꼈다.
그리고 이야기를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