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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XX/이재환] 원더랜드, 체셔고양이와 너 03 | 인스티즈  

재환은 생각보다 장난기가 많았어.  


  

밤에 혼자 집에 가는 네 어깨를 손만 나타나서 툭툭 쳐서 널 놀라게 한다던가, 갑자기 나무 위에 올라탄 채로 있다던가 하는 것들 말이야.  

그러다가 어느 순간은 또 진지해져 버려서 아직까진 재환이 적응되지 않는 너야.  

게다가 그때 네가 들었던 "앨리스는 정말 꿈을 꾼 걸까?"라는 질문의 답을 구하면 묘한 미소만 지은 채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사라져버려.  

스스로 알아내라는 뜻이었지.  


  

그래도 한가지 느끼는 건  


  

재환은 너의 말을 무척이나 잘 따른다는 거야.  

장난이 심하긴 해도 네 부탁은 되도록 들어주는 편이였으니까.  

마지못해 들어주는 것 같아 보이기도 했지만  


  

가끔 주인이 된 기분이 들기도 해.  


  


  

_  


  

어느 날은 네가 벤치에 앉아 재환이 친구들과 운동장에서 뛰노는 모습을 보고 있었어.  

영락없는 네 또래의 남자아이였어.  

네 앞에서 나타났다 사라졌다 하고, 이상한 질문과 자기만 알 수 있는 회상 같은 걸 하는 약간 미친듯해 보이는 모습은 전혀 찾아볼 수 없었지.  

그런데 왜 너한테만 그런 이상한 모습을 보이는 걸까.  


  

자리에서 일어나 학교 뒤 공터로 향했어.  

너는 재환이 너의 뒷모습을 보고 있었다는 사실은 모르겠지.  


  

공터 가장자리에 딱 하나 놓여있는 벤치에 앉아 주머니 속에 들어있던 휴대폰을 꺼내들고 친구와 카톡을 주고받아.  


  


  


  

"뭐 해?"  


  


  


  

그리고 어김없이 재환이 나타나 너에게 말을 걸어.  

갑자기 나타나는 것쯤은 이제 익숙해질 대로 익숙해진 네가 친구와 연락하고 있다고 대답했고, 재환은 알았다는 듯 앞만 보고 앉아있어.  

계속 옆에 있는 재환을 힐끔거리던 네가 휴대폰을 내려놓고 재환에게로 몸을 틀어.  

재환도 그런 너를 보고 고개를 네 쪽으로 돌려.  


  


  


  

"왜 나한테만 네 진짜 정체를 밝힌 거야?"  

"진짜 정체?"  


  


  


  

재환이 잠시 하늘을 올려다보았다가 다시 너와 눈을 맞춰.  


  


  


  

"난 여기선 '이재환'이야. 네가 아는 '체셔'는 지금 '이재환'에게 속해있는 것뿐이고. 그러니 지금 진짜는 '체셔'가 아니라 '이재환'이지."  

"....."  

"뭐, '그곳'에 가면 '이재환'과 '체셔'의 위치가 달라지겠지만."  


  


  


  

너는 무슨 소리냐는 듯, 인상을 찌푸려.  

그 모습을 본 재환이 살짝 웃어.  


  


  


  

"이상한 나라에 있는 '체셔'의 능력이 뭔지 알아?"  

"마음대로 나타났다가 사라지게 할 수 있는 거 아냐?"  

"그 앞에 '시공간을'이라는 단어가 붙어야 해."  


  


  


  

너는 이해가 안된다는 듯 고개를 갸웃거렸어.  

재환의 표정이 어느새 진지해졌어.  


  


  


  

"'체셔'의 능력은 시공간, 어디든 마음대로 드나들 수 있다는 거야."  

"....."  

"그곳이 어디든 상관없이."  


  


  


  


  

_  


  

그날 이후로 너의 머릿속은 굉장히 복잡해졌어.  

체셔의 능력은 뭐고, 그게 사실이라면 이상한 나라는 실존한다는 말이 되기도 하니까.  

게다가 네 질문의 답을 듣지도 못하고 더 큰 고민만 생겼고 말이야.  


  

동아리 시간, 너는 혼자 동아리 교실에 앉아 생각에 잠겼어.  

결국 끝은 재환의 욕으로 끝났지만  

에라 모르겠다. 하고 책상 위에 엎드려버려.  

어느새 너도 모르게 잠이 들었는데, 누가 네 정수리를 톡톡 건드려.  

고개를 들자, 재환이 네 앞에 똑같은 자세로 엎드려서 널 보고 있어.  

넌 또 장난치러 왔나 보다, 하고 다시 엎드리려는데 재환이 네 볼을 잡고 자기를 보게 만들어.  


  


  


  

"나 너 보러 걸어왔어."  

"그래서?"  

"그렇다고."  


  


  


  

재환이 머쓱한 듯 입맛을 다시다가 다시 말을 꺼내  


  


  


  

"이때쯤이면 등장할 때가 됐는데..."  

"뭐가 등장하는데?"  


  


  


  

그러자 재환이 네 뒤에 있는 문을 잠시 보더니 사라져버려.  

너는 멍하니 앞만 보다가 문이 열리는 소리에 뒤를 돌아.  

같은 동아리 학생이 자 네 동갑내기 소꿉친구 홍빈이야.  


  

너는 홍빈이 온 것을 보고, 주위를 두리번거려.  

혹시 재환이 있나 하고 말이야.  


  

홍빈이 다가와서 아까 재환이 앉았던 네 앞자리에 앉아 너와 마주 봐.  


  


  


  

"뭘 그렇게 두리번거려?"  

"..... 아무것도 아니야."  

"그래, 그럼... 근데 아무도 안 왔네."  


  


  


  

홍빈이 턱을 괴고, 교실을 둘러보면서 말해.  

그 말을 시작으로 너와 홍빈은 잡담을 나누기 시작했어.  


  

그런데 어느 순간 네 등에 누가 손을 집는 것이 느껴졌어.  

재환임이 분명하다고 생각한 너는 아랑곳하지 않고 홍빈과의 대화에 집중해.  


  


  


  

-와... 이제 놀라지도 않네  

"....."  


  


  


  

재환이 네 등을 살짝 때렸지만 티를 낼 수는 없잖아?  

앞에 앉아있는 홍빈은 재환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데  


  

너는 모든 인내심을 끌어모아 재환의 장난을 견뎌내  


  


  


  

-쟤는 어떻게 해서든 네 옆에 있구나... 이번엔 소꿉친구라니...  


  


  


  

궁금해도 꾹 참고 있는 네가 우스운지 목뒤에서 재환이 킥킥대는 소리가 들려.  


  


  


  

-나 쟤도 잘 알아.  

"....."  

-너보다 더 잘 알걸?  


  


  


  

어느새 홍빈과의 대화도 끊기고 재환의 목소리에 집중하고 있는 너야.  

이번엔 또 무슨 수수께끼를 내려는 건가 하는 생각이 들어.  


  


  


  

-내가 늘 싫어했고  

"....."  

-네가 늘 좋아했던  


  


  


  

재환이 잠시 뜸을 들였다가 입을 열어.  


  


  


  

-미친 모자장수  


  


  


  

너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뒤를 돌아봐.  

네 등을 간지럽히던 재환의 손과 재잘거리던 입은 사라져버리고 없었어.  

홍빈이 놀란 눈으로 무슨 일이냐며 너를 올려다봐.  

너는 그런 홍빈의 눈을 마주해.  


  

이젠 뭐가 현실이 뭔지도 구분이 안될 지경이야.  


  


  


  


  


  

드디어 홍빈이 등장했네요ㅎㅎ
  

누굴 모자장수로 해야할지 고민 많이 했는데 결국 홍빈이로 낙찰!  

모자장수랑 홍빈이랑 잘 어울렸으면 좋겠네요ㅎㅎㅎ  

읽어주시는 분들 감사합니다!!!


  


  


  

  

   



암호닉분들

루시퍼님  

팜므파탈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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삭제한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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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
체셔
감사합니다!!!
10년 전
독자2
헐 모자장수를 홍빈이로 하셨네요!? 제가 독방에 올린 글에 홍빈이 해달라고 했는데~ 감사합니다 ㅎ 제가 암호닉을 신청안했었나요 이런...저 나비로 할게요~ 아 하여튼 너무 좋아여 진짜. 그럼 재환이는 지금 여쥬가 사는 곳에선 재환이고 이상한 나라에가면 체셔라는 뜻인가요. 홍빈이도 언제 미칠(?)지 모르니까 조심해야겠어요. 광기흐르는 홍빈이를 빨리 보고싶달까요 ㅎㅎ자까님 오늘도 좋은 하루 되세요♥
10년 전
체셔
암호닉 감사합니다!광기흐르는 홍빈이를 어떻게 표현할지 고민되네요...ㅠ
10년 전
독자3
오오콩이가모자장수!!이제콩이의미친모습을..흐흐흐
10년 전
독자3
헐모자장수가홍빈이라니!!!잘어울려요!!
10년 전
독자3
헐헗류ㅠㅠㅠㅠㅠㅠㅠㅠ헐대ㅐ밧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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