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징어들이 취미들리면 나처럼 되는 겁나 유해한 픽입니다.
02.
W.리무버
"세나야."
"어??"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해?"
넋이 빠져있는 세나를 준희가 조심스레 건들인다.
"...."
"응?"
"준희야."
"응."
"너 나 보면 꼴리냐?"
무슨 말이든 다 들어줄게라던 표정으로 저를 바라보던 준희의 미간이 사정없이 구겨진다.
그래.너도 이건 무리지.찬미언니가 이상한거지..
"세나 너 어디 아퍼?"
그럼에도 불구하고 걱정스레 세나의 이마를 짚어오는 준희는 참 착하고 곱다.
"아냐.가자."
오늘은 준희랑 집에서 뒹굴고 놀아야지.
오늘은 세나랑 세나집에서 밤새면서 공부해야지.
각자 다른 목적을 가진 여자 둘이 걸음을 옮긴다.
"야오세훈!!"
룰루랄라 세나네 집에 들어섰는데....
"문닫고 싸라고!!"
처음으로 남자의 엉덩이를 보았어요....토실토실 엉덩이..
"준희야.미안.남동생 있을줄 몰랐어."
"....."
"준희야?"
"꺄악!!!!!!!!!!엉덩이!!!!!!!!!"
세나의 집에 까마귀 한마리가 들어왔다.
"많이 놀랐지?"
"응.."
멘탈이 조각조각 부숴진 준희의 동공이 텅하니 비어있다.
"그래도 걔가 엉덩이는 실해."
"...."
"미안해.뭐 마실래?"
"우유 주라."
"알았어."
세나가 긴 다리로 방을 나서는 걸 본 준희가 철퍼덕하고 책상에 얼굴을 묻는다.
"어떠케.."
머릿속에서 떠나가지않아요....엉덩이..엉덩이...
"야!오세나!!!누가 함부로 사람 데리고.."
엉덩이남이네요.
"아,안녕.."
"......"
세나를 똑 닮은 애가 째려보니까 오금 저리고 얼어붙더라구요.
콜드핫베이비.
"반갑다.세나동생아.."
"씨발.이건 또 뭐야."
어,엉덩이 봐서 미안해.
"오세나 어디있어."
"집에.."
오세나 썅년이라며 욕을 퍼부으며 방을 나가는 그 순간에도 제 눈은 어느새 엉덩이만 쫓고 있더라구요.
제가 썅년인가봐요!!!김준희 썅년아!!더러운 기지배!!!!
머리를 쥐뜯으며 자책하는 준희를 문 너머로 쳐다보던 세훈이 참았던 숨을 내뱉었다.씨발.존나 놀랐어.
"남의 방앞에서 뭐하냐."
"..야.이리로 와봐."
"뭐야.미친.안놔?"
세나의 입에서 끊임없이 걸쭉한 욕이 쏟아져나오지만 세훈은 아랑곳않고 세나를 부엌으로 끌고간다.
"미친놈아!"
"조용히해봐!!"
씨발놈.조용히 하라더니 지가 더 시끄러워.
세나가 불량스레 저와 똑같은 얼굴을 한 동생을 본다.
"빨리 말해."
"쟤 누구야."
"준희?"
"준희야?이름도 개이쁘다."
세훈이 아까 봤던 준희의 얼굴을 되새긴다.어쩜 목소리도 이쁨돋냐고!!가슴이 도키도키해!!
"안돼."
"..뭐가 안되는데?"
"우리 준희 절대 너같은 놈한테 못 넘겨.우리 준희가 얼마나 곱디 고운 앤데 너같은 시궁창에 내손으로 버리겠어?!"
"그 시궁창이 니 동생이거든?"
"그러니까 안된다고."
세나가 갈려는걸 세훈이 붙들어잡는다.
"오만원."
"지랄하고있네."
"나 고삼이거든?!!고삼이 돈이 어딨냐?!"
"돈 달라고 안했어."
세나가 냉정히 부엌을 빠져나간다.
"오세나 존나 싫어.."
저주를 읆조리던 세훈이 아까 전 상황을 상기시킨다.
오세나방에 들어갔다가 이쁜 누나보고 놀라서 욕했지..그러고보니 나 욕했네...
"오세훈 미친놈!!!"
"저거 단단히 미쳤네."
세나가 부엌쪽으로 힐끔보고 방문을 열어제낀다.
"왜 이렇게 늦게 왔어?"
"왠 거지가 달라붙어서."
"어?"
"아냐.마셔."
고마워.세나야.사람 좋게 웃는 준희를 보며 세나는 의지를 불태웠다.
"준희야.넌 내가 지킬게."
오늘따라 세나가 이상해요.
"자,이제 공부하자."
"에이..아마추어같이 왜 이래."
서랍장을 뒤지던 세나의 하얀 손에 가득 만화책이 들려있다.
"세나야.우리 공부.."
"준희야.이리와."
침대에 자리잡고 엎드린 세나가 우물쭈물거리는 준희를 보며 침대 옆자리를 팡팡 친다.
"그래도.."
"니가 좋아하는 미스터초밥왕도 빌려왔어.준희야."
"..초밥왕??"
"응."
"14권부터?"
"응."
준희가 걸려들었다.
드디어 초밥왕을 다 읽었어!!
흡족함에 이불에 얼굴을 문대던 준희가 조용함에 의아해하다 졸고있는 세나를 발견한다.
세나 잔다..세나는 가만히 있을때가 제일 예뻐.히히.
깨우지않으려 조심조심 방을 나오던 준희가 소파에서 저를 뚫어져라 쳐다보는 세훈과 눈이 마주친다.
"......"
"......"
내가 자기 엉덩이본거 눈치챘나봐..
준희가 제발을 저렸지만 세훈은 그저 욕쟁이로 비춰졌을 자신의 모습을 회복하고싶어 그윽하게 쳐다본거뿐이였다.
"저기요."
"ㄴ,네?"
성킁성큼 다가서자 준희가 쫄아서 잔뜩 몸을 움추린다.
"남자친구 있어요?"
"아니.."
남자친구 없어서 엉덩이 봤냐고 뭐라고하는건가.
"다행이다."
뭐가 다행인거지!!준희의 머릿속이 복잡하게 돌아갔다.
"잘했어요."
남친이 없던 준희가 기특해서 한말이지만 준희에겐 이미 다른 필터가 작용해 들렸다.
엉덩이본게 잘한건가..
"점심 먹었어요?"
"지금 네시.."
"그러니까 점심 먹었냐구요."
"응.."
"난 안 먹었어요."
"......"
"......"
"......"
"..안먹었다고요."
"..초밥만들어주까?"
잠에서 깬 세나가 눈을 비비며 거실로 나왔을때 세나는 다시 한번 눈을 비벼야했다.
"맛있어?"
"네."
"다행이다."
세훈과 준희가 머리를 맞댄 채 유부초밥을 만들고있었다.
"너네 뭐하냐."
"세나야!유부초밥 먹을래?"
"나 줘요."
내가 만들어썽히힣하며 유부초밥을 건네는 준희의 손을 세훈이 가로챈다.
"우리 누나는 유부초밥 싫어해요."
"그래?"
저 새끼가 나보고 누나래요.
팔뚝에 솟은 소름을 간신히 잠재운 세나가 팔짱을 끼고 세훈을 내려다본다.
"준희야.나 유부초밥 좋아해."
"응?좋아해?"
"누나 유부초밥 싫어하잖아."
"무슨 소리야."내가 물처럼 먹는게 유부초밥인데.세훈이 너야말로 유부초밥 싫어하지않아?"
세나 7살 세훈이 5살때 먹다 얹혀 쳐다도 안 보는게 유부초밥이다.
세나와 세훈의 손에 잡혀 이리저리 옮겨다니는 제 팔을 보던 준희가 이내 울상을 짓는다.
"아씨발 너도 얘 좋아하냐!!!"
"호모취급하지마 개새끼야!!"
"그럼 왜 방해질인데!!"
"니깟놈한테 준희 줄려고 내가 여태껏 준희 키운거 아니거든!!"
우리엄마아빠가 날 키웠지.세나 니가 키우지않았잖아..
준희는 이 대화의 주제를 눈치채지못하고있었다.
"내가 뭐 어때서!!존나 잘생겼잖아!"
"니가 날 닮아서 잘생기긴 했는데 성격은 개판이야.이새끼야."
"성격도 니 닮았거든?!"
"..이 노무 개새끼가.누나한테 말대꾸하는것 좀 봐."
끝내 세나가 세훈에게 달려들고 그덕에 준희가 곱게 만든 유부초밥은 그릇채로 엎어진다.
"....."
"....."
"싫엉!!!!"
준희가 눈물을 흩뿌리며 밖으로 나가고 거실엔 정적이 가득찬다.
"니탓이야."
"누나 니탓이야."
"씨바롬아."
"분위기 좋았는데 왜 깨고 지랄이야!!"
"지금 니놈이 누나한테 영영 깨지말라고 악담을 퍼붓는구나!"
"내가 언제 그랬어!!"
준희가 세나네 집에서 뛰쳐나와 향한 곳은 조용한 성당이였다.
헐레벌떡 뛰어들어와 십자가를 마주한채 무릎을 꿇었다.
"아버지.아버지.어린 양을 구원하시고....흐흑..."
내 유부!!!내 유부가..!!!!!!
지켜보던 신부가 저 년 또 왔다며 혀를 끌끌 차며 돌아섰다.
+그래.세훈아.니가 세나도 하고 세훈이도 하고 병신도 하고 호구도 해.다해먹어.
미안하다.
다음엔 루민.너네야.도망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