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리무버
준면이가 작아졌어요.
"형..?"
잠에서 깨보니 옆에서 새근새근 자고있어야할 형이 보이지 않았다.
어디 있을까.
아침부터 책을 읽고있나싶어 서재도 뒤져보고 혼자 패션쇼를 하고있나 옷방도 뒤져보고 아니면 변비에 속을 썩히고 있나 싶어 화장실도 뒤져봤지만 준면은 그 어디에도 머리털 하나를 보이지않았다.
그리고 준면의 부재가 6시간이나 지속되었을때 세훈은 알아차렸다.
형이 가출했어!!!!!!!!
"말도 안돼!!!!!!1"
세훈이 잘근대던 손톱을 놓고 방방 뛰기 시작했다.
어쩌지.어쩌지.어딜 간거지.왜 가출을 한거야.
스물 일곱이나 먹고!!!!!!!!
아직도 질풍노도의 시기인거야??
세훈이 발악을 하던 중 뭔가가 자신의 발을 건드렸다.
바로 시선을 발로 내리니 준면이 세훈의 발에 밟힌 자신의 옷을 빼내려 아둥바둥대고 있었다.
자신의 엄지손가락만해져서.
"세후나.세후나.발 좀 치워져."
어찌나 목소리가 작은지 고막에 심혈을 다 기울여야 준면의 목소리가 간신히 들려왔다.
"..형!!!!!!!!!!!"
"아,귀아파..세후나."
놀란 세훈이 얼른 엎드려 준면과 마주하자 준면은 커다란 세훈의 목소리에 귀를 막고 인상을 찌뿌렸다.
"자케 얘기해줘.자케.자케."
"자케?"
"자!케!"
준면의 조그만한 손이 모아져 주먹을 쥔다.
"아..작게?"
"응!"
"어,어떻게 된거에요?"
나하고 형하고 지금 호호아줌마가 작아지는 비밀 리턴즈를 찍는건가?
목소리를 낯춰 말하면서 세훈은 어리벙벙한 속내를 감출수없었다.
"모르게써..그냥 아침에 일어나보니까 이러케.."
준면의 목소리가 더 작아지고 어깨도 움찔거린다.
"어쩌지..세후나?"
끝내 목소리에 울음이 배어든다.
그 꼴이 세훈의 눈엔 참..
"졸귀..."
맘에 들었다.
"세후나."
"느에?"
"배 안고파?"
장난감처럼 작아진 준면을 보며 엄빠미소를 짓다보니 벌써 시간이 많이 흘렀나보다.
손을 배에다 조심히 갖다대는걸 보아하니 아마 그 속에선 자그만 소음을 내며 배고픔을 호소할것이다.
"뭐 먹고싶은거 있어요?"
"어...음.."
턱에 손을 괸채 고민하는 그 모습조차 씹어버리게 귀여우니 세훈은 절로 안면붕괴가 된다.
"짜파게티."
"네?"
"짜파게티!"
"아,"
마침 짜파게티라면 짜파구리를 만들어보자며 너구리와 함께 잔뜩 샀었다.
"조금만 기다려요."
오늘은 내가 요리사니까.
세훈이 준면에게 윙크를 날린다.
"...짜파게티 먹기도 전에 느글거려.."
준면이 가슴을 통통 두들렸다.
"자요."
뭐 그리 대단한 걸 내놨다고 세훈은 의기양양해서 준면을 내려본다.
"와.마시게따."
그럼에도 준면은 그토록 먹고싶어하던 짜파게티에 무척이나 행복해한다.
"근데에..나 이거 어떠케 먹지?"
밝아졌던 얼굴이 금세 흙빛이 된다.
나 이거 진짜 먹고시퍼세후나!!
"잠깐만요."
세훈이 조그만 포크를 가지고와 한 가닥을 집는다.
"아~"
준면이 입을 벌리고 세훈이 조심스럽게 입에 넣어준다.
"맛있어요?"
"응!"
짜장소스를 입주변에 묻히고 헤죽 웃는 준면을 보며 세훈은 뼈저리게 느꼈다.
"이래서 애를 낳는구나.."
애인에게서 부모의 감정을 느끼고있었다.
"세후나.나 어디서 자지?"
"침대에서 자죠."
당연한걸 묻는다며 준면의 볼을 새끼손가락으로 살짝 건드렸다.
"아니이..너랑 침대에서 자다간 내가.."
압사당할거야.
준면의 맘을 알았는지 세훈도 나란히 앉아 생각에 잠긴다.
"아!"
세훈이 벌떡 일어나 방을 나섰고 머지않아 백현의 고함소리가 들렸다.
"니 뭐 가져가냐!!"
세훈의 손엔 화장솜이 든 상자가 들려있었다.
"폭신할거에요!"
세훈이 대다나다.
뽀뽀하고싶어.
사실은 키스하고싶어.
사실은...더 이상 말하면 불맠달아야해.
세훈이 꼴깍 침을 삼켰다.
"형."
"웅?"
준면이 자신의 손위에서 꼼지락 꼼지락 발을 움직이고 있었다.
"있잖아요."
"응."
"언제 돌아올까요?"
"뭐가?"
"형 몸이요."
형이 얼른 돌아와야 그렇고 그런 짓도 하죠.
세훈이 뒷말은 깔끔하게 삼켜냈다.
"그러게.."
발랄하게 움직이던 준면이 축 쳐져 세훈의 손바닥위에 주저앉는다.
"못 돌아오면 어쩌지?"
그럼 난 언제까지나 저 먼지많은 화장솜들속에서 자야하는거야..?
고개를 도리도리 젓는 준면의 정수리를 쳐다보던 세훈이 조심스레 머리칼을 쓰다듬었다.
"괜찮아요."
"...."
"내가 책임질게."
준면이 올려본 세훈은 눈이 부시게 멋졌다.
"세후나.."
붉게 볼이 달아오른 준면이 세훈의 두번째 손가락을 꼭 부여잡았다.
"고마워.."
그리고 앙증맞은 입을 갖다대었다.
세훈이 반응하기도전에 얼른 세훈의 손바닥에서 영차영차 내려가 화장솜들 사이로 준면이 몸을 숨겼다.
"아...."
아직도 화끈거리는듯한 검지를 입술에 갖다댄 세훈이 침대에 몸을 굴린다.
얼른 돌아와라!!!!!!!!!!!!!!!잔뜩 이뻐해줄테니까!!!!!!!!!!!!!
+그냥 세준도 보고프고 작가는 아직 잘 살아있다는 걸 알려줄려고..
그래서 준면이는 어떻게 된거죠?
호호아줌마처럼 됐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