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 BGM :
1.
이름이는 고약한 취미를 가지고있기를 타고났다. 그녀가 새롭게 흥미를 보이는것들은 전부 괴랄하기로 소문난 것들이었다.
혈액, 하지도 않는 각종 약들, 급기야는 전세계 갱단의 손가락 어쩌구를 수집하기도 했다는 이야기까지. 이름이는 그들 세계에서 괴짜였고 독종이었고 암암리에 모두가 구원을 바라는 신이었다.
2.
“재미없잖아.”
이름이 손에 쥐어진 유리병을 내던졌다. 발치에 유리조각이 산만하게 흩어졌다. 질척한 무언가들을 밟으며 이름이 손짓했다. 이리와야지. 지금 내 기분이 안좋잖아.
3.
그리고 사람이 나타났다.
사람?
4.
목에는 개목줄을 걸고, 부스스한 탈색머리가 눈가를 덮은 ‘사람’이 조용히 걸어나왔다. 보드라운 손에 뺨을 부비며..만져주세요. 머리 쓰다듬어주세요.
말은 없었지만 시선에서 단어가 읽혔다.옳지.부서질것같은 머리를 만져주니 고양이마냥 가르릉거렸다.
5.
김 비서님. 저희 강아지가 좋아하겠죠?
동영은 누가 들을새라 입술을 축였다.
고급 양과점과는 어울리지 않는 단어들에 시선이 한데 꽂혔다 흩어지는 느낌이 등 뒤로 선연했다.
“분명 좋아할겁니다. 아가씨.”
“그럼 이것도 담고, 이것도 담고. 이거도 담아주세요.”
그녀의 손짓 한번에 한끼 식사값이 훌쩍 넘는 과자들이 트레이 위에 올랐다. 저, 손님. 저희 제과점 제품들은 동물이 먹기엔 부적절한.. 네. 알아요.
주제넘은 참견에 동영이 몰래 이마를 짚었다. 여기는 직원이 손님 말에 토를 달라고 가르치던가요? 내지는 부적절한지 아닌지는 내가 판단해요 같은 말들을 쏟아낼 사람이 잠자코있으니 더욱 미칠노릇이었다.
꼭 터지기 직전의 폭탄이 제 옆에 있는듯한 느낌에 등 뒤로 식은땀이 흘렀다.
“가죠 김비서님.”
별 말없이 뒤를 도는 이름에 동영이 조용히 한숨을 내쉬았다. 안도의 숨이었다.
내가 무슨말 할지 알죠? 내일까지 정리해요.
예. 아가씨.
동영이 다시금 숨을 삼켰다. 제게 선택지는 없었다.
6.
“용아. 맛있니?”
끙.
하얗게 바랜 분홍색이었을 머리를 어루만지며 이름이 물었다. 태용의 앞엔 일전에 사왔던 과자들이 널려있는 채였다. 태용은 단 것이라면 사족을 못썼다. 쿠키, 주스, 설탕이 들어간 모든 간식들. 태용은 그것들을 사랑했다. 가끔은 간식시간에 가정부아주머니가 올려주는 것들로 모자라 이름이는 그런 태용 대신 김동영을 끼고 제과점 나들이를 하곤 했다.
“용아. 부르면 대답해야지.”
“..네.”
이름에겐 악취미가 있었다. 그건 가끔은 이름모를 사람들의 혈액이 되기도, 출신지가 불분명한 마약이 되기도, 전세계에 이름을 떨치는 갱단 우두머리의 손가락이 되기도 했지만 진실은 아무도 몰랐다.
7.
‘용이’는 생물학적으로 사람이었다. 당연한 소리겠지만 이름은 이태용, 95년생으로 이름보다 오빠였고 군대도 다녀온 멀쩡한 대한민국 성인남자라는 소리였다. 그런 태용이 어쩌다 흘러흘러 이름이의 강아지 노릇까지 하게되었느냐. 묻는다면 그저 부모를 잘못 둔 죄밖에.눈을 한번 깜빡하고 뜨니 저는 하루아침에 부모를 잃고 억소리나는 빚을 대신 떠안게된 빚쟁이가 되어있었다.
이럴거면 사업한다고 설치지나 말지. 이럴거면 잘 살아보자고 다짐이나 하지말지.생전에 얼마나 사이가 좋았는지 그들은 죽을때도 함께였다. 태용은 바싹 마르고 좁아 터진 장례식장을 잊지 못했다. 지금도 가끔 눈을 감으면 그 메마른 공기 속에 혼자 남겨진듯한 기분이 들었다.
그런 태용에게 이름이는 기회를 줬다.
너, 이름도 모르는것에 팔려가서 개죽음 당할래? 아니면 한번 나의 ‘개’가 되어볼래?
선택은 뻔했다. 태용은 살고싶었기에. 이렇게 죽기엔 제가 아까웠고 부모의 죽음이 아까웠고 남겨진 미래가 아까웠다. 그렇게 태용은 이름이의 옆에서 잠들고 그 아래에서 밥을 먹는 관계를 맺었다.
도망칠 생각은 애초에 없었다. 밖으로 나가 지금보다 더 나은 삶을 살 자신이 없었다. 비록 이 안에서 저는 사람이 아니었으나 일인분의 몫은 쳐줬다. 사람 취급도 못받는 사람보다 차라리 제 몫의 밥그릇을 챙기는 애완견이 더 나았다. 그런 태용에게 언젠가 이름이 말했다.
너 완전 천직이구나?
변명할 여지가 없었다. 저는 이 삶에 만족하고 어떻게 해야 제 주인을 더 만족시킬지 궁리하는게 다였으니까. 이름이는 그런 태용을 무척이나 아꼈다. 그래서 집에 들인지 세달이 지났을땐 걸을수도 있게 해줬고 여섯달이 지났을땐 말할수도 있게 해줬다. 일년이 지났을땐 선물이라며 태용의 이름이 새겨진 목줄을 채워줬다.
“족쇄같네요.”
“네가 보기엔 그래보여?”
“뭔들. 기꺼이.”
이름이는 예상할수 없는 태용의 대답또한 사랑했다. 그래서 태용은 가끔은 오만방자했고 가끔은 건방졌다. 그녀는 그것 또한 일종의 애교로 받아들였다. 태용은 이 생활에 만족하는 본인이 미친것같다고 생각했다.
8.
용아.
네.
네게 권총을 쥐어주면 나를 쏘고 달아날거니?
...
대답해봐.
차라리 나를 쏠게요.
아니야. 너는 아무도 못 쏴.
...
너는 겁쟁이잖아.
그녀가 말하면 나무도 돌이됐고 하늘도 땅이 됐다.
응. 나는 겁 많아서 아무도 못쏴요. 아무데도 안가고, 아무도 안쏘고...
9.
이름에겐 악취미가 있었다. 그건 가끔은 이름모를 사람들의 혈액이 되기도, 출신지가 불분명한 마약이 되기도, 전세계에 이름을 떨치는 갱단 우두머리의 손가락이 되기도 했지만 진실은 아무도 몰랐다.
요즘엔 새로운 소문이 돌았다. 그 아이가 새 취미가 생겼대. 개를 기른다던데. 아니야. 남자를 들인다던데? 완전 세뇌됐다는 이야기가.. 죽으라면 죽는척도 한대. 네발로 긴다는 소문도.. 그 남자애 부모를 죽였대. 빚이 얼마라고? 목숨값을 받았다던데. 남자가 살던 곳이 그 아이쪽 관할이라고.. .......
이름이는 그들 세계에서 괴짜였고 독종이었고 암암리에 모두가 구원을 바라는 신이었다. 용아. 네. 태용아. 네. 이태용. 응. 이름이는 고약한 취미를 가지고있기를 타고났다. 그녀가 새롭게 흥미를 보이는것들은 전부 괴랄하기로 소문난 것들이었다. 그녀는 아름다움것에 사족을 못썼다. 망치거나, 가지거나, 곧내에는 손에 쥐어도 바스라뜨리기 일쑤였다.
그래서 용아, 너는 나를 사랑하니?
네.
얼만큼?
내 목숨을 걸고 심장을 도려낼만큼.
그리고 태용은 그의 신에게 선택받은 신자였다. 유일한 구원. 유일한 신. 하나뿐인 선택.
용아. 너는 나를 믿니?
네.
착하구나.
믿을게 자기밖에 없다는걸 알고선. 그걸 알면서도.
언제까지고 지지않을 아름다움을 얻은 신은 두려울게 없었다.
메시아. 너가 나의 메시아란다.
언제나 저의 글은 독자님들의 해석에 꽃핀답니다. 정답은 없어요 생각이 답이 되고 추측이 확신이 되는것이죠. 매번 별거 없는 저의 글을 읽어주시는 모든 분들께 감사드려요.
지워진글들은 복구하는쪽에 많이들 의견을 실어주셨더라구요. 그래서 지난 약 일주일간 새 글도 작성없이 예전 글들의 뼈대를 재건축 해보려고 무던히 노력해봤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정말 죄송하게도, 썰글들은 다시 복구가 어려울거같아요. 죄송합니다ㅠㅠ 그때그때 생각나는대로 이야기를 진행했던 썰들은 도무지 이전과 엇비슷하게로라도 써지지가 않더라구요.. 이럴바에는 새로운 글과 썰로 찾아뵈는게 맞는 생각이 들었어요. 멋대로 결정하고 멋대로 생각하고 멋대로 통보해서 죄송하다는 말씀 드리고싶어요 정말 송구스러워서...ㅠㅠㅠㅠ
이벤트 식으로 썼던 마크 생일 글과 해찬이와 썸타는 썰을 제외한 글들은 비슷하게 복구해보도록 노력해볼게요. 언제나 감사하고 사랑합니다!💚💚💚💚
♥ 암호닉 ♥
[기억조작남] [나정] [난아] [달다리] [도라엠엉아] [돌하르방] [딸랑이] [또잉] [또라에몽] [러블] [마꿀잉] [뮨모] [베리] [비회원] [뾰로롱] [살구] [아디오스] [야다] [영] [유달] [윱] [ㅇㅇㅈ] [죽살이] [쟂니눈누] [참새쨍] [토끼또잉이] [호앙] [햇쨘하루] [DE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