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logue
성인으로서, 사회인으로서 하루 하루를 살다보면 이따금씩 그런 날이 온다.
평소라면 그냥 넘겼을, 어느 누구의 자그마한 심술에 눈물샘이 터져버리는 날.
그리고 하필, 하필 그날따라 날 위로해 줄 이가 없는 그런 날.
눈물을 꾹꾹 눌러 담았다. 그 하찮은 심술에 눈물이나 흘리는 약한 사람이 되기 싫었다. 꽤 많은 사람들 앞이기도 했고.
평소처럼 행동하려고 애썼다. 아무렇지 않게 지하철에 올라타고 평소에 듣는 신나는 음악을 들었다.
그러다 지긋지긋하게 익숙한 노래에 질려 '맞춤 선곡' 을 검색했다.
너무 눌러 담은게 감정을 이기지 못하고 터진걸까, 아니면 노래가 너무 슬펐던 걸까.
어느 한 노래가 흐르자마자 눈물이 거짓말처럼 뚝뚝 흘러내렸다.
지하철 안은 저마다 손 안의 작은 세상에 빠진, 꽤나 지쳐보이는 사람들 뿐이었지만 지하철에서 질질 짜는 이상한 여자로 보이기 싫어 고개를 푹 숙였다.
이 난감한 상황은 다 이 노래 때문이라는 생각에 난생처음 들어보는 이 노래를 확인해 보았다.
앨범 표지는 검은색에 가수 이름은 무명, 제목마저도 ‘untitled.’
노랫말도 없이 감미로운 선율에 어느 한 남자가 흥얼거리는 소리가 잔잔히 들려올 뿐.
이상하다, 하고 생각할 겨를도 없이 눈물은 펑펑 쏟아졌고 민망한 상황을 피하기 위해 고개를 푹 숙인 채 집까지 뛰다싶이 걸어왔다.
간신히 집에 도착해 감정을 추스렸을 때, 같이 사는 친구들이 전부 하필 오늘 외박을 한다는 것을 알아챘다.
왜 하필 오늘.
불꺼진 온기가 없는 방에 들어서니 겨우 흘려 보내내린 감정이 다시 스멀스멀 기어 올라왔고, 눈물은 다시 쉴새없이 흐르기 시작했다.
아무도 없다는 사실에 몸이 안심이라도 한걸까, 이번에는 흐느낌까지 입술 새로 흘러나왔다.
그렇게 문 앞에 축 늘어져 앉아 운지 5분 정도가 지났을 즈음 고개를 푹 숙인 내 눈앞으로 벚꽃잎 하나가 나타났다.
벚꽃은 커녕 싱그러운 여름마저 점점 수그러드는 이 8월에 뜬금없이 나타난 벚꽃잎은 궁금증을 자아냈다.
그 출처를 찾기위해 고개를 들었을 때, 항상 밋밋했던 흰 벽에 웬 고풍스러운 문 하나가 생겨있었다.
이 벽 바로 뒤는 옆 집일텐데. 지금 생각해보면 의구심을 갖는게 너무나도 당연한 일인데도 그 날은 뭔가에 홀린듯 그 문 앞으로 천천히 다가섰다.
문고리 잡기를 망설이는 내게 확신을 주듯 발 밑 문틈새로 또 다른 벚꽃잎 하나가 흘러들어왔다.
그렇게 문을 열었을 때, 내게 펼쳐진 것은 마치 영화의 한 그림같았다.
붉은색과 주황색 그 사이의 다홍빛 하늘, 그 밑에 펼쳐진 끝을 가늠할 수 조차없는 드넓은 초원과 수많은 벚꽃 나무들.
그리고 그 사이에서 유난히 눈에 띄는 작은 집.
주위를 찬찬히 둘러보며 그 집 앞에 다다르고 나서야 알 수 있었다. 그것은 집이 아닌, 작은 가게였다는 것을.
“Magic Shop.”
문 앞 간판에 적혀있는 이름을 조용히 읊으며 그 문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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