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사귄 전 애인 갑을로 재회하는 썰 3
낭만적인 어른이 되어서
w. 랑데부
14.
- ㅁㅁ매거ㅈㅣㄴ ㅇㅇㅇ입ㄴㄷㅏ. 서ㅂ외 요청으로 이ㅇ기 나ㄴㅠ고 싶스ㅂ니다. 연라ㄱ ㄱㅣ다리겠스ㅈ니다.
15.
나흘 후에 답장이 날아왔다.
- 수요일 오후 3시
문자도 싸가지가 없다, 못된 새끼
16.
"빨리 말해"
"문자로 이야기 했잖아"
"안 해"
이 새끼 말 잘라 먹는 것 좀 보소. ㅇㅇ는 단칼에 잘라버리는 영현을 노려 보았으나 이 상황을 머릿 속에 생각을 하지 않고 나온 것이 아니었다. 잠시 커피잔을 들자마자, 영현은 일어섰다.
"간다"
"말 아직 안 끝났거든? 앉아. 너 이 팔 어쩔건데"
"왜, 청구하게? 해라. 지금 말해"
이 발전된 IT강국 같으니라고, 영현은 그 자리에 서 휴대폰을 꺼내 들었다. 이대로 말리면 안 된다, 차피 깁스까지 했으면 그만큼은 기회를 벌어야 한다. 정신 차려봐 ㅇㅇㅇ. ㅇㅇ는 한 손에 쥔 커피를 한번에 원샷했다. 회식하냐 나 지금
"말 안 해"
"말든가"
"내일 말할 거야"
골 때리지? 그럼 계약해. 어이가 털린 얼굴이었다, 난 진짜 장난 아닌데. 그리고 ㅇㅇ는 영현 앞에 놓인 커피 역시 한 번에 빨았다. 액체가 소갈되고 푸르르르 소리만 빨대에 올라올 때까지. 얼굴에 뿌리면 당장 회사 못 들어간다, 더 어이가 털린 표정으로 내려다 보는 영현을 ㅇㅇ는 아무렇지 않게 올려다 보았다.
"너 지금 뭐하냐"
"섭외"
넌 싫어 하고 가면 그만이지만 난 내 밥줄 못 놓거든.
팽팽하다 못해 누가 두 사람 사이를 지나치려 한다면 잘게 잘려 나갔을 것이다. 그게 아무리 원필이어도. 한참을 서로를 노려보던 중 결국 영현이 다시 자리에 앉았다. 그리고 마른세수를 연속적으로 했다, 네가 생각해도 말 안 되지? 근데 난 해야겠다.
"너 이렇게 언제까지 할 건데"
"네가 수락 할 때까지"
"내 얼굴 보고 얘기해"
냉랭한 말투가 ㅇㅇ를 꾹 눌렀다. 너 같으면 보고 이야기 할 수 있겠나, 이기적인 새끼. 당당하게 영현을 쳐다보았지만 시선을 금방 거둔 것 역시 ㅇㅇ였다. 이 짓 오래 하려면 네 얼굴 보는 건 좀 미루자. 영현의 말을 끝으로 더 무언가 으르렁 거릴 수 없었다, 그건 영현도 마찬가지였다. 공적인 일에 사적 감정 끼우지 말자, 강영현 프로답지 못하게.
"할 거야"
"난 해야 되거든? 나는 포기 할 생각 없으니까 정 네가 보기 싫음 알겠다고 한 마디 하고 회사로 와. 너만 보기 싫은 얼굴인 줄 알아?"
"야"
"그리고"
"난 오늘부로 너 몰라"
당차게 내뱉었다. 이정도면 멋졌다, 수고했어. 그러나 영현은 그 문장이 꺼내지자마자 실소를 뱉었다. 웃어? 이게 웃기냐. 영현은 머리를 쓸어 올리고 다시 ㅇㅇ를 바라 보았다.
"호칭 정리해, 야 너 하지말고"
"그러던가"
"반말 하지 말고"
이게 끝까지 해보겠다 이거지. 그래 우리 더 어디까지 가나 아주 건강하게 쭉 가보자 시발. 아주 순간적으로 ㅇㅇ는 영현보다 한 살 덜 먹은 사실을 질책했다. 근데 우리 유치하게 지금 뭐하냐, 그래 말 안 되는 상황은 이미 시작됐고 앞으로도 그럴 거니까 익숙해져야지. ㅇㅇ는 깊은 한숨을 내뱉었다, 그리고 순간적으로 마주친 시선에서 ㅇㅇ 역시 실소를 뱉었다.
"그럼 작가님 내일 뵙겠습니다, 저는 다시 들어가 봐야 되서요. 청구는 내일 만나서 합시다, 됐죠?"
"내일 시간 안 돼"
아니 강영현 이거 시발. ㅇㅇ는 이마를 짚었다, 진짜 장난까냐 너. 영현은 휴대폰 홀더를 열어 잠시 이것저것 확인했다. 이 시간까지 기다려야 하냐, 앞으로 어떤 길이 있을지 너무 짜릿해서 감전 돼 죽어버리고 싶어라. 이 이상의 이야기는 독이었다. ㅇㅇ는 충분히 영현에게 뱉을 말을 뱉었다. 한참을 휴대폰 속으로 빨려 들어갈 것처럼 들여다 보던 영현은 휴대폰을 주머니에 넣으면서 일어섰다.
"내일 여기서 2시. 간다"
지금까지 스케줄 확인한 거 아니였다. 저 새끼가
17.
여름이 가는 중이라고 했는데 중간에 틀고 다시 오나 보다. 하늘에 구멍났냐, 폭우도 이런 폭우가 없었다. 우산은 무슨, 아침에 나올 때까지만 해도 해 쨍쨍했는데.
"아냐 가지마. 그냥 맞자"
"감기 걸려"
"너도 걸려"
괜찮은 거 없어, 그냥 가자. ㅇㅇ는 영현의 손을 잡고 뛰었다. 근데 우리 어디가는 거야? 잠깐만 서봐. 우선 학교를 나오긴 해야겠고 나와 뛰다 보니까 공원 놀이터였다. 목적지 설정도 없이 뛰어온 거였다. 우리 진짜 대책없다. 기가 찬 상황이었으나 동시다발로 솔직히 웃겨 ㅇㅇ도 영현도 서로를 보고 터져 버렸다. 비가 한참 내리고 이곳이 어디건 그냥 마주보고 한참을 웃었다.
"그네 탈래?"
청춘이라는 거 여기다 써도 되는 거 아닌가. 이왕 젖었고 두 사람 중 하나의 집으로 다시 뛰기도 벅찼다, ㅇㅇ는 폴짝 뛰어 그네에 앉았다. 영현 역시 ㅇㅇ 곁 그네에 끌어 앉았다.
"그냥 멎을 때까지 있자"
"그러려고 했어"
"안 춥겠어?"
"응"
영현은 남방을 벗어 ㅇㅇ의 팔에 끼웠다. 그래도 입고 있어, 반문은 받지 않았다. 남방의 단추를 꼭 채워준 후 영현은 ㅇㅇ의 양볼을 끌어 당겨 입술을 맞추었으니. 반문은 목 안으로 꼴딱 넘어가버렸다.
정말 두 사람은 그렇게 비가 그칠 때까지 줄곧 놀이터에 있었다. 미끄럼도 타고, 다시 그네도 밀고 영현을 잡으러 ㅇㅇ는 졸졸 뛰었다. 어차피 잡지도 못할 건데, 잡힐 거 같으면 한 발 더 가고 또 한 발 더 갔다. 이제 좀 잡히지? 나 힘들거든. ㅇㅇ는 무릎을 쥐고 허리를 숙였다. 그리고 이내 다시 웃음이 터졌다, 우리 정말 뭐하는 거야. ㅇㅇ는 저 앞에 같이 허리를 숙여 눈을 맞추는 영현을 끌어 당겼다.
"추워"
"알겠어"
영현은 웃음을 지울수가 없었다. 그리곤 품에 푹 안겨버린 ㅇㅇ를 감싸 안았다. 영현이 한 발짝 가면 ㅇㅇ도 따라 걸었다. 다시 한 발짝 가면 따라 걸었다. 우리 춤은 추지 말자, 이건 아닌 거 같아.
"이미 아니야"
"아니거든"
"아니야?"
"응"
"알겠어. 아니야"
영현은 잘게 붙은 ㅇㅇ의 머리칼을 정리해주었다. 답답하지, 응. 됐어? 응. 비는 그칠 기미를 보이지 않았으나 두 사람은 그렇게 빗속에 있었다. 청춘의 소비라고 말해보자, 이 추억은.
18.
"됐다. 그대로 가져갈게요, 녹음 잘 됐네. 선배 우리 서에서 봐요 남자가 남자 희롱하는 건 시발 죄가 아니야? 강영현 너 일어나"
"아 그리고"
"얼굴에 술 부을 거면 지금 뿌려, 정당방위 처리하게"
ㅇㅇ는 맥주잔을 소리나게 던지다시피 내려두었다. 무대뽀이긴 했으나 상황 봐가면서 말하고 행동하고 있었다, 고작 1학년인데 그리고 괜히 영현에게 피해주는 일은 만들지 않는게 맞으니까. 야 넌 이걸 그냥 듣고 있어? 어디서부터 귀로 들어온 건지 잘 모르겠지만 점점 심해지는 태클을 묵인하고 앉아 있는 영현 대신 ㅇㅇ는 그 선배라는 놈의 얼굴에 술을 뿌렸다. 때리면 내가 맞을 거 같아서, 그건 아프니까
"베이스 챙겨서 나와"
야 놔봐, 놔봐. 잠시 얼이 빠진 선배라는 작자가 달려드려 앞까지 섰으나 ㅇㅇ는 눈 하나 깜짝하지 않았다. 한 술 더 떠먹어 그를 비웃었다.
"한 대 치게?"
"ㅇㅇ야"
"너, 아니 선배 너 딱 가만히 있어. 야 쳐, 니가 쳐야 내가 널 때리지"
아마 그때가 처음으로 ㅇㅇ가 영현에게 선배소리를 한 것이었을 것이다. 금방 ㅇㅇ를 저의 뒤로 숨겼으나, ㅇㅇ는 영현의 손목을 붙잡고 문을 박찼다. 그 뒤 상황은 더 일어나지 않았다, 아니 그게 끝이었다. ㅇㅇ는 영현의 손목을 붙잡고 앞서 가는 걸음에서 입술을 물었고 영현 역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렇게 한참 걸었다. 아 다리 아퍼, 긴장했더니 더 아파. 영현의 집 앞 거기서 ㅇㅇ는 손목을 놓아주었다.
"ㅇㅇ야"
"ㅇㅇ야"
너 왜 거기서 듣고만 있었어? 호구야? 이런 거 아니다. 정확하겐 그 선배새끼를 못 쳐서 분한 감정이다, 이래서 운동한 건가 했는데 아깝게. 강영현이 이름 불렀나, 나 그것도 못 들었는데. 영현은 ㅇㅇ의 휴대폰을 받아 열었다, 야
"안했지 너"
녹음.
"...조금 했거든?"
"이거? 34초짜리?"
아, ㅇㅇㅇ 진짜.
영현은 분명히 숨겼어야 했는데 터진 웃음을 주체할 수가 없었다. 어떡하지 너.
"ㅇㅇ야"
"자고 가"
19.
안 먹어, 안 봐, 안 해 안 해 안 한다고.
ㅇㅇ는 빼지도 못하고 툭 건들기만해도 아픈 깁스에 뒹굴뒹굴 굴렀다. 출근해야 하는데 블라우스를 채우는 건지, 내 인성을 시험하는 건지 정말 모르겠다. 밥도 못 먹고, 티비 켜서 뉴스도 못 보고 옷도 채웠는데 잘못 채웠다. 강영현 개새끼, 아 강영현 강영현 강영현. 결국 ㅇㅇ는 회사를 지각했다, 더불어 커피도 막장으로 타서 점심 대신 고나리를 먹었다. 맛있어 돌아버리겠네 진짜
20.
"시간 안 봐?"
"누구 덕에 팔을 못 써서"
절대로 어제 엿먹인 것 때문에 늦은 거 아니다, 진짜 아니야. 아니 아니면 아닌거야 나 쪼잔한 사람이, 아 맞아 그래서 더 열받네. ㅇㅇ는 이번에도 시킨 스무디를 한 번에 빨아 먹었다. 원래 준비가 철저해야 반대 팔은 지키는 거야.
"말해"
"영상 인터뷰, 화보, 지면 인터뷰 프로젝트 3개월짜리. 네 스케줄 맞춘다고 기간 길어진거야"
"야 너,"
"이걸로 까줄게. 병원비"
"까지말고 말해"
그럴 생각 1도 없는데.
10분의 정적은 100분으로 착각할만큼 길었다, 너랑 왜 이렇게 다시 다퉈야 하는데. 그건 내가 하고 싶은 말이다, 그냥 좀 넘어가면 안 되니. 근데 난 네 손에 있는 티켓 물어서라도 가져올 거라, 우리 양보 같은 거 했냐 언젠.
"그럼 내일도 이렇게 보자"
"병원비, 얼만지 모르겠는데 적당히 보낼게. 모자라면 문자 남겨"
영현은 걸려오는 전화를 확인하며 일어섰다. 아 안돼는데,
"너도 보내"
"위자료"
"열심히 살아, ㅇㅇㅇ"
그래 가자, 니가 가는데까지 정말 한 번 가보자. 강영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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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현이가 이야기 한 위자료
ㄴ 여주가 신체적 피해 입은 것과 동시에 문을 닫은 본인도 정신적 피해 보상청구가 가능하므로 요구한 위자료입니다.
근본없는 썰이네요,, 더욱 노력해 더 좋은 다음 화로 뵙겠습니다:) 글을 읽어주시는 모든 분들 건강을 위해 조금 일하시고 많이 벌으셨음 좋겠습니다,
불금 화이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