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도/찬종] Company people 05
w. 김민석(1,만두)
" 뭐래? "
" 뭘 뭐래. 알겠다고 그러지. "
종인의 심드렁한 대답에 백현이 작게 고개를 끄덕이며 아무렇지 않은 척 타이핑을 하던 화면에 다시 시선을 돌렸다. 그러나 컴퓨터에 시선을 고정한 채 손만 빠르게 움직이는 백현의 환희에 찬 입꼬리가 애써 터져 나오는 웃음을 참으려는 듯 심히 파르르, 떨리고 있었다. 백현의 모습에 차마 적응하기가 어려웠던 종인이 뭐 씹은 표정을 짓다 팀장실에서 빠져나가기 위해 몸을 홱 돌렸다. 그러자 저에게 시선도 주지 않던 백현이 별안간 다급한 목소리로 종인의 이름을 외쳤다. 야 김종인!
" 또 뭐. "
" 나도 같이 먹는다고 싫어하면 어쩌지? "
" 너 그런 거 신경 쓴 적 없잖아. 그냥 네 맘대로 해 병신아. "
" 그래. "
백현의 영양가 없는 질문에 종인이 잔뜩 미간을 구기고선 다시 몸을 틀었다. 그러나 또다시 황급히 저를 불러세우는 백현에 종인이 짜증 섞인 목소리로 신경질을 냈다. 아, 왜 자꾸 불러싸!
" 같이 먹다가 우리 경수가 내 눈치 보여서 체하면 어쩌지? "
한 마리의 강아지에 빙의해 낑낑대며 묻는 백현에 종인이 씨발, 욕을 읊조리며 험악하게 인상을 찌푸렸다. 그냥 밥 처먹지 말고 굶어, 씨발아.
*
" 우리 종인이. 아~ 해봐, 아~ "
" 왜 또 혼자 지랄이야. "
마주 앉아 서로를 진득히 바라보며 음식을 넣어주는 모양새가 '이상적인 게이커플' 이라 칭하여도 과하지 않을 만큼 찬열과 종인은 매우 달달했다. 특히 백현과 경수의 앞인 오늘따라 더더욱. 느끼한 멘트를 마구 퍼부으며 음식을 넣어주는 찬열에 종인이 욕을 내뱉으면서도 실실 웃으며 좋다고 넙죽넙죽 받아먹었다. 시선을 둘 곳이 없었던 불쌍한 경수는 둘의 연애 행각을 쳐다보지도, 저의 앞에서 눈에 불을 켠 채 저를 태워죽일 작정으로 쳐다보는 백현의 눈빛을 마주하지도 못하고 그저 꼼지락 꼼지락, 애꿎은 손장난만 열심히 하였다. 이내 저를 흘끔, 쳐다보며 저의 허리를 쿡쿡 찌르는 종인에 경수가 화르륵, 눈에 쌍심지를 돋우며 빠르게 입 모양으로 종인에게 소리 없는 핀잔을 건넸다. 김종인 말미잘... 이러려고 나 데려온 거구나. 이 개불 같은 김종인...
" 도경수 씨. "
종인에게만 시선을 두고 있는 경수에 백현이 입술을 꽈악, 깨물다 이내 주먹 쥔 손으로 테이블을 가볍게 톡톡 두드렸다. 네, 네!? 깜짝 놀라며 안절부절못하는 경수에 백현이 경수 몰래 작은 탄성을 내뱉었다. 아... 이런 모습마저 귀여워...
" 밥 안 드십니까? "
" 아... 그게... "
" 뭐 설마, 저것들처럼 먹여 주길 바라고 있는 겁니까? "
" ...네!? "
백현의 말에 경수가 화들짝 놀라며 눈을 동그랗게 떴다. 표정없이 경수의 시선을 마주하는 백현의 얼굴이 발갛게 홍조를 띄우고 있었다. 어느새 둘의 광경을 조용히 지켜보던 찬열이 답답하다는 듯 혀를 끌끌 차며 입을 열었다. 종인이 손수 입에 넣어준 음식물을 오물오물 씹으며.
" 노네 엉른 앙 머그면 놓거 가꺼야. "
" 다 씹고 말해, 미친놈아. "
찬열을 향해 경멸의 시선을 보내던 백현이 이내 또다시 경수에게 고개를 홱, 돌렸다. 갑작스레 저를 빠안히 쳐다보는 백현에 경수의 얼굴이 서서히 붉어졌다. 점심시간 덕에 북적한 식당에서 유독 백현과 경수 둘만의 얼굴이 붉은빛을 가득 머금고 있었다.
" ...도경수 씨. "
" ... "
" 먹고 태워다 드리겠습니다. "
" 네? 아니, 저는... "
" 집에 일찍 가고 싶으면 얼른 젓가락 좀 드시죠? "
백현은 벙찐 표정으로 아무 말 못 하다 이내 조심스러운 손짓으로 젓가락을 손에 쥐는 경수를 보고 난 후에야 만족한 미소를 지으며 이미 다 식은 점심을 먹기 시작했다.
*
" ... "
" ... "
핸들을 꽈악 쥐고 있는 백현의 가지런한 손에는 어느새 식은땀이 방울방울 맺혔다. 백현과 경수만을 태운 채 직진하는 차에선 어떠한 소음도 들려오지 않았다. 이 차는 왜 쓸데없이 성능만 좋아가지곤. 중얼거리던 백현이 이내 경수를 곁눈질로 흘끗 바라보며 말했다.
" 도경수 씨는 제가 어렵습니까? "
" 네, 네? 네... 아니, 아뇨... 네... 그게 좀... "
" 네라는 겁니까, 아니라는 겁니까. "
" ..어, 아주 쬐끔...? "
대답을 얼버무리며 말을 버벅이던 경수가 백현의 강압적인 어투에 이내 '쬐끔' 이라는 손짓을 나타내며 백현에게 대답했다. 그러나 경수의 쬐끔이라는 대답이 탐탁지 않았던 백현이 성난 듯 브레이크를 끼익, 거세게 밟아버렸다.
" 도경수 씨. "
" ...네? "
" 집 비어요? "
핸들을 한 손으로 쥔 채 경수를 가만히 바라보는 백현의 눈빛이 한 치의 흐트러짐 없이 이유 모를 기대감으로 반짝이고 있었다. 창 밖으로 보이는 거리의 신호등이 오늘따라 유달리 오랫동안 빨간 불을 내비치고 있었다.
-
다음 주부터 야자 시작이라 바빠질 듯하네요...
졸음을 참으며 달달한 러브라인을 얼른 전개하기 위해 이렇게 썼습니다.
사실 졸려서 제대로 쓴 건지도 모르겠음.
이제 저는 잠에 들지도.. 털썩...
이번 편도 재밌게 봐주셨으면 해요! 항상 감사합니다!
하트 암호닉 하트
종구 떡덕후 파닭 됴색크레파스 주전자 똥 됴란됴란 곰돌이 비타민 김치만두
김종찾 됴레미 스폰지밥 앙팡 멘붕 단호박 하루야채 됴됴디오 백야 새벽 물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