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첸민] 싸이코 05
w. 김민석(1,만두)
" 아줌마. "
톡, 톡. 종대가 흥미 떨어진 표정으로 저의 앞에서 떨고 있는 여자를 바라보며 테이블을 손가락으로 톡톡 두드렸다. 청테이프로 덕지덕지 덮여버린 여자의 입 대신 여자의 가냘픈 몸이 경련을 일으킬 듯 세차게 떨리고 있었다. 그런 여자를 보며 남자는 연신 입꼬리로 호선을 그리며 미소 짓고 있었다.
" 난 자백하라고 한 적 없는데. "
검은색 모자를 눌러쓴 채 희미한 미소를 짓고 있는 남자에게 결박당한 여자가 무언가를 말하고 싶었던 것인지 테이프에 뒤덮여버린 여자의 입이 움찔움찔 거렸다. 그런 여자를 가만히 지켜보던 남자가 성큼성큼 여자에게 다가와 배려 없는 손짓으로 여자의 입을 뒤덮었던 테이프를 쫙, 한 번에 떼버렸다. 순간 밀려오는 고통에 짧은 신음을 내뱉으며 고통에 떨던 여자가 이내 잔뜩 부은 얼굴로 종대를 쳐다보며 떨리는 음성을 간신히 내뱉었다.
" ..사...살려주세요... "
" ... "
" 저희 아가는, 저희 아가는 살려주세요... 흐으, 시키는 대로 다 할게요, 그, 그러니까... "
" 시키는 대로 안 했잖아. "
턱을 괴고 여자를 바라보는 종대의 음성은 날카롭고, 서늘했다. 낮게 읊조리는 종대에 덜컥 겁을 먹은 여자가 그나마 자유로운 자신의 머리를 종대의 무릎에 연신 조아렸다. 사, 살려주세요... 저희 아가는 살려주세요... 저희 아가만이라도... 여자의 머리가 저의 무릎에 닿자 종대가 기겁을 하며 벌떡, 일어났다. 여자의 머리가 바닥으로 추락해 쿵, 둔탁한 소리를 냈다. 고통이 밀려왔을 터인데도 여자는 그저 눈물을 펑펑 쏟으며 살려달라고 애원을 할 뿐이었다. 여자의 울음기 섞인 음성을 가만히 듣던 종대가 이내 테이블에 일렬로 놓여있던 주사기 하나를 턱, 집어들었다.
" 불쌍해. "
" 이래 봬도 동정심은 조금 있는 편이거든. "
" 게다가 난, 피를 싫어해. "
말을 마친 종대가 생긋, 웃으며 여자의 머리채를 덥석 움켜쥐었다. 갑작스레 머리채를 휘어 잡힌 여자가 다급하게 말했다. 아, 아가는 살려주세요! 제발 살려주세요! 힘껏 소리치는 여자의 쉰 목소리에 종대가 듣기 싫다는 듯 망설임 없이 여자의 목에 주삿바늘을 꽂아 찬찬히 피스톤을 꾸욱ㅡ 눌렀다. 이내 애원하던 여자의 목소리가 점점 사그라졌다.
*
" 어떻게 된 거야. "
" 너희 이것밖에 안 되는 놈들이었어? "
민석의 차가운 음성이 회의실 내부를 가득 채웠다. 종인과 세훈을 비롯한 여러 경찰이 민석의 앞에서 머리를 조아리며 서로의 눈치만 흘끗흘끗 보고 있었다. 그런 모습이 답답하다는 듯 민석이 저의 입술을 잘근잘근 깨물며 진정하려는 듯 머리를 쓸어넘겼다.
" 김종인. "
" 네. "
" 오세훈. "
" ...네. "
이번 일은 명백한 종인과 세훈의 잘못이었다. 여자는 누군지 모를 남자에게 협박을 당하던 상태였다. 종인과 세훈은 제일 먼저 그 사실을 알게 된 장본인이었다. 종인과 세훈은 여자를 집으로 돌려보내면 안 되는 것이었다. 이건 경찰이 아닌 사람이어도 당연히 알 법한, 그런 당연한 일이었다. 그러나 둘은 여자를 집으로 돌려보냈다. 그리고 오늘, 여자의 집에선 싸늘한 주검 두 구가 발견되었다.
" 지켜준다고 했다며. "
" 경찰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게 뭔지 알아? "
책임감이야. 저들을 잔뜩 노려보며 말하는 민석에 종인과 세훈은 그저 묵묵이 입을 다물고 있을 뿐이었다. 허리춤에 손을 올린 채 종인과 세훈을 바라보던 민석이 이내 한숨을 푹, 내쉬며 말했다. 목숨 걸고 조사해. 민석의 진중하고 진지한 말에 종인과 세훈이 꾸벅, 묵례를 했다. 이내 가서 일 보라는 민석의 말에 경찰들이 회의실에서 조용히 빠져나갔다.
" ...종인아. "
" 응. "
" 미안해. "
세훈의 사과에 종인이 씨익, 웃으며 세훈의 부드러운 머리칼을 살살 쓰다듬었다. 미안할 게 뭐가 있어, 내 잘못인데. 세훈은 용의자가 누군지 잘 알고 있음에도 차마 말할 수 없는 저를 속으로 수백 번을 욕하고, 깎아내렸다. 말을 꺼내려 하면 아른거리는 종인의 인영에 목구멍까지 나온 종대에 대한 말은 쏙 되삼켜지곤 했다. 하지만 세훈은 저에게 한없이 따듯한 종인을 잃기는 싫었다. 종인이 저의 곁에서 떠나간다는 것은 그날로 세훈 자신은 목숨을 잃은 거나 마찬가지일 정도로, 종인을 맹목적으로 사랑했다. 그럼에 세훈은 종인을 포기할 수, 놓아줄 수 없었던 것이다. 그것이 현재 세훈이 내고 있는, 가장 큰 욕심이렷다.
" 약물을 사들인 흔적이 없다는 게 말이 돼? "
" 밀수입을 한 방식이 그동안 걸린 사람들과는 많이 다른가 봐요, 그래서 좀 힘든 것 같은데... "
해결하려 들수록 꼬이고 얽혀버리는 일에 민석의 몸과 정신이 점점 지쳐갔다. 여자가 죽은 이후, 며칠의 텀을 두고 서의 앞에 동물들의 주검이 놓이기 시작한 지 벌써 석 달이 지났다. 잠복이라도 하고 있으려 하면 범인은 서의 앞이 아닌 서의 주변 상가에 주검를 놓고 사라졌다. 한 마디로, 귀신이 곡할 노릇이었다. 그동안 놓인 동물 주검의 절반은 약물 투여로 말미암은 즉사, 나머지 절반은 아사(餓死)였다. 분명 그간 놓인 시체는 기필코 적은 수가 아니었다. 약물 조사를 의뢰하여도, 결과는 두 가지였다. 시체에 엉겨 무슨 약물인지 알기 어렵거나, 들어본 적도 없는 약물이 나오거나. 게다가 그 들어본 적 없는 약물의 종류는 수도 없이 많았다. 즉, 범인은 각기 다른 약물을 이용해 동물들을 무참히 살해하고 있었다. 민석은 생각했다. 이것은 분명, 경찰을 향한 도발이라고.
" 분명 제조한 걸 거야. "
" ...네? "
" 그런 거 아니고선 한 번도 검토해본 적 없는 약물이 나올 리가 없어. "
중얼거리던 민석이 이내 의자에 걸려있던 외투를 빠른 손짓으로 챙겨 들었다. 이내 저의 옆에 있던 경찰에게 말했다. 애들 불러, 조사하러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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ㅎㅏ.. 얼마 만인지 모르겠네요.
너무 오랜만에 얼굴 비췄다고 저 까먹으시면... 아니되옵니다...
점점 내용이 똥이 되어가는 느낌이네요.
터..털썩... 막장 팬픽이 안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별별.
기다려 주신 독자님이 있을진 모르겠지만 항상 봐주시는 독자님들께 감사드립니다 하트
하트 암호닉 하트
첫독자 떡덕후 초밥 감다팁 똥백 밍슈기 토수니 이층버스 복숭아 됴짱 쎄씨 열리 됴색크레파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