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도/찬종] Company people 02
w. 김민석(1,만두)
' Rrrrrrrㅡ Rrrrrrrㅡ '
" ...여보세요? "
도무지 할 짓이 없어 침대에 누워 뒹굴거리던 경수가 갑작스레 울리는 전화기에 깜짝, 놀라며 전화를 받았다. 아, 놀래라. 워낙 겁이 많은 경수인지라 괜히 쿵쾅쿵쾅 뛰는 심장에 누군지 모를 상대방에게 들리지 않게 조심히 숨을 후아, 하고 내뱉었다. 그리고, 수화기 너머로 어딘지 낯설지 않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 도경수 씨?
" 예? 예, 도경수 맞는데... "
- 어쩜 말끝 흐리는 목소리까지 귀여워.
" ...네? "
웃음기가 서려있는 듯한 남자의 목소리에 경수가 눈을 동그랗게 뜨며 남자의 목소리를 떠올리려 애썼다. 이 목소린 누구지? 분명 어디서 들어 봤는데? 아, 누구지? 경수가 혼자서 몇 초 동안 끙끙대고 있을 무렵, 듣기 좋은 목소리가 경수의 귀에 들려왔다.
- 면접 본 거 생각 안 나나봐?
" ...아! 어, 안녕하세요...? "
생각났다, 포스남. 어렴풋이 떠오르는 백현의 얼굴에 경수는 영상 통화를 하고 있는 것도 아니면서 벌떡, 일어나 허리까지 굽혀가며 잔뜩 긴장한 목소리로 인사를 건넸다. 왠지 수화기 너머에서 웃음 소리가 들린 것 같기도. 도경수 씨, 궁금한 거 없나 봐? 여유로운 백현의 목소리에 경수가 식은땀을 뻘뻘 흘려가며 말했다. 네? 어... 그니까, 제가 무엇을...
- 뭐, 예를 들어서 제 나이라든지, 키라든지, 언제부터 그렇게 잘생긴 거냐든지, 속옷 사이즈라든지...
" 네!? "
경수가 깜짝, 놀라며 저도 모르게 소리를 키우자 백현이 농담입니다, 농담. 하며 안심시키는 목소리로 경수에게 말했다. 하하. 어색하게 웃던 경수가 저... 그런데 무슨 일로... 하고 백현에게 조심스레 물었다. 요즘은 불합격 통보를 이렇게 회사 사람이 친절하게 통보해 주던가? 경수는 어딘가 마음에 걸렸지만 일단 저에게 전화한 팀장이 우선이었기 때문에 백현의 목소리에 한껏 귀를 기울였다. 에이, 좀만 더 늦게 물어보지. 그러니까 도경수 씨가...
- 합격했다고요.
" ...네? "
- 아니, 도경수 씨는 한 번 말하면 못 알아듣나? 취미가 네? 예요?
" 아, 아니... 저... "
진짜예요? 침을 꼴깍, 삼키며 재차 묻는 경수에게 백현의 픽, 하는 웃음 소리와 함께 가벼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 월요일 오전 일곱 시.
" ... "
- 그 때 봬요, 신입 사원 도경수 씨.
뚝. 전화가 끊겼다. 한동안 멍해있던 경수가 이내 울먹이며 이미 끊긴 전화기에 연신 인사를 했다. 가,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경수가 입까지 틀어막아가며 큰 경사라도 난 듯 엄청난 기쁨에 휩싸여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엄마, 나 드디어 합격했어. 엄마, 엄마 아들 도경수가 드디어.. 드디어... 입을 틀어막고 아무 소리도 내지 않던 경수가 갑자기 흐흐흐흐, 이상한 웃음소리를 내며 실실 웃었다. 합격이라니, 내가 합격이라니. 엄마, 내가 합격이래. 나 이제 회사원이야. 이내 경수는 씨익, 입꼬리가 귀에 걸릴 듯 활짝 미소를 지었다. 배게에 얼굴을 파묻고 발을 콩콩대는 건 옵션이었겠지.
*
- 양복은 잘 다렸고?
" 응. "
- 신발도 광나게?
" 당근. "
- 실수하지 말고, 또박또박, 조리있게. 첫 인상이 가장 중요한 거 알지?
" 내가 애도 아니고... "
경수가 푸우, 하는 바람 빠지는 소리를 내며 난 괜찮으니까 엄마 얼른 더 자. 라며 안심시키고선 전화를 끊었다. 하여튼 주책. 겉으론 엄마의 주책을 탓하면서도 내심 기분이 좋은 경수였다. 그래, 회사 합격이 아니었으면 저런 주책은 받지도 못했겠지. 헤실헤실 웃던 경수가 이내 아, 늦겠다! 라고 혼잣말을 중얼거리며 가방을 챙겨 집에서 나왔다. 경수는 집에서 나오는 내내 머리를 만지작 거렸다. 오랜만에 힘 좀 줬는데, 감점 요인이 되진 않겠지? 경수의 손목에 가지런히 자리잡고 있는 시계의 시침은 여섯시 반을 가르키고 있었다.
*
" ...아니... 어... "
경수는 저의 앞에서 생글생글 웃고 있는 백현을 보며 어색한 미소를 지었다. 눈알을 데굴데굴 굴리며 상황 파악을 하려는 경수를 보며 백현은 저도 모르게 푸하하, 웃음을 터뜨렸다. 도경수 씨, 오늘은 머리 세우고 왔네요? 내린 게 더 귀엽고 예쁜데. 물론 올린 것도 좋지만. 백현이 깍지를 낀 손으로 턱을 괴며 경수에게 얼굴을 더 가깝게 들이댔다. 그런 백현을 보며 경수는 또다시 어색한 미소를 짓는 일밖에는 할 수 있는 일이 없었다.
그래, 그니까 이 상황이 어떻게 된 일이냐면ㅡ 회사가 나름 가까웠던 지라 지하철로 20분 만에 온 경수가 다리에 각목을 끼워넣은 듯 뻣뻣한 움직임으로 회사에 들어섰다. 신입 사원 오리엔테이션 한다 했으니까... 8층 세미나 실이랬지? 이상하리라 할 만큼 조용하고 썰렁한 복도에 경수가 몸을 부르르, 떨었다. 이내 조심스러운 손짓으로 세미나 실의 문을 열고 끼익, 들어섰는데...
" 도경수 씨. "
" ... "
" 어서 와. "
일대일은 처음이지? 한없이 넓은 세미나실엔 백현와 경수, 둘만이 자리를 메꾸고 있었다. 그리고 지금, 백현은 아예 경수의 앞에 의자를 끌어다 놓고 앉아 경수를 보고, 더 정확하게는 관찰을 하고 있었다.
" 어... 팀장님? "
" 어떡해... "
파르르, 입꼬리에 경련을 일으키며 어색하게 저를 부르는 경수에 백현이 사랑스럽다는 듯 그 누구에게도 보여준 적 없는 귀여워 죽겠다는 표정을 내비쳤다. 아마 회사 사람들이 백현의 얼굴을 봤다면 충격을 받아 한동안은 업무에 집중하지 못 했겠지. 경수를 쳐다보는 백현의 얼굴은 우쭈쭈 우리 경수라는 글씨가 적혀져 있는 듯한 착각을 주었다.
" 그러니까... 지금 시간이... "
" 일곱 시 오분. "
" 네, 네. 네. 그렇잖아요. "
" 응. "
" 근데 왜 팀장님이랑 저만... 있는... "
걸까요... 점점 개미처럼 기어들어가는 경수의 목소리에 또다시 백현이 어떡해, 어떡해를 연발하더니 갑작스레 정색을 하였다. 백현의 얼굴을 가만히 쳐다보던 경수가 갑작스레 굳어진 표정에 흠칫, 하며 몸을 떨었다. 왜 우리 둘만 있냐고? 라고 말하는 백현의 목소리가 비장하게 들렸다면 착각이었을까.
" 도경수 씨. "
" ... "
" 일곱 시까지라고 했는데 우리 둘만 있는 이유는... "
내가 도경수 씨만 따로 일찍 불렀거든. 백현이 싱긋,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예상 외의 대답이 나오자 어깨를 움츠렸던 경수가 다시 슬금슬금, 피며 긴장했던 얼굴을 풀었다. 티, 팀장님이 저만 따로? 백현의 친절한 대답에도 경수의 얼굴은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을 내비추고 있었다. 그, 그니까 왜요? 재차 묻는 경수에 백현이 얼굴을 바싹, 들이대며 말했다.
" 도경수 씨. "
보고 싶었습니다. 백현의 달콤한 목소리가 텅 빈 세미나실에 울려퍼졌다.
-
야 변백현 도경수ㅠㅠㅠㅠㅠㅠㅠ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 너희 둘이 그냥 손잡고 회사 나가버려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ㅝㅜㅜㅜㅜㅜㅜㅜㅜ
백도는 사원물이 지젼입니다. 사실 저는 사원물! 하면 사원공X팀장수를 미는 편인데요.
변팀장... 변팀장.... 변백현은 팀장이 제격입니다. 그렇죠? 네, 그렇죠.
앞으로 더 달달해지고 위태로워질 Company people 계속 지켜봐 주세요! 이번 편에 찬종 분량이 없었네요... 이런. 찬종 짱. 겁나 짱.
Company people 도 맞춤법 검사기 못 돌렸어요ㅜㅜㅜㅜ 갑자기 왜 안 되고 난리래.
하트 암호닉 하트
종구 떡덕후 파닭 됴색크레파스 주전자 똥 됴란됴란 곰돌이 비타민 김치만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