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면씨가 집 앞에 두고 간 건
비타오백이랑 준면씨네 카페에서 팔던 미니 컵케익이었음
데코도 아기자기하고 포장도 귀엽게해서 종이봉투에 담겨져 있었는데
격ㅠㅠㅠㅠㅠㅠ한ㅠㅠㅠㅠㅠ감ㅠㅠㅠㅠ동ㅠㅠㅠㅠ
나같은 애가 준면씨한테 이런 걸 받아도 되나 정말 미안한 거임 준면씨한테ㅠㅠㅠㅠ
나는 바로 김쥬금한테 갠톡날렸음
[야 김쥬금]
[ㅇㅇ?]
[준면씨가 나 피곤하다니까 집앞에 비타오백이랑 컵케익 두고감ㅠㅠㅠㅠㅠㅠ]
[대박미친 그사람왜그리너한테잘해줌?? 진심궁금]
[내말이..아 너무 받기만해서 미안함ㅠㅠㅠㅠㅠ]
[니도 뭘 쫌 하던가]
[??]
[니 잘하는거 뭐 있냐]
[없ㅋ엉ㅋ]
[하긴 니년이그렇지뭐.]
[아 어떡해... 뭘 해줘야됨...?]
[초콜렛 작은거라도 못만듬? 너 저번에 크림치즈랑 오레오 섞어서만든 초코볼 대박이었는데]
[헐 맞다.]
내가 유일하게 할 줄 아는 요리가 있음
굉장히 엄청나게 무시무시하게 단걸 좋아하는 나와 친구들의 취향저격을 한
크림치즈 오레오 초코볼이었음ㅋㅋㅋㅋㅋ헹
크림치즈 들어가서 느끼할거 같다는 친구들의 편견을 깨고
찌인한 초콜렛과 같이 섞고 코팅해서 초코계의 혁신을 일으킨ㅠㅠㅠㅠ레시피!(사실 나도 레시피 줍줍함..)
나는 그걸 만들기로 결심함!!
오밤중에 마트로 뛰어가서 재료 사고 포장재 사고 난리도 아니었음
집에 오자마자 부엌에 와르르 펼쳐 놓고 뚝딱뚝딱 만들고 있던 중에
시끄러웠는지 김종인이 부시시하게 좀비처럼 부엌으로 왔음
"엄마 남자에 미친년이 뭘또쳐만들어"
"냅둬라 종인아~ 여주가 요리도 하고 얼마나 예쁘니?"
"그치엄마~~~~? 헹ㅋ 거봐 꺼져."
"...한입만."
김종인이 엄청 불쌍한 표정으로 한입만 달라했음
난 그새끼가 하나도 이쁘지 않기에 안줌ㅋㅋㅋㅋㅋㅋ
내가 뭐가이쁘다고 저새낄 줌?ㅇㅇ?
"여주야."
"헐 소오름 왜 내이름불러"
"밥 안먹어서 배고프지 않아????"
엄마 김종인이 미쳤어.
"야 내가 라면끓여줄까"
"초콜릿 안줄껀데."
"고기구워줄까."
"딜."
고기쨔응ㅇㅅㅇ♥
초콜릿을 다 만들고 고기냠냠하고
옆에선 김종인새끼가 망작을 쳐묵쳐묵하고있었음
"니는 다거지같은데 이거하난 개꿀임."
";;;;;그거라도인정해줘서 ㄳㄳ"
"더만들어"
정강이 차버림.
우리집 무슨 소림사같아 저새끼때문에^^...
다 만든 초콜렛을 가지고 다음날
준면씨네 카페로 갔음!
"어서오세...어!! 준면씨 손님!!"
"아..네 안녕하세요 준면씨는요?"
"준면씨 오늘 좀 늦는다고 하셨는데~ 조금만 앉아서 기다리세요! 곧 오실 거에요."
카페에는 사람도 두세명 뿐이었고 카운터에도 뿔테 한 명 뿐이었음
근데 뿔테가 안경을 벗으니 정말 멍뭉이처럼 생김..ㅇㅇ 하얀 멍뭉이..
곧 누군가가 들어오는 소리에 홱 돌아봤는데
이번에도 준면씨가 아니었음.. 햄찌사장님이었음ㅠㅠㅠㅠㅠㅠ
"어, 여주씨 오셨네요?"
"네 안녕하세요~"
"준면씨 보러 오신 거에요?"
"네네 전해 드릴 게 있어서.."
"그렇구나~ 준면씨 아까 주차장에서 봤으니까 곧 오실 거에요! 조금만 기다려요~"
주차장이면 요 앞이니까 금방 들어오겠지 라고 생각하고 더 기다리는데
10분이 지나도 안오고 20분이 지나도 안 오는 거임...
백현씨랑 점장님도 준면씨가 왜 안 올까요..라며 걱정하는 듯 했음
집에 오라는 아부지의 카톡을 받고 일어섰는데 점장님이 와서 말을 걸었음
"여주씨, 가려고요?"
"네...아버지가 일이 있다고 집에 들어오라고 하시네요"
"전해 드린다는 물건은요? 제가 대신 전해 드릴까요?"
"그럼 부탁 좀 드려도 될까요?"
눈물을 머금고 내 야심작 초콜렛들을 점장님께 드렸음
잘 전해드리겠지 라는 생각으로 밝게 인사하고 카페를 나와 버스를 탔음
근데 너무ㅠㅠㅠㅠ서운한거임ㅠㅠㅠㅠ
카페놀러오라며!!!ㅠㅠㅠㅠㅠㅠㅠ근데왜안오는건데ㅠㅠㅠ
주차장이라며ㅠㅠㅠㅠㅠ사고라도난겅미?ㅠㅠㅠㅠㅠㅠ그럼또걱정되잖아ㅠㅠㅠㅠ
내가 되게 정을 잘 붙이고 못 떼는 성격이라 그 새 또 준면씨한테 정이 들어버린 것 같았음ㅠㅠㅠㅠ
근데 솔직히 말하면 준면씨 볼 때 되게 설레긴 하는데 아직 좋아하는건 잘 모르겠음
나랑 너무 멀게 느껴져서 그런가...그냥 엄청난 훈남을 감상하는 기분??ㅜㅜㅜㅜㅜ
준면씨가 집앞에 선물 두고 간 이후로 사라졌던 찝찝한 기분이 다시 생김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야 전해줬냐 호구야."
와 나 이제 또 개년에서 호구됨 개신남 ㅇㅇ 저새끼 매장시켜버릴라. 졸라 콘쏘만 쳐먹는새끼.
걍 씹고 내방으로 가서 불끄고 이불덮어버림ㅠㅠㅠㅠ우울해ㅠㅠㅠㅠㅠㅠ
김쥬금의 잘 전해줬냐는 카톡에도 그냥 그렇다고 둘러대버리고 준면씨랑 한 카톡을 슥 읽어내려가봤음
보니까 준면씨가 되게 내 말에도 잘 맞장구 쳐주고, 내가 할 말이 없어서 우물쭈물하면 먼저 화제전환도 해주고
겁나 배려심 쩌는 대화를 이어가주고있었음ㅠㅠㅠㅠ 이걸 보니 또 괜히 울컥하고 막 그래서
폰을 꺼버리고 이불을 머리 끝까지 뒤집어씀
눈을 떠보니까 새벽 두시였음
찌뿌둥하게 일어나서 거울 보니까 화장도 안지우고 자섴ㅋㅋㅋㅋ몰골이 말이 아니었음
굉장히 찝찝해서 화장실로 가서 클렌징 다 하고 다시 방으로 와서 나이트크림 대강 쳐바르고
폰을 확인해보는데 준면씨한테 카톡이 와 있었음
[여주씨, 초콜렛 잘 받았어요. 정말 고마워요. 하나 먹어봤는데 되게 맛있어요. 직접 만드신 것 같은데 너무 고마워요. 지금은 기분 좀 괜찮아요? 저 기다리다가 가셨다는데 속상한 건 아니죠? 기분 풀어요. 내일은 하루 종일 카페에 있을게요. 와 줄 거죠? 잘자요.]
길지도 짧지도 않게 딱 저 말이 써져 있는데
혹시 내가 속상할까봐, 어제 피곤하다고 하고선 초콜렛 만드느라 힘들었을까봐, 또 내가 헛걸음 할 까봐
걱정해주고 배려해주는 말 한마디한마디가 너무 감동인거임ㅠㅠㅠㅠㅠ
너무 늦은 시간이라 차마 답장은 못 하겠고
내일 카페에 또 가서 준면씨 만나기로 결심하고 잤음
그날 꿈에서 김종인새끼가 카페 부셨음... 졸라게 끔찍한 악몽이었음...ㅇㅇ..
다음날 아침 학교가니 박으앙 김쥬금 최꼬닥이 나한테 성난 소마냥 달려와서
어제 그 초콜릿 사건을 물어댔음
아니 난 준면씨한테 초콜릿 준다는거 김쥬금한테밖에 안말했는데...
"김쥬금 졸라 입 싼년.."
"야 우린 하나야!! 한몸이라규!!! 우리 사이에 알 건 다 알아야지!"
"맞아 니년이 소개팅나가서 폭탄땜에 빡쳐서 밥만쳐먹고 튄것도?"
"어우야~"
옆에서 최꼬닥이 김쥬금 디스하고 난리도 아니었음ㅋㅋㅋㅋ
시끌시끌하게 있다가 수업 대강 지나가고 한 타임 공강이라
넷이서 도서관에 가서 공부나 쳐하기로함
의외로 넷다 공부는 열심히 하는 편이라ㅇㅇ 도서관 가면 말 없이 공부만 했음
나는 머리도 복잡하고 공부 삘도 아니라서 책 고르러 책장 쪽으로 갔음
영어교육과니까^^ 영어 원서 쪽에서 서성이고 있는데
누가 내 옆을 지나가다가 어깨를 툭 치는 거임
개 빡쳤음ㅡㅡ 여기가 뭔 고등학교도 아니고 어깨빵이야.. 하고 홱 돌아봤는데
"어..아..죄송합니다...."
김종대 그사람이었음
나는 그냥 살짝 째리듯이 쳐다보고 다시 책을 고르는데
다시 누가 내 어깨를 톡톡 치는 거임
"저기 죄송한데요...잠시만 저랑 이야기 하실 수 있나요..."
김종대가 다시 나한테 와서 얘기 좀 하자고 부르는데
보나마나 김종인 얘기일 것 같아서 흔쾌히 따라나감
내가 보기엔 저 김종대란 사람은 김종인을 굉장히 좋아하고 잘 따르는 것 같던데
나는 그게 싫었음^0^ 김종인을 굉장히 까고 깎아내리고 싶었음
그리고 김종인이랑 카톡한 내용 중에!! 김종대보고 빻았다고 한것도 증거물 있음!!
그걸 보여주면 김종대가 김종인한테 정떨정떨 이럴게 상상이 되어서 너무 즐거웠음ㅋㅋㅋㅋ
나 되게 나쁜년 같다...ㅇㅇ..근데 난 김종인한테 정말 당한 게 많아서....ㅇㅇ...이정도는 개껌ㅋ
"아 저기 있잖아요.. 종인이 형 언제 복학하세요?"
"오빠요? 오빠 곧 할거에요. 근데 카톡 상태메세지 보니까 14학번인 것 같던데, 말 놓을까요?"
ㅇㅇ 사실 존댓말 굉장히 불편했음
사실상 얼굴만 보면 나랑 동갑인 것처럼 딱 보이는데(사실 내가 더 어려보임) 나한테 존댓말 쓰니까
굉장히 불편했음...준면씨랑은 다른 느낌?ㅇㅇ?
준면씨는 나한테 반말 쓰면 안어울릴것같앜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그럴까?? 사실 내가 지금 종인이 형 따라서 국문학과 왔는데 친구가 없거든ㅠㅠㅠㅠㅠ"
"그래서 오빠 찾아다니는 거야? 아예 친구가 없어?"
"어...나 사실 중어교육과 가려고 했는데..종인이 형 따라서 온 건데 종인이 형이 없어ㅠㅠㅠㅠㅠ"
맙소사.
엄청난 김종인의 빠돌이였음.
대학 과도 김종인 따라서 오다니...으아니...
김종인이 뭐가 좋다고 저러지...정말...
이 상황에서 내가 김종인을 까기라도 하면 저 옆에 있는 화분을 들고 달려들 것 같고
카톡을 보여줘도 종인이 형이 그럴 사람이 아니라며 내가 조작한거라고 몰아 넣을 것 같았음
종인이형은~~ 이라면서 김종인 자랑을 늘어 놓는 김종대는 정말..어.....
김종인...애한테 무슨 세뇌교육을 시킨 거야...
"그래서 말인데.."
"??"
"종인이 형 복학할 때까지 나랑 친구 좀 해주라ㅠㅠㅠㅠㅠㅠㅠ"
?????????
나랑친구하자고?
김종인 빠돌이가 나랑 친구를 하자고 하는데
앞날이 다 보였음..어디 갈 때 마다 김종인 자랑을 할 그녀석의 모습이..
끔찍했음 정말...거절해야겠다고 생각하던 찰나에
얘만 잘 구슬리면 김종인을 어떻게 엿 멕일 수도 있을 것 같았음
물론 얘가 김종인 엿 멕이는 데 동참하진 않겠지만
성격도 어리버리 순딩이처럼보이고 친구해준다고 하면 굽신굽신 하면서 뭐든지 해 줄거 같은거임ㅋㅋㅋㅋㅋㅋ
나 오늘 되게 나쁜년처럼보임?ㅇㅇ? 어쩔 수 없음 김종인이 날 이렇게 만듬.
"알겠어 친구하자."
"진짜???고마워 정말로ㅠㅠㅠㅠㅠㅠㅠ진짜 친하게 지내자 우리!!! 종인이형 동생!!!"
내 이름은 이제 종인이형 동생이 되었나보다 껄껄.
도서관에 다시 들어와서 책을 마저 읽고
학식도 애들이랑 먹고(김종대를 끼워 주려고 찾아봤지만 보이지 않았음)
오후 수업도 나름 열심히 듣고 이번엔 애들이랑 다같이 카페에 가기로 함
애들이랑 같이 카페에 갔더니
"어서오세요~"
[♥암호닉♥]
징징
밀푀유
랄
큐티영
예민한덕후
아픈 몸을 이끌고 온 지친 자까의 변 |
오늘따라 글이 안 써지네요 엉엉 한 편 쓰는데 이렇게 많은 시간이 걸릴 줄 몰랐다능ㅇ<-< 계속 미리보기로 분량 보면서 만족스러우실 만한 분량 채우려고 노력했는데 맘에 드실지 모르겠네요ㅠㅠㅠㅠㅠ허유ㅠㅠㅠ 자까는 한 숨 자고 한편 더 끄적이러 올게여!!! 잘하면 오늘 10화까지 갈지도 몰라여 껄껄 공부는 언제할까요ㅇㅅㅇ!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