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린우 전체글ll조회 1189l 1

 

 


14:Angela (찬열 side)

 

 

너는 날 어떻게 생각해? 사실, 알고 보면 나는 단지 네게 돌아갈 수 없는 과거의 상징에 불과한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정말로 너에게 난 어떤 존재일까? 너는 항상 나에게 다정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찬은 항상 불안하다. 한 번 버려졌던 찬열은 버려짐을 두려워 하니까. 찬열에게는 잡고 싶어도 잡을 수 없는 게 백현의 존재였다. 또 다시 백현이 찬을 버린대도 찬열은 백현을 잡을 수가 없다. 변백현이 박찬열이라는 사람을 알지 못하듯, 박찬열 역시 변백현을 알지 못하기 때문에. 그것은 또한 박찬열과 변백현이 '우리'라는 이름으로 묶일 수 없는 이유기도 했다.

 

 

 

 

" 네가 그렇게 기다리는 그 애도 너에 대해서 알아? "
" …… 그런 거 알아서 뭐하게. 당신이랑 상관 없잖아. "


답지 않게 잔뜩 날이 선 소년의 목소리에 청년이 픽, 웃는다. 네가 그렇게 독기 품고 노려봐서 어쩔건데? 그 예쁜 얼굴로 노려봐도 난 하나도 안 무서워, 박찬열. 그리고 네가 노려볼 사람은 따로 있잖아. 가령 … 네가 비참하게 죽기를 바라는 그 남자라던가, 아니면 너랑 달리 정상적인 가정에서 부모님의 사랑을 받고 자란 네 ‘동생’이라던가 말야? 느릿한 어조로 건넨 청년의 말에 소년이 입술을 질끈 깨물었다. 어찌나 세게 깨물었던지 피가 배어나오는 소년의 바알간 입술을 청년은 긴 손가락으로 슥 훔친다. 이런. 물려면 혀를 깨물어야지. 그리고 고작 이 정도에 화를 내면 어째. 앞으로 더 힘들어질텐데? 누구도, 널 구원해주지 않아, 박찬열.

 

.
.

 

 

서영호라는 이름의 낯선 남자가 방문한 직후 그대로 정신을 잃고 길바닥에 쓰러진 찬은 뒤늦게 그를 찾으러 나온 경수가 발견해 집으로 옮겨주었지만, 그날부터 원인 모를 열병으로 며칠을 앓아 누워야만 했다. 경수가 종종 집에 들러서 챙겨주었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찬이 간신히 정신을 차리고 일어난 것은 문제의 그날로부터 3일이 지난 후였다. 찬이 언제나처럼 깜깜한 자신의 방에서 눈을 떴을 때, 가장 먼저 그의 눈에 들어온 것은 긴 잠에서 깨어난 찬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던 남자였다. 안 그래도 크지 않은 찬열의 집이 좁아 보일 정도로 훤칠한 키에 빛이 나는 외모를 가진 외국인 남자를 보고 찬열은 조금은 웃었던 것도 같다.

 

 

" … 크리스형? "
" 찬열, 오랜만. "

 

 

근 한 달하고도 열흘만에 보는 얼굴이었다. 본래는 이틀에 한 번 꼴로 찬을 찾던 이지만 술에 취한 손님 하나가 찬을 험하게 다루는 꼴을 보고는 상냥하고 온화하던 사람이 반쯤 눈이 뒤집혀서는 가게를 한바탕 뒤집어 놓았더랬다. 찬이 말려 간신히 정신을 차린 후에 스스로 생각해도 그 일이 제법 민망해서였는지, 아니면 다른 바쁜 일이라도 있었는지 한동안 오지 않아서 조금은 섭섭했던 ─ 아니, 뭐 오너가 그 뒤에 부숴진 가구들을 보고 게거품을 물고 포악을 떨다가 씩씩대면서 어디론가 갔던 것을 생각해본다면 그 날의 소란이 그 예쁘지만 한번 화나면 무섭다는 부인님의 귀에 들어갔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외출금지라도 받아서 못 왔던건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오랜만의 만남에 대해 찬은 서운함보단 반가움이 더 컸다.

 


" 잘 지냈어? 츠, 연락이 통 없길래 그 날 일로 삐져서 나 안 보고 싶은건가 했더니 이게 뭐야. 얼굴이 엉망이잖아. 밥은 잘 먹은거야? "
" … 아, 아. 그게 … "
" 설마 나 안 온다고 그 돼지 같은 오너가 너 굶겼어? 내가 기껏 찌워 놨더니 바빠서 못 온 새에 또 말랐어. 너. … 이럴 줄 알았으면 비서가 뭐라고 해도 해외 출장 따위 안 가는건데. "
" … 하하. 형, 그런거 아니야 … "

 


이거야 원. 심야 대화도 아니고 말야, 내가 불 좀 키고 살라고 그랬잖아. 언제나처럼 웃음기가 가득한 목소리로 어둡다며 툴툴대는 크리스의 모습에 찬은 결국 작게지만 소리내어 웃고 말았다. 모처럼이지만 환하게 웃는 찬의 모습에 마주 보고 슬 입꼬리를 올려 미소를 머금던 크리스가 가만 찬의 얼굴을 바라보다가 문득 웃음기가 싹 달아난 얼굴로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어조로 속사포처럼 다다다 쏘아붙이는 모습이 마치 어린 동생을 대하는 ─ 아니, 영락없이 제 새끼를 챙기는 어미 새의 모습인지라 괜스레 옴짝달싹 못하고 찬은 움츠러 들면서도 그의 오해에 대해선 부정한다. 행여나 보이는 곳에 흠집이 생기면 당장에 달려와서 깽판을 치는 크리스의 성격을 몇 번 경험해본 오너는 그 옛날처럼 찬을 때리거나 굶기는 일이 드물었다. 그 이전에 주방장인 경수도 찬을 싸고 돌았으니 밥 굶을 일은 거의 없는 셈이었다. 이렇게 잔소리를 쏟아내는 뉘앙스가 어째 지금 주머니에 든 돈을 탈탈 털어서라도 군것질거리라도 사다가 떠안겨주고 갈 기세라 찬은 그저 괜찮다며 고개를 가로젓기 바빴다. 크리스 본인의 말로는 어린 나이에 집안의 등쌀에 떠밀려 한 것이라고 하지만 엄연히 결혼까지 한 사람이니 단순한 연민에서 우러나는 행동일지 모르지만, 그 밑바탕에 깔려 있음이 분명한 상냥한 성격이 보여서 찬은 그런 그의 챙기는 행동이 싫지가 않았다. 다만 그 상냥함에 또 백현의 서툰 다정함이 생각나서 눈물이 왈칵 치밀어 오를 것만 같은 기분만 빼고 말이다.

 

 

-

 

는 서브공(ㅋㅋㅋ...근데 출연횟수가....미안해 뚜이장...언젠가 메인공 시켜줄게...) 크리스님과 이 낙원에서 은근히(?) 카메오로 활약해주실 경슈의 첫등장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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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카메오 경슈와 다정한 구회장ㅠㅠㅠㅠ
근데 작가님 나 머리가안좋아서저위에 청년이누균뜻하는거죠?ㅠㅠㅠ
아 새벽이에요!

11년 전
린우
새벽님 아니에욬ㅋㅋㅋㅋㅋㅋㅋㅋㅋ 청년은 마셰코의 미스터리 박스같은 존재입니다. 아직 정체를 밝히지 않았어욬ㅋㅋㅋㅋㅋㅋㅋㅋ 한 25화쯤 밝힐 예정이니 그냥 잊고 있으셔도 됩니다 !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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