짠, 목요일에 글쓰는건 오랜만인 것 같네요. 늘 금요일이나 주말에만 올릴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니..
글 쓸때마다 말하지만 독자님들 보고싶었어요 엉엉.
지금 손톱을 깎았더니 자판치는 것이 살짝쿵 어색하네요, 혹여나 오타가 있을 시에는 바로바로 지적을 해주신다면 감사드리겠습니다.
요리에 관해서 쓰다보니 궁금해졌는데, 독자님들은 요리 잘 하세요?
내 사람들 요리를 잘하려나? 뭐..못한다면 내가 먹여살리지 뭐먹고싶어?(박력)
막 인스턴트음식 많이 먹고, 야채는 안먹고 그러는거 아니죠? 그쵸? 골고루 먹어야해요 그래야 착한어린이들(?)이죠.
요즘 왜이리 크림스파게티가 먹고싶은 것인지, 식당에 갈 여유도 없는데 말이죠...흡
많은 멤버들을 수호하느랴 바쁘실텐데 생일 축하해요.
암호닉들♥
제 오빠는 도경수입니다.
(43; 순두부찌개쿠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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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듣기 좀 그럴지도 모르지만 내가 생각하기에 나는 요리를 잘한다.
물론, 다른 사람들이 내가 만든 음식들을 먹고 나서도 다들 맛있다, 시집가도 되겠네, 또 해달라 등 반응이 좋다.
그래서 자칭타칭 나는 요리를 잘 한다. 단, 두가지의 음식을 제외하고.
순두부찌개와 쿠키.
다른 국들, 찌개들은 문제없이 잘 한다. 근데 순두부찌개는 왜... 뭐가 문제인것인지 인터넷 레시피를 봐도 안봐도 맛이 없다.
쿠키 또한 다른 빵, 초콜릿등을 만들 땐 정말 문제가 없다. 쿠키만, 오로지 쿠키만 잘 안된다.
물론 맛있게 먹어주려고 노력하는 사람은 있다. 말 안해도 알겠지만 오빠다.
"오빠 왔어?"
"무슨 냄새야?"
"엄마랑 아빠 오늘 늦게 오신다고 해서 내가 저녁했어"
"진짜? 배고프다.."
"상 차리는 동안에 얼른 씻고 나와"
"응"
나름 건강을 생각해서 잡곡밥도 하고, 내가 좋아하는 계란으로 계란말이도 만들고 계란찜도 만들고, 엄마가 사둔 고기로 불고기반찬도 만들고,
김치도 꺼내고, 멸치볶음도 만들고, 콩나물 무침도 하고, 나름 풍부한 반찬들을 앞세워 보기 좋게 상을 차리고
마지막으로 순두부찌개를 식탁위에 올렸다.
딱 맞춰서 오빠가 나왔다.
"다 만든거야?"
"김치 빼고"
"이야..새삼스럽지만 시집가도 되겠다"
"진짜?"
"...아니"
"아, 왜.."
"남자친구도 없잖아"
"에..내가 말안한 것일 수도 있지"
"...어? 진짜? 누군데? 설마 그 윗집에.."
"장난이야ㅋㅋㅋ 진지하시긴, 진지하니까 진지드세....미안.."
"미안한줄 알면 다행이고"
"...하하"
"잘 먹겠습니다"
"밥 잘된것 같아..질까봐 걱정했는데"
"응, 잘됬네."
"꼬기 많이 드세요"
"불고기도 할 줄알아?"
"그럼, 당연하지"
"진짜..시집보내야하나.."
"남자 빨리 하나 잡아야겠네"
"..아무나랑 막 그러라는건 아니고"
"에 내가 설마 아무나랑 결혼을 할까"
"남자 생기면 오빠한테 데리고와"
"왜?"
"남자는 남자가 봐야 잘 알아"
"그럼 오빠도 여자친구 생기면 데리고와"
"...그래"
"뭐야 그 시원찮은 대답은?"
"멸치가 참 잘 볶였네"
"뭐야ㅋㅋㅋㅋㅋ"
"순두부찌개야?"
"응, 간이 맞는지 모르겠다..아까는 괜찮았는데 뒤에는 맛을 못봤어 정신없어서.."
"그래? 맛있겠지 뭐"
"처음해봐서.."
"맛있어보이네 뭐,"
"과연.."
"...맛있네"
"진짜?"
"응"
"다행이다, 많이먹어"
"...응"
"나도 먹어봐야지"
"어?"
"왜?"
"아니야, 반찬이랑 다 잘됬네"
"...오빠"
"ㅇ..왜?"
"진짜 맛있어?"
"그럼"
"...내가 이상한가"
"맛있어 불고기도, 멸치도, 밥도, 계란찜도, 계란말이도, 김치도, 콩나물도.."
"순두부찌개는?"
"맛있어 그러니까 계속먹지"
"...이상하다...솔직히말해봐 진짜 맛있어?"
"..맛있어"
"..그럼...다행이고.."
몇 번의 숟가락질에 진짜 입에 맞나보다라고 생각하면서 밥을 먹는데 어느순간,
순두부찌개를 뜨면 내 눈치를 보면서 입으로 가져가는 속도가 매우 느리고 머뭇거린다는 것을 단박에 알아차릴 수 있었다.
즉, 오빠는 순두부찌개가 맛없는데 내 눈치를 보며 억지로 먹고있다는 것이다.
"오빠"
"어..어?"
"안먹어도되"
"아냐, 진짜 맛있어서 그래"
"내가 맛없는걸 알아서그래, 국 다른걸로 금방 끓여줄게"
"밥도 다먹어가는데 괜찮아"
"순두부찌개 내가 다음에 더 맛있게 해줄테니까 이건 먹지마..진짜 아니야.."
"...하하..."
"억지로 먹으라고 만든 것도 아닌데 왜먹어.."
"그래도 성의가 있지"
"그런건 나중에 오빠가 결혼해서 와이프한테 해줘"
이 날 이후로 몇번의 도전이 있었지만, 늘 순두부찌개는 실패했고 여전히 내게는 어려운 과제로 남아있다.
도대체 무엇이 문제인 것일까? 순두부찌개 맛있는데..
순두부찌개외에 또 다른 과제인 쿠키.
물론 쿠키는 몇 번의 성공이 있었다. 하지만 실패가 더 많기에...문제인 것이다.
한번은 녹차쿠기를 만들기위해 반죽도 열심히 하고 짤주로 모양까지 내면서 쿠키를 구웠다.
근데 오븐 속에서 시간이 갈수록 녹아 모양은 사라진지 오래요 서로서로 붙고 난리가 아니였다.
버터양의 조절이 안된건가? 온도가 너무 센건가? 분명 저번에는 됬는데..
초콜릿과 빵, 특히 초콜릿은 내가 관심있는 분야인지라 다양한 종류의 초콜릿을 만들어 여러사람에게 선물을 주고 다들 긍정적 반응을 내보였다만,
쿠키는 선물을 할 수가 없었다. 슬프게도,
물론 오빠는 긍정적 반응을 내 보이기 위해 노력을 했다만....
"뭐해?"
"쿠키만들어"
"쿠키?"
"응, 내일 유경이 생일이라서 쿠키만들어 주려고"
"초콜릿이 아니라?"
"응. 좀 새로운 것에 도전을 해보고 싶다랄까?"
"무슨 쿠키야?"
"이건 크렌베리쿠키, 이건 초코쿠키, 이건 녹차쿠키"
"맛있겠다"
"..아직 반죽이야"
"그래도 색깔이랑 이런게 맛있을거 같아.."
"그랬으면 좋겠다..."
"얼마나 걸려?"
"이제 구우면 끝, 모양까지 다 잡았으니"
"오빠도 주는거지?"
"그래"
알맞은 온도에 시간까지 맞춰, 굽기 시작했고 굽는 동안에 펼쳐놓은 것들을 정리했다.
밀가루 흩날린거 닦고, 설거지하고, 버터 냉장고에 넣고, 비닐 모아 버리고..
어것저것 치우고 닦다보니 쿠키 다구워질 때가 다되가기에 오븐에 가까이 가 보았더니....
"헐...이게뭐야..."
"왜?"
"다 녹아내렷어..."
"녹아?"
"응...반죽이 다녹아내렸어.."
"왜그렇지..."
"버터를 너무 많이 넣었나?"
"그런가?"
"계량 다했는데...온도가 높았나?"
"온도는 맞게 하지 않았어?"
"그치? ...왜그렇지.."
"다 굽고나서 식혀보자"
"응..."
오빠의 위로에 쿠키를 꺼내 식히기 시작했고, 노심초사 걱정되는 마음에 다른 일을 하다가도 쳐다보고
지나가는 길에 쳐다보고 다 식었나 싶어서 살짝 만져보고..
다 식었기에 하나 들어 먹어보았더니...쿠키가 아닌 빵...
모양도 이상해지고 쿠키같지도 않고...망연자실해서 부엌에 털썩 앉아있으니
"다식었어?"
"응..."
"맛있는데?"
"..맛은 그렇게 이상하지 않은데...쿠키가 아냐...이건..."
"뭐 식감이 빵과 쿠키의 사이이긴 한데, 난 좋은데?"
"힝.."
"진짠데? 맛있어"
"다 버릴수도없고.."
"이걸 왜버려 내가 다먹을거야"
"에? 오빠 마음은 정말 정말 고맙지만...먹기엔 좀 그래.."
"모양이 녹아내린거 말고는 괜찮아, 맛도 있고 버리지마."
"어쩌지...내일인데.."
"선물은 오빠랑 지금 사러 갈까?"
"같이 가줄거야?"
"옷 갈아입고 나와"
"응.."
"이거 절대 버리지마 내가 먹을거야"
결국 정말 다먹었다, 나갈때 싸들고 가더니 나눠먹었는지 정말 혼자 다먹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무튼 순두부찌개와 쿠키는 아직 도전과제이다.
뭐가 문제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