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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빠들과 떨어진 지 아니, 떨어진 것을 알게 된 지 30분.
멍하니 서있기를 10분, 주위를 둘러보는 데 10분, 되돌아 가는 데 10분.
근데 직진해서 온 내 기억이 맞겠지?
그래야만 하는데.., 문제는 오빠들이 되돌아 오느냐가 문제인데..
"어, 전화....여보세요"
["어디야"]
"...누구 폰이야?"
["빌렸어, 어디야?"]
"여기가..어...롯데리아 있고...."
["김종대! 아까 롯데리아 보지 않았냐?", 거기 가만히 있어 갈게"]
"....응"
이 인간들을 믿고 기다려도 되겠지?
건물 계단에서 사람들을 구경하며 멍하니 기다리고 있었는데,
멀리서ㅡ그렇게 멀진 않았지만ㅡ, 두 사람이 두리번 거리며 오는 것이 눈에 보였다.
그래도 한시간 안에 서로를 찾아서 다행이지, 시간 버릴 뻔 했다.
"막냉아아아아"
"넌 왜 혼자 다니냐, 사람 놀라게"
"나는 그냥 걷고 있었는데 오빠들이 사라졌거든"
"찾았으면 됐지, 폰. 아무래도 들고 있어야겠어"
"내 생각에도 그래"
"연락이 안 되니.."
"근데 여기는 음..."
"위에 카페거리 있던데 거기라도 갈래?"
"밥 먹고 가야지 그런 곳은"
"그럼?"
"....쇼핑"
"우리 막냉이 용돈이 남아도나 보다"
"....사고 싶은게 너무 많아..어, 이니셜반지."
"반지?"
"우리 반지 맞출....흠,"
"막냉아 왜 갑자기 고민을 하는 거야"
"오빠들이랑...반지...."
"할 수도 있지"
"맞아, 막냉이 너무해...그럼 나랑만 할까?"
"....뭐래"
"그냥 세명 다 해"
"뭐 새기고 싶은데?"
"...그게 문제야.."
"김을 영어로 새기.는건 어때?"
"....."
"김종대 꺼져"
"아 왜애애애애"
"시끄러"
"너무해..그럼 뭐 있는데,"
"...하지 말까"
"그냥 나중에 좋은 걸로 할까.."
"아 왜애애애 여기 추억이라고 생각해애애애"
"아 요즘 안 그런다 싶었더니 밖에서 찡찡거려 왜,"
"....막냉이 실망이야:"
"...반지 말고 다른 걸로 남기면 되지"
"뭐?"
".....ㅅ..스티커 사진?"
"에? 막냉아 그걸 어디서 찾게"
"아까 있던데? 저기 위에"
"있어?"
도저히 새길 문구가 생각이 안나 반지는 뒤로 미루고,
중학교를 졸업 한 후 해 본적이 없는, 사실 중학교 때도 잘 안 찍었었다.
근데 뭐라도 안 하면 김종대가...(한숨)
"워...요즘 육천원이나 해?"
"그러게, 옆엔 팔천원이다..근데 너 책상에 이런거 몇개 있더만"
"초등학교, 중학교 때 ...오랜만이다"
"아..나 천원으로 바꿔옴"
"내가 갔다 올게"
"...왜인지 김종대 굉장히 신나보임"
"그러게"
"빨리 찍자!!"
여중, 여고생들도 이렇게 밝을 수가 없을텐데 말이야.
ㅁ..매력이라고...ㅊ...치자.
나름 다양한 포즈로 사진 몇 장을 찍었고, 꾸미기 위해 펜을 집었다.
왼쪽은 나, 오른쪽은 김종대
"에? 눈이 왜이래?"
"그러게..."
"왜?"
"엄청 부자연스럽게 키워져있어..."
"일본기계라 그런가봐"
"일본 거는 다 그래?"
"헤에에? 혼또니?"
"......꾸미기나 해"
"하아아아잇"
사진이 나오는 데 1시간 같은 기분이 들고..
코팅까지 해서 사이 좋게 나눠 가졌다.
김종대는 매우 뿌듯한 표정으로 사진을 보다 하나를 떼어 본인 휴대폰 케이스에 붙힌다.
"나중에 어떻게 떼려고"
"왜 떼야해?"
"아냐, 대신 폰 뒤집어 두지마"
"왜에.."
"눈 막 그런걸...보여주는거..."
"왜에...."
"아 알았어.."
시무룩한 표정은 금세 밝아지고 크게 무언갈 한 것은 없지만,
배는 고파진다.
나는 한다 검색을 '서면 존맛'이라고
원래는 맛집이라 검색했었는데 한 친구의 조언으로 바뀌었다.
"국밥"
"응?"
"검색하니까 국밥집들이 나와"
"아 부산 돼지국밥"
"먹어줘야지 부산에 왔으니까"
"어디래?"
"이쪽 말고 건너가야해 지하상가로 들어가서"
먹겠다는 의지는 강할 수록 좋다.
길을 잃지 않았으니, 사실 지도앱이 최고다.
내 위치도 알 수 있으니. 광고는 아니다,
"저녁시간이라 그런지 사람이 꽤 있네.."
"몇 명이세요?"
"세 명이요"
"안 에 자리 있어요"
먼저 식사를 하고 계시는 분들을 지나 자리가 있는 곳에 앉아 메뉴를 보았다.
몇 개의 국밥 종류들과 고기.
멍하니 보다 그냥 돼지국밥 세개를 시켰다.
고기도 시키고 싶었는데...
"맛있겠다...아아아아 잠깐"
"왜"
"기다려~"
"...사진?"
"당연한거 아님? 이제 됐어"
"개가 된 기분.."
"오늘 뭐 많이 못 먹어서 아쉽네"
"내일 또 많이 먹으면 되지"
아쉬움을 달래듯 한 그릇을 싹 비워 내곤
기분 좋게 식당을 나와 유혹하는 분식들을 뿌리치고...?
"오빠 떡볶이 사서 밤에 먹자..."
"방금 밥 먹었는 데?"
"아니 지금 말고 나중에.."
"숙소 근처에도 있을텐데? 짐 되게..."
"뭔가 맛있어 보여..그러니까 여기꺼..."
"...알았어"
"뱃속엔 방이 여러개야, 더 생길거야 지방이라고"
"지방 몇 개나 만드실 예정이십니까?"
"....평생"
떡볶이 한 봉지를 들고 다시 지하철을 탔다.
물론 지하철을 가는 길이 지하상가여서 엄청난 유혹들을 뿌리치느랴 힘들었지만,
무사히 탔다. 방향도 3번이나 확인하고,
"으어, 엄청 많이 걸은 거 아닌 것 같은데 힘들다"
"떡볶이는 여기에 둘게"
"나중에 먹짜!"
"나부터 씻는다"
"응, 우리 성인 되서도 오자. 그땐 맥주도 마시고 막..아니 그땐 해외로 가자!!"
"가자아!!!!"
기약없는 약속을 잡곤 오늘 찍은 사진들로 일기를 쓰는 듯이 SNS 폭풍 업데이트.
그리고 부모님과 통화이자 고발을 마치곤 나도 씻고 나왔다.
역시 씻고 나오니 상쾌, 침대에 풀썩 누우니 느낌이 좋다. 폭신폭신.
"흐흐..좋아..."
"...야, 김종인 쟤 이상해"
"떡볶이 먹여"
"떡볶이!!!!!!"
"천천히 먹어"
"우응...근데..밤바다 보러 나가면 안 돼?"
"추울걸"
"가디건 있어, 아마도"
"먹고 양치질 하고 나가자, 밖에서 또 뭐 먹으려고 할 것 같지만"
"아니거..든..?"
"많이 먹어요, 그래야 뽀동뽀동 해지지"
"아아 목눈데 누류쥐무루구"
솔직히 떡볶이 나 혼자 반 넘게 먹은듯..
하, 열심히 먹고 양치질을 빨리 해치우고 가디건 하나 걸치고
다시 밖으로 나섰다. 밤바다를 보기 위하여,
"오..쌀쌀..."
"바닷가라서 춥다니까.."
"아직은 괜찮으니 저쪽으로 걸어갔다 오자"
"가자"
집 근처에 가끔 오빠들이랑 밤에 산책을 했었지만,
바닷가에서 하는 산책은 또 뭔가 달랐다. 그런 의미로 사진 한 장 찍고.
남매 여행은 아직까지는 평화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