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매야"
"응"
"나 너 먹을래, 목말라. 너만 보면"
"아파"
"특히 오늘은 더, 많이 참았거든"
"...."
"먹는다?"
"...응"
-
"이 영화 누가 보자고 그랬냐?"
"그냥 여주가 예뻐서 보자고 한 거지 뭐"
"돈 아깝잖아, 아 진짜.."
"저런 뱀파이어면 내 피 다 준다"
"지랄한다"
"큥이 아파요, 이러면 살살 물지 않을까?"
"...이를 쑤셔 넣어서 다 빨아 마셔버릴 거 같은데"
"큥이 아포요, 찬열아 큥이가.."
"더럽게 왜이래, 김종인 얘 좀 치워줘"
"....큥이 상처 받음"
"버려"
"응, 뭐 먹으래?"
"진짜 나 버려?"
"고기나 먹자"
"나 안데리고 가?"
친구들과 영화를 보고 밥을 먹는 별 다를 것 없는 일상,
시험 끝난 기념으로 소주 몇 잔과 고기 몇 점을 먹다 오늘 본 재미 없는 영화 이야기에 짜증을 내다
문득, 어릴 때 꾼 꿈이 생각 난 그런 날.
-
"흐에에에엥"
유치원을 마치고 노란 버스를 타고 집 앞에 내려 집으로 들어가려는 순간,
우리 집 현관 근처에서 여자 아이의 울음 소리가 들려 그 소리를 따라 골목길로 가니 나보다 조금 작아 보이던 여자 아이가 쭈그려 울고 있었다.
그것도 안쓰러울 정도로 서럽게 엉엉 울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던 어린 소년도 괜히 따라 울고 싶어질 만큼,
"왜..왜 울어..울지 마아.."
"흐에에엥-"
"흐이..울지 마아.."
"후으응, 바부야아 너는 왜 울어어..흐잉.."
"나, 나는 남자라서 안울어"
"그런게 어딨어, 히끄.."
"안 울어..너도 울지 마아.."
"후에에엥-"
쭈그려 앉아 닭똥 같은 눈물을 흘리며 우는 소녀를 어찌할바를 모르고 눈만 굴리던 소년은 작은 팔로 소녀를 감싸 안아준다.
소녀는 세상에서 가장 따뜻하고 넓은 품에 안긴듯 포옥 안겨 숨죽여 눈물을 흘린다.
자신의 등을 토닥여주는 고사리 같은 작은 손은 의젓한 남자의 손인 듯, 처음 보는 소년을 첫 사랑으로 여기기에 충분했다.
"나..괴물 아니야아.."
"응, 너 괴물 아니야. 우리 친구니까 똑같아.'
"..진짜? 우리 똑같아?"
"응"
"이것도 똑같아?"
소녀는 소년을 보며 조그마한 입을 벌렸고 어린 아이치곤 매우 뾰족한 덧니가 귀엽게 위협을 하듯 드러났다.
어제 저녁에 본 뱀파이어 만화와 비슷한 모습에 신기하다는 듯이 바라보다 고갤 절레인다.
"이건 다 달라, 우리 엄마는 나보다 이가 더 커! 그러니까 이건 이상한게 아니야"
"....나는 피를 마셔"
"진짜? 우와, 뱀파이어도 마신다고 했어! 신기해"
"나 안 무서워?"
"응, 안 무서워!"
"진짜?"
"응, 친구를 왜 무서워해"
"...진짜?"
"응! 아, 나는 찬열이야. 알찬열매,"
"열매?"
"응"
"열매야.."
나 목이 말라서 아무 것도 못하겠어..그래서 열매가 필요해..
영화 속 이야기처럼 뱀파이어에게 물린 그런 꿈.
-
"잘 가라"
많이 마셨음을 증명하듯 대강의 인사를 전하고 비틀거리는 걸음걸이로 느릿하게 집으로 가다 혼자 절레이곤 택시 한 대를 잡는다.
아파트 이름과 동을 대충 말하곤 멍하니 창 밖을 본며 마치 실제 겪은 일인 듯 선명한 기억 속의 그 작은 소녀를 떠올린다.
그리고 그 소녀가 물었던 제 팔을 본다. 희미하지만 사라지지 않은 두 개의 점.
"...어, 왜 있지?"
술에 취해서 헛것이 보인다 생각하며 택시비를 내곤 익숙하게 아파트 비밀번호를 누르고 엘리베이터를 타 거울을 보며 제 몰골을 본다.
8층. 제 집을 알려주는 소리에 터덜터덜 걸어 현관문 비밀번호를 누르려다 인기척에 옆 계단을 쳐다본다.
"왜 이렇게 늦게 왔어 열매야..나 힘들었어"
"나 많이 취했나보네"
그 소녀가 자란 듯한 모습을 한, 그녀가 그의 눈 앞에 그 날 처럼 쭈그려 앉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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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얼마만인가요? 두 달..하하...벌써 두 달이..
죄송해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쓰차와의 데이트, 과제에 좀 바빴네요...
핑계겠죠, 하하 제가 부지런 하지 못한게 이유겠죠..
이 글은 그냥 생존 신고를 위한 글로...짧막하게 맛보기 처럼....
다시 쌍둥이 오빠들을 데리고 오도록 하겠습니다.
아마..다음주에 올 거 같네요, 잘 지내셨으리라 생각합니다.
요즘 난리인데 몸 잘 챙기시고 건강이 중요한거 알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