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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도의 19금씬이 있던 14편 브금은
준수(XIA)의 lullaby 입니다.
밥을 먹여주면 입이라도 닥치고 있어야 할텐데...저 발암물질들은 주제를 모르고 증식하기에 이르렀다. 마누라와 아들을 옆에 끼고 오붓하고 클래식한 저녁 식사를 꿈꿨던 변백현은 점점 부산 자갈치 시장을 떠올리게 하는 식사 분위기에 눈을 감고 마음을 다스리기 시작했다.
"아 씨발 까르보나라 누가 시켰냐. 존나 느끼하다."
"그거 여기 김준면 선배님이 시켰어여."
"야 취존해줄래?"
"기지배냐? 이런거 먹게."
음식이 나오자마자 니꺼 내꺼 없이 게걸스럽게 먹고 있는데 준면의 앞에 놓인 까르보나라를 한입 먹은 찬열이 그 느끼한 맛을 비난했다. 결국 준면의 쇠심줄같은 고집에 새우볶음밥 시키기에 실패한 세훈은 입술이 대빨 나와 있던 찰나에 쪼르르 이르기 바빴고.
우리의 김준면은 제가 먹고 싶은 음식을 시켰을 뿐이었으나 동료에게 취좆받기에 이르렀다.
4년을 동고동락하며 함께 한 동료를 취좆한 우리의 박찬열은 그 여세를 몰아 경수의 무릎에서 어린이 세트를 먹고 있는 타오에게 눈길을 돌렸다.
"아가. 맛있어?"
"...녜."
낯을 가리는 아이의 모습에도 찬열은 그 부담스러운 치아를 번뜩이며 좀 더 다가왔다.
"삼촌이 한입만 먹어봐도 될까?"
"저기 가서 니꺼나 쳐먹어 병신아. 왜 애가 먹는걸 눈독들이고 지랄이야."
"맛있어 보여서 그래. 아가. 삼촌 한입만."
백현의 서슬퍼런 말에도 찬열은 아이에게 한뼘 더 다가가며 눈짓으로 타오의 손에 있는 포크를 가리켰다. 어쩔 줄 모르며 저와 찬열을 번갈아 바라보는 타오의 모습에 백현이 냅킨을 들어 타오의 입가를 닦아주며 말했다.
"무시하고 그냥 먹어 아들."
"아 존나 치사하게 진짜. 내가 진짜 저거 먹고싶어서 그러겠냐. 애랑 좀 친해지려고 그러는거지."
"니가 내 아들이랑 왜 친해지는데."
"삼촌이니까."
"입으로 똥싸지마라 병신아. 니가 왜 내아들 삼촌이야. 너랑 내가 남인데."
"너랑 내가 남이냐?"
"그럼 니가 나냐. 남이지."
"그럼 경수도 남이겠네! 니가 아니니까!!"
"왜 도경수가 내가 아니야. 도경수가 나고 내가 도경수지."
어쩜 매번 한결같이 당하는 버터어택을 하루도 거르지 못하고 당하는지. 이쯤되면 알아서 피할만도 하건만...결국 오늘도 버터 마가린 오물을 뒤집어 쓴 찬열의 얼굴만 썩어갈 뿐이었다.
"와-여기 야경 예쁜거봐!"
"별론데여."
"너한테 말한거 아니거든?"
"아 그러세여. 깝쳐서 죄송해여."
"...너 지금 새우볶음밥 못먹었다고 이래?"
"뭐가여. 아닌데여."
"그럼 왜그러는데!"
"제가 뭘여."
그러니까...또 그렇게 물어본다면 할 말이 없지.
"됐다 됐어."
"뭐가 됐는데여."
"너 자꾸 말꼬리 잡고 늘어질래?"
"말꼬리 잡은적 없는데여? 착각 쩌네여?"
앞에서 투닥이는 준면과 세훈을 보던 찬열은 옆에서 타오를 안고 전망 망원경을 보여주는 백현에게 말했다.
"야. 쟤네 좀 이상하지 않냐?"
"아들. 뭐 보여."
그리고 씹혔다.
"엄마...타오 졸려여...."
"우리 애기 졸려? 엄마가 업어 줄까?"
"...."
"괜찮아 타오야. 이제 타오가 업혀도 엄마 안아파."
"....진짜여?"
"그럼-어부바 하자. 이리와."
등을 내보이며 앉은 경수에게 업힌 타오는 곧 경수의 등에 뺨을 묻고 잠들었다. 그때까지 타오를 안고 있던 백현은 아직도 뒤를 따라오고 있던 발암물질들을 향해 말했다.
"야. 양심이 있으면 이제 좀 꺼져라. 촬영도 접었는데."
"야 변백현! 우리를 끝까지 책임져야지!!"
"책임같은 소리하네 미친새끼가. 누가 따라오랬냐."
"그래서 여기서 우리 집은 어떻게 가라고?"
"택시를 타던지 버스를 타던지."
"......"
"아니다 야, 오늘 존나 많이 쳐먹었으니까 그냥 걸어가라. 사람도 지금 많이 없는데."
오늘 나들이를 위해 백현은 아쿠아리움 전체를 대여하려고 했다. 당일이라 불가능하다는 말에도 저번날 공원에서 타오가 겁을 먹고 제품에 숨던 모습이 생각나 조금은 막무가내로 겨우 제 1,2관을 대여했다. 그래도 타오는 저와 경수의 손을 하나씩 잡고 처음 보는 물고기들의 향연에 즐거워하며 시종일관 밝게 웃었다. 물론 저 발암물질들만 없었다면 더욱 완벽한 나들이가 되었겠지만.
"이제 우리 가족만의 시간 좀 갖게."
"야 우리도 가족이야. 위아원! 몰라?"
"니네끼리 원하고 좀 꺼지라고 이제."
냉정히 뒤돌아 타오를 업은 경수와 함께 유유히 길을 가로질러 사라지는 백현의 뒷모습을 허망하게 보던 찬열은 금새 욕을 장전하고 변백현 저 씨발놈.을 시작으로 입을 털려고 했으나 그럴 수 없었다.
"그럼 저랑 김준면 선배님도 가볼게여."
"......"
"하하. 선배님들 두분은 숙소로 가시져?"
"......."
"절대 저희 이상한거 하려는거 아니구여, 그냥 인생상담을 좀 하려구여."
"......."
"안녕히 계세여."
그대로 준면의 팔을 잡아 백현과 경수가 사라진 반대편으로 걸음을 옮기는 세훈에게 한마디도 못하고 민석과 찬열은 망부석처럼 그자리에 서있었다.
"김민석."
"..응."
"하..아무리 올해의 가수고 대상이고 나발이면 뭐하냐."
"....."
"이런 시간에 같이 있을 썸녀 하나 없는데."
"....그러게."
"아니 씨발, 우리가 연예인 이상형 1위라며. 전지은이랑 김미선도 우리 좋다고 했다며!"
"...그랬지."
"...근데 왜 지금 이러고 있냐."
"...글쎄."
크리스마스를 같이 보내고 싶은 남자 1위 박찬열과 키우고 싶은 남친돌 1위 에 빛나는 김민석이었지만 정작 그들의 곁에는 서로밖에 없었다. 자기들을 이상형으로 꼽았다던 수많은 여자 연예인들은 지금 무얼 하고 있길래 저들이 이렇게 외로움에 떨고 있는 것도 모를까. 썸녀는 고사하고 백번 양보해 썸남이라도 갖고 싶은 심정이었다.
"야...가는 길에 소주나 사가자."
"그래...족발도."
"존나 숙소 비밀번호도 바꾸자. 저새끼들 못들어오게."
"...백현이는 경수랑 살잖아..."
"야 김민석."
"응. 왜."
"그냥 우리 둘이 사귈까."
결국 소주도 족발도, 맴버 엿먹이기도 채워주지 못하는 외로움에 몸부림치던 찬열이 반쯤 해탈한 정신으로 뱉은 말에 민석은 보살처럼 끝까지 잃지 않고 있던 미소를 지우고 말했다.
"씨발 아무리 외로워도 사리분별은 한다?"
연습생기간부터 통틀어 민석을 알아온지 어언 7년, 그의 입에서 씨발 소리를 처음 이끌어낸 박찬열이었다.
건물을 벗어나 인적이 드문 산책길에 들어섰다. 아무리 아쿠아리움 일부를 빌렸다지만 몰려드는 사람은 어쩔 수 없었기에 백현은 조금 늦은 시간에 귀신이 나올 것만 같은 산책길로 자리를 옮길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선 고집스레 제가 업겠다는 경수에게 쓰읍-한번 혀를 차준 뒤, 거의 하루 종일 안고 있던 아이를 다시 제등에 업었다.
"너 힘들잖아 백현아. 오늘도 하루종일 안고 있었는데."
"그러니까."
"거봐, 너 힘들지? 내가 업는다니까."
"오빠 힘드니까 예쁜 짓 좀 해봐."
평소같았으면 무슨 예쁜 짓이야!! 라고 했겠지만 오늘 하루종일 내적으로 외적으로 스트레스를 받았을 백현을 알아 경수는 큰눈을 이리저리 굴리며 고민했다. 안그래도 어제 싸운 뒤로 백현에게 미안한 마음이 아직도 한가득인지라 경수는 입까지 불퉁히 내밀고 생각에 빠졌다.
"지금 예쁜짓 하는거냐."
"..엉?"
"하란다고 진짜하네 우리 도경수."
"나 아무것도 안했는데..?"
"지금 예쁜짓한거 아니야?"
"..그냥 생각한건데..."
"분명히 존나 예뻤는데. 그럼 뭐야."
"......."
"넌 그냥 가만히 있어도 되겠다 도경수."
"......"
"숨만 쉬고 생각만해도 예쁜데 뭘 더해."
경수는 웃음이 터졌다. 장난같이 들으려 해도 그럴 수 없게 백현의 얼굴이 너무 진지해서.
"도경수."
"왜 변백현."
"내 생일날."
아, 잊고 있었던 싸움의 원인. 경수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한국에 올거야."
"백현아."
"이것만 봐줘라 진짜. 너 한국에 두고 일본에 가는 것만으로도 나는 씨발 발끝까지 양보한거야."
"......"
"일본에서 하는 팬미팅 생일파티 다 하고 새벽비행기 타고 올게. 한시간만 같이 있자. 다음 비행기 타고 바로 갈테니까."
"....괜히 사서 고생이야. 너 피곤하잖아 그렇게 하면."
"그러게나 말이다."
"......."
"왜이렇게 존나 사랑하고 지랄이냐 나는. 피곤하게."
"......."
"다 니가 지나치게 예뻐서 그래. 책임져."
"....어떻게 책ㅇ.."
"이거봐 이거봐."
"응?"
"또 예쁜짓 하잖아. 이러니 내가 사서 고생을 하게 생겼어 안생겼어."
"나 그냥 가만히 있었거든?"
"넌 가만히 있기만 해도 존나 죽여줘. 알면서 묻는거냐."
경수는 걸음을 멈췄다. 꼭 해주고 싶은 말이 있었다. 오늘이 지나면 못할지도 모르는 뭔가 그런 말. 거창한 말은 아니지만 백현에게 자주 해주지 못한 그런. 사람들을 피해 도망치다시피 온 낭만이라고는 찾아보기 힘든 앙상한 나무들이 줄지어 있는 산책길에서.
"백현아."
"어."
"나 너무 좋아."
"나도. 근데 뭐가."
"너는 뭐가?"
"너랑 있는 모든게. 너랑 하는 모든게. 그냥 너. 좋은 것도 아니고 환장하겠어."
"나도."
"너도 뭐."
"변백현이랑 같이 있으면 환장하겠어."
"...."
"너무 좋아서."
깊은 밤에 서로 나누는 고백은 어쩐지 낯간지럽다는 생각조차 들지 않았다. 정말 딱 그랬다. 죽기 직전으로.
정말.
좋아죽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