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정과 헤어진후 집에가면서 찬열에게 문자를 보냈다.
-오빠 뭐해요?
굉장히 사소한 문자였음에도 불구하고 보내기가 쑥스러웠다. 눈딱감고 보내자 금방 답장이왔다.
-니생각해 넌 뭐해?
찬열의 답장에 기분이 좋아 길거리에서 미소를 지으며 뛰었다. 너무 설레서 핸드폰을 계속해서 쳐다보았다. 해맑게 웃으며 찬열에게 답장을 보냈다. 찬열과 이런저런 문자를 계속해서 주고받았다. 찬열은 답장도 바로바로 해주었다. 찬열과의 문자는 집에서도 끊이질 않았다.
***
찬열과 매일 문자를 주고받았다. 찬열은 내말에 하나하나 대답해주고 자기가 있었던 일도 대답해 주었다. 하루는 수정이와 전화를 하느라 문자를 못받았었다. 전화하는동안 문자는 계속해서 왔고 진동때문에 전화하기가 불편해지자 수정에게 집가서 다시 전화한다고하고 전화를 끊었다. 문자 보낸사람은 다름아닌 찬열.
“많이도 보냈다.”
혼잣말을 중얼거리며 문자를 하나하나 읽어내려갔다. 문자를 읽으면서 걸어가고있었다. 왜 문자 안읽느냐는둥 걱정하는 말이 대부분이였다. 잘 대해주는 찬열이 고마웠고 좋았다. 이제는 점점 좋아하는 감정을 넘어서고 있는것 같았다. 입가에는 저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ㅇㅇ아!”
내 이름을 부르는 소리와 함께 어깨를 잡아오는 누군가에 소리도 지르지못하고 놀랜표정으로 멍하게 서있었다. 눈앞에 나타나는 찬열였다. 그제서야 찬열이라는걸 깨닳았다. 찬열이 멍한 나를 보며 어깨를 잡고 흔드는 바람에 정신을 차리고 찬열을 보았다. 찬열이 그런 내 모습을보곤 미소를 짓고는 매고있던 내 가방을 들곤 걸어올라갔다.
“안올라가? 집가야지.”
갑작스런 찬열의 행동에 멍하게 있다가 찬열을 보곤 기분좋은 웃음을 흘리곤 뒤따라갔다. 찬열은 오늘 어땠냐며 물어봐주었고 나는 오늘 있었던일을 마구 쏟아내기 시작했다. 찬열은 맞장구쳐주고 웃어주었다. 찬열과 얘기를 하다보니 어느새 집에 다와갔다. 혼잣말로 집에가기싫다라고 했더니 찬열이 그걸 캐치해내서 말을꺼냈다.
“왜 가기싫어.”
“반겨주는사람도, 관심주는사람도 없으니까요.”
괜스레 우울한 표정을 지었다. 찬열은 진지한표정으로 바라보더니 살짝 미소지었다가 앞을봤다. 찬열은 아무말없이 걸어가다가 내 손을 조심스레 잡아주었다. 나는 그런 찬열을 바라보다가 얼굴이 붉어진채로 고개를 떨구었다.
“아, 걸어가니깐 좋다. 그치?”
“...”
“운전할때는 몰랐는데 같이 걸어가니깐 손도 잡고 가까이 있을수도 있고, 얼마나 좋아.”
“..맞아요.”
아직 사귀는사이도 아니고 딱히 오래만난 사이도 아닌데 뭔가 모르게 풋풋함과 애틋함이 몰려왔다. 약간의 대화후 둘은 아무말도 하지않고 걸어갔지만 어색함따위는 보이지 않았다. 찬열과 걸어 올라오다보니 아파트 현관앞이였다.
“이까지 안데려다 주셔도 되는데.”
“집가까운데 뭘.”
“그래도..”
“나도 집가는 길이였잖아.”
찬열이 미소를 띄었다. 나도 살짝 미소를 띄었다. 찬열은 내게 가방을 건네주곤 다리를 굽혀 눈을 맞추었다. 찬열과 눈이 마주쳐지자 부끄러워 황급히 고개를 떨구고 말았다. 찬열이 내 얼굴을 잡고 고개를 들게하였다.
“다신 집에 가기싫단말 하지마. 알겠지?”
눈웃음을 지으며 말하고는 천천히 입을 맞춰오는 찬열이였다. 단순한 입맞춤이 아니였다. 살짝 벌려진 내 입술사이로 찬열의 혀가 들어오고 입안을 고루 쓸어주었다. 혀가 여러번 엉키고나서 찬열의 입술이 천천히 떨어졌다. 내입술과 찬열의 입술이 번들거렸다. 찬열은 내입술을 엄지손가락으로 살짝 쓸어주었다. 얼굴은 점점 붉어져왔다.
“잘자, ㅇㅇ아.”
머리를 헝크러뜨려놓곤 돌아가서 성큼성큼 계단을 내려가는 찬열이였다. 한동안 그자리에서 멍하게 서있다가 집에 아직도 도착 안했냐는 수정의 문자에 정신차리고 수정이에게 답을해주며 엘리베이터를 타고 집으로 들어갔다.
***
“..세상에.”
어제 밤에 있었던 일을 얘기해주니 수정이 꽤나 놀란눈치였다. 나를 쳐다보는데 뭔가 알듯말듯한 눈빛을 보내왔다. 손을 턱에괴고 바라보는 수정이였다.
“이제 완전 사귀겠구만?”
“남친도 있으시면서 좀 곱게 봐주시면 안되냐?”
“음, 그건 생각해볼께.”
내가 약간 투덜대며 말하자 장난식으로 능청스럽게 넘어가는 수정이였다. 수정이와 헤헤거리며 웃었다. 수정이와 수정의 남자친구 그리고 찬열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알고보니 수정은 자신보다 한살많은 남자친구가 있었다. 남자친구가 있다는 사실만 알았지 수정의 남자친구에 대해서는 오늘 더 자세히 안것같았다.
“나중에 니가 그사람이랑 사귀면 더블데이트하자.”
“니 남친이 좋아할까?”
“김종인? 뭐 어때.”
“너보다 나이많다면서 막 이름불러도 되는거야?”
“빠른년생이래. 따지고보면 우리랑 나이같아.”
수정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수정이 전화왔다며 꺄르르 하고 전화를 받으며 뛰어나갔다. 앞에 앉아있던 수정이 가고나서 허전함에 엎드려있었다. 수정이 앞에서는 내색하지 않았지만 어제 찬열과 했던걸 생각하면 얼굴이 뜨거워지는게 느껴졌다. 차가운 책상이 금방 따뜻해질정도로 얼굴에 열이 올랐다. 전화를 끝마친 수정이 들어오면서 날보더니 어디 아프냐고 물어봤다
“어디안아파.”
“너 감기 다시오는거 아냐?”
아니라니깐 하고 책상에 얼굴을 파묻었다. 수정은 정색을하곤 나중에 아프면 말해라고 한후 자기자리로 갔다. 정수정 저거는 갑자기 진지해져라고 중얼거리다가 잠들었다.
***
자고 일어나보니 1교시가 끝나있었다. 쉬는시간은 반쯤 지나있었다. 일어난김에 핸드폰이나 확인해볼까 싶어서 봤다.
-미안. 오늘은 못데리러갈것같아. 수정이랑 같이가 집도착하면 전화하고
찬열의 문자였다. 간단하게 네라고 보내놓고 수정이에게 갔다. 뭔일이 있는지 수정은 핸드폰을 꽉쥐고 해맑게 웃고있었다. 수정의 책상을 툭치고 수정이를 봤다.
“수정, 뭔일있냐?”
“그럼요~ 저 남친이랑 학교마치고 데이트감!”
“그럼 오늘 같이 못가겠네?”
“응응. 왜 뭔일있어?”
“아니야.”
남친이랑 놀러간다는데 별수 있나. 오늘은 혼자 가야겠다고 생각했다. 데이트 한다고 저렇게 좋아하는데 나랑 같이 가자고하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할 수정의 모습이 눈에 보였다. 어제 저녁에는 어둡지도 않았으니깐 오늘도 많이 안어두울거라고 생각했다. 집에 얼른가야지 하고 생각한뒤 찬열에게 문자를 보냈다.
하지만 그날저녁 집가는길은 그리 밝지 않았다.
***
안녕하세요 여러분! 드디어 글을 올리네요!
제가 바쁜탓에ㅜㅠㅠ 이런저런 일이 많네요ㅠㅠ
항상 재밌게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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