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현은 찬열이 화난 이유를 딱히 알고싶지 않았다. 잔뜩 인상을 쓴 찬열의 옆에 앉아 크런치킹을 베어물던 백현이 휴대폰을 꺼내어 홈 버튼을 한 번 누르자 부재중 전화 2통, 이라고 적힌 알림창이 떠올랐다.
“집에 가자. ”
“…. ”“일어나. ”
인상도 좀 풀고. 백현이 길고 곧은 검지 손가락으로 찬열의 미간을 지그시 눌렀다. 안그래도 못생겼는데, 인상쓰니까 진짜 못봐주겠다. 찬열이 손을 들어 백현의 손을 옆으로 치웠다. 끝까지 인상을 풀지않고 대답도 하지않는 찬열을 위아래로 훑은 백현이 목도리를 대충 고쳐매고 혼자 교실을 나섰다.
“변백현. ”
복도 저 편에서 들려오는 미성에 백현이 목도리 속에 파묻었던 고개를 들었다. 역광때문에 실루엣밖에 보이지 않았지만 백현은 그가 누군지 알 것 같았다. 늦어서 미안하다는 백현의 말에 그가 소리내어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