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 주의 / 격한 언행 주의 / 병신 주의
“0팩이 1이래.”
샐러드를 뒤적거리던 찬열의 손짓이 허공에서 멈췄다. 고개를 돌려 백현을 쳐다보는 커다란 두 눈에는 백현의 말에 대한 순수한 의구심이 가득 담겨있었다. 뭔 개소리야, 0 곱하기 0이면 0이지. 찬열의 말에 백현이 고개를 저으며 다시금 1이라고 정정하자 찬열의 얼굴이 보기 좋게 찡그려졌다. 옥수수를 한 알씩 건져내어 입 안에 털어 넣던 경수가 저 미친놈들 또 시작이다, 라며 식판을 들고 자리에서 일어섰다. 찬열과 백현 모두 그런 경수를 붙잡지 않았다.
“왜 1인데.”
“몰라, 김준면이 1이랬어.”
“그 미친 새끼 말을 믿어?”
“적어도 니 말보단 개 말이 더 신뢰성이 있다고 생각하는데. 병신아, 걔 우리 반 1등이잖아.”
찬열이 다시 고개를 돌려 샐러드에 시선을 고정했다. 젓가락으로 방울토마토를 쿡 찔러 입에 넣은 찬열이 그것을 세게 씹었다. 입을 제대로 다물지 않은 채 씹은 탓인지 방울토마토의 즙이 사방으로 튀었다.
“미친놈아! 아, 씨발 진짜 드럽게.”
“…증명해봐.”
뭐? 백현의 눈썹이 위로 치켜 올라갔다. 증명해보라고. 자켓의 안주머니를 뒤적이던 찬열이 궁시렁대며 대답했다. 아무리 주머니를 뒤적여도 펜이 나오질 않자 돌아서서 뒤에 앉아있던 1학년에게서 컴퓨터용 사인펜을 건네받은 찬열이 그것을 백현에게 던졌다. 얼결에 펜을 받아든 백현이 찬열의 얼굴을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아니, 김준면이…. 닥치고 증명해. 날 납득시키라고 씨발놈아. 이런 미친…, 간신히 욕을 삼킨 백현이 한숨을 쉬곤 펜 뚜껑을 열고 휴대폰을 꺼내들었다.
“검색해 봐도 되지?”
“어, 니 좆대로 해. 빨리.”
펜 끝을 입에 물고 휴대폰 화면을 두드리던 백현의 얼굴이 점점 일그러졌다. 온갖 공식으로 가득 찬 화면이 울렁거렸다. 봐도 모르겠네. 대충 아무 페이지나 누른 백현이 펜을 들고 하얀 대리석 식탁 위에 공식을 적어내리기 시작했다.
“그러니까 n이 0보다 클 때, 감마함수 n팩이…”
“야, 변백현.”
찬열의 으르렁거리는 목소리에 고개를 들었다. 넌 내가 이걸 알아들을 거라고 생각 하냐? 글씨도 존나 악필인게. 백현이 작게 수긍했다. 자신이 봐도 모르겠는 제 글씨에 백현이 손바닥으로 글자를 아무렇게나 문질렀다. 새하얀 식탁이 검은 얼룩으로 번졌다. 손바닥이 까맣게 물든 백현이 찬열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0팩은 0인데. 어 맞아. 0팩은 0이야. 그래.”
“그치. 근데 왜 1이래. 뒤질래?”
어느새 밥맛이 뚝 떨어진 둘이 똥 씹은 표정을 하곤 숟가락과 젓가락을 챙겨 자리에서 일어났다. 도경수 어디 갔어? 어? 이제야 경수의 부재를 알아챈 찬열이 백현에게 물었으나 피차일반이었다. 대충 고개를 으쓱한 백현이 제 뒤에 있던 1학년에게 펜을 건넸다. 땡큐.
“야, 저거 김준, 야! 김준면!”
그 때 멀리서 잔반을 버리러 이쪽으로 오던 준면을 발견한 찬열이 큰 소리로 그를 부르자 준면이 이쪽을 바라보곤 웃으며 대답했다. 왜.
“0팩이 왜 1이야, 개-새-끼-야아-!”
커다란 목소리로 욕을 하는 찬열 덕에 준면의 얼굴이 웃음과 경악으로 일그러졌다. …아 그거, 그냥 공식이야. 하나의 약속. 준면의 대수롭지 않은 대답에 찬열과 백현의 시선이 허공에서 마주쳤다. 아, 이 병신새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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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
아 구독료 괜히 걸었나봐 나 따위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죄송해요. 비회원 분들을 위해 안 걸었던건데 이제 비회원 분들도 읽을 수 있다면서요? 너무 오랜만에 글 썼더니 흐름이 매끄럽지 않네요. 그냥 썰이라고 생각하고 읽어주세요! 컴퓨터 켜고 한 5분만에 쓴 내용치고는 병신미가 상당히 넘치는게 제 취향. (내용만) 커플링 적 요소는 없지만 그냥 찬백이라고 해두죠. 하하 내가 찬백을 쓰는 날이 오게 될 줄이야. 전 꼭 바탕이 모눈종이인 글은 죄다 부끄러워요. 맘에 안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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