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 밤에 백현이가 반지 끼워주고 나서 나 또 폭풍처럼 울어재꼈거든. 백현이는 어떻게 해야 할 줄을 몰라서 그냥 나 품에 안고 토닥토닥해주면서
미안하다는 말만 반복했었어. 그렇게 열심히 수분을 빼내고 백현이랑 꼭 껴안고 잠들었는데, 아침에 일어나보니까 식탁에 밥 차려져 있고 쪽지에
'밥 꼭 챙겨먹고 와. 사랑해' 이케 적어놨어. 나 또 폭풍 감동 먹고 손에 반지보고 눈물 나오려는거 또 참고. 어찌됐든 내가 100일 기억 못하고 그냥
지나쳤던 거니까..기억도 못한 주제에 어제 백현이 병원간다고 서럽다고 울어서는 백현이 마음 또 안좋게 만들어버리고 아무리 생각해도 나레기..
무튼 백현이가 어젯 밤에 굉장히 달달하게 네가 아플때마다 내가 의사라서다행이야..★ 스킬을 시전했잖아? 그 주문이 먹혔는지, 오늘 몸살기운이 친히 날 찾아오셨어.
평소같았으면 출근하자마자 백현이한테 가서 나 아파, 열나. 이마 짚어봐바 했을 테지만 솔직히 지금은 백현이가 아파야 정상인데 괜한 내가 아프니까
말하기도 미안한거야. 게다가 요즘에 백현이 눈코뜰새없이 바쁘기도 했고.
정말 무거운 몸을 이끌고 출근을 하긴 했는데, 사람이 아프니까 아무것도 하기싫고 신경질만 늘어나는거 알지? 내가 딱 그 상황인거야.
그래도 나레기 사람의 탈을 썼다고 양심은 있었는지 병원 조금 일찍 도착해서 백현이 얼굴 한번 보고 일하려고 옷 갈아입고 백현이부터 찾았어.
찾을 필요도 없이 응급실 내려갔더니 열심히 일하고 있는 변백현이 딱 보였어. 어제 내가 백현이 가운 입고 엉엉 우는 바람에 소맷자락에 내 화장품
묻어 있는 그대로 일하고 있는거야. 저걸 모르는건지 알면서도 지울 시간이 없었던 건지는 모르겠는데, 일단 백현이 숨 돌릴 때까지 멀찍이 떨어져서
기다리다가 바쁜 일은 끝났는지 멸균장갑 벗으면서 터벅터벅 걸어와.
"아침부터 뭐가 그렇게 바빴어?"
"어, 왔어? 밥은. 먹었어?"
"응. 먹었지. 누가 차려준 밥상인데."
"집에 반찬이 없어서.."
"소매 봐, 여자화장품 이렇게 묻히고 다니면 못써요."
아무래도 신경쓰여서 소매 살짝 접어줬더니 쓸데없이 너무 귀여운거야..매일 이렇게 접고 다니면 안되나 싶을 정도로.
괜히 내가 베실베실 웃고 있으니까 백현이도 기분 좋은지 웃어. 웃는데도 그 피곤함에 쩌든 웃음 있지..막 정말 졸음과 피곤함이 가득한 눈을
잔뜩 휘면서 웃는데 내새끼 누가 이렇게 고생시키나 싶어서 병원 다 부셔버리고 싶을 정도였어.
결국 미안하다는 말은 못한 채로 백현이랑 빠빠이 했는데..데스크와서 앉자마자 긴장이 확 풀리면서 얼굴로 열이 오르는거야. 아까 백현이 앞에서
멀쩡한 척한다고 애썼더니 한번에 몰려오나 싶었어. 일찍오긴했는데 백현이가 바빠서 오래 있지 못한 관계로 나는 시간이 좀 남은거야.
그래서 삼십분정도 눈 좀 붙일까해서 당직실 들어가서 눈 좀 붙였지.
"..선생님, 선생님. 괜찮으세요?"
"어..?"
"열 나시는 것 같은데. 어디 안좋으세요?"
누가 자꾸 나를 흔들어서 눈 떠보니까 일주일 전 쯤에 새로 들어온 신규 한명이 울상이 되어서는 내 이마 짚어보고 있는거야. 내 밑으로 들어온 애라
병원만 오면 나 찾아서 이리저리 둘러보는데 그게 되게 귀여운 애였거든. 괜히 나 신규때 뭐만 하면 당황하던 시절도 생각나고 해서 잘해주려고 했지만
서투르게 할 때마다 일부러 뭐라 한 적도 있었고 진짜 답답해서 한숨 뱉은 적도 많았어. 애가 맘이 약한지 그 때마다 눈물 그렁그렁 고이긴 했는데
고맙게도 병원에서 나만 졸졸 쫓아다니더라고.
"열나면 어떻게 해야해? 내가 며칠 전에 알려줬지?"
내가 몸 일으키면서 물어보니까 손가락으로 꼼지락 꼼지락 거리면서 하나하나 설명하는데 진짜 풋풋하고 애기냄새 나는 것 같았어 ㅠㅠ
나도 신규때 저렇게 귀여웠으려나, 아닐거야..난 툭하면 혼났었거든.
"선생님..근데 괜찮으세요? 눈도 빨개요, 쌤."
어제 밤에 늦게자서 그렇다고 대충 둘러대고 신규 손 끄집고 나오는데 누워있다가 갑자기 우뚝 서서 그런지 눈 앞이 휙 도는거야. 얘 손목 잡고있던 손에
힘이 풀리면서 무너지다시피 주저 앉았더니 얘가 놀라서 어쩔 줄을 모르는거야. 너무 어지러워서 눈 감고 몇 초 버티다가 신규 부축 받으면서 일어섰는데
얜 벌써 놀라서 눈에 또 눈물이 그렁그렁 맺혀있고..
"쌤, 오늘 일 안하면 안돼요? 하지마요, 네?"
"나 일 안하면. 니가 대신 일해주게?"
"쌤.."
"괜찮으니까 이따 네 이름으로 약 좀 타줘."
내 말에 의아한 표정을 하더니 금새 알았다고 고개 세차게 끄덕끄덕거려. 들어온지 얼마 안된애라 내 밑에 딸려서 하나하나 봐줘야 되는 애거든.
그래서 근무시간도 나랑 거의 똑같으니까 자기가 대신 하겠다는 말도 못하고, 불안하기도 불안하겠지. 모르는거 물어보고 자기가 잘못하는거
집어내줘야 할 사람이 거의 죽을 상을 하고있으니.
앞번이랑 인수인계한다고 하는 시늉은 했는데 눈 앞도 흐릿하고 귀에도 앵하는 소리 들리면서 잘 들어오지도 않는거야. 옆에서 신규는 내 상태 살피느라
정신없고 나는 정신줄 붙잡느라 정신없었어. 인수인계 끝나고 나가면 당장 변백현이랑 마주해야 하는데 열은 점점 오르는지 설상가상으로 속도 안좋아지는거야.
오늘은 좀 쉰다고 하고싶은데, 내가 쉬면 길 잃은 내 신규는 어떡해. 들어온지 일주일 된 애를 그것도 응급실에 혼자 떨구고 갈 수가 없는거야.
어찌어찌 인수인계 끝내고 신규한테 니가 잘 기억해야해, 당부한 다음에 일을 시작했지. 딱히 응급 환자가 실려온 것도 아니었고 정말 한산하다하면
한산하다 할 수 있는 그런 상황이었는데 나는 정말 응급환자 밀려 들어오는 날보다 힘든거야. 베드 위에 널부러져 있는 검사 기구들 정리한다고
베드 모서리를 딱 잡았는데 순간 아까처럼 힘이 쭉 풀리면서 겨우 난간 잡고 일어섰어.
항상 그랬듯이 나 졸졸 쫓아 오던 신규도 옆에 딱 붙어서 쫓아오다가 괜찮냐며 내 팔을 살짝 잡았는데 얘가 내 팔을 잡음과 동시에 몸에 균형이 흔들리면서
속에 있는게 욱하고 올라오는거야. 올려도 화장실은 가서 올려야겠다 싶어서 올라오는거 누르고 누르면서 버티고 있었어. 근데 몸은 마음대로 움직여 주지도 않고..ㅠㅠ
"쌤, 여기다가 토 해요. 네? "
내가 고개 도리도리 저으면서 계속 욱욱 거리니까 얘가 발 동동 구르면서 제가 치울게요, 네? 계속 이러는데. 지금 치우는게 문제가 아니라 여기다가
토해버리면 변백현이 백타 볼 거란 말야. 얘는 내 속도 모르고 머릿 속에서 내가 예전에 가르쳤던, 환자가 토할 것 같다 싶으면 하게 하라고. 차라리
그게 속이 편하다고 했던 말만 떠올랐는지 내 등을 손으로 퍽퍽 치는거야. 그 상황에서 어떻게 내가 그걸 참고 견뎌, 순식간에 시트 위에 속 게워내고
그 와중에도 이거 변백현이 보면 안되겠다 싶은 마음에 커텐을 치려고 손으로 잡았는데,
"아파?"
변백현이 언제 보고 언제 달려온건지 내가 커텐 치려던 손을 잡고 자기 소매 끝으로 내 입주위를 닦는거야. 내가 아무 말도 못하고 숨만 들이쉬니까
이마 짚어보고 손이랑 귓볼 만져보더니 신규한테 내 상태 왜 이러냐고 물어. 신규는 이미 패닉상태가 와서 이해 안될 법한 나랑 변백현 사이의 관계에 대해서도
전혀 신경을 못쓰는 듯했어. 외과 병동 사람들은 많이 알았는데, 응급실 사람들은 거의 몰랐거든. 준면오빠 빼고는 변백현이랑 나랑 사귀는 것도, 동창인 것도
몰랐어. 쨋든 신규도 울먹울먹거리면서 대답하니까 변백현이 계속 다그쳐 묻는거야.
"언제부터 이랬대요?"
"모르겠어요, 아까 아침에 자면서..열나고, 그래서 제가 깨웠는데.."
"아침부터 열 났었어요? 속은, 안 좋다고 말했었어요?"
"아니요..아까도 괜찮다고. 계속 괜찮다고 하셨는데.."
"괜찮아 보였어요?"
"그건 아니었는데.."
"그럼 얘기를 했어야죠, 애가 이 지경 될 때까지 뭐한거야."
아니 백현아, 죄없는 애한테..끽해봐야 병원 온지 일주일 좀 넘은 앤데. 변백현은 벌써 목소리 톤부터 달라져서 내 신규한테 다그치고 있는거야.
백현이도 신규가 정말 잘못했다고 생각했다기 보다는 그냥 답답함에 그랬던 것 같아. 예전부터 그랬다시피 애가 여간 다혈질이어야지.
신규는 죄송하다고 눈물 뚝뚝 흘리고 있고 변백현은 옆에 깨끗한 침대로 나 눕히더니 커텐을 휙 둘렀어.
"어제 더 재울걸."
"..."
"내가 잘못했네."
백현이가 한숨 푹 쉬더니 조용히 앉아서 내 머리만 쓸어넘기고 있었어.
"영양제 맞고 쉬자, 당직 바꿔야겠다."
"..아니야, 나 혼자 집 가서.."
"집가서 아픈거 엄마한테 보여주게?"
"..."
"금방 올게."
금방 온다며 나간 백현이는 정말 금방 돌아왔어. 병원에서 가운벗은 백현이를 보는게 굉장히 어색하다고 느낄 새도 잠깐, 나도 당직실에서 힘겹게 옷만 대충 갈아입고 나왔지. 백현이가 이미 우리 수쌤한테 얘기해서 내 근무 뒤로 미뤄놨어. 눈가 촉촉히 젖은 채로 쌤, 푹 쉬세요. 하는 신규를 뒤로하고 병원을 나섰어.
집에 어떻게 왔는지도 기억이 잘 안나고 그냥 몸이 계속 뜨거워져서 변백현이 중간에 다시 병원으로 차 돌려서 급하게 수액 가져온 것만 기억이 나.
그렇게 백현이 집에 가서 거실에 침대 차지하고 누웠는데 나한테 이불을 꽁꽁 덮어 씌우는거야.
"백현아, 나 더워."
"땀 조금 빼고 시원하게 해 줄게. 잠깐만 참아, 응?"
솔직히 반항할 힘도 없고, 평소같았으면 불같이 화냈을 백현인데 오늘따라 너무 다정하게 말해주니까 신경질 내기도 미안하고해서 나도 잠자코 있었어.
사실은 오늘 나때문에 백현이 오프낸 게 너무 미안했지. 아침부터 출근해서 일 했는데 괜히 나때문에 쉬는 날 병원 나가야 하는 거잖아.
"목 말라? 물 줄까?"
입술이 왜이렇게 말랐어, 하면서 물 가져다 주더니 살짝 몸 일으켜 주면서 내가 꼴깍꼴깍 먹는거 뚫어지게 쳐다보는거야.
"맘같아선.."
"..."
"입으로 주고싶은데."
"어휴.."
"오늘은 아프니까."
입꼬리 휙 올리면서 웃더니 컵 싱크대에 놓아두곤 다시 내옆으로 와. 그러면서 자자, 이러고서는 토닥토닥 두드려주는거야. 안그래도 눈이 계속 감기던 터라
그냥 잠들어버렸지.
한참 잤나, 몸은 엄청 더운데 추운 느낌 알아? 이불 덮고있으면 땀나고 그렇다고 안덮으려니 너무 춥고. 그래서 비적비적 눈을 뜨고 손으로 이불 더듬더듬거리는데
백현이가 내 손 붙잡더니 일어났어? 이러는거야.
"머리 안아파?"
"아파, 근데 추워.."
"열이 왜 이렇게 안떨어져, 속은 괜찮아?"
"아니. 미슥거리는데.."
이마에는 얼음주머니 올려져 있고 백현이는 땀 뻘뻘 흘리면서 물수건으로 내 팔다리랑 목덜미를 계속 닦고 있었어. 수건이 닿는 곳마다 차가워서
움찔움찔거리니까 한손으로 손 꽉 잡고 닦아주는거야. 그러면서 계속 인상은 찌푸리고 있더니,
"옷..안에 뭐 입었어?"
"어?"
"안에,그러니까..뭐, 반팔 티..라던지..어.."
"나시..입었는데.."
"그러면, 열. 나니까..잠깐 티셔츠 좀.."
그러고서는 한참을 망설이더니 주섬주섬 팔부터 빼서 티셔츠를 벗기는거야. 내가 딱 달라붙는 긴팔 티셔츠를 입고 오는 바람에 팔도 끝까지 안 걷어져서
몸을 제대로 닦을 수도 없었거든. 그리고 열 날 때는 팔다리만 시원해서 열이 내리는게 아니니까..안그래도 달라붙는 옷인데 내가 땀까지 흘려서 아예
푹 젖어버려서 백현이가 더 낑낑댔어. 내가 벗는다고 얘기하고 싶었는데 내가 내 몸을 맘대로 움직일 만큼의 힘도 안났고..
"열 빨리 내리고, 내 옷..줄게."
그리고 정말 백현이는 열심히 닦기만 했어. 내가 어지러워서 앉아있지도 못하겠다고 하니까 한손으로 살짝 안듯이, 그렇게 받쳐서 등도 꼼꼼하게 닦아주고.
이런 건 원래 내가 외과병동에서 근무했을 때 많이 했던건데, 밤새워서 열 내리고 체크하고 했었는데 그걸 내가 받고 있으니 되게 기분이 이상했어.
그리고 원래 백현이는 이런거 잘 안하거든. 병원에서도 의사들은 이런거 잘 안하니까, 그래서 그런지 조금 어색하기도 했어.
"집에 해열제 없어, 백현아?"
"해열제 벌써 들어갔어. 너 자고 있을 때."
"너 힘들어서 어떡해.."
"내가 뭐가 힘들어."
내가 그냥 배시시 웃었어. 예전에 백현이 아팠을 때 있었잖아. 수술하고 막 열나서 혼자 집에 있었을 때. 그 때 딱 이 침대에 혼자 누워서 아파했었는데
우리 둘이 딱 그때처럼 위치만 바뀐거잖아. 나는 겁나서 백현이 들고 응급실로 달려가긴 했지만.
"뭘 웃어, 웃기는. 아픈애가."
"왜애, 백현이 간호사같아. 이러니까."
"옷 그렇게 입고 막 웃는거 아니야, 어디가서 그렇게 웃지마."
"왜, 불안해?"
"그럼 안 불안해?"
"왜 불안해, 너만한 남자 어디있다고."
아까 백현이가 나 안고서 등이랑 어깨랑 닦아줬다고 했잖아. 그 상태로 계속 말하고 있었거든. 나는 거의 정신 반쯤 나간 채로 중얼거리듯이 말하고 있었고
백현이는 애랑 말하듯이 약간 받아주고 있었는데 내가 마지막 말 딱 하니까 백현이가 시선 내려서 나 쳐다보더니 스윽 웃어. 눈 밑까지 다크서클은 내려와서는
좋다고 웃는데 정말 이런 말에도 이렇게 좋아할 만큼 내가 표현을 안했나 싶은거야.
"백현아, 나 많이 좋아해?"
"응?"
"내가 주사 싫어해서 수액 안 놓을 만큼?"
"아.."
"그래서 몇시간 동안 열내리느라 끙끙댈 만큼?"
나 자는 사이에 꽂으려고 했던 것 같은데 그 전에 내가 깨어버렸는지 바닥에 그냥 널부러져 있는 수액세트를 봤거든. 그거 편하게 꽂았으면 열이 금방 내렸을 지도
모르는 일인데. 예전 같았으면 그냥 걱정만 하면서 막무가내로 놨을 수도 있던 일인데, 며칠 전 사건도 그렇고 내가 백현이한테 하는 말 하나하나
행동 하나하나 다 기억하고 신경써주는 느낌이 드는거야. 내일 출근하려면 지금 자도 모자른 시간이거든. 백현이는 원래 시간이 남으면 밥은 안먹어도
잠은 잘 정도로 잠이 많은 애라는 걸 나도 아니까.
"나 이제 의사여도 괜찮아?"
"음.."
그냥 뭐랄까, 저런거에 쉽게 응.하고 대답하지 않고싶은게 여자의 심리잖아, 정말 내가 연애하기 전에는 쓸데없는 놀부심보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내가 연애하고 보니 대답해주기 싫은거야. 백현이 안달나있는 것도 귀엽고 그게 또 나를 좋아하는 표현같아서 더 보고싶고. 괜히 애기들 삐진거 귀여워서
계속 놀리는 것처럼. 그래서 내가 그냥 웃으면서 백현이 입술에 쪽 소리나게 뽀뽀했어.
"너 하는거 보구."
저렇게 말하고 내가 또 입술에 뽀뽀 쪽쪽쪽 하니까 백현이가 내 허리 감아서 받치고 있던 손에 힘주더니 다른 손에 들고있던 수건 침대 밑으로 던져버리고
내 뒷통수 잡으면서 훅 들어오는거야. 순간 얼굴에 열이 오르면서 내가 몸살 걸렸다는 사실을 자각하고 입술 뗏더니 백현이가 눈꼬리 축 내리면서 왜그러냐는
표정으로 날 쳐다봐.
"감기 옮아, 안돼."
"그 뿐이야?"
"그럼 뭐 내가,"
내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백현이는 아까 열기 그대로 다시 다가왔어. 나, 감기 옮으면 안되는데. 머릿 속으로는 계속 걱정하면서도 정말 오랜만에 하는
입맞춤이라 그런지 이기적이게도 밀치고 싶지가 않은거야. 민다고 밀릴 백현이도 아니었고. 백현이 손은 내 몸 지탱하느라 바쁜데 나는 두 손을 어디다
뒤야 될지 몰라서 백현이 허리 쪽 옷깃만 꼼지락거렸더니 살짝 입술 떼고 내 손 내려다보며 웃어. 그래서 내가 참았던 숨 훅 들이쉬니까 내 손 끌어다 자기
허리에 둘러주고선 못했던 거 마저한다는 듯이 다시 다가와서 입맞추고 음..그랬어. 내 숨은 뜨거운데 백현이 숨은 차가워서 열 내리는 기분..도..든건
기분 탓이겠지.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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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했어요 엉엉. 오늘 공휴일이라 오랜만에 (사실 처음으로) 공부나 해볼까하고 전공책 몇권 짊어지고 집으로 왔는데 그대로 내일 다시 학교가게 생겼어요 ..^_^..나만의 일이 아니라는 걸 난 잘 알고있지. ㅎㅎㅎㅎㅎㅎ 사실 저는 여러분이 아픈게 싫지만 아플때 다정한 백현이가 좋아서 ..자꾸 나쁜맘을 먹게 되어요..그리고 나 요즘 궁금한게 있는데 변백현 왜때문에 자꾸 리즈갱신?ㅠㅠㅠㅠㅠ내 심장 폭행당해서 많이아파여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 아 여러분 투표 하셨나용? 저는 생일이 지나지 않아 하지 못했답니다.^_T나도 투표란걸 해보고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