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diomachine - Epica )
전쟁 시작 1일 19시간 째.
운동장 한 가운데. 아리느와 뱀파이어 5명이 대치했다. 민석이 앞으로 나섰고 그쪽 수장도 앞으로 나섰다.
뒤에서 루한이 말했다.
"조심해. 알지?"
루한의 말에 민석이 보일 듯 말 듯 고개를 끄덕였다.
아리느는 지쳐 보였다. 심지어 세훈의 팔에선 피가 흐르고 있었다.
뚝뚝- 손을 타고 내려온 피가 운동장을 적시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본 수장이 말했다.
"많이 다친 것 같은데. 항복하지 그래?"
"니들이나."
세훈이 상처 위를 손으로 막아 지혈을 하며 말했다. 종대가 붕대를 소환해 세훈의 상처부위를 감았다.
"언제까지 무모하게 싸울 텐가?"
무모하다는 말은 틀리지 않았다. 적어도 뱀파이어들은 다친 구석도 없었고 피곤해 보이지도 않았다.
"5명쯤이야."
민석이 말했다. 그게 그들의 자존심이라도 건든 듯 그들은 낮게 으르렁 거렸다. 갑자기 그들 중 한명이 달려들었다.
루한이 염력으로 밀어냈지만 많이 밀지 못했다. 빠르게 다가온 뱀파이어가 민석의 목을 움켜쥐며 말했다.
"한낮 인간 따위가. 어딜 함부로 짓거리는 것인가."
숨이 막히는 와중에도 민석은 똑바로 말했다.
"적어도 우린.. 희생이 있었어.."
세훈이 손을 뻗어 바인드를 걸었다. 하얗던 붕대가 붉게 물들었다. 종대는 은장도를 소환해 빠르게 그의 앞으로가 심장을 찔렀다.
"4명 남았네."
종대의 말에 그들이 한꺼번에 달려들었다.
세훈이 바인드를 걸었다. 그러나 팔 때문에 바인드는 쉽게 풀어졌다. 루한이 다시 염력을 썼고 역시나 많이 밀어내지 못했다.
찬열의 리플렉트 또한 금방 뚫렸다. 젠장.. 누군가의 입에서 욕이 나왔고 다들 빠르게 몸을 피했다. 그렇지만 뱀파이어보다 빠르진 못했다.
몇 번을 흙바닥에 나뒹굴었다. 종대가 은장도 2개를 소환해 옆에 있던 종인에게 하나를 건넸고 두 명이서 휘두른 은장도에 각각 한명씩 죽었다.
"하아.. 하아.."
아리느는 많이 지쳤다. 그러면서도 그들은 마지노선을 지켰다. 절대 저번과 같이 희생자가 나오면 안 된다는
그 마지노선 때문에 그 이상은 뱀파이어가 진입하지 못하게 몸을 던져서라도 막아섰다. 이 와중에 민석이 내즈닌에게 텔레파시를 날렸다.
"[무슨 일이 있어도 나오지 마. 많이 위험해.]"
확실히 수적으로 뱀파이어가 많이 열세해 보였다. 그러나 표정만큼은 그들이 이긴 듯 보였다. 세훈이 다시 바인드를
걸었지만 1초도 안 돼서 풀렸다.
종대가 손을 떨면서 은장도를 소환했다.
"그만해."
루한이 그런 종대를 제지했다. 종대의 손에서 소환되던 은장도가 사라졌다.
"아.. 조금만 하면 됐는데."
아쉽다는 소릴 하며 종대가 웃었다. 루한이 그런 종대에게서 눈을 돌려 뱀파이어 둘을 보았다.
곧 민석이 아주 큰 소리로 그들에게 텔레파시를 넣고 그들이 괴로워하는 틈을 타 결빙을 썼지만 그들은 날렵하게 피해 반격까지 했다.
그들이 휘두른 팔에 나가떨어진 민석이 상체를 들어올렸다.
"김민석 괜찮아?!"
루한이 멀리서 물었고 민석은 잠시 움찔 하더니 팔을 땅에 디뎠다. 갈비뼈가 다친 듯 숨 쉬는 것조차 버거워졌다.
"미치겠네, 진짜."
다들 힘이 많이 드는 듯 숨만 헐떡였다. 뱀파이어는 그런 아리느의 주위를 빙글빙글 돌며 말했다.
"벌써 지친건가? 이리느가 사실 별거 아니였구만 그래."
"잘도 나불 거렸겠다. 니놈만 죽이면 나머지는 쉬울 것 같군."
수장이 민석에게 다가갔다. 민석이 움찔했다. 루한이 염력을 써 그를 밀어냈다.
"호오? 해보겠다는 건가?"
수장이 발을 돌려 루한에게 다가가 목을 움켜쥐었다. 루한은 괴로운 듯 몸을 비틀었다.
"꼴좋군 그래. 한낮 인간 따위가 날뛸 때 알아봤지. 교장도 말이야.
스파이가 누군지도 모르고 말이야. 크큭."
수장이 루한을 집어 던졌다. 정확히 민석이 있는 곳으로. 세훈이 루한을 향해 팔을 뻗었고 바인드에 걸었지만
금방 풀어져 바닥에 그냥 떨어졌다. 루한이 세훈을 노려보았고 세훈은 미안한 듯 살짝 웃었다.
"아직도 웃을 힘이 남아있다는 건가?"
수장이 그들을 보며 감탄을 표했다. 옆에서 구경만 하던 뱀파이어가 잠시 아리느를 둘러보더니 루한 쪽으로 천천히 걸었다.
그런 뱀파이어에게 민석이 달려들었다. 정확히 심장을 꽂았다. 수장의 표정이 굳어졌다. 아무리 지친 아리느라지만 혼자선 무리였다.
수장은 마음을 고쳤다. 천천히 즐기며 놀 생각이었지만 일이 이렇게 된 이상 전력으로 아리느를 상대할 것이다. 수장이 민석에게 달려들었다.
그 엄청난 속도에 찬열이 놀라 소리를 지르며 손을 뻗었다. 그 손끝으로 염화력이 튀어 나갔다.
"잘 다루지도 못하면서 저 멍충이가!!"
루한이가 소리쳤고 이미 나간 불덩이를 멈출 수 있는 사람은 없었다. 뱀파이어가 가소롭다는 듯이 피했고 그것은 곧장 민석에게로 날아갔다.
종인은 재빠르게 달려 민석의 손을 잡고 공간이동을 했다. 다행이도 성공했지만 팔 한쪽이 불에 그슬렸다.
화상은 인간이 느낄 수 있는 가장 큰 고통이라고 했다. 찬열이 안절부절 못했고 종인은 됐다는 듯 손을 내저으며 자신의 상처를 바라보았다.
괜찮지 않다. 옷으로 대충 가렸다.
"꼴좋군."
수장이 미소를 지은 채 그들에게 다가갔다. 종인에겐 쿨타임이 존재했다. 민석이 그런 뱀파이어를 향해 얼음을 난사했지만
뱀파이어는 교묘하게 다 피했다. 민석이 아리느를 돌아보았다. 다들 지쳐있었다. 그리고 학교를 보았다. 마지막일지도 모른다.
마지막으로 민석은 숲속을 보았다. 자신이 아끼던 동생들이 묻혀있는 그곳을 보았다.
세훈이 염풍력으로 수장을 밀었다. 약간 밀려났을 뿐 시간을 끌기에는 턱없이 부족했다. 수장은 기괴스럽게 고개를 돌려
세훈을 보더니 다시 민석을 보았다. 수장의 목표는 아리느의 회장인 민석에게 있는 듯 보였다.
"마지막으로 할 말 있는가?"
"있지. 얘들아 한꺼번에 덤빈다."
민석이 결빙을 쐈고 각 아리느들은 각자의 능력을 사용하였다. 요령껏 피하던 수장은 종대의 염전력에 감전되어 움직이지 못했고
곧 찬열의 염화력때문에 몸에 불이 붙었다. 괴롭게 소리를 지르던 그가 쓰러졌고 종대는 아까 소환하려던 은장도를 다시 소환해 그의 심장에 찔러 넣었다.
지긋지긋하던 전쟁이 끝이 났다. 내즈닌의 승리였다.
"하..하하.."
민석이 허탈한 듯 웃었고 다리가 풀린 여주가 주저앉았다. 루한이 숨을 크게 들이마셨다가 내어 쉬며 소리쳤다.
"끝!!!!"
민석이 내즈닌의 모두에게 텔레파시를 넣었다.
"[전쟁이 끝났습니다.]"
***
*플레이를 눌러주세요.
(316-하얀 거짓들)
길었던 전쟁이 있고 일주일이 흘렀다. 여주의 방에 종대가 안절부절못하며 여주를 따라다닌다.
망토를 둘러맨 여주는 나갈 참인지 먹을거리와 티를 챙겼다. 종대는 역시나 안절부절 그런 여주를 따라다녔다.
종대가 귀찮을 텐데도 이미 적응이 된 터라 별다른 말이 없는 여주였다. 그런 여주를 포기한 듯 싶었던 종대는 이번엔 방 문 앞을 가로 막으며 말했다.
"위험하다고오!"
"비켜. 마음먹은 김에 다녀오게."
"날이라도 밝으면 가라. 응? 제발..."
"...안 되는 거 알잖아. 넌.. 말해줄 생각 없는 거지?"
종대는 입을 꾹 다문 채 여주를 바라봤다. 여주는 종대의 팔을 잡아당겼고 종대는 힘없이 밀려났다.
문을 나선 여주는 옆방인 찬열의 방으로 향했다.
똑똑-
노크소리에 안에서 누구냐는 찬열의 목소리가 들렸다. 나야 여주.- 금방 문이 열렸다.
"이 시간에 왠일이냐?"
"어딨어?"
"....누구."
장난스럽게 웃던 찬열의 얼굴이 눈에 띄게 굳어졌다. 찬열은 빠르게 여주를 훑었다. 누가 봐도 나갈 복장이었다.
찬열이 여주의 애절해 보이는 눈을 보며 말했다.
"서쪽 숲으로 계속 가다보면 나와. 작은 집 하나."
"...고마워. 넌?"
"나? 난 나중에."
찬열이 미소를 지었다. 그 미소 어딘가가 조금은 씁쓸해 보였다. 여주는 그런 찬열을 보며 등을 돌렸다.
***
여주는 어두운 밤길을 투시를 이용해 걷고 또 걸었다. 그 끝엔 찬열이 말해준 집 한 채가 있었다.
작은 집 앞에 다다른 여주는 몇 번이고 망설이다 똑똑- 노크를 했다. 안에선 어떠한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그러나 문이 열렸다.
안으로 들어간 여주는 이미 어둠에 익숙해진 눈 덕분에 앞을 보는데 지장이 없었다.
그런 여주의 눈엔 3명의 인영이 보였다.
"생각보다.. 많네."
덤덤히 말한 여주의 목소리는 사정없이 떨렸다. 두려움인지, 슬픔인지 모를 감정들이 여주를 덮쳤고 그것에 여주는 흔들렸다.
관심 없는 듯 소파에 앉아있던 남자가 눈 깜짝할 새에 여주의 앞에 섰다. 그 속도는 인간의 것이 아니었다.
너무나도 익숙한 그 얼굴에 여주는 계속 참았던 눈물을 떨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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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려움도 슬픔도 아닌 그 감정은
그리움이었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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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게 와서 죄송해여ㅠㅠㅠㅠ저 시험 끝났어요!!! 룰루!ㅎㅎ 근데여 여러분... 그거 알아요..? 다음편이 마지막이래요.. 헐... 암호닉 확인해주세요♡ 정동이/김종이/안녕/조로/가나초코/세젤빛/크런키/매매/성장통/붕붕이/크림치즈/ 조니니/엑소영/뭉구/휵휵/체리/종구꺼/계란과자/죽지마/버블티 (ㅎㅎ사랑해요 그대들.. 마지막까지 함께해여..♥)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