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ina
Written by.비얀코
표지다우왕쿠왕.
소고기님이 주신 표지입니다 감사해요♥
*
경수에게서 연락이 왔다. 종인이의 손 상태가 많이 호전되어서 조금 움직일 수 있다고, 그래서 붕대도 간소하게 감는다고, 조금씩 손가락을 꿈틀거리며 움직일 수도 있다고 기뻐하며 웃는 경수의 목소리에 그래, 병문안 갈게. 하고 대답했다. 소소한 것에 기뻐할 수 있다니, 아직 하나도 모르는 구나. 김종인하고 도경수는. 종인이 손을 다친 뒤로는 둘 다 완전하게 회사의 일과 분리되어있었다. 하는 일이라곤 노트북으로 이메일과 메신저로 거래에 대해 논의하는 것, 또 결재하는 일이였다.
“종인형, 손 많이 좋아졌다면서요?”
“응, 이제 좀 살만하대.”
“빨리 가요. 와 진짜 내가 다 기쁘다.”
“응, 가자.”
아지트에서 용무를 다 끝낸 후였다. 차에 올라타서 시동을 거는데, 이상하게 불길한 기운이 스쳤다. 어젯밤 꿈자리가 나빠서 그런가? 그 꿈이 무엇 이였냐면 두 발의 총성이 들렸다. 그리고 피가 보였다. 누구의 피 인지 모르는 데도, 왠지 모르게 눈물이 나고 먹먹하고, 절로 다리에 힘이 풀리는 그런 꿈이였다. 퇴폐적인 공간에 지독하게도 코를 찔러오는 피의 냄새는 꿈속이라고는 믿을 수 없게도, 비릿하고 현실적 이였다.
“형, 뭐해요. 빨리 가요.”
“응.”
그래, 단지 꿈일 뿐이야, 아무런 일도 없을 거야. 불길한 마음을 접어두고, 기어를 올렸다. 차가 움직인다. 아무 생각하지 않고 그냥, 운전을 해서 병원을 가면 되는 거다. 그러면 되는 거다. 너무 복잡하게 생각할 필요 없다. 요새 생각지도 않게 일이 많아서 잠시 머리가 복잡해져서 그런가보다.
“형, 멍 때리면서 운전하지 마요…. 사고날까봐 불안해요.”
“미안해, 형이 백현이를 불안하게 만들었네….”
“에이, 미안한 게 뭐있어요. 그냥 운전만 잘해주세요.”
환하게 웃음 짓는 백현이의 얼굴을 보며 위안을 얻었다. 그래, 단순히 불안해서 그런거야. 지금은 지금의 눈앞에 있는 행복만을 생각하자, 백현이를 사랑하는 것, 그것만큼이나 값진 것은 없다. 지금도 이렇게나 사랑스럽게 웃어주고 있지 않은가. 운전에 집중을 할 수 있도록, 다른 생각을 하지 않도록 꾸준하게 말을 붙여오는 백현이는 어쩌면, 찬열이 불안해하고 있다는 걸 알고 이렇게 더 행동하는 것일지도 몰랐다.
“참, 아까 루한형이 회사 오셨잖아요. 그 때 저한테 귓속말로 막 뭐라고 했는데.”
“응, 봤어. 뭐라고 한거야?”
“음, 저 몸조리 잘하래요….”
“에이, 그게 다야?, 근데 왠 몸조리?”
그건 잘…,하고 말을 줄이는 백현이였다. 그 더 이상의 것은 말해주지 않았다. 다만 조심하라고 일러줬을 뿐이다. 찬열과 쩬니오그룹의 접촉이 있은 후 민석과 루한은 여러 차례 아지트에 찾아와서 도란도란 이야길 나눴다. 일단 한국말에 서툰 루한보다는 민석이 대화를 주도했고, 루한은 옆에서 보조적으로 알아낸 것을 보여주고 덧붙였다. 오늘 말해준 내용은 세진그룹에서 김준면의 움직임이 갑자기 멈추었다는 거였다. 일단 가장 큰 이유가 김준면이 며칠 째 출근을 안 하고 있다고 했다. 그것도 찬열이 본사에서 한바탕 세훈과 언쟁을 치르고 난 직후부터.
차를 몰아서 대학병원 부근에 도착했다. 공영주차장에 차를 대고, 병원으로 들어섰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7층으로 올라가고, 몇 번 오지 않았지만 어느새 친구 집을 오 듯 자연스러운 풍경이였다. 병원복을 입은 사람들도 익숙하고, 음 또, 음료수를 빼먹던 자판기조차 친근했다. 개인병실 쪽 복도를 쭉 따라 걷다가 711호의 문을 열고 들어섰다. 여전히 잉꼬부부를 보는 듯한 종인과 경수는 입을 맞대고 있다가 문이 열리는 소리에 급하게 떨어졌다.
“아, 진짜…!, 올 땐 제발 카톡이나 전화 좀 하고 와요. 맨날 말도 없이 와….”
“아 그리고 형님, 병문안 오셨으면서 왜 매번 빈손입니까?”
“어휴, 시끄러워. 둘이 붙여놨더니, 이게 뭐야. 월급도 그대로 받는 주제에.”
“아…”
맞다, 월급을 그대로 주고 있었다. 이번 달 월급도 하루도 안 빼먹고 실 수령액이 나왔다. 월 중순에 들어오는 월급인데 손을 보름정도 전에 다쳤으니까. 월급에 대해서는 정말 할 말이없었다. 특히 병원비도 찬열이 대주고 있었고. 잠시 말을 멈춘 틈을 타서 찬열이, 중요한 사건에 대해 입을 열었다. 일단 가장 처음부터. 세진그룹에 김준면이 있는 것 그리고 세진그룹의 사장인 오세훈과 김준면의 관계에 대해 말했다. 아, 그리고 인정하기 싫지만 세훈과 자신이 피한방울 섞이지 않은 호적상 잠깐 형제였다는 것 까지도.
“말도 안되, 어떻게 그런 일이 일어나요…!”
“안 믿기지만, 직접 겪은 나는 더 충격이 크다.”
“형님, 그리고 또 뭐 다른 건 없어요?”
“아, 오세훈 하고 김준면하고 같이 찍은 사진 있다. 보여줄게.”
사진을 보던 종인도 금세 사진을 찍은 장소가 박 회장의 집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미국을 가기 전에도 몇 차례 자주 갔었던 곳이고, 미국을 갔다 와서도 잠깐 찬열이 집에 들렸을 때 가본 적이 있었다. 물론 박 회장의 침실은 몇 번 못가 봤지만, 어렸을 때 갔을 때랑 별다를 바 없었으니까.
“…좀 된 사진인 거 같은데 어디서 구했어요?”
“쩬니오 그룹, 그 민석씨 기억나? 그 분 옆에 계시던 팀장님이 주셨어.”
“둘이 찍은 거 같은데, 이렇게 사적인 걸 어떻게 구했대요.”
“…그러고 보니, 생각 못한게 있는데, 이거 아무도 팔을 뻗지 않았잖아. 누가 찍어준 사람 있는 거 아냐?”
“…!, 그 생각을 못했네?”
그래, 이 사진은 이상한 점이 한 두 개가 아니였다. 거리감을 생각히지 못했는데. 지금보니 김준면도 오세훈도 둘 다 팔이 자유로워 보였다. 즉 사진기를 들고 사진을 찍는 사람이 한 명 더 있다는 거, 그리고 왠지 모르게 협탁위의 스탠드 등불이 노란색이여야하는데 붉으스레한 것 역시도 모순이였다. 찍는 각도에 따라 빛의 양이 다르게 나올 수 도 있겠지만, 아 신경 쓸게 많아서 이제 별게 다 신경쓰이나 보다. 그럼 사진을 찍어준 사람은 누구고, 루한팀장은 어디서 이 사진을 구했을까? 이런 사진은 보통 집안어딘가에 붙여두지 않나…?
“또 이상하게 꼬여가는 거 아니에요?”
“불안한 소리 하지마, 경수야. 가뜩이나 머리 아픈데.”
“아…, 죄송합니다. 형님.”
그래, 지금 불안해하고 있는 내 손을 꼭 잡아오는 백현이를 생각해서라도 이러면 안되, 내가 불안해하면 백현이가 더 불안해 할 테니까. 마음을 굳게 다 잡을 필요성을 느꼈다. 요새 이상하리만큼 불안했고, 또 그 불안함을 아무렇지도 않게 겉으로 표출했다. 옆에 있던 백현이가 이렇게 까지도 의젓하게 내 손을 매번 잡아오는 걸 보면 어쩌면 내 불안함을 직접적으로 느꼈을지도 몰랐다. 뭔가 상당히 미안해졌다. 그래, 손을 먼저 내민 것도 저였고, 힘들어하던 백현이를 달래주고 눈에 다 보이도록 차고 넘치는 애정을 주었다. 이런 내가 백현일 불안하게 하면 안 된다. 조금 더 머릿속으로 각인시켰다. 백현이를 행복하게 해주고, 지켜줄 수 있는 것은 내 여태 것까지의 결단력 이였다고.
“그래, 손은 언제쯤 나을 것 같대?”
“한 2주 쯤이면 손가락 다섯 개 꿈틀거리는 건 가능하데요.”
“정상적인 생활은…?”
“한 달은 좀 넘게 걸린다고….”
어쩌다가 그렇게까지 심하게 상처가 남은건지, 단순히 칼을 잡았으니까 꼬매고 좀 기다리면 아무는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나 보다. 한 2주뒤부터 슬슬 재활치료 들어간다고 했다. 무언가를 집는 것부터, 몰랑몰랑한 공을 손에 쥐어보는 것부터, 꾹꾹 만져서 눌러보는 것부터 차분하게. 그래, 그러고 나서 한 달이 되기 전에 퇴원을 해도 괜찮다. 회사를 출근하고, 업무는 타자보는 걸 경수에게 맡기고 제가 대신 다른 그룹과 미팅을 봐야할 성 싶었다.
“…어이고, 월급을 직원들이 날로 먹네.”
“에이, 왜 그러십니까. 형님, 그래도 놀지 않고 경수가 병실에서 노트북으로 업무를 보잖습니까.”
“그래, 빨리 재활치료 받고 복귀해.”
“네, 다 나으면 등골 휘도록 일하겠습니다.”
그 말에 옆에 있던 경수가 비웃는다. 지금 너 일을 내가 다한다. 이놈아. 그 볼멘 소리에 종인이 멀쩡한 손을 들어서 경수의 볼을 툭툭 친다. 그래서 불만 있어? 도리도리 고개를 저은 경수가 불만없습니다. 제너럴. 하고 밝게 웃었다. 제너럴, 가끔 경수가 종인에게 부르는 애칭이였다. 누구 애인인지 참 장군감이라고, 콧대가 날카로워서 배일 것같다. 해서 지어준 애칭 이였다. 상황에 맞게 간간히 불러주는 그 애칭은 어느 때 들어도 참 귀여웠다. 무언가 종인을 존중해주는 것 같아서.
“제너럴이래, 맨날 들어도 낮간지럽다.”
“에이, 형님. 형님은 꼬맹이랑 그런 애칭 없어요?”
“없을 리가….”
“뭔데요…?!”
찬열이 말을 하지 못하고 얼버무렸다. 놀릴 거다. 어떻게 내 입으로 그런 말을 해, 그리고 그런 말이 어떻게 내 입에서 나오냐고 놀릴 김종인과 도경수를 생각하니 도저히 입을 뗄 수 없었다. 뭐길래, 말을 못해요…? 응? 자꾸 보채는 도경수에게 말을 하지 않겠다는 의사로 입을 꾹 다물었는데,
조용히 옆에 있던 백현이가 입을 열어 조그맣게 속삭이듯 말했다.
“…여왕님.”
“………대박.”
“와 진짜, 형님이 더하시네요. 제너럴 아무 것도 아니다. 경수야. 그치?”
“어, 장난 없네. 제너럴이 훨빼 낫다.”
넷이 모이기만 하면 웃음이 그치질 않았다. 지금도 역시 화목한 분위기 속에 다들 눈이 휘어지게 웃고 있었다. 좋았다. 정말이지 좋았다. 지금 이 순간이 멈추어버렸으면 할 정도로, 시간이 더 이상 흐르지 않아서, 내일이 오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시계초침은 자꾸 옆으로 호선을 그리며 움직였다. 이렇게 기분 좋게 웃고 있는 순간에도 냉정히도 시간은 흘렀다. 그리고 핸드폰이 벨이 울렸다. 액정을 들어 확인해보니 발신자는 오세훈이였다.
“이런, 오세훈 한테 전화왔다.”
“형님, 받지마요. 뭐하러 그런 놈 전화를 일일이 받아요.”
“…일단, 받아는 보고.”
“받지도 마요, 그 재수없는 놈.”
종인과 경수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전화를 받은 찬열이 검지손가락 하나를 입에 가져다 대었다. 조용히 하고 있어봐. 무언의 표시였다.
“여보세요?”
「어, 형. 나 지금 준면이랑 얘기 끝나서, 회사로 지금 오면 삼자대면 가능할 거 같은데.」
“김준면?”
「응, 이제 자긴 마음의 준비가 끝났으니까 같이 얼굴 맞대고 얘기 좀 하재.」
“꼼짝 말고 기다리라 그래, 겁쟁이처럼 숨지 말고.”
내 손을 말없이 끄으면서 고개를 도리도리 흔드는 백현이의 처연한 눈이 말해주고 있었다. 가지 마요. 불안해요. 그리고 전화를 끊자마자, 열을 내는 종인이와 경수의 잔소리가 들렸다. 안 된다니깐요? 또 무슨 꿍꿍이를 가지고 저러는 건지. 전 불안해서 못 보내겠습니다. 진짜 가지 마요. 뜯어말리는 경수와 종인을 뒤로 한 채로 백현의 손을 꼭 꽉지를 껴서 잡았다.
“난 내 결단력을 믿어. 혹여나 무슨 일 있어도 피해는 없을거야.”
“…혀,형님.”
뒤로 들려오는 경수의 부름에도 무시하고 병실 문을 닫고 나왔다. 백현이 조용하게 찬열의 어깨에 기대어 왔다. 그래요. 나 역시 형을 믿어요. 작게 어깨에 머리를 부비는 백현이에 얼굴을 부여잡고 예쁘다. 오늘도 예뻐. 하면서 이마에 입술을 맞추었다. 짧게 떨어지는 입술에 백현이 얼굴을 붉히며, 여기 사람 지나다녀요. 하고 작게 투덜거렸다.
“알겠어, 집에 가서 실컷 뽀뽀해야지.”
“…힉, 닭살 돋아요.”
“얼굴이 닳도록 뽀뽀만 해줘야 겠다.”
부끄러운지 찬열의 말에 고개를 홱 돌린 백현이, 엘리베이터의 아랫 버튼을 눌렀다. 스멀스멀 올라오는 엘리베이터는 간간히 다른 층 병동에도 멈추어섰다. 정적이 감도는 그 때에 찬열이 다시 한 번 고개를 돌려 백현의 볼에 입을 맞췄다. 말랑말랑한 촉감이 좋은 볼. 한 번으론 왠지 부족해서 두 번, 세 번 입을 맞추자, 어느새 엘리베이터가 띵하고 열렸다. 부끄러운지 귀끝이 빨개진 백현이 이제 그만해요. 집에 가서 실컷 해요. 여기 너무 공개적이에요. 하고 속삭였다.
*
차를 몰아 세진그룹으로 가는 길인데 또 한 번 핸드폰 벨이 울렸다. 이어폰을 꽂은 채로 전화를 받았다. 누군지 슬쩍 고개를 밑으로 해서 엿보았더니 오세훈이였다. 여보세요.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긴장감이 웃도는 그 때, 오세훈이 응, 형. 오고 있어? 하고 물었다. 응 가고 있어. 짧게 대답을 했다.
옆에 사람 끼지 말고 혼자 와. 하고 말하는 세훈이였다.
“지금 옆에 사람있는데.”
「그럼 차에 내려놓고 혼자와.」
“응, 김준면은 옆에 있어?”
「목소리 들려 줄까?」
그 소리에 전화를 바꿔든 준면이 응, 박사장님 나 여깄어. 하고 말했다. 그리고 덧붙이는 말이 우리 말로 풀자, 잘 풀 수 있을 거 같은데. 였다. 어. 짧게 답을 하고 전화를 끊었다. 어느새 국민은행이 보이고 뒤쪽샛길로 들어가서 공영주차장에 차를 대었다. 그리고 차 문을 여는 백현이를 붙잡았다. 여기 안에 앉아있어. 문 닫고 잠그고 꼼짝 말고 있어.
“…형, 저 혼자 있기 싫은데….”
“나도 너 혼자 있게 하기 싫은데, 오세훈 쪽에서 나랑만 이야기 하고 싶대서”
“…알겠어요. 빨리 와요.”
백현이 다시 차문을 닫았고, 찬열은 나오면서 차문을 굳게 잠갔다. 빌딩으로 들어서서 엘리베이터 버튼을 눌렀다. 아, 생각지도 못했는데 병원을 바로 갔다와서 그런지 엘리베이터 층수가 신경이 쓰였다. 여기도 7층이네, 그놈의 7층. 연관성도 없는데 왠지 신경이 쓰여서 인상을 썼다.
행운의 숫자가 7이라더니, 순 그런 건 미신이였나보다. 온갖 악재가 가득한 7층들이라니.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고 복도를 걸었다. 사장실 문고리를 돌려서 열었는데, 쇼파에 앉아있는 오세훈이 보였다. 아니, 김준면은? 김준면은 어디 있어? 아까 같이 있다며? 전화로 목소리도 들려줬잖아. 오자마자 따지는 찬열에게 세훈이 웃으면서 대답했다. 화장실갔어.
“무슨, 화장실은 화장실이야. 또 숨은 건 아니고?”
“그럴리가, 진짜 화장실 갔어.”
“그래, 뭔 얘기 하려고 불렀어? 사과?”
“사과까지는 아니고, 몰래 빼돌렸던 마약 썼던 것만 빼고 다 돌려주려고.”
“응…? 무슨 소리야. 그걸 다시 돌려주려고?”
“어, 생각해보니까 손실이 너무 클 거 같아서 좀 미안해지더라고.”
밑도 끝도 없이 마약을 다시 되돌려주겠다는 세훈에 찬열의 눈동자가 커졌다. 갑자기 왜? 저번 날까지만 해도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만, 찬열의 화를 돋구기 위해서만 힘을 쓰던 세훈이 갑자기 이러니까 찬열이 황당해서 되물었다. 어째서지? 돌려주는 건 고맙지만 갑자기 이렇게 선심 쓰듯이 굴면 안 어울리잖아.
“에이, 형. 내가 말했잖아. 우린 형, 동생 사이라고 이런 벽이 있으면 안 되지.”
“…믿을 소리를 해라. 니가 언제부터 이렇게 나왔다고.”
“진짜야. 지금 우리 밑에 사람들한테 명령해서 형님 회사 아지트 뒤뜰에다가 약포대 옮기라고 했어. 지금 4톤짜리 트럭이 몇 번이고 아지트를 왔다 갔다 하고 있을 걸?”
“그런 소리 못 들었는데?”
“지금 연락해서 물어봐. 오늘 일찍 퇴근 했다 길래. 그냥 불러서 얘기하려고 부른 거야.”
그 말에 지금까지도 회사에 남아서 일할 성실한 이 대리에게 전화를 걸어 곧장 물어보았다. 지금 세진그룹 측에서 마약을 실어서 보낸다고 했는데 사실이냐고 묻자, 네. 지금 들여온 거 정리하고 있어요. 그 저희 그룹하고 쩬니오 그룹 거래 건에서 빼돌린 거라고 다시 되돌려주는 거라고 하던데요. 하고 말을 하는 이 대리의 목소리에 그래, 수고해 하고 짧게 통화를 끊었다.
“그치? 내 말이 맞지? 형 이제 우리 진짜 친해지자. 벽 다 허물고.”
“그나저나 김준면은 왜 이렇게 안와? 큰 거라도 본대?”
“…글쎄, 난 잘 모르겠네.”
“또 지금 장난치는 거 아냐? 마약은 그렇다 쳐도.”
에이, 왜그래 형, 형이 다 좋아서 이러지 하고 애교스럽게 웃는 세훈에 기가 찬 찬열이 하나도 안 귀엽거든. 하고 핀잔을 줬다. 그러나 더 귀여운 척을 하면서 형, 동생 같이 놀라고 준면형이 화장실 가서 안 나오나 보네. 하면서 개구지게 웃었다. 근데 생각해보니까 수상하다. 내가 사장실에 들어온지가 얼만데, 화장실에서 큰 걸 봐도 지금쯤은 여기로 들어와야 하는데…. 이상함을 느낀 찬열이 자리를 박차고 일어섰다. 어…어디가? 묻는 세훈이의 목소리를 등뒤로 한 채 복도를 걸어 화장실로 갔다. 화장실 문은 모두 열려있었다. 일을 보는 사람 역시 없다. 화장실은 비어있었다. 뒤따라 온 세훈이 …어, 하면서 뒤로 물러섰다.
“장난쳐? 김준면 어딨어? 어디숨었어?”
“지금쯤이면 다 됐겠네.”
“뭐…?”
“형, 꼬맹이. 혹시 데리고 오지 않았어?”
“백현이…!”
“아이고, 혼자 오래니까. 왜 인질을 만들었어.”
세훈이 가소롭다는 듯 한 쪽 입 꼬리를 올려 웃었다. 그에 분한 찬열이 인질? 인질이라고 했어? 지금? 하고 재차 물었다. 응, 내려 가봐. 아마도 백현이는 지금 형 차안에 없을거야. 방금 카톡이 울려서 봤는데. 이미 어디론가 가고 있다네. 응, 형 빨리가는게 좋을껄? 여기서 나랑 노닥거릴 시간 없어. 빨리 가봐. 차에 시동키고 따라가야지.
“씨발 새끼야, 넌 진짜 백현이 찾는 순간 다시 되돌아와서 짓뭉개 놓을 거야.”
“과연 다시 돌아와도 내가 회사에 있을까? 어쩌면 다시 마주칠지도 모르지.”
“..씹새끼.”
낮게 욕을 뱉은 찬열이 뒤돌아섰다. 그래, 처음부터 말을 들었어야 했다. 얘네랑 엮여서 한 번도 좋은 일을 겪은 적 이 없었다. 알게 된 직후부터 악재의 연속이였다. 무엇보다도 지금 백현이가 위험하다. 인질이라고 했다. 엘리베이터버튼을 눌렀다. 1층에 멈춰있는 엘리베이터에 찬열이 또 한번 낮게 욕을 읊조리며 비상구계단으로 발을 옮겼다. 빠르게 내려가는데, 정말 다른 어떤 때와도 다르게 금세 4층, 2층 ,1층 까지 가뿐하게 내려왔다. 주차장으로 달려가는데 왜 이렇게 심장이 두근거리는지, 제발 그 자리 그대로 차안에 있어줘. 백현아.
“하아…….”
거친 숨을 내몰아 쉬며 차 앞에 섰는데 보조석에 백현이가 없다. 정말 백현이가 없다. 보조석으로 가까이가서 확인하자 보조석 창문에 무언가 뚫고간 자국이 보였다. 이건 총알자국이였다. 분명하게도. 또 한번 욕이 나왔다. 작게 구멍이 나있는 것을 보아하니 소총인가 보다. 창문을 쓰다듬다가, 뒤늦게 운전석의 문을 열고 차를 탔다. 다행히도 보조석좌석에는 피 한방울 떨어져 있지 않았다. 일부로 총을 비껴 쐈나보군. 얼마나 무서웠을까. 백현이가.
세훈에게서 전화가 왔다. 방금 연락 받았는데. 지금 충북 쪽으로 가고 있다네요. 고속도로 타요. 하고 말했다. 전화 끊지마요. 제가 계속 설명해줘야 하니까. 하고 말하는 세훈의 목소리가 부자연스럽도록 딱딱했다. 마치 옆에 누군가가 있는 것 마냥. 응 지금 고속도로 올라탔어. 어디로 가 충북어디쪽?
청주로 가요. 하고 말하는 세훈의 목소리가 왠지 모르게 떨렸다.
백현아, 기다려. 제발 무사히 아무 이상 없이 있어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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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우 스케일 겁나 커졌다. 잘못을 저질렀다 크흡.ㅠㅠ 네, 독자가 늘고 있어요 기쁜데 제가 자꾸 베베꼬아놔서 님들도 머리아프져?
스포라고 하긴 뭐하고 앞으로 나올 편들에 대해 슬며시 얘기해보자면 반전에 반전이 거듭될거에요. 님들이 생각치도 못할 결말이 나올 수 있어요.
18편을 봐도 19편을 예상 못하고 19편을 봤음에도 불구하고 20편을 보면서 돌맞은 듯 멍때릴 수도 있어요. 하지만 절때적으로 저는 비현실적으로 막장으로 쓰진 않습니다.
이야기는 되게 씁니다.ㅇㅇ 그리고 그 반전이 기분나쁘지 않을 반전일 겁니다. ㅋㅋㅋ네.. 22~24편에서 완결 예정임돠..ㅇㅇ!
근데 그 결말이 결코 실망스럽지 않을거라고 전 자부합니다. 님들이 똥줄타고.. 궁금해하는게 보고 싶어서라고는 절때 말 못해여.ㅋㅋㅋㅋ
님들.. 왜 조나잌은 의심안해여.. 전 폴라로이드사진 그냥 주는거 쓸때부터.. 존나 수상하다고 생각캣는데.. 흡.. 스포하면 안되니까 입좀 다물게여.
이 bgm듣자마자.. 18편꺼다 하고 생각했어요.. 전 브금이 정말 많거든여.. 고3이과생분이 작가이듯이.. 저는 재수생예대준비생이에옄ㅋㅋㅋ.
...백혀니 가 부럽다 크흑..ㅠ...네.. 일단여.. 결말은 진짜 실망스럽지 않을 거에요. 그리고 번외랑 설명글도 빵빵히 준비중이에요.ㅋㅋㅋ 제가 특별히 교과서처럼
줄쫙쫙 그어가며 설명해 드립니다..ㅇㅇ. 번외는 세훈이 번외1편이나 두편 있구요. 카디번외는 떡편으로 상중하 나갈 예정이에요.
사귄지 얼마안됬을때랑 ,병원떡이랑,결말 나고 후의 카디 ㅋㅋㅋ물론.. 上中下다 떡일 겁니다. 전 떡 좋아하니깐요 ㅋㅋㅋㅋ!
결말 쓸 생각하니까 정말 신나요. 손이 막 꿈틀거린다.ㅠㅠ! 이거 다음편도 쓸생각하니까 신나요.. 아 진작 이렇게 빡세게 나갈걸.. 맨날 달달하게 한다고
오그라든 손펴면서 힘겹게 글써섴ㅋㅋ...오늘 쓴건 참 맘에 드네요. .물론 글체는 맘에 안들어요.. 또 올리고 나서 수정봐야지.ㅋㅋㅋㅋ
신알신, 댓추 감사해요.. 눈팅은 제발.. 가슴아프니까 그만둬여.. 작가의 생명이자 밥줄이 댓추라는 걸 왜몰라여..ㅋ ㅠㅠ
완결나서 Reina텍파나눔할때 카디번외는 진짜 암호닉있는 분들만 챙겨드려요.. 각오하시고 댓글 안써보세여 어디한번.ㅋ 진짜 찰지게 쓸 자신잇는뎅.ㅋ
전 이제 또 떡쓰러감돠.ㅋㅋ떡 들고 다썰으면 올리고, 떡단편 공지올립니다. 묶어서 보내줄거에영. 헿. 텍파나눔.
17편에 댓글 달아주신 분들 명단임돠
아미노산 라떼 카디찬백덕후 민들레 이프로 고나리자 이요르 크림 새우깡 토마토 템즈
수박 달다 익인9 밥줘 백백 초콜릿 이불 페네
정말 너무 감사합니다 독자님들..ㅠㅠ쓸맛나게 댓글달아주시는 소중한 분들.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