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찬열] 사신밀담 06
(부제 : 납치와 부적)
아침 6시 반,거울에 비친 제 모습을 바라보는 찬열의 표정이 심상치 않았다.오늘이 면접날이라 한껏 신경썼는데 그럼에도 꼴이 영 아니다. 디씨에 하도 시달려서 그런가, 고소미를 먹여도 소용없이 찬열을 호구킹,호구왕이라고 불러대며 신상을 털어대던 의지의 디씨인들로 인해 찬열은 적잖이 고생을 했다. 설상가상 네이트 판에까지 올려진 찬열의 신상을 결국 고소미로 밖에 해결할 수 없었고, 글은 전부 내려졌다. 다행히 찬열의 신상은 그 이상으로 퍼지진 않았다. 다행이야, 하며 안도의한숨을 내쉰 찬열은 정체를 숨기기 위해 머리칼을 다시 검은색으로 물들였다. 부모님이 돌아가시기 전부터 항상 머리는 검은빛으로 물들어 있었다. 붉은 머리를 들키면 안된다는 절대적인 말씀에 그대로 따랐고 휴학하기 전만 해도 그랬다. 그러나 휴학한 뒤 언제부터인지염색을 해도 보름 정도면 빠져버리곤 해서 염색에도 엄청난 돈이 들었다. 그래서 근 몇달간은 듬성듬성하게 붉은 머리칼이 드러났다가, 말았다가, 거의 염색이 풀리는 일이 계속 반복되곤 했다. 어제도 목욕탕에 다녀왔는데 혹시 염색한 물이 빠질까 전전긍긍했다. 다행히 빠지지 않은 머리를 다시 확인하던 찬열이 다시 거울을 보았다. 얇은 니트에 청바지 차림은 딱 봐도 나 대학생이오 하고 티를 내는 복장이었다.크게 패션 센스가 있는 편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옷을 엄청 못 입는 편은 아니었던 찬열은 나름 지금의 차림새에 만족했다. 양복 입고 갔다가 컨셉에 어긋난다고 개털렸던 지난날을 생각하던 찬열은(그래도 양복을 싫어하진 않는다) 역시 평범이 최고라고 생각했다.
" 가지고 가야 하나 말아야 하나.. "
복주머니 안에 든 것들을 유심히 바라보던 찬열이 종인이 준 부적을 안에 넣으며 고심했다. 복주머니는 너무 큰데, 미신은 믿지 않지만 요새 뭔가 낌새가 이상하기도 하고, 뭘 어째야 하나 고민하던 찬열이 결국 부적 여러개들 중 종인이 준 것들과 안에 든 물품들만 뒷주머니에넣었다. 앞주머니가 없는 바지였기 때문에 뒷주머니에 넣은 것이 몹시도 불편했지만, 뭐 어쩔 수 있나. 이제 곧 면접 보러 가야 할 시간이다. 찬열이 일어섰다. 오늘도 운이 조금만 좋아지기를 하늘과 땅에 대고 빌면서 힘차게 앞으로 나아가려 했는데,딩동-초인종이 울렸다.읭? 찬열은 이상하다는 표정으로 문을 열었다.- 경찰입니다.- 아랫층에 살인사건이 나서, 협조 조사 좀 해주셔야겠습니다.
저기, 전혀 경찰처럼 보이시지는 않거든요?찬열은 호구왕이었지만 살집이 후덕하신 데다가 썬글라스를 끼고 양복까지 입으신 무서운 아저씨들을 조폭으로 보지 경찰로 보지는 않았다. 그래서, 죄송한데 제가 좀 바빠서요! 하고 문을 닫으려고 하..는데..
" 읍? 읍!?!? 우읍?!!?!?!?!!!!!!!!......... "- 후후, 걸려들었소.- 이제 이 자를 없앨 일만 남았군.찬열은 정신을 잃어가면서도 이대로 인신매매를 당하는건가 라고 생각하다 무슨 싸구려 삼류 무협지에서나 나올 악당들의 대화를 들으며생각했다.' 지랄 옆차기를 하네.. '촌스럽다고.태산,흰둥이를 닮은 살짝 노안 소년이 기를 수련하고 있었다. 얼굴도 하얗고 얼굴도 흰둥이를 닮은 인상이었다. 보기에도 므흣한 아름다움을 지니고 있는 소년은 기를 수련하다 간지나게 장풍을 쏘아대었다. 흡사 무협지의 한장면이었지만 이윽고 21세기답게 권총이 나오는 것을 보면 느와르같기도 했다. 그렇다. 이 팬픽, 현실을 반영한다. 권총을 과녁에 가져다 대면서도 기를 잃지 않…는 듯 보였는데?
" 헐!!!!!!! 루한!!!!!! 스승님!!!!!! 루한!!!!!! "
진지한 금방 전은 어디로 갖다버렸냐는 듯이 옷도 못 챙기고, 권총만 겨우 챙기고 바로 옆의 한옥집으로 뛰어들어가는 소년의 이름은..쾌남,은 아니고 사실 오세훈이다." 하암..무슨 일이야, 세훈? "
전날 밤 더킹 투 하츠를 보느라 늦잠을 잔 루한이 기지개를 켜며 물었다. 은시경이랑 재신공주가 잘 살고 이썼는데.. 그런데 눈을 뜨고 보니 세훈이 울상이다. 루한의 잠이 갑자기 확 깼다. 세훈! 왜 이래! 부모와 일가친척을 두 살에 잃은 세훈을 돌보고 키운 것은 루한이었기에그것은 마치 먹이를 먹지 못해 굶주린 아기새를 보고 놀란 어미새와 같았다. 루한은 기도했다. 제발 아무 일도 아니기를.. 은시경을 더 볼수 있기를.." 주작의 기운이 안 보여요! 루한, 납치당한 것 같아.. "그러나, 세훈의 한 마디는 커다랗게 뜨인 루한의 두 눈에서.
" 납치는 지랄! "
기어이 욕이 나오게 만들었다.루한은 역시 뿌리깊은 나무를 너무 많이 봤어, 라는 생각을 하던 세훈이 서둘러 루한의 몸을 흔들었다. 우리 빨리 깨우자, 구하러 가야죠.욕을 하고 멍하던 루한이 겨우 고개를 끄덕끄덕하며 휴대폰으로 카톡을 보냈다.[찬열 납치]받자마자 용 상태로 날아온 우판과 우판을 타고 온 준면과 함께 모두가 [이 슈ㅣ발새기가] 하는 표정으로 양복에 선글라스를 착용하고 졸음을 쫓기 위해 껌을 문 상태로 출발한 것은 겨우 5분 후였다.흰 봉고를 모는 루한의 엄청난 난폭운전으로 모두가 귓볼에 멀미약을 하나씩 붙이고 있었다.
찬열은 스르르 실눈을 떴다.이 시발롬들, 나를 어디로 데려가는 거지? 찬열은 착했지만 사람이었던 만큼 욕도 좀 했다. 이 씨발롬들이 내 콩팥을 떼갈라고 작정을 했구먼, 그러나 그것이 이리도 쉽게 되는 줄 알았느냐? 다행히 좀 사람들이 멍청한 모양인지 자신이 깨어났다는 사실은 안중에도 없는 모양이었다. 이 빌어먹을 봉고에서 일단 도망가면 되는데.. 내 콩팥은 절대 떼갈 수 없다는 정신으로 정의를 불태운 찬열이 기회를 노리면서 그들의 대화를 엿들었다.- 숨통부터 끊어놓으라고 하셨는데..- 한번쯤 따먹어도 된다고..무,뭐? 이 씨발롬들, 이 개만도 못한 미래의 강간범들 같으니라고! 찬열은 눈이 돌아갔다. 야! 이 좃같은 새끼들이 진짜! 정강이를 발로 뻥하고 차자 뒤에서 공격당한 덩치가 으윽! 하면서 쓰러졌다. 놀란 놈들이 다가오자 찬열은 서서히 뒷걸음질쳤다. 하나 쓰러졌다 해도 일곱명이다. 내가 이길 수 있을 리가 없을 텐데.. 대신 차 속도는 확연히 느려졌다. 몇 놈만 잡으면 틈을 노려 밖으로 뛰어들 수도..! 계속 뒷걸음질치던 찬열에게 비열한 똘마니의 미소를 짓던 놈 하나가 달려들었다. 찬열은 피하는 대신 각도를 재었다. 어떻게 하면 가장 큰 타격을, 가장 큰 피해를 입힐 수 있을까!
" 씨발 너희들은 살인마들이니까 씨를 잘라버려야지! "퍽,이 소리가 뭐냐고?
" 으아아아아아아아아 내가 고자라니! "
무슨 소리긴 무슨 소리야,뽕알 터지는 소리지.찬열은 헥토파스칼 킥으로 정확히 두 놈의 가운뎃다리에 발차기를 명중시켰다.으아니 의사양반! 내가 고자라니!어둠의다크로 죽음의데스를느끼던 놈들은 결국 그것을 움켜지며 쓰러졌다. 찬열은 서둘러 옆으로 달려가 차문 손잡이를 열고 탈출하려 했다. 그러나, 자신의 팔을 확 잡아끄는 개새끼들 때문에 쉽지도 않았다. 이런 씨발 엿같은!
" 이거 안 놔? 야!! 이 나쁜 새끼들아!! "" 이년이.. 따먹기라도 해야겠다, 얘들아, 이 년 묶어라! "" 이, 이런 악귀같은 새키들!! "
찬열은 곧 있으면 좆망인 이 사태에서 찬열은 과연 무슨 짓을 해야 할까 생각했다. 주머니엔 나무깍지, 머리끈, 부적들밖에 없다. 다 쓸모없는 것들인데.. 아, 아니다! 혹시 부적으로 이놈들의 시선을 교란시킬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야말로 터무니없는 생각이었지만 지금으로서는 그 방법밖에 없었다. 결국 찬열은 희대의 병신짓(이라고 자신도 그렇게 생각했다)이자 최후의 발악으로 선택지 123중 3번 부적을 선택했다.
" 아.. 악귀야, 물럿거라!! "" ....!!!!!!! "
그렇게 말도 안 되게 부적들을 날렸는..데..부적이, 날아간다?이윽고, 찬열은 무협지에서나 보던 장면을 실제로 보게 되었다.
- 으악!부적에 맞은 한 놈이 서서히 소멸되는 것이다.당황한 찬열이 잠깐 꼼짝하지 못하자, 정신을 차린 다른 놈이 서둘러 찬열을 잡아채려 했다.그러나,
끼익-쾅!무작정 봉고를 들이받아버린 어떤 차로 인해 그 실패는 불발로 끝났다.그리고,하나,둘,셋.
- 내려요!!!!!!!!삼 초나 지났을까,저 뒤에서 꼴뚜기 목소리를 닮은 누군가가 소리쳤다. 찬열은 그제서야 정신을 차리고 자신을 잡고 있는 놈의 팔을 꽉 깨물었다.- 으악!그리고, 마침내 기회를 잡은 찬열이 차 문 손잡이를 잡고 힘껏 당기며 몸을 날렸다.이미 뼈가 부러지든 탈골이 되든 상관없는 것이었다. 찬열의 몸이 곧바로 아스팔트로 떨어졌다. 떨어지는 충격에 머리를 다치는 것만은 피하려 옆으로 떨어졌다. 찬열은 눈을 질끈 감았다. 그런데 이상하네? 분명히 엄청난 충격에 아파야 정상인데,응?이상하게 아프지 않았다?
- 이제 괜찮을 거야, 찬열.응?낯익은 목소린데?멍해진 찬열이 고개를 돌리자, 걱정스럽게 자신을 보는 다른 사람들과 생각도 못한 존재가 서 있었다.찬열의 재산을 정리해준 고마운 사람, 고문 변호사." 우판 형..? "
예명 크리스, 본명 우판.찬열은 헐ㅋ하는 표정으로 우판을 쳐다보자 우판이 살짝 웃었다. 얼마나 걱정했는데. 찬열이 우판의 말에 하하 하고 웃었다. 그러나, 곧 지금의 상황을 보고 다시 경악해야만 했다.
" 저기, 형. "" 어어, 찬열. "
우리 지금 떠다녀?왜 내가 허공에 떠 있지? 여긴 우주도 아닌데?찬열의 멘탈이 붕괴되며 공황상태에 빠짐과 동시에 우판은 찬열을 차로 이끌어갔다. 찬열은 그저 멍한 채 이끌려 갈 뿐이었다.+
크리스찬 아닙니다.. 그런 떡밥이나 퓔링은 살짝 있을 예정이에요 ㅎㅎ 하지만 둘은 서로에게 애정이 없습니다급전개 죄송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