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 31 시험
왜 축제가 끝나니까 기다리는게 시험인 것인가...(청천벽력)
안그래도 어제 탈출하려고 종인이 방에 가다가 오빠한테 걸려서 못갔는데..
"나간거 들키면.. 용돈 없어."
용돈이 없는 것 보다 더 큰 벌은 없을 것이다..☆
일반인들이 보기에 맥시멈들은 분명 시험을 잘 볼거야! 라고 생각하겠지.
형평성 뭐시기라고 하면서 시험이 지랄맞다고.
초능력자 학교에서 AA~F등급은 자신의 최대치가 어디인지 실기 시험을 보고
일반적인 상식(국, 수, 사, 과)을 봐서 평균 낸 다음에 성적으로 들어간다.
이런식으로 맥시멈들도 시험 봤다간 다 뒤지는 거여(섬뜩)ㅋㅋㅋㅋㅋㅋ
그러므로 우린 섬세함을 본다. 늘상 오전수업 내내 연습하는 섬세함.
그리고 루한쌤은 시험 2주 전부터 국, 수, 사, 과를 가르쳐 주시기 때문에...
그냥 우리는 죽었다고 봐야 한다...☆★
"악 시발!!!! 왜!! 왜 시험이란게 있어서!!!!"
"아 왜에에에!!! 왜!! 진짜 왜?!!!!"
비글 두마리가 짖고 있는 지금. 백현이가 말한다.
"어유 공부나 한 번 해볼까? 헐?! 벌써 다했네?ㅋㅋㅋㅋㅋㅋㅋㅋ"
책에 손을 가져다 댔다가 뗀 백현이가 한 말에 비글 두마리의 이성의 끈이 끊어졌다.
뒤에선 화르륵, 옆에선 파지직 거리는 소리가 난다.. 무섭다.
"뭐. 다시 말해봐 똥백아."
"내가 잘 못 들었나?ㅎㅎㅎ"
하필이면 인내심과 참을성이 없다는 비글새끼들이 위험한 능력을 가지고 있어서.
"너네 그거 안 없애면 두개골 쪼개버릴 줄 알아라."
경수가 보던 교과서에 불똥이 튀어 탔다. 그것때문에 낮아진 경수의 목소리에 불덩이와 스파크가 사라졌다.
경수에게 남은 것은.. 불에 타서 구멍뚫린 교과서..?
"아.. 중요한 부분이었는데. 개새끼들 진짜 죽여버릴라."
경수의 날카로운 눈초리가 비글들에게로 향해졌다.
비글들은 너도나도 경수에게 달라붙어 교과서를 건네주었다.
"난 어차피 다해서 괜찮아. 너 가져."
백현이 한마디에 다시 리플레이 될 뻔했지만 경수가 곁에 있어서 인지 참는 모양이었다.
이제 흥미가 떨어져 교과서를 보는데 갑자기 위에서 눈이 내린다. ...눈?!
위를 올려다보니 타오가 분무기를 뿌리고 있었다. 거기서 뿌려진 물이 얼어서 내려오고 있다.
민석오빠 자리를 보니 오빠가 웃고 있다. 정말 종잡을 수 없다 이곳은..
우선 타오야.. 물들지 마.. 좋다고 분무기 뿌리지 말란 말이야..
Ep. 32 도야수
그냥, 경수가 분량이 없는 것 같아서 하는 에피소드ㅋㅋㅋㅋㅋ
경수는 조용하다. 근데, 조용하게 비글이다. 이성적인 비글?
분명 방금과 같이 개새끼네 소새끼네 죽이네 마네 하면서도 찬열이가 만든 새끼용을 바라보며 웃고 있다.
음.. 애들과의 첫 만남이 연구소였다고 했었던 것 같은데, 경수도 거기서 처음 봤다.
뭐랄까.. 되게 연예인 같았다. 짙은 눈썹과 큰 눈, 예쁜 콧대까지.
우리는 한 방에 갇혀 지냈었는데 그곳엔 한 가운데에 대롱대롱 매달린 조명과 각자의 침대들 빼고는 아무것도 없었다.
아, 화장실 있긴 했었네. 무튼 거기서 지내면서 알게 된 건데, 경수는 다정했다.
뜬금없이 경수의 다정을 논하는 것은 진짜 경수가 대박이었으니까bbb
난 여자다. 초반 2주 동안은 종인이가 없었다. 오빠가 어떻게든 안 들키려고 감춰서.
그렇다면 난 2주동안 생판 모르는 남자 여러명이랑 한방에서 지냈다는 것이다.
물론 그거 알고 종인이가 격분해가지고 연구소장실로 공간이동해서 존나 따짐.ㅋㅋㅋㅋ
"아니 남녀칠세부동석이란 말이 괜히 있나? 우리가 연구할 수 있는 기회를 준거지 실험 쥐가 되겠다고 했나? 어?"
늦게 온 주제에 존나 따박따박 뭐라 그럼ㅋㅋㅋㅋ
아 자꾸 말이 세네. 내가 지금부터 풀 이 일화는! 지극히 경수의, 경수에 의한! 경수를 위한! 일화이다.
때는 종인이가 들어오기 전, 그러니까 이제 막 잡혀들어 왔을 때. 모든 휴대전화가 압수되고 창도 없는 방에 갇혀 있을 때였다.
나는 이상황이 너무 무서웠다.
익숙하지 않은 방안에 생판 남이랑 감금되어 있었으니까. 더군다나 그때 당시에는 애들 분위기가 좀 무서웠다.
예민하고 예민해서 잘 못 건들면 싸울 정도였다.
그러나 각자 능력의 연구를 하고 오면 다같이 깔 게 있었다. 연구원들.
그게 유일한 낙이었다.
"저보곤 태풍을 없애래여. 그게 나인가? 클라우디들이지."
"난 빙하를 복구하래."
"헐.. 나보곤 에너지가 되래요. 화력!! 존나 용암을 부어버릴까 보다."
"나는 또 한 건 하고왔지. 오늘도 잠 못자게 생겼어.."
우리들의 불평불만은 끝이 없었다. 계속 조용하던 경수가 말했다.
"피곤할텐데 빨리 자자."
경수의 말대로 피곤했다. 진짜 너무너무 피곤했고 외적으로 심적으로 힘들었다.
침대에 누우면 괜히 범죄자랑 눈마주친 거 생각나고, 이대로 눈뜨면 내 방일 것 같은데 콘크리트 천장이고.
가끔 정말로 오빠의 환청까지 들렸다. 그정도로 힘들었다.
"스텐드 켜 놔도 되지?"
"응."
내 바로 옆침대가 경수였는데 책을 읽는 다며 항상 스텐드를 켜 놓고 있었다. 그나마 그거 덕분에 편하게 잔 것 같았다.
아무것도 안보이는 어둠속에서 자는 것보단. 근데 난 스텐드 켜 놓은 게 진짜 책 읽으려고 그런건 줄 알았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사실 경수는 책 읽는 것을 싫어한다고 했다. 편하게 자라는 경수 나름의 배려였던것 같다.
이렇듯 경수는 세심하게 배려해주었다. 티가 잘 안나게.
"야 너네 이거 먹을래?"
밥을 먹을 때도 분명 맛있는 음식이 나오면 자기도 먹고 싶을 텐데도 배부르다, 입맛이 없단 핑계로 애들에게 주고.
부족한 영양소를 채우려고 주던 철분제, 비타민도 자기는 이런거 별로 안좋아 한다면서 애들 나눠주고.
그 철분제가 딸기 맛이 나 불량식품 같아서 인기가 쩔었다. 난 개인적으로 씹는 맛이 안 좋아서 잘 안 먹었고.
Ep. 33 탈옥
사실 연구소 탈출 하자고 처음 말을 꺼낸 것도 경수였다.
우리 다정한 도야수 씨는 진짜 지쳐서 실험쥐를 자처하는 우리에게 말했다.
"나가자. 힘들지?"
"뭐, 여기 나쁘지 않아여. 밥도 주고, 상도 주고."
상이라는 것은, 항상 연구에 진척을 주는 무언가를 보여주면 연구소에서 주던 선물 같은 거였다.
뭐, 거의 길들여졌다고 봐야겠지.
"계속 여기 있고 싶어? 너네 가족 안 보고 싶냐?"
조금은 날카롭게 날아간 경수의 말투에 모두가 예민해졌다. 난 긴장했다.
경수의 말에 어느정도 일리가 있다고 느껴졌고, 준면오빠가 진짜 너무 보고싶었기 때문에.
부모님도 없는 우리인데 종인이랑 내가 갇혀 있으니 오빠는 혼자나 다름 없는 것이었다.
"나보러 한 번도 안오는게 가족이냐?"
삐뚤어질대로 삐뚤어진 그들은 진짜 싸울듯이 각자의 능력을 내보였다.
나랑 백현이, 종인이는 물러나 있었다. 중립이라고 해야되나?
그때 때마침 문이 열리고 철분제를 나눠주러 연구원이 들어왔다. 초능력을 내보이던 그들을 보더니 놀라서 철분제를 떨어뜨리고 나가버렸다.
아깝다며 바라보던 찬열이가 쟁반위에 있던 철분제에 손을 가져다 댔다.
"야. 뭐하게?"
"이건 안떨어졌잖아. 먹을려고."
"잠시만!"
재빨리 다가가서 그것을 집고 눈을 감았다. 연구소장과 왠 여자가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진짜 이거 먹이면 개가 되는 거 맞지?"
"네. 저희 연구팀에서 심혈을 기울여 만든 거에요. 뇌의 기능을 일시적으로.."
"좋아. 됐어. 부작용은?"
"다른 실험자들에게 사용해본 결과. 없었습니다. 대신 효과는 24시간이 최대입니다,"
"좋아, 좋아. 이거 그 애들 줄 때 흔적 지우고."
그 후로 대량으로 만들어진 것이 이것인가 보다. 그럼 이게 일종의 마약같은 건가?
입으로 가져다 대는 찬열이의 손을 저지하고 바닥으로 던졌다. 인상을 구긴 찬열이가 나를 바라보았다.
그 무서운 눈빛으로 나를 탓하다가 일순간 멍해졌다. 이내 눈이 선하게 돌아온다.
두려움에 참았던 숨을 내쉬었다.
"그게 뭐야?"
경수의 물음에 그냥 밟으라고 하니 하나하나 밟아서 빻아 버리는 경수.
"뇌기능 어쩌고 하는 건데. 먹으면 순종적이게 되나봐. 효과는 딱 24시간."
곧 연구소장이 들어왔다. 이내 우리를 보더니 인상을 구겼다. 뜻대로 되지 않았다는 거겠지.
세훈이가 바람을 일으켜 곱게 빻은 그것을 날려 연구소장의 콧속으로 넣었다.
재채기를 하려 입을 열때 입 속으로 넣은 세훈이가 웃었다.
괴로워 하는 연구소장을 제치고 방 밖으로 나온 우리는 새로운 난관에 부딪혔다.
"나가는 길이 어디야?"
"야 도경수. 그냥 부셔!!"
씩 웃은 경수가 눈에 보이는 벽을 부쉈다. 중요한 자료실인듯 보안시스템이 있었지만 종대가 전기를 차단시켜버렸다.
세훈이와 민석오빠가 컴퓨터를 얼리거나 종이들을 헤집으며 날려버렸다. 모든 스트레스를 거기다 풀어버린 우리는 또 다른 벽을 부시고 나왔다.
그리고 백현이가 전세계인에게 텔레파시를 넣은 것이다.
Ep. 34 타오야...?
그냥 찬열이랑 종대랑 경수가 친해보이는 모습을 보니 과거 생각이 났나보다.
아.. 이것도 연구해야 될 것 같은데.. 맥시멈이 되면 다들 또라이가 되는 건가?
후... 아까 분무기로 눈을 내려주던 타오가 내 주변 시간을 계속 돌렸다가 다시 제대로 했다가 하면서
4교시 내내 내 주변에만 눈이 온다고ㅅㅂ
아니.. 너무 귀여운 장난이긴 한데.. 슬슬 시원하다 못해 추워...
그리고 눈들이 올라갔다 내려갔다 하면서.. 정신사나워...
"타오야.. 누나 얼어 뒤질 것 같아.."
나의 말에 그제야 내 주위 눈이 그쳤다. 그 대단한 능력이 이따위로 이용될 줄이야...ㅠㅠ
"나는, 누나가 예뻐서.."
"응. 이제 겨울 되면 눈 올때마다 볼 수 있어 타오야. 누나가 어딜 가는 것도 아니구.."
"크치만.. ㅈ..지큼 포고 싶은데.."
"눈 깜짝 하면 겨울이야. 그치?"
"오.."
간과했다. 아까부터 생각하고 있던 내 연구 주제를.
열어놓은 창문 안으로 눈송이가 떨어진다 했더니.. 곧 밖에 함박눈이 쏟아졌다.
입이 떡 벌어진 우리가 밖을 내다보았고 타오는 그저 눈오는 풍경에 내가 서 있으니 기쁜가 보다..
아.. 빈머리가 늘어났어... 타오야.. 이.. 이 망할타오능력아...
"오, 난 좋은데?ㅎㅎㅎ"
신난건 민석오빠 뿐이었다...☆
Ep. 35 나비효과
타오는 그저 시간을 빠르게 돌려 일찍 겨울이 오게 만든 것이었다.
근데 타오는 이 넓은 구역을 섬세하게 다시 뒤로 되돌리지 못했다.
섬세함을 배우지 못한 아이를 탓해야 되긴 하는데.. 그러자니 여린 아이가 상처받고.. 그렇다고 이렇게 겨울인 채로 살 순 없고..
나무가 다 앙상해져가지고.. 날도 허벌나게 춥고. 창문을 다 닫고 타오가 쳐 놓은 사고를 멍하니 바라보았다.
능력이 사기니까 사고도 사기적으로 치는 구나..
찬열이가 피운 모닥불로 모여 초코파이를 나무 젓가락에 찍어 구워 먹으며 어떡할까 고민했다.
"타오가, 뭐.. 알아서 해야지."
"강하게 키워야 돼. 이렇게 얼렁뚱땅 봐주다간.."
"흐어어어, 타오야. 다음부터 능력 쓸때는 누나한테 검사 맡을까?"
"응.."
"그래. 타오도 놀랐을텐데, 이거 먹구."
내가 먹을려고 굽던 초코파이를 건네주니 또 맛있게 먹는다.
그래.. 먹고 힘내라. 아마 루한쌤이랑 사적으로 만날텐데.. 조심하고.
아니나 다를까 백현이가 타오를 비웃었다.
"건투를 빈다 동생이여."
"마.. 마니 혼나..?"
"학교에선 별로 안 혼나니까 일단 걱정 말고 다녀와. 내가 들 혼날 방법 생각하고 있을게 타오야."
경수의 말에 덜덜 떨면서 교무실로 향하는 타오였다. 조심해.. 타오야..
"누나."
"어?"
"정확히 어디까지 그런거냐?"
"아마, 찬열이네정도?"
"그럼 우리집도 겠네?"
"응."
"너는 아무 생각도 안 드냐? 형이 아끼는 화초말이야."
"......지져스."
나랑 종인이가 난리가 났다. 이건, 답이 없어. 우리 오빠가 진짜 미친듯이 아끼는 화초가 하나 있는데..
지금 겨울이라면 베란다에 내놓은 그것도 얼어 죽었을 거란 말이지..?
그럼 우리 오빠가 화가 날테고, 그 모든 화는 우리에게로 오겠지.
물론 대놓고 짜증이 아닌 더 우리를 구속하는 쪽으로.
"뭐.. 뭐 없냐? 뭐라도 있어야 돼."
"그 사람 있잖아. 형 친구."
"이씽오빠? 헐!!! 나 잠깐 외출 한다고 말해줄래 백현아?"
"너 오지게 혼날텐데?"
"루한쌤에게 까이는 것보다 구속당하는 게 더 싫어. 금방 온다 그래."
이씽 오빠에게 전화를 거니 곧 종인이 능력으로 우리집 베란다에 도착했다.
다 뒤졌다.. 시방.. 다 죽었어.. 진짜 다 죽었어. 아, 시든거라고 표현하나..?
-여보세요?
"오빠 지금 어디야?"
-연구실이지.
"오빠 연구실?"
-응. 왜?
"왜긴 왜야. 잠깐 우리랑 어디 좀 가자."
연구실에서 오빠를 데리고 다시 공간이동했다. 어안이 벙벙한 오빠가 다 죽어버린 화초를 보았다.
"이거 왜 이래? 어우 추워."
"응. 일났어. 일단 이것 좀 살려내줘..ㅠㅠㅠ"
"아, 알았어."
이씽오빠가 손을 대니 죽었던 화초들이 살아났다.
그중에서 가장 중요한 화초도 살아나니 우리의 숨통이 틔였다.
물론 우리의 잘못은 아니지만, 뒤에 올 후폭풍이 상당하기에.. 귓가에 백현이 목소리가 울린다.
"[루한쌤 짜증 만땅이다. 타오 사건에 너희 둘도 나가버려서. 빨리 와.]"
"들었냐?"
"응."
"그냥 나가 죽을까?"
"그럴래?"
"에비. 그런 말 하는 거 아니야."
이씽 오빠의 안아픈 딱콩을 맞고, 죽을 상을 하고 오빠를 데려다주고, 죽을 상을 하고 교실로 돌아왔다.
루한쌤이 우리를 바라본다.. 우리는 그저 어색하게 웃을 뿐이었다.
그대들♥ |
그러고보니 휴가 동안은 사담을 못하겠네요.. 흙.. 답글로 소통해요 우리..ㅠ 미처 확인 못한 오타같은 것은 다녀와서 고쳐야 겠어염...ㅎㅎㅎ 경수 짤을 찾는데.. 경수에게 새삼 다시 반했다...(아련)
체리/안녕/모카/매매/경수하트/엑소영/구금/정동이/뭉구/규야/바닐라라떼/세젤빛/탄비/슈웹스/죽지마/치노/성장통/두부/캐서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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