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uch Down 21
부제: 흑막
#차라리_그냥_말해줘라
살인자 어쩌고 말실수한 뒤부터
승관씨가 아닌 듯 나를 피해 다니는 중이었다.
둘만 있는 시간을 피하는 느낌?
왜 그런 말을 한 건지 궁금하기도 하니까...
승관씨를 탕비실로 데려와 단도직입적으로 물어보았다.
"저번에 살인자 만났냐고 물어보셨잖아요. 그거 무슨 말씀이셨어요?"
"에? 무슨 말씀이세요? 꿈꾸셨어요??"
"그냥 넘어가 드리고 싶은데, 제가 최근 꿈에서 무조건 윤정한씨랑 같이 하고 있어요. 꿈 아닌 거 알아요."
눈에 띄게 눈을 피하던 승관씨가
결국엔 말씀해주시려는 듯 운을 뗐다.
"그.. 혹시라도 제 이야기 듣고 회사를 관두시게 된다면..."
"저 노예계약 준비 중입니다. 벌써 사장님께 노예 계약서도 들이밀었었고요. 물론 거절당했지만."
"아... 그... 그럼 만약에 다른 직원에게 제가 해드린 이야기 들으시면 정말 놀란 척해주셔야 돼요. 마치 처음 들었다는 듯이. 이렇게 부탁드립니다."
"네. 그 정도쯤이야."
한참을 뜸을 들이던 승관씨가 갑자기 환하게 웃으셨다.
곧 시계를 가리키더니 탕비실 문을 열며 말했다.
"어휴 벌써 점심시간이네요? 말씀드리고 싶었는데 소중한 점심시간을 방해할 순 없죠. 즐점하세요."
그대로 문을 닫고 나가버린 승관씨였다.
아!!!!!
#내_정체_빠밤
관심 없다는 듯 행동하며 승관씨가 긴장을 풀길 기다렸다.
난 기회가 생기면 놓치지 않는 편이었고 바로 술 약속을 잡아내는 쾌거를 이룩했다.
정한씨에게 듣기론 승관씨가 술을 꽤 못한다고 했었거든.
아니나 다를까 몇 번 잔을 부딪히니 금방 취기가 오르는지 텐션이 높아진 승관씨였다.
바로 지금이 그 기회의 정점이었다.
"살인자를 만난다는 이야기는 뭐였어요?"
"만났나 해서 물은 거였어요."
"그래서 살인자를 제가 만나야 되는 거예요?"
"아뇨. 만나면 안 되는 거죠. 찾기만 하셔야죠."
"네?"
"그러다 죽은 친구가 한 둘이 아니에요. 더는 잃기 싫으니까요."
"......."
"아시잖아요. 00씨가 가지고 있는 그 능력이 00씨에게만 있는 게 아니란 거. 루시드 드리머가 많듯이 00씨와 같은 능력을 가진 사람도 적지만 있다는 거."
딱히 할 대답이 없어 정적이 흘렀다.
나와 같은 능력이 있었구나.. 몰랐네.
난 나만 이런 능력을 가지고 있는 줄 알았다.
근데 살인자는 왜 나온 거야?
단순하게 생각하던 뇌리에 살인자란 단어가 꽂히자
숨이 턱 막혔다.
승관씨가 줄곧 살인자라 칭하던 사람 중 한 명이 나였다.
나 때문에, 다들 죽었으니까.
"죄송해요... 살인자가... 저였네요..."
"아뇨. 아니지. 그건 아니지. 호두누나는 죽이지 않았잖아. 지키고 있는 거잖아요. 정한이 형이 미친 짓 하니까 바로 와줬잖아요."
이미 뇌리에 박힌 그 생각은 떠나지 못했다.
그러게... 나 살인자였구나...
#꿈#위로
전체적으로 따뜻한 느낌이 드는 곳이었다.
따뜻한 햇살도 그랬고
잔잔히 흘러가는 구름도 그렇고
눈앞에 펼쳐진 갈대밭도 그랬다.
갈대밭 가운데에는 산책로가 나있었는데
산책로 끝 공터에 벤치가 하나 있었다.
그 벤치에 가만히 앉아있는 정한씨도 왠지 모르게 따뜻한 느낌이 들었다.
산책로를 천천히 걸었다.
정한씨는 그저 그곳에 있을 뿐 재촉하지 않았다.
길 끝에 다다라 정한씨 옆에 앉았다.
평소랑 다른 분위기가 어색해서 정한씨께 물었다.
"평소랑 분위기가 다르네요?"
"호두야 있잖아, 나 부탁 하나만 하자."
대답 대신 부탁을 하겠단다.
워낙 어디로 튈지 모르는 분이기에 듣고 생각해보겠다고 말했다.
괜히 들어준다고 했다가 코 꿰일라.
"혼자 울지 마. 슬픈 영화도 같이 봐. 양파도 같이 썰어. 울 때마다 나랑 함께하자. 부탁이야.."
"슬플 때만 같이 하네요."
"응? 이야기가 그렇게 돼? 그럼 같이 웃자! 이건 어때? 정말 좋지? 그치?"
"그럴지도요."
모르긴 몰라도
오늘 승관씨랑 있었던 일 때문인가 보다.
***
따지고 보면 호두도 살인자가 맞죠.
어쨌든 호두의 능력때문에 죽은 거니까...8ㅁ8
저번에 분위기가 따듯해서 못 넣었던 굿투미를 오늘에서야 넣었습니다^0^/
암호닉입니다!
워후, 유한성, 세봉봉이, 한콩, 오솔, 뿌랑둥이, 쿠조, 후아유, 팽이팽이, 당근먹는꿀벌,
문홀리, 뽀집사, 호시탐탐, 나나, 뾰짝, 소매자락, 아몬드봉봉, 메뚝, 코코몽, 이슬,
지도리, 도도, 숮아, 뿌이뿌이뿌, 白日夢, 시옷, 하늘빛, 필소,뽀삐, 1996, 쫑쫑,
설렘세, 좌우징, 밍구리, 안개, 보보, 소보루, 권햄찌
암호닉은 언제나 열려 있으니 가장 최근편에 신청해주시면 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