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uch Down 22
부제: 장난
#손을_내리고_떼면_되잖아
대체로 사고는 윤정한씨가 쳤다.
그것도 우리가 해결할 수 없는 선에서만 골라서 치는 거라고 생각할 정도로
매우 어이없는 사고만 쳐서 적어도 지수씨가 출동해야 수습이 가능했다.
자잘한 사고는 순영씨가 맡아서 했다.
출근을 하자마자 또 무슨 사고를 치셨는지
로비에 손들고 서있는 순영씨를 바라보았다.
울먹이는 통에 고개를 돌렸으나 순영씨가 날 불렀다.
"호두야 이리와 봐..."
"네?"
"나... 볼이 너무 가려워. 눈썹 있나 좀 봐줘."
아이 지금 지각 아슬아슬한데...
빨리 해결해주고 갈 생각으로 가까이 다가가 얼굴을 살펴보았다.
아, 있네. 볼에 붙어 있던 눈썹을 떼 주고 쿨하게 갈 길 가려고 했는데,
뒤에서 나를 부르는 윤정한씨 목소리가 들려 달려서 사무실에 갔다.
#하양이는_잘_자라고_있습니다
하얀 팥이 새싹을 틔웠다.
그게 요즘 우리 회사의 핫이슈였다.
"우리 하양이 물 준 사람?"
"나. 내가 줬어요."
"어? 내가 그제 줬는데?"
"아!!! 내가 줄 거야!!!"
하양이라는 이름이 붙은 하얀 팥은
회사 직원들의 무한한 사랑을 받으며 잘 자라고 있는 중이었다.
사무실 햇볕이 가장 잘 드는 자리에 쪼매난 떡잎을 펼친 채 귀여움을 발산하고 있으니
현장, 물류 할 거 없이 하양이를 보러 사무실에 오는 것이 일상이었다.
마침 흰 팥을 처음 석민씨에게 준 순영씨가 보고 할 게 있어 사무실로 들어오니
착한 석민씨는 감사 인사를 잊지 않고 해주었다.
"형 덕분에 우리 회사가 더 잘 될 것 같아. 역시 하얀 팥이 행운을 불러주나 봐."
"...응, 그럼. 당연하지."
동공지진이 난 순영씨는
나와 눈이 마주치자 어색하게 웃었다고 한다.
#꿈#변태야?
눈을 뜨니 아주 깨끗한 호수 위였다.
나는 작은 배를 타고 있었고
물 밑으론 알록달록한 작은 물고기들이 지나다니고 있었다.
아... 혹시라도 물에 빠져 죽을 수도 있어서 물도 좀 싫어했는데
천천히 노를 젓고 있는 정한씨를 보니 안심해도 될 것 같았다.
어느 정도 호수 중앙까지 오니 정한씨는 노를 배 위에 내려놓았다.
곧 턱을 괴더니 묻는 거였다.
"정한씨는요?"
"나는, 호두가 함께라면 무슨 계절이든 좋아."
"으..."
"가만 보면 이런 말 싫어하더라? 미안한데 난 너의 그런 반응이 좋아. 재밌어."
그냥 말을 말아야 되나...
#꿈#말_금지야
현실 속 계절이 추운 겨울이니
따뜻한 봄이 좋겠다고 했다.
정한씨는 금방 주변 산들을 꽃밭으로 만들었다.
벚꽃이 흐드러지게 펴 꽃비가 내리고,
잔잔한 호수 위로 떨어진 벚꽃잎이 떠다녔다.
와, 대박. 이쁘다.
한참을 벚꽃들에 정신이 팔려 있었을까
정한씨는 벚꽃가지를 요란하게 만들어내 시선을 집중시키더니
내 귀에 꽂아주었다.
"이게... 뭐예요...?"
"글쎄, 잘 어울릴 것 같아서. 어울리네."
현실에서의 정한씨는 언제나 같은 표정이었다.
아무생각 없어 보이는 빙글빙글 웃는 모습.
다만 나는 꿈속에서 정한씨의 다른 표정들도 봤던 게 문제였다.
현실의 자신은 아무것도 못한다며 책망하기도,
너무 내 자신을 낮추지 말라며 걱정을 하기도,
꿈은 위태롭다며 불안해하기도...
그래서 더 궁금했는지도 모르겠다.
왜 나에게 모든 것을 보여주는지.
왜 매번 꿈에 찾아올 정도로 잘해주는지.
"...왜, 이렇게 잘해주세요?"
"그래보였어? 난 누구에게나 잘해주는데. 넌 특별한 케이스야. 나랑 궁합이 잘 맞잖아."
"무슨 궁합이요...?"
"난 루시드드리머고 넌 위험한 능력이 있고. 굉장한 궁합이지."
"그것도 절 위한 거 아닌가요..? 정한씨는 뭐가 좋은 건데요?"
"흠, 한 번도 생각해본 적 없는데... 한 번 생각해보도록 해볼게."
생각해보니 자신에게 득 될 거 없다고 꿈에 안 와 주면 어떡하지...?
나는, 그냥... 정한씨가 왜 그러나 궁금한 거였는데..
실언했다.
"생각해봤어."
"벌써요????"
"난 호두에게 없어서는 안 될 사람이 될 수 있는 거잖아. 와, 생각해보니 너무 좋은데? 애들한테 자랑해야겠다."
그거 아니야...
그거 자랑 아니라고...
***
요즘 제가 뷔버셉 다시보고 있는데요..
재밌더라구요..(머쓱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 항상 텍파로 읽다가 인티에 올려져 있는 글로 읽으니까 색다른 맛이 있더라고요.
여러분 제가 이번 주 주말까지 괴기동2를 데리고 올게요.
이렇게 약속 안 하면 계속 띵가띵가 놀 것 같아서 안 되겠어요.
이건 독자님과의 약속이니 내가 꼭 지켜서 데리고 올게요.
사실 시즌3 1편을 먼저 써버려 가지고 그거 들고 오고 싶어서 수작 부리는 거 맞아요.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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