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망의 마지막 시즌입니다. 아직 시즌 1을 안보셨다면 아래 링크로 들어가 시즌 1을 먼저 보고 오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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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shmello(마시멜로), Anne-Marie(앤 마리)-FRIENDS
괴물들과의 기막힌 동거 Ⅲ 01
돌이켜보니 모든 것이 후회로 남았다.
그때 그 아이를 못 본 체 했더라면.
그때 그를 찾아가지 않았더라면,
그때 삶을 포기했었더라면,
지금의 내가 없었을 텐데..
#0 아이들 프로필
이름: 권순영
종: 악마
나이: 940은 넘었음
특이사항1: 틈만 나면 들이대서 귀찮다.
특이사항2: 스킨십이 잦다(하도 그래서 이제 아무렇지 않음).
특이사항3: 착한 일을 하면 며칠간 앓아눕는다.
특이사항4: 장난을 좋아한다.
이름: 문준휘
종: 강시/부두술사
나이: 900은 넘었음
특이사항1: 엄청 똑똑하다.
특이사항2: 예전 기억 때문에 인어를 싫어한다.
특이사항3: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 모든 한다.
특이사항4: 이젠 강시의 특징이 남아있지 않다.
특이사항5: 좀비를 부릴 수 있다.
이름: 서명호
종: 몽마
나이: 200은 넘었음
특이사항1: 순영이를 매우 따른다.
특이사항2: 사신을 무서워한다.
특이사항3: 몽마치고는 소심한 편이다.
특이사항4: 꿈을 마음대로 다룰 수 있다(한 번에 여러 개는 못한다).
이름: 이찬
종: 유령
나이: 20
특이사항1: 요리를 잘한다. 주로 베이커리 쪽.
특이사항2: 생 전 기억이 없다(없어야 해).
특이사항3: 항상 밝고 귀엽다.
특이사항4: 몸을 투명화 할 수 있다(잡고 있는 것도 가능하다).
#01 필요에 의한 관계
그때 차라리 내 스스로 목숨을 끊었어야 했다.
삶의 미련이 없을 때 목숨을 끊었어야 했는데, 여리고 예쁘고 착한 너를 만났다. 네가 죽고 난 후 너를 그렇게 만든 최승철에게 복수를 하기 위해 악마를 만났고, 너와 평생을 함께 하기 위해 강시를 만났으며, 참혹한 결과에 아픔이 생긴 아이들에게 좋은 꿈이라도 선물하기 위해 몽마를 데려왔다. 마지막, 정말 마지막이란 생각으로 유령을 만들고 나니 모든 게 허무해지더라. 아마 이번이 너와 영생을 살기 위한 내 마지막이 될 것이다. 실패로 돌아간다면...
그래도 나는 또 남을 위해 살게 되려나.
#02 강시
나에겐 엄마가 존재했다. 물론 거지같은 방법으로 죽어 지금은 이 세상에 없지만 나를 만든 엄마가 존재하긴 했었다. 내가 생각했을 때 사람이 지나치게 똑똑하면 살짝 미치는 경향이 있는 거 같았다. 그렇지 않고서야 엄마가 그딴 식으로 내 앞에서 죽진 않았을 테니까 말이다. 아무튼 엄마는 지나치게 똑똑해서 혼자만 알고 있는 비법 물약이 많았다. 수많은 실험을 통해서 나왔을 그 비법 물약 제조법이 적힌 책을 나에게 준 덕에 현재 나는 돈을 짭짤하게 당기는 중이었다.
"저번에 냄새 감추는 약 샀던 인어, 입금 완료됐어."
"나한테 하나하나 말 다 안 해도 돼. 알아서 관리해 줘."
대개 강시는 몸이 뻣뻣하게 경직돼 콩콩 뛰어 다니는 것이 일반적인 모습이었다. 그러나 준휘는 달랐다. 엄마의 물약 덕분에 모든 관절이 아주 자유분방하게 움직였다. 덕분에 내 정신도 자유분방해지는 중이었다. 얘도 꽤 똑똑했거든.
"까딱 잘못하면 내가 중간에 가로채는 수가 있잖아. 확인은 좀 하지? 타의로 양심 좀 챙기게."
똑똑한 것과 별개로 말을 꼭 밉게 했다. 그래 네 똥 굵다. 표정으로 내 기분을 대신해주고 뭐라 덧붙이려는 준휘를 피해 고개를 돌렸다. 그런 나의 눈에 통화를 하고 있는 명호가 보였다. 준휘가 날 불렀으나 손을 빠르게 저으며 일어나 명호에게로 걸어갔다. 뒤에서 들린 준휘의 한숨 소리는 하도 이런 적이 많아 익숙해진지 오래였다.
"네... 앗, 그럼요. 오늘은 확실하게.. 네. 어제는..."
보나마나 이지훈이구만. 아주 아기 늑대라면은 끔뻑 죽어요. 사랑을 하라고 했더니 열렬히 하는 중이네. 명호의 전화를 뺏어들었다. 놀란 명호의 토끼눈을 보며 안심하라고 웃어 주었다. 그럼에도 불안한 지 내 팔을 잡는 명호의 손을 토닥이며 지훈이 말에 집중했다.
"변명 듣자고 한 전화가 아닌 거 알지 않나?"
"어머, 우리 지훈이 그거 지금 나한테 하는 말이야? 아쉽게도 난 변명을 하진 않았는데."
"...언제부터.. 듣고 계셨습니까?"
"변명 어쩌고부터? 너 우리 애 너무 잡지 마. 너 때문에 우리 애 기가 죽잖아."
"...네."
"그래, 늦었는데 잘 자구. 내 꿈 꿔."
"누구야? 어떤 새끼한테 하는 말인데?!"
명호의 팔을 거칠게 잡아 땐 순영이에게 환하게 웃어주며 전화를 끊고 핸드폰을 명호에게 전해주었다.
"정말, 감사합니다..."
"명호야, 몽마도 악마의 한 종류잖아. 너한테 감사받고자 한 행동은 아니었으니까 그렇게 감사할 필요 없어."
노발대발 명호의 핸드폰을 뺏어 들며 기록을 확인하는 듯 보이는 순영이를 뒤로 하고 방으로 들어왔다. 어휴.. 시끄러워.
#03 유령
나는 인간이었다. 그저 영생의 물약을 마셔 어쩔 수 없이 영생을 살게 된 불쌍한 인간이었다. 그럼 왜 마녀라고 불리는 지 궁금할 거다. 마녀라는 수식어는 내가 붙였다. 별 능력도 없는 인간 주제에 영생을 갖게 된 나는 타종족에게 엄청난 멸시를 받았기에 뭐라도 만들어야 했었다. 아무튼 그 후론 마녀라고 불리는 중이었다.
병도 자주 걸리는 편이었으나 천 살 이후론 더 이상 병도 걸리지 않는 무적의 몸이 되었다. 아, 그렇다고 피부가 강한 건 또 아니었다. 지금도 검지가 종이에 베어가지고 피가 살짝 맺히고 있었다.
"어? 다치셨어요? 어쩌다가... 이거 붙이세요."
난 인간이었기에 기억이 온전치 못했다. 그런 나에게 오래 지나도록 잊히지 않는 순간들이 있는데, 찬이와의 첫 만남도 그 중 하나였다. 괜히 드는 죄책감에 찬이에게 받은 밴드에 집중했다. 검지에 아주 예쁘게 붙이고 고맙다고 말하려 찬이를 찾는데 안 보인다. 그새 어디 간 거지?
"찬아."
"네?"
빼꼼 부엌에서 나온 찬이가 대답했다. 고맙다고 말해주니 웃음으로 답한 찬이가 오븐을 열며 말했다.
"식빵 만들었는데 드실래요? 딸기잼 꺼내 드릴게요."
찬이 빵 최고.
#04 보고 싶어
준휘의 양심을 지켜주고자 통장 잔액을 확인하고 있던 도중 문득 그 아이가 보고 싶어졌다. 지금쯤이면 성인이겠지? 방 안에 있던 수정구슬로 달려가 온 힘을 집중시켰다. 옛날에는 수정구슬 다루는 것도 한참 서툴렀는데 이젠 조금만 해도 바로 되는 거 보면 나도 참 프로패셔널해졌구나 싶다. 아, 장소 나온다. 당장 방에서 나와 차키를 챙겼다. 소파에 앉아있던 순영이가 벌떡 일어나며 무서운 속도로 내 차키를 뺏어가서 잠깐 벙쪘지만 차라리 순영이가 나았다.
"가자 순영아. 얼른 얼른."
"어디 가는 건데?"
"그 아이 만나러 갈 거야. 서두르자."
고개를 끄덕이는 것으로 답한 순영이와 현관으로 갔다. 이번엔 어떤 모습일까? 저번처럼 머리는 길까? 아님 저저번처럼 머리가 짧을까? 성격은 어떨까? 꼬리에 꼬리를 무는 생각들을 잠시 접고 차에 올라탔다. 뒤늦게 차에 탄 순영이가 눈미러와 빽미러를 조절하더니 나를 돌아보며 말했다.
"안전벨트 해야지, 고양아."
"맞다."
급하게 벨트를 매니 순영이가 웃으며 출발했다. 이 속도면 20분 안에 도착하겠네. 어휴, 빨라...
#05 마지막인 이유
수정구슬이 마지막으로 가리켰던 편의점 앞에 도착했다. 이 안에 너가 있다. 심호흡을 몇 번이나 했는지 모르겠다. 내리려고 벨트를 풀었다가도 또 겁이나 잠가버렸다. 너는 첫 만남마다 전혀 모르는 사람인 양 나를 대했다. 나는 이리도 너가 생생한데 너는 그저 남이었다. 아... 못 보겠다.
"힘들어? 내가 보러 다녀올까?"
"아니야. 그냥 가자."
"이왕 온 거 살짝이라도 보고 가. 너 이렇게 그냥 집 가면 또 아무 것도 안 먹고 후회할 거잖아."
함께한 세월이 길어져서 그런가, 나보다 나를 더 잘 아는 순영이다. 드디어 용기를 내 벨트를 풀고 차 문을 열었다. 금단의 영역인 듯 차 밖으로 발을 딛지 못하다 순영이 말대로 후회할 게 생각나 내렸다. 또 심호흡을 했다. 좋아. 얼굴만 보고 나오는 거야. 좋아. 할 수 있어. 두 손을 불끈 쥐고 편의점 앞으로 가 문을 열었다.
"어서 오세요."
너무 익숙한 목소리였다. 절대 잊을 수 없는 목소리였다. 고개를 돌려 목소리가 들린 곳을 바라보았다. 너였다. 한 때 내 목숨보다 소중하게 생각했던 내 아이였다. 내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놓은 너였다. 내가 어찌 그 얼굴을 잊을 수 있겠는가. 울컥 올라오는 감정에 눈가가 뜨거워졌다. 봄이면 꽃반지를 하고 여름이면 시원한 계곡으로 놀라가 더위를 식히고 가을이면 단풍나무 아래 앉아 낮잠을 자고 겨울이면 따뜻한 내 품으로 파고들던 어렸던 너와의 기억들이 파노라마처럼 스쳐지나갔다.
"엇, 그.. 그.. 이거 휴지요."
400년 전 그 여리고 착한 너가 지금 내 앞에 있다.
***
쨔잔- 마녀는 사실 인간이었씁니다!^0^/
다른 종족들은 망각이 없는 반면 마녀는 자주 까먹었던 것이 아마 전 시즌에 나왔을 거예요.
(고속도로에서 집으로 빠지는 방향을 잊는다든지 인어를 싫어하던 준휘를 인어네 집에 보낸다든지)
모든 시즌의 큰 주제는 후회로 잡았습니다.
인간은 아주 작은 것들을 후회를 했고,
민규의 전 반려이자 지훈이의 그녀는 97년 전 그날부터 후회를 했죠.
마지막으로 우리 마녀님은 자신이 살아가고 있는 인생의 전부를 처절하게 후회 중입니다8ㅁ8
이 부분은 처음 시작할 때 머릿말이라고 하나요? 그 부분에 잘 드러나 있습니다.
<인간>
가끔 난 후회를 기반으로 한 반성을 한다.
그때 그를 만나지 않았다면,
그때 그의 눈빛을 외면했다면,
그때 그에게 반하지 않았다면,
이따위 미친 동거 시작도 하지 않았을 텐데. 시발.
<공주(반려)>
후회는 아무리 빨라도 늦다.
그때 네가 고백하지 않았더라면,
그때 네가 찬란하지 않았더라면,
그때 네가 날 죽이지만 않았더라면,
우린 후회 없는 사랑을 할 수 있었을까..
<마녀>
돌이켜보니 모든 것이 후회로 남았다.
그때 그 아이를 못 본 체 했더라면.
그때 그를 찾아가지 않았더라면,
그때 삶을 포기했었더라면,
지금의 내가 없었을 텐데..
어후 드디어 대장정의 마지막 시즌이 시작됐네요!
앞으로 잘 부탁드립니다^0^/
암호닉은 시즌 2와 별개로 받겠습니다^0^/
마구마구 신청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