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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하지 못한 첫사랑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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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잘못된 만남

 

난 널 믿었던 만큼 난 내 친구도 믿었기에 난 아무런 부담 없이 널 내 친구에게 소개 시켜 줬고.

 

 

 

긴 생머리 여학생과 백현은 야구경기 시간에 조금 늦게 도착했다. 이유는 긴 생머리 여학생의 30분 지각. 백현은 원래 예쁜 애들은 30분이 기본 이랬으니까. 하곤 넘겨 버렸다. 경기 시간에 딱 맞춘 약속 시간 이었기에 30분 늦게 도착한 탓에 야구경기는 이미 시작되어 있었다. 백현과 여학생이 야구장에 들어갔을 땐 의외로 앞쪽 빈자리가 많았고 ‘횡제다!’ 하며 어디 앉을까 고민하던 사이에 익숙한 뒤통수가 백현의 눈에 들어왔다.

 

 

“박찬열?”

 

 

 

백현의 말에 여학생은 백현에게 왜 그래? 라며 물어왔다. 미친 듯이 두산을 외치고 있는 찬열의 뒤통수를 쳐다보던 백현은 ‘아니 저사람 내 친구 같아서.’ 라고 여학생에게 말 한 뒤 성큼성큼 걸어 찬열에게 가까이 걸어 내려가 찬열의 어깨를 잡았다.

 

“박찬열!”

 

뒤를 돌아본 찬열이 ‘어, 변백현!’ 하고 하하하 웃는다. 뭐야 이병신은 설마 따라온 건가하고 생각한 백현이지만 살다보면 이런 우연이 있을 수도 있지라고 생각했다. 뭐 찬열은 진짜 백현을 따라올 마음이 없었으니 100%우연은 아니어도 99%는 우연이었다.

 

 

결국 데이트 하러온 백현의 계획은 실패했다. 경수 찬열 백현 여학생 순서대로 나란히 앉아 두산을 응원하는 꼴이 되어버렸기 때문. 진짜 아무것도 몰랐던 경수는 ‘와 여기서 백현이를 만나다니 진짜 우연이다’ 하며 저와 찬열이 사온 치킨을 뜯었다. 찬열은 빛의 속도로 닭다리를 낚아채 입에 물었다.

 

“박찬 이거 진짜 우연맞냐?”

 

“엉 으여니야”

 

“근데 왜 너 나 두산경기 보러간다고 했을 때 왜 너도 이 경기 보러간다고 말 안했냐?”

 

“그나 경그가 티케 져거드”

 

“야 뭔소린지 모르겠으니까 치킨을 먹든 대답을 하든 하나만 결정해라”

 

약간 성질이난 백현은 우물우물 치킨을 먹으며 말하는 찬열의 주둥이를 손바닥으로 두어 번 쳐버렸다. 찬열은 백현을 살짝 째려보고 치킨을 빨리 씹어 삼켜버렸다. 그리곤 콜라를 쭉 들이키더니 옆에 조용히 앉아있던 여학생을 노골적으로 쳐다봤다. 네가 백현이가 반한 그 긴 생머리구나 가까이서 보니까 불여시같이 생겼네. 약간 소녀시대 태연 닮은 것 같기도 하고. 찬열이 이런 생각을 하고 있다고는 상상조차 하지 못한 채, 웬만한 중딩들 씹어 먹을 만큼 잘생긴 찬열의 쳐다보는 눈빛에 괜히 의식하는 여학생이었다. 중간에 있던 백현 마저도 노골적인 찬열의 눈빛을 느낄 때 쯤 정적을 깬건 경수의 목소리 이었다.

 

“그나저나 백현이 옆에 있는건 변백 여친?”

 

맨 끝에 있던 경수가 여학생의 얼굴을 보려 고개를 숙이며 쳐다봤다. 여학생은 수줍게 웃더니 입을 열었다.

 

“응, 맞아. 넌 2반 도경수지? 너 노래 잘한다고 소문났더라.”

 

‘그리고 난 주서연이야’ 하며 주서연이 경수를 보며 배시시 웃었다. 백현의 여자 친구지만 남자들이 딱 좋아할 외모의 주서연이 칭찬까지 해주며 웃어주니 큐피트가 겨냥한 화살의 주인공이될뻔한 경수였다.

 

“도경수 아주 입 찢어지겠다.”

 

찬열이 경수의 고개를 친히 경기장 쪽으로 돌려주며 경수의 입 꼬리도 원래 위치로 돌려주었다. 그 후로 주서연이 ‘넌 박찬열이지? 백현이랑 맨날 붙어 다니던~’, ‘너 야구 엄청 좋아하나 보다’, ‘넌 백현이랑 언제부터 친했어?’ 등등 생글생글 웃으며 찬열에게 물었지만 찬열의 대답은 ‘어’, ‘응 ’, ‘초등학교’ 이런 식으로 단답형으로 대답했다. 백현은 지 친구와 여자 친구가 그러던 말던 경기에 집중했다. 변백현도 박찬열 못지않은 야구덕후였다.

 

계속 되는 주서연의 물음에 찬열은 그좋아하던 야구를 보다말고 화장실을 가겠다며 일어섰다. 그에 주서연은 '그럼 나는 음료수 마실래~ 같이 나가자 찬열아 백현아 경수야 너희 뭐 마실래?' 하며 경수와 백현에게 물었다. 주서연이 경수와 백현에게 마실 음료를 듣는 사이 찬열은 긴 다리로 빠르게 야구장을 나갔고 주서연은 '내가 그냥 아무거나 사올게' 하곤 찬열을 뒤쫓아 나갔다. 백현과 둘만 남게 된 경수는 백현의 옆구리를 쿡쿡 찔렀다.

 

“야 백현아, 니 여친 왜 저러냐?”

 

“왜?”

 

“쟤 박찬열한테 뭐 저렇게 관심이 많아보이냐”

 

“난 잘 모르겠는데.”

 

라고 대답은 이렇게 해도 야구에 집중하는 척 했지만 안들을래야 안들을 수가 없는 찬열에대한 주서연의 질문공세에 주서연이 찬열에게 관심이 있다 는걸 모를 수가 없었다. 저의 착각이겠거니 했는데 도경수도 그렇게 느끼고 있었다니. 데이트 첫날 만에 남자친구에 친구에게 관심을 보이는 여친 이라니 이게 무슨 삼류 하이틴 로맨스 드라마냐고. 백현은 결국 경수를 혼자 버려두고 음료를 사러간 서연을 따라 나왔다.

 

“박찬열 너 왜 나 무시해?”

 

“내가 왜 널 상대해 줘야 되는데 넌 변백 여자 친구지 나랑은 아무 관계 없는거같은데”

 

“내가 널 좋아하면 아무것도 아니었던 관계에 뭐가 좀 생기려나?”

 

‘얘가 무슨 개소리하는 거야’ 라는 눈빛으로 쳐다보던 찬열에게 주서연은 한발짝더 가까이 다가갔다. 그리고 백현이 말했던 삼류 하이틴 하이스쿨 드라마 마냥 주서연을 따라 경기장에서 나온 백현이 그 재밌는 관경을 목격한다. 차마 가까이 다가서진 못해 말소리는 들리지 않았지만 백현이 오해하기 딱 좋은 장면이었다.

 

“변백현은, 그냥 나 좋아한다 고하고 얼굴도 귀엽길래 사겨준거야.”

 

“너 좀 정신에 이상 있냐?”

#6. 마음을 확인하는 방법

 

백현이 처음 주서 연에게 사랑의 감정을 느낀 건 현재로부터 5일 전이었다. 남자라면 한번쯤 좋아해 볼만한 얼굴의 주서연에게 백현도 잠시 설렜다. 처음 느껴 보는 감정에 그게 사랑이라고 믿었다. 하지만 백현을 포함한 여러 남학생들은 주서연의 예쁜 얼굴에 가려 눈치체지 못했다. 주서연의 주변엔 여자 친구들이 없다 는걸. 주서연은 여학생들과 있었던 적이 얼마 없다. 주서연에 곁엔 언제나 남학생들이 우르르 몰려있었다. 그런 일상도 지루해져 가던 주서연에게 좀 귀엽게 생긴 변백현이 저를 좋아한다는 말을 얼핏 들었다. 주서연은 ‘재밌겠다.’ 라고 생각했다.

 

언제 고백하나 싶던 백현이 비가오는날 우산을 주러 찾아왔다. 사실 주서연은 비가 오는걸 알았지만 우산을 가져오지 않았다. 수많은 남학생들의 호의에 저는 한 번도 비를 맞으며 집에 간적이 없기 때문. 백현이 주는 우산을 받으며 ‘고마워 백현아’ 하며 최대한 순수하게 웃으며 우산을 받아줬다. 백현의 표정이 딱 봐도 저에게 반한 것 같았다. 주서연은 그 후로부터 이틀 뒤 우산을 돌려주며 백현에게 고백했다. 원래 먼저 고백하는 편은 아니지만 먼저 하지 않으면 백현이 하지 않을 것만 같아서였다.

 

사귄지 하루 된날 백현은 야구를 보러가자고 했다. 야구라니.룰도 모르지만 일단은 따라가 주기로 했다. 그런데 이게 웬 횡제 백현의 잘생긴 친구가 두 명이나 있었다. 주서연은 중간에 앉으려고 안간힘을 썼지만 결국 맨 오른쪽에 앉게 되었다. 그런데 웬걸? 옆에 여학생들사에에 멋있다고 소문난 박찬열이 날 뚫어지게 쳐다보네? 어차피 변백현은 심심풀이 이었으니까. 얘를 꼬셔 보기로 했다. 지금도 살짝 나한테 관심 있는 것 같은데. 내가 꼬시는데 안 넘어온 남자는 없었으니까. 박찬열이랑 변백현이랑 좀 많이 친해서 둘의 우정을 깨는 것 같아 미안하기도 했지만 내가 어쩔 수 없지. 하지만 그 상황의 끝은 저를 이상하게 쳐다보며 ‘너 좀 정신에 이상 있냐?’ 하는 찬열의 반응 이었다.

 

“너 좀 맛이 간 것 같은데.”

 

“뭐?”

 

찬열은 혹시나 미친년이라서 말을 못 알아듣나 싶어 검지로 관자놀이를 가리키며 손가락을 빙빙 돌렸다. 돌았냐고.

 

“내가 웬만큼 병신 같은 애들은 많이 봤는데 넌 좀 당황스럽다. 변백현도 눈이 땅에 달렸지.”

 

“혹시 변백현이 상처받을까봐 그러는 거야?”

 

“대답할 가치가 없네. 당장이라도 이거 백현이한테 말하고 싶은데 백현이가 널 좋아하니까 이선에서 끝내는 거야.”

 

찬열은 주서연의 어깨를 세게 치고 지나갔다. 그에 주서연은 ‘재밌네’ 라고 생각하며 정신못차릴 뿐이었다. 둘의 말이 끝나가는것도 모른 채 충격에 멍하니 서있던 백현은 걸어오는 찬열을 보고 재빨리 피하려고 했지만 너무 늦게 눈치 챈 탓에 어정쩡하게 찬열과 마주했다.

#7. 시간을 달리는 소년

 

시간이란 건 잡을 수도 없고 놓을 수도 없다. 잡는다고 잡혀질 시간이 아닐뿐더러 놓는다고 빠르게 지나가 버리지도 않는다. 나는 너와의 긴 시간을 친구로 보냈고 영원히 친구로 더 긴 시간을 보내게 될 것이다.

 

백현과 찬열 사이의 시간은 멈춘 듯이 서로를 마주보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백현이 뒤돌아 경기장으로 들어가려고 할 때 찬열이 백현의 손목을 잡아챘다.

 

“백현아”

 

“뒤통수 쩐다 박찬열.”

 

“그게 아니라”

 

“내가 본거 서연이한테 말하지 마.”

 

“니가 본거 오해야”

 

 

"지랄"

 

 

 

 

백현은 주서연에대한 상처보단 찬열에 대한 배신감이 컸다. 확실히 말소리가 안들려 찬열이가 뭐라고 한지는 못들었지만. 백현이 말소리를 못들었단걸 모르는 찬열은 사실 속으로 ‘쟤가 왜 저러나’ 싶었다. 그 상황을 다봤다면 저에게 이러면 안 되는 거 아닌가. 어차피 주서연한테 관심이라곤 쥐똥만큼도 없기에 받아줄 마음은 더욱이 없지만 변백현이 상처받을까봐 일부러 좀 심하게 말했는데 왜 지랄일까. 또 이런 상황을 보고도 주서연이 좋다는 변백현은 더욱이 이해할 수 없었다. 변백현 성격 원래 지랄맞긴하지만 오늘은 뭔가더 병신 같다. 그리고 지금 찬열의 기분도 좆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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