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욱] 쟤 13살 차이나는 아저씨랑 연애한대
오호.. 원래 같았으면 '이리왓!'하며 장난치듯 이상한 목소리로 잡아 끌었을 그인데.
아무 말도 없이 눈을 감은채 내 손을 잡는 그가 너무 섹시해서 므흣하게 바라보았다.
"아저씨 취하니까 더 섹시한데? 일단 얼른 자요. 머리 아플텐데.."
그의 손을 천천히 놓아주자, 그의 손이 침대 시트를 꽉 잡았다 놓는다.
아 누구 손인지 또 이렇게 잘뻗었대..
정신이 없는듯 눈을 감고 한참있던 그가 잠이라도 든듯 했다.
아.. 까비.. 술에 취한 아저씨랑 얘기 좀 더 나누고 싶었는데.. 내가 오늘은 봐주지 뭐.
그에게서만 날 수있는 특이하고, 좋은 향과 술냄새가 섞였다. 그치만 그의 냄새가 너무 진해서 인상하나 쓸 필요가 없었다.
자, 그럼 나도 씻고 나와서 아저씨 옆에 누워 자볼까? 얼른 안고 잠들고싶다.
"흐어.."
나는 진즉에 깨서 양치를 하며 그가 자는 모습을 바라보고 있었는데
그가 엎드려서 자다말고 흐어- 좀비 소리를 내며 정신을 차리려 애를 썼다.
"……."
양치하는 소릴 들었는지 그가 고개를 미친듯이 젓다가 고갤 틀어 나를 바라보았고
나는 자연스레 발을 들고선 흔들며 '하이' 인사를 한다.
내 행동이 어이가 없는지 그가 피식- 웃다가도 누워서는 기지개를 쭉 핀다.
"하으.. 내가 미쳤지. 아으으으흐."
"우리 아저씨 어제 너무 좋았는데. 술 사와서 강제로 먹일까 좀?"
"조용히 해라."
"그건 명령이잖소."
"조용히 해주세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저씨가 저렇게 좌절하는 게 왜 이렇게 좋은지.. 나 변태인가..
양치하면서 소리내서 웃다가 턱에 줄줄 다 흘리며 양치를 하고 있었다.
"일어나요. 콩나물국 해놨어요."
"네가?"
"네."
"왜..?"
"왜라뇨?????????"
"아니아니.."
저 '왜?'는 분명 김석류 너 요리 못하는데 네가 왜 국을 끓여!? 이런 느낌이었다.
오늘은 나름 괜찮으니까 일어나서 좀 먹어보지?
"……."
꽤 민망한지 한숨을 내쉬며 식탁 의자에 앉는 그에 또 웃음이 나올 뻔한 걸 꾹 참았다.
아 근데.. 어떡해... 직빵으로 얼굴 보니까 또 귀여워서 웃음 나와..
나름 13살이나 나이가 많은데 내 앞에서 너무 어리광 부렸다고 생각하고, 민망해서 저러는 거겠지?
아 이렇게 생각할 거라 생각하니까 더 귀여워서 미치겠는지 어쩌냐...
"어제 같이 술마신 친구분은 누구예요?"
"아는형이랑 친구."
"몇병 마셨는데요옹?"
"한.. 여덟병 마셨나.."
"여덟병!?!?!?!?!?!?!??!!"
"침 튀기기 스킬 또 쓴다."
"아, 미안해요... 어떻게 세명이서 여덟병을 마시지?"
"……"
"그렇게 마시면 술취해서 막 닭똥같은.."
"……."
그가 나를 어이없다는듯 바라보기에 바로 기죽은 척 하고 눈을 피하다가도
자꾸만 어제 울다가'죽여버린다' 살인예고를 한 그가 떠올라 픽- 웃으며 창밖을 보았다.
아, 한번 더 마셨음 좋겠다.. 아무래도 너무 아쉬운데 쩌업..
"근데요 저 아저씨 친구분들 언제 소개시켜줘요!? 그 두분이랑 엄청 친해서 자주 만나시잖아요.
그리고 또 누구 한명 있었는데 이름이 기억이 안 나네.. 김..남...일?"
"남길이형. 남일이는 누구야?"
"저희 사촌오빠요. 아니 그래 그 형!"
"그 형? 무슨 네 형이야?"
"아니요...? 아니이! 언제 소개시켜줄 건데요! 나도 그 사이에 껴서 술 마실래!"
"나중에, 나중에 같이 마시자."
"왜요오! 나도 껴서 마실래요!"
"술도 못 마시는 게."
"아아아아아~ 술이 중요한 게 아니잖아. 아저씨 친구분들이랑 친해지고 싶다 이 것이로다!! 담소를 나누며 친해질 생각이 있다 난!!"
"어유 진짜!"
"어유 진짜!!!!"
"어유!!"
"어유우!!!!!!!"
"한 번을 안 져요."
"콜!? 콜콜콜!??!"
"술에 미친 사람들이라 오늘도 마실 것 같긴 하네."
"그럼 꼭 물어봐요! 그리고 나한테 꼭 말해줘요!!"
"알았으니까 내리지? 다 왔거든."
"네엡."
내리려고 문고리에 손을 올리다가도 고갤 돌려 그를 바라보니
그가 나를 힐끔 보았다.
어제 일이 또 생각나서 푸흡- 웃으며 말했다.
"아, 어제 새벽으로 시간을 다시 돌리고싶당."
"……."
"아, 알았엌ㅋㅋㅋㅋ 아 귀여워 죽겠네 진짜아아 아저씨.. 학교 가기 싫게 만드네."
"가!"
"알았어요!!"
그가 이제서야 날 따라 픽- 웃으며 손을 흔들어 후진을 했고, 나도 따라 손을 흔들다가도
갑자기 내 옆에서 들리는 익숙한 익룡 소리에 놀라 옆을 보니..
"꺄아아아아 네 애인은 아침부터 잘생기고 난리."
"예수야.. 너 나 따라다니냐?"
"우연찮게 매일 보이는 걸 어떡하냐?"
"그리고 귀에다 대고 소리 좀 그만질러!! 이 나이에 귀 먹어야겠냐 내가!?!?!"
"암 쏴리~"
예수랑 같이 건물 안으로 들어서자마자 매점으로 향했다.
우리는 아침에 매점에서 자주 빵을 사먹는다. 빵을 하나씩 집는데 예수가 말했다.
"근데 네 애인 생긴 거랑 성격이랑 완전 잘 어울린다? 어떻게 저리 시크하시냐?
평소에 잘 웃기는 하셔?? 얼음왕자 아니야? 전설의 얼음왕자!!!+ㅁ+"
"너 말투 되게 10년 전 인소보는 느낌이야. 더러워."
"-_-^ 더럽다니."
"네가 그 유명한 반휘혈?"
"-_-?"
"그만해라."
"오케이."
"우리 아저씨가.. 시크하다..고..?"
흐음.. 하고 생각을 해보던 나는 고개를 천천히 끄덕이며 말했다.
"맞아 시크하기는 하지. 근데 그게 다 처음보는 사람들한테나 해당되는 얘기지.
우리 아저씨 되게 말 많고, 장난도 엄청 쳐. 좀 빙구같달까?"
"말 많고 장난 많이치고.. 빙구? 너 설마 남친 두명?"
"에라이 병ㅅ.."
"어허이! 욕은 하지 맙시다! 예를 들면 어떤데?"
"예를 들면.."
(석류의 상상)
길을 지나다 석류가 아 맞다! 하며 재욱에게 말한다.
"저 이상형 생겼어요."
"나?"
"아뇨."
"그렇다고 정색할 거 까진 없지않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모델인데. 워킹하는 거 보고 나 진짜 코피 터질 뻔 했잖아요.."
"나도 할 수 있어. 모델 출신이잖아 나."
"에?해봐요!!"
"……."
"아.. 아...!! 더러워어어."
장난스레 더럽다고 말하자 재욱이 더러워? 하며 석류의 이마에 딱밤을 맞춘다.
그래.. 이런 적도 있고.. 평소에 그냥 끊임없이 말도 많이 하시구 아니야.. 다른 얘기 까지 예수한테 말하면
또 귀엽다 뭐다 하겠지? 안 돼 질투나!
"아니야 말 안 할래."
"아 왜!! 말하다가 말아!!! 또 뭐 있는데!"
"나만 알 거야."
"허! 참! 그래서 너 애인한테 말해봤어? 나 소개 시켜달라고오오!"
"아 오케이."
"말로만 이 새끼야."
"아 알았다고오오!"
아저씨 귀여운 건 나만 알고 있을래.
"아저씨 친구분들한테 물어봤어요!?!?!?!"
"석류 너는 나 보자마자 인사가 먼저가 아니라, 술이 먼저냐?"
"궁금하잖아요오.. 아저씨 비켜어! 오늘은 내가 운전한드아!!!"
그가 운전석에서 내려 조수석에 앉았고, 나는 당당히 이 비싼 차의 핸들을 잡고만다.
예전에 몇 번 운전 좀 배웠더니 또 신나서는 김석류... 차를 움직이니 그가 안전밸트를 매며 말했다.
"모레 만나자고 했어. 시간 괜찮지?"
"전 당연하죠! 널린 게 시간인디."
"근데 모레 아버지 좀 뵙고 와야 될 것 같아서. 좀 늦게 만나야 될 것 같은데. 혼자 저녁 드시기 싫다네?"
"아주 우리 아저씨 효자야, 효자."
"효자지 그럼."
"효자지??"
"효자지."
"효자..지......?"
"아 왜 이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캌ㅋㅋ흨ㅋ흨ㅋ"
"왜 저렇게 웃어 진짜."
"뭐? 네 친구한테 내 친구를 소개시켜주라고?"
"네."
"없는데.. 다 유부남이지 뭐. 이혼남도 꽤 있다."
"모레 만날 분들은요!?"
"아 안 돼."
"왜요!"
"그냥 안 돼.. 그 둘은 진짜 안 돼."
"왜애.."
"아저씨가 아니라, 아줌마랑 연애할 수도 있어."
"아저씨보다 더 아줌마같아요?"
"나 아줌마같아?"
"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수다쟁이 김재욱.. 내가 아저씨 섹시미에! 퇴폐미에 빠져서 지금은 아줌마 매력에 빠져서 못헤어나오고 있잖아."
"아씨 웃기지 마 ㅋㅋㅋㅋ."
웃기지 말라면서 내 팔뚝을 미는데 그게 또 아줌마같아서 푸핰- 웃으니 그도 날 따라 웃는다.
아유 진짜! 이걸 누구한테 장가보내!! 물론 나한테 보내.
그가 씻으려는지 옷을 챙겨서 욕실로 들어가려고 하길래 장난삼아 그를 뒤에서 껴안으며 말했다.
"우리 아저씨 같이 씻을까요? 혹시 몰라 어제 어? 언년이랑 어??"
"빨리 씻고 올게."
"아! 뭐야! 진짜 수상하게!!! 장난치지 마요!!"
내 손을 뿌리치며 급하게 들어가는 그의 장난에 아아아! 하고 가만히 서서 소리치면
그가 욕실로 들어가 웃는 소리가 들린려왔다.
"내가 아저씨한테 말해봤는데.. 보고 있으면 소개 시켜준대.
다 이혼남에 유부남이라고..."
"야 이혼남 괜찮아. 애만 없으면 됐지!!"
"너 취향 쩌네.."
"나도 너처럼 잘생기고 섹시한 아저씨랑 연!애!할!래!"
"허허허허허허허.."
과연 다 잘생기고 섹시할까..? 쩝.. 다 말라버린 입술에 침을 묻히고선 교재를 가방 안에 넣는데 그에게서 전화가 걸려온다.
나는 오늘중 제일 밝게 웃으며 전화를 받는다.
"네!!"
- 끝났어?
"네 지금 끝났어요! 아저씨는 한..2시간 뒤에 오려나?"
- 아니. 점심도 안 드셨다길래 당겨서 먹고 이제 가려는데.. 혹시 괜찮으면 형 차 타고 술집으로 갈래?
"형이요?"
- 응. 오늘 만나는 형.. 그 형도 그쪽 지난다니까 안 불편하면 타고 갈래? 20분 안으로 도착 하거든.
"저는 좋아요! 짱 좋아요! 탈래요! 아싸 아저씨 친구랑 단둘이서 뭔 애기를 해볼까나."
-
전화를 끊고선 그가 가있으라고 한 곳에 서있는 중이시다.
버스 정류장 앞에 서서 그의 친구분이 올 때까지 기다리는데 또 웬 비싼차 하나가 앞에 서기에 창문쪽만 죽어라 바라보니
창문을 열고 나를 정확히 바라보며 말하는 그 사람.
"타요."
아, 네.. 나인 건 어떻게 알았지? 중얼거리며 조수석에 타는데 이 사람이 말한다.
"머리 조심해서 타요."
"아..넵...."
난 분명.. 그냥.. 30대..평범한 사람의 얼굴을 기대했는데.
이게 웬 말인가.. 아저씨 뺨치게 또 퇴폐미 쩌는, 무섭게 생긴 사람에 놀란듯 입을 쩍 벌린채 정면을 보았다.
아저씨에 대해서 가는동안 내내 물어보려고 했는데 글러먹었어...
"학교가 왜 이렇게 늦게 끝나요? 원래 이렇게 끝나나?"
"아!! 아니요? 오늘..보강 강의가 있어서.. 저도 이렇게 늦게 끝난 건 처음이라.."
"아, 그래요? 하긴 이 시간까지 매일 하면 감금이지 뭐야."
"네.. 인ㅈ.."
인정이라고 대답할 뻔 했지만 꾹 참고 창밖을 보았다. 아저씨.. 친구분들 다 못생겨서 소개시켜주기 싫다고 했잖아요.
끼리끼리 친구인 건 팩트인 건가.. 내가 너무 대답을 건성하게 했나 싶어 아저씨에 대해 물으며 분위기를 띄워보기로 한다.
"그.. 아저씨랑은 오래 된 친구예요?"
"아, 재욱이? 재욱이랑 한 8년 됐나? 예전에 일 하다가 우연히 만나서 친해졌죠 뭐."
"아.. 아저씨 그때도 성격 지금 같았어요?"
"지금 같은 게 뭔데요?"
"ㅇ..어... 착하고.. 착하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착했죠. 그때도 지금도."
별로 웃긴 말도 아닌데 아핰핰핰 하고 거창하게 웃으시는 덕분에 나도 따라 웃게 되었다.
아.. 또 할말이 없어졌다. 내 자신감 어디간 거야.
"제수씨."
"네..? 제수...ㅆ.."
"제수씨라고 불러도 되죠?"
"아.. 하하하하 그럼요! 제수씨.."
제수씨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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낄_ 낄_ 낄_..
저 쏴람들 조합 너무 좋슴니다.. 어쩜.. 좋늬잉~
아! 여러분 저! 급쉬! 급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