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욱] 쟤 13살 차이나는 아저씨랑 연애한대8
그가 책상에 걸터 앉아서 읽지도 않았던 책들을 살펴보기에 그에게 다가가면 그가 두팔을 뻗어 자신에게 안기란다.
그거에 또 설레서 콧구멍 넓어지는 건 신경도 안 쓰고 그에게 다가가 와락 안겼다가 입술에 짧게 입을 맞췄다.
떨어지려고 하면 그가 다시금 내 얼굴을 잡고 끌어서 입을 맞추는데 딱따구리마냥 쪽쪽-쪽-쪽쪽쪽 맞추는 것이다.
그러다 냠 하고 그의 아랫입술을 물고선 놔주지않으면 그가 풀린 눈으로 나를 바라보기에 심장을 부여잡은채 놓아주기로 한다.
"저 오늘 아저씨 카페로 과제하러 갈게요! 그래도 되죠?"
"그래. 몇시에?"
"오후 강의 듣고.. 음.. 한 6시?"
"알았어. 너 학교 데려다주면서 나도 카페 오픈해야겠다."
"아주 놀고, 먹고! 돈도 많지?"
"벌어놓으면 뭐해? 죽으면 내가 쓰지도 못 하는 거.. 언제 죽을지 모르니 즐기는 거지."
"…오호."
"걱정 마, 너랑 같이 살면서 쓸 돈은 있으니까."
"그걸 우리 엄마랑 아빠한테 어필해봐요."
"어필할까?"
"응."
"가서 막 옷 벗어?"
"아 그건 아직 안 돼요. 아저씨 벗겨놓으면 섹시한 건 일단 나만 알래."
"너만 알래?"
응! 고개를 미친듯이 끄덕이자 그가 자신의 무릎 위로 나를 앉힌다.
무거울까 싶어서 힘을 주고있으니 그가 힘 빼라며 내 허리를 감싸 안는다.
고갤 숙여 그의 손을 보는데 손등에 핏줄이 왜 이렇게 멋져보이는지 손을 잡아다 손등에 뽀뽀를 하니
그가 아무 반응도 없었고, 장난을 치고 싶어서 그의 손등을 할짝 하자, 그가 소스라치게 놀라며 소리친다.
"미쳤나봐 진짜."
"아저씨 놀리는 게 제일 재밌어."
자연스럽게 내 허리춤을 끌어안다말고 내 가슴에 손을 얹기에 나도 따라 놀라 소리치자 그는 태연하게 말한다.
"왜 등이 앞에있나 했더니 아니었구나."
"와.. 늘었어 아저씨."
원래는 스윗한 말들만 내뱉던 그가 이제는 나를 놀린다. 아주 유치하게 말이다.
"오기 전에 카톡하나 주세요."
"네에 좀이따 봐요."
"네에."
그가 갔다. 맨날 그랑 헤어질 때가 왜 이렇게 아쉽고 아련한지..
매일 보는데도 이러는 거 보면 난 결혼하면 아마 미칠 것이다.
그나저나 나 오늘은 집에 좀 들어가봐야 될 것 같은데.. 며칠내내 외박했더니 엄마의 집착도 늘어갔다.
친구네집에서 잔다고 말했는데. 내가 그의 집에서 자는 걸 알면 엄마 억장은 무너질 게 분명했다.
분명 실제로 보면 엄청 좋아할텐데..
"교재에서 문제 뽑는 건.. 20문제씩 맡자, 그리고 ppt는 같이 하는 걸로?"
김민재의 말에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얘는 잘생겨서 성격도 꽤 좋아보이네.. 쩝.. 결론은 아저씨가 보고싶다.
"아, 내가 자주가는 카페로 가자. 괜찮지?"
"괜찮지."
"그래."
김민재를 데리고 카페로 들어가니 그는 역시 많은 여대생에게 둘러쌓여 인기가 장난이 아니었다.
어쩌지? 저 사람 내 애인인데 푸헤헤 - 속으로 미친듯이 승리를 그리며 그가 잘보이는 곳으로 자리를 잡으려고 했더니
김민재가 창가쪽이 좋다며 창가쪽으로 가서 노트북과 교재를 올려놓는다.
아.. 난 저 자리가 좋은데.. 어쩔 수 없지 뭐.
"뭐 마실래? 내가 주문하고 올게."
"아.. 음.. 메뉴 뭐 있는지 잘 모르겠어서. 나도 갈래."
눈치없는 새끼.. 나 혼자 가서 애교 좀 부리고 올랬더니만.
"그래 같이 가자."
눈치 없는 놈..!! 부글부글 끓는 속을 애써 침착하게 진정시킨 뒤에야 김민재와 멀찍이 떨어져 그에게 다가간다.
나를 본 그가 커피를 만들다 말고 웃으며 내게 다가와 작게 말한다.
"연락하고 오라니깐."
그에 나도 따라 작게 속삭이듯 말한다.
"깜빡했어용."
그가 웃으며 나를 바라보다, 내 옆에 선 김민재에 '친구?'입모양으로 물었고,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우리는 밖에서는 모르는 척을 한다. 이 역시 사람들이 나를 보는 시선이 안 좋아질까봐 그가 먼저 이렇게 하자고 했다.
"저는 플레인 요거트요.. 민재 너는?"
"어.. 나는.."
"……."
"나도 플레인 요거트! 플레인 요거트 두잔 주세요. 계산은 내가 할게."
"내가 돈 줄게. 계좌 보내줘."
"아니야, 내가 사줄게. 다음네 네가 사면 되지."
"아하하.. 그럴까 그럼.."
그가 나와 김민재를 번갈아보다 김민재가 주는 카드를 받아내 계산을 한다.
아, 뽀뽀하고싶다. 오늘따라 왜 저렇게 입술이 촉촉해보이는 거야.. 나 변태인가?
카드를 다시금 김민재에게 건내준 그가 나를 보고 무심하게 웃으며 진동벨을 건내주었다.
그리고 또 아무말도 없이 뒤돌아 커피를 만들러 가는 그가 왜 이렇게 섹시해 보이던지..
벙쪄서 그를 바라보고 있으면, 김민재가 '안 가?'하며 가자고 재촉을 한다. 아, 알아서 가겠지!!!!
"몇문제 만들었어? 석류야?"
"열문제.. 문제 만들기 너무 힘든데?"
"나 거의 다 만들었으니까 다 하고 도와줄게."
"그래그래 고마워! 그만큼 나도ppt 더 만들게."
"됐거든."
손을 뻗어 내 머리를 헝클어주는 김민재는 분명 아까도 이랬다.
그리고 오늘 다른 여자한테도 그랬는데.. 그냥 버릇인가보다 하고 그냥 넘겼다.
괜히 하지 말라고 하면 상황만 더 이상하잴 것 같으니까..
한시간째 앉아있는데 문제는 더럽게 나오지 않자, 몸이 더 뻐근해져서 기지개를 쭉 피고있으니 김민재가 갑자기 내 손을 덥썩 잡더니 말했다.
"너 손 되게 작다?"
"넌 거의 거인수준인데?"
"난 키가 크잖아!"
"너에 비해서 키가 작아서 내 손도 작나보지 뭐."
"귀여운데?"
"알아 나 귀여운 거."
껄껄 아저씨마냥 웃으며 손을 뺴내자, 김민재가 또 내 머리를 헝클었다.
고갤 돌려 그가 뭐하나 보고있으면 여대생들이 주는 선물을 받으며 무심하게 웃어주고 있었다.
치.. 너무 안 웃어주니까 여대생들이 무서워하잖아.. 뭐? 웃어주면 질투날 것 같으니까 패쓰.
"김민재 너 볼에 뭐 묻었는데."
"어디?"
"여기."
"여기?"
"여기."
"여..기?"
"아니."
답답해서 손을 뻗어 볼에 묻은 먼지같은 걸 떼어주는데 왜 이렇게 안 떼어지는지 인상을 쓴채
조금 더 가까이 붙어 먼지를 떼어주었다.
근데 김민재가 하는 미친 말.
"너 가까이서 보니까 예쁘다."
"예쁘면 그냥 예쁜 거지, 가까이서 봤는데 예쁜 건 뭔 소리래."
"예뻐 너."
"너도 예뻐."
"나 남잔데?"
"남자는 예쁘면 안 되냐?"
우리 아저씨도 예쁜데 푸헤헤- 아, 아저씨랑 끌어안고 자고싶네.
"석류 너는 남자친구 있어?"
"웅."
"아."
"왜?"
"아니야."
"너는?"
"나도 있어."
"역시 그 얼굴에 없으면 이상하지."
"너도야."
"그치?"
"여자친구랑 결혼 하고싶은데. 여자친구가 나이가 꽤 있거든."
"몇살이신데?"
"스물아홉."
"에이........... 뭐가 많아? 하나도 안 많아! 나이가 뭔 상관인데??"
많다고 하는 게 어이가 없었지만
그래도 동지다.
"여자친구가 많이 걱정해. 내가 연하이다 보니까.. 우리 부모님이 뭐라 하실까봐.
근데 나는 그런 걱정하는 여자친구가 이해가 안 가. 우리가 좋다는데 뭔 상관이야."
"그치? 우리가 좋다는데."
"그래서 오늘 말하러 가려고. 허락 맡으러 가는 게 아니라. 통보 하려고."
"오 좋은 자세야 그거."
근데...
"너 여자친구도 있는데 자꾸 머리 헝클이고 손 잡고 그런 거 왜 해??"
"어?"
생각해보니 그런 행동을 한 게 이해가 가지 않아서 인상을 쓴채 말했다.
"완전 쓰레기같잖어.. 너 여친 앞에서도 그르냐? 하지 말지?"
"아아.. 습관이라."
"습관이라는 변명이 더 구차하고 븅신같은데."
"아.. 그래? 안 할게!"
"그래 인생은 좀 단순하게 살자."
"푸흐.. 알겠어.."
"할 때마다 나한테 좀 쳐맞자."
"뭐? 쳐맞..?"
결혼 얘기만 안 했다면 완전 바람둥이 같았을 거야. 근데 너 손 진짜 작아서 귀여운데.. 하고 장난삼아 중얼거리길래
바로 손을 들어 등짝 스매싱을 날렸더니 아픈지 웃으며 아픔을 잊는다.
이 자식이 진짜!.. 또 장난을 치는 김민재의 팔뚝을 주먹으로 쿵!! 때리자, 이번엔 진짜 아픈지 입을 꾹 닫는다.
"내일 봐! 김민재."
"응. 내일 봐."
김민재가 손을 흔들며 카페에서 나갔고, 나도 따라 손을 흔들고선 주위를 둘러보았다.
손님은 다 빠져서 없었고. 그가 테이블을 치우기에 그에게 다가가 뒤에서 끌어안았다.
"아저씨 나 끝!"
"끝났어?"
"완전 피곤해.. 난 글씨 보는 게 제일 피곤하더라."
"앉아서 기다려."
그도 많이 피곤한지 목소리에 힘이 없었다. 무슨 일이라도 있는 건가 싶어서 고갤 빼꼼히 내밀어 그를 바라보면
그는 작게 웃으며 다시금 테이블을 치운다.
평소처럼 하는 그이지만.. 뭔가 괜히 눈치 보여서 멀찍이 의자에 앉아서 그를 바라보았다.
손에 쥐고있던 핸드폰을 시끄러운 소리를 내기에 화면을 보자 김민재에게서 오는 전화에 급히 전화를 받았다.
"어 왜 민재야."
- 이메일 주소 하나만 카톡으로 보내줄래? 문제 만든 거. 다 정리해서 보내줄게.
"예아 알겠슴니달~"
- 예아~
4시간만에 이렇게 친해진 것도 다.. 애인 얘기 덕분이었다.
시간이 이렇게 오래 걸린 것도 김민재 연애 얘기를 듣다보니 너무 재미있어서였다.
그가 카페 문을 닫고 갈 준비를 하기에 그에게 다가가 손을 덥썩 잡으니, 그가 나를 바라보았다.
무슨 할말이라도 있냐는듯 웃으며 나를 내려다보기에 나는 그를 더 웃기해주려 입을 연다.
"아저씨 나랑 빨리 결혼하자."
"……"
"친구도 자기보다 나이 많은 사람이랑 연애하는데. 부모님한테 결혼한다고 통보한대! 허락도 아니구.
그래서 나도 그렇게라도 아저씨랑 결혼하고 싶어서요. 우리도 확 통보해버리자! 아저씨 얼굴이면 프리패스라니까?"
"일단.. 어머님이랑 아버님이 애인 있는 것도 모르시잖아."
"말하면 되죠. 언제 말할까요 우리? 나 진짜 너무너무 아저씨랑 결혼하고 싶어. 아 그럼 나 학교 졸업을 먼저 해야 되나?
아니야 아니야! 내일이라도 당장 말하러 갈까?"
"다음에 하자. 석류야."
"…다음에요?"
"응. 다음에."
나는 신나서, 그가 너무 좋아서 애교 부린 건데. 빈말이라도 알겠다고 해주지, 다음에 하자는 그의 말이 왜 이렇게 서운한지 모른다.
"그냥 말이라도 알겠다고 대답해주면 안 돼요? 나는 아저씨가 너무 좋아서 한 말인데.
아저씨 표정이 기분이 나빠보여요. 내가 이런 말 한 게 기분이 많이 나빴어요? 나랑 결혼하기 싫구나. 나 싫구나."
"네가 왜 싫겠어 내가."
"아저씨 표정이 너무 안 좋잖아요. 내가 결혼하자고 하니까 표정이 확 굳어서는..
내가 뭐 싫은 얘기를 한 것도 아닌데. 무슨 듣기 싫은 맗이라도 들은 것 마냥.."
"우리 만난지 반년도 안 됐어. 나이 차이도 꽤 나는데 어머님이랑 아버님이 그냥 알겠다고 할까?"
"그러니까 그냥 통보식으로.."
"그게 그렇게 쉬워?"
"…아저씨."
"13살이나 차이나고, 겨우 몇개월 연애한 사람한테 퍽이나 시집 보내겠어."
"…왜 그래요 아저씨? 왜 나한테 짜증내요?"
그가 나에게 짜증을 냈다. 이런 그의 모습이 너무 어색해서, 무서워서 잡고있던 그의 손을 놓아주고 말았다.
"아니면 뭐 진상 손님이라도 받았어요? 그래도 나한테 이러면 안 되잖아요.. 서운해요 저.
많이 창피하고.. 나는 좋다고 웃으면서 말했는데 아저씨는 짜증만 내고."
"많이 서운하고 창피하게 만든 건 미안한데. 나 생각보다 많이 스트레스 받고, 심란해. 일단 다음에.. 다음에 얘기하자.
머리 아프다. 오늘은 집 가서 잘 거지?"
"방금 같이 있었던 친구도 연상 만나는데 부모님한테 통보하러 간다더라구요."
"……"
"그게 부러워서 그랬어요. 말이라도 그러자고 했으면 이렇게까지 기분이 나쁘지는 않았을 거야."
"그 친구가 그렇다해서 너도 따라 하려고 했던 거야?"
"……."
"난 무슨 둘이 연애하는 줄 알았네."
"에? 그게 무슨 소리예요..?"
"너무 대놓고 내 앞에서 서로 손 맞대고, 머리 만져주고 하길래 난 일부러 그러나 했어."
"…아, 그건 민재가 원래 습관이래요 그게. 그래서 내가 하지 말라고 했어요!.."
"……."
"나쁜 애는 아닌데.. 애가 습관이 이상해서... 너무 그러지 마요! 걔 진짜 아저씨한테 소개 시켜줘도 될 만큼 괜찮은 놈이야."
갑자기 한숨을 내쉬는 그가 너무 무서웠다. 분명 아까 그의 손을잡고 바라봉 때 까지만 해도 평소같았는데.
일이 커졌음을 느꼈다.. 내 앞에서 한숨 쉰 적이 없던 그가 너무 다른 사람 같았다.
"괜찮은 놈이던, 아니던 그건 내가 상관할 일이 아닌 것 같은데."
"……."
"그냥 미안하다고, 다음부턴 그러지 않겠다고 말 한마디 해주는 게 힘드니."
"…미안하긴.. 한데요. 근데 민재 정말.."
"너는 사과하는 방법부터 먼저 배워야겠다."
"……."
"옷 갈아입고 올게."
나도 안다. 내가 잘못한 건.. 근데 오늘따라 이상하게 왜 이렇게 내 자신이 이상한지 모르겠다.
그에게 더 반항을 하게 되었다. 쓸데없는 자존심이었을까.
"사과하는 법을 왜 배워요 제가."
"……."
"저도 미안해요. 근데요. 그 친구는 절대 그럴 애 아니라고 말했잖아요. 그리고 걔 여자친구도 있는데.
이렇게까지 할 일은 없잖아요."
"석류 너는 내가 애인있는 친구랑 같이 웃고 떠들고, 스킨쉽 해도 아무렇지도 않아?"
"…네."
"그럼 너."
"……."
"날 사랑하지 않는 거야."
그가 방으로 들어갔다. 내가 말할 틈도 없이 말이다.
화가 났다. 그가 무서웠지만.. 서운함과, 짜증이 몰려왔다.
내가 아저씨를 사랑하지 않는다고? 그가 옷을 갈아입고 나와 나를 지나치며 말했다.
"가자."
아무 일도 없었다는듯 가자고하는 그가 이해가 가지 않아서 그의 앞을 가로막고 서서 말했다.
"내가 아저씨를 사랑하지 않는다구요?"
"이성이랑 같이 앉아서 웃고 떠드는 것도 싫은 게 그게 질투 아닐까. 질투라는 것도 사랑하는 사이에서 나올 수 있는 것 중 하나고."
"…꼭 질투가 나야지만 사랑하는 거예요? 애인이 있는 사람이랑, 없는 사람이고에 따라 상황이 달라지잖아요. 어떻게 사람이 다 똑같아요."
"그럼 네가 생각하는 사랑이랑, 내가 생각하는 사랑이랑 조금 다른가보네. 네 말이 맞아. 사람이 다 똑같을 수는 없어."
"아저씨는 나랑 안 맞다고 생각해요?"
"사람이 다 맞을 수는 없어. 맞지 않으면 맞춰가면 되는 거고. 난 너랑 맞춰가고 싶은데."
"…계속 맞지 않으면요?"
"맞출 수 있어."
"그래도 맞출 수 없으면."
"만날 수 없는 상황까지 가겠지."
그런 말이 아닐텐데 난 왜 저게 우리는 만날 수 없다는 말로 들리는 걸까.
그저 어린애마냥 나랑 잡아주길 바라는 마음으로 그에게 화를 내듯 소리쳤다.
"그럼 아저씨 나랑 안 맞으면 헤어질 거예요?"
"네가 그렇다면 어쩔 수 없지."
"어쩔 수 없다구요?…."
"네가 싫다면, 나랑 맞지 않는다면 나는 잡을 수 없어."
이 말이 나를 사랑하지 않는다는 말로 들려서 속상했다.
"갈래요."
그는 내가 카페 문을 열고 나와도. 택시를 타도 나를 잡으러 나오지 않았다.
나는 처음으로 그와 싸우게 되었다.
다음 날..........
그에게 연락이 오지 않았다. 그리고 나는 자책하듯 강의실 책상에 머리를 박고 혼잣말을 한다.
누가봐도 내가 잘못한 건데.. 내가 그냥 사과하고 끝내면 되는 거였는데.
어제는 왜 내가 미쳤다고 이상한 소리를 해서 이런 상황을 만든 걸까.
이런 미친년 같으니라고!! 머리까지 잡아당기며 혼자 자책하다가 그에게 연락을 해보려고 했다.
근데.. 어제 나를 잡지 않았던.. 맞지 않으면 헤어질 수도 있다는 그의 말이 떠올라 무서워졌다.
설마 어제 그 일로 내가 싫어진 걸까? 연락하면 더 싫어할 수도 있으려나..
2일후.. 그에게 또 연락이 오지 않았다.
초조했다. 정말로 내가 미워진 건가?
3일후.. 그가 미웠다.
4일후 눈물이 났다. 진짜로 헤어진 것 같아서 너무 속상해서.
5일후 그에게 연락을 해보려고 했지만 연락을 받지 않을까 걱정에 고민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6일후.. 오늘.
그에게 처음으로 전화를 걸었다.
"…여보세요?"
- 응.
"……."
할말이 없었다.
그와 통화를 하면서 한 번도 이렇게 정적이 흘렀었던 적이 없었는데..
"뭐하고.. 있어요?"
- 술마셔, 친구랑.
"술도 못 마시면서.. 웬 술이래요."
- …….
"끊을게요. 친구분이랑 있으시니까."
-……
아무 대답도 없는 그에 끊으라는 소리인 것 같아서 바로 전화를 끊었다.
무서웠다. 매일 내게 웃어주던.. 무심하고. 차가웠지만 그래도 내게만은 잘해줬던 그이기에 더 무섭고, 서운했다.
그리고 나는 오늘 꼭 그에게 미안하다 하기로 결심을 했다.
내가 너무 잘못했다고, 내가 생각이 짧았다고 빌어야겠단 생각을 했다.
전화를 해도 받지않는 그에 이러면 안 되지만 그의 집으로 찾아가기로 했다.
그와 오늘 꼭 풀어야겠단 생각을 했으니깐 말이다.
그의 집 앞에 와서 초인종벨을 눌러도 대답이 없기에 벌써 자나.. 생각을 하며 시계를 보았다.
새벽1시.. 잘 수도 있겠다 싶었다. 그리고 너무 우울해서 눈물이 다 흘렀다.
엘레베이터 문 열리는 소리가 들려오기에 고갤 돌려 엘레베이터쪽을 보면 그가 엘레베이터에서 비틀거리며 내린다.
술냄새가 가득했다. 내쪽으로 다가오며 나를 풀린 눈으로 바라보기에 그에게 말했다.
"술 취했어요?!"
"…어."
"술을 왜 이렇게 마셨어요.."
"추운데 들어가있지."
"…아저씨가 없는데 어떻게 들어가요. 괜찮아요?"
"…어."
비틀거리다 정신을 차리려고 마른세수를 하는 그의 팔을 꽉 잡아주니, 그가 괜찮다며 내 팔을 뿌리쳤다.
많이 취했다.. 그는.
문을 열고 들어가는 그를 따라 들어가니.. 그가 신발을 벗어 거실로 향하다말고 또 마른세수를 하고선 나를 바라보았다.
"언제부터 기다렸어."
"한.. 30분.. 전화 안 받길래요."
"…아 핸드폰 무음이었어. 미안."
"…아니에요. 아저씨가 왜 미안해요. 나.. 아저씨한테 할말 있어서 온 건데."
"……."
"아저씨 미안해요. 내가 잘못했어요.. 아무리 생각해봐도 내가 잘못한 건데. 내가 사과했으면 끝나는 일이었고
내가 애초에 조심했으면 일어나지도 않았을 일이었는데.. 내가 너무 바보같았죠.
내가 잘못해놓고 내가 화내고.. 아저씨 기분 많이 나빴을 텐데."
"……."
"나도.. 아저씨가 나를 사랑하지 않는 것 같아서. 그래서.. 속상해서 나도 모르게 짜증내고 그냥 나와버렸어요."
"내가 널 사랑하지 않아?"
"…응. 아저씨가 나랑 맞지 않는다면 잡을 수 없다고 했잖아요. 그 말이.. 너무 슬퍼서, 속상해서."
"…내가."
"……."
"내가 널 어떻게 사랑하지 않을 수가 있어."
"……."
"널 너무 사랑하는데.. 말로, 행동으로 다 표현 못 하는 게 너무 답답해서 나도 너무 속상한데."
"나도예요! 나도.. 너무 아저씨를 사랑하는데 표현 못 하는 게 답답해요..
근데 아저씨.."
"……."
"울어요..? 왜 울어요..!"
속상한데 너무 귀여웠다. 처음으로 내게 눈물을 보이는 아저씨가 너무 귀여웠다.
비록 술에 취해서 우는 거지만.. 그래서 더 귀여워서 그에게 빠르게 다가가 안아주었다.
"왜 울어용.. 응??"
"……."
"울지마요.. 나도 눈물 날 것 같잖아요.. 내가 미안해요 응? 내가 진짜 잘못했어."
"……."
"우리 아가 왜 울엉. 재욱잉."
"하지 마라."
"에?"
"죽여버린다.."
술에 안 취했나...? 아닌데.. 술 냄새가 이렇게 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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훕훕! 다음에 봐요 여뎌뷴!!! 또 보고픈 상황 있으면 댓글에 써주세용 ㅎ_ㅎ
오타 수정은 내일 할게용 ㅠㅍㅠ
너무 졸려서!! 허헣