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욱] 쟤 13살 차이나는 아저씨랑 연애한대7
(짧음주의)
그와 집에 오자마자 한 것도 없는데 왜 이렇게 몸이 찌뿌둥한지.. 소파에 벌러덩 누우니
그가 박스에서 초콜렛을 꺼내 나한테 건내줬다.
또 고맙다고 손을 뻗어 엉덩이를 토닥토닥 해주니, 그가 어이없다는듯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나는 아저씨 저런 반응이 재밌다니깐.. 누워서 그가 하는 행동들을 집중해서 보다보니까 괜히 이런저런 생각이 들었다.
"아저씨 왜 이렇게 귀여워요?"
"네가 더 귀여워."
"나 진짜 처음에 아저씨 만날 때는 무서워서 눈치보기 바빴는데.. 이젠 그냥 다 귀여워서 웃음밖에 안 나와."
"참나.. 앉아서 드시죠? 누워서 먹다가 사레 걸리지말고."
"안 걸려요~"
안 걸린다는 말이 끝나기 무섭게 켁- 하고 기침을 하자 그가 푸흡- 웃으며 새로 산 반찬들을 냉장고에 넣는다.
"내일은 학교 갈 거지?"
"네. 저 지금 3일째 빠졌어요.. 이러다 올F 각인데에.."
"나는 내일 집에서 좀 쉬려고."
"응? 왜요?"
"집에 청소도 좀 하고.."
"와.. 하루에 한 번씩 청소하는 거 본 것 같은데.. 내일은 날 잡아서 청소하겠다는 소린가?"
"나 혼자면 몰라도.. 네가 자주 오니까 깨끗하게 하고 살려는 거지."
"저는 말이에요.. 오히려 집에 깨끗하면 정신병 올 것 같던데.. 아저씨 계속 이러면 나 아저씨 못 만나는데에~"
"……."
"왜 웃어요오!! 나 진심이야!"
"누가 뭐래?"
확실히 그와 같이 살게 된다면 집이 더러운 꼴은 못 볼 것 같은 느낌..
초콜렛을 다 먹고선 갑자기 쏟아지는 잠에 조금 졸았더니 그가 '들어가서 주무시죠?'하며 내게 다가와
나를 공주님 안듯 안아주는 그에 나는 내 몸무메게 자신이 없어 발버둥치며 소리친다.
"아아아 하지 마요! 내려놔줘요!!"
"자꾸 움직이면 안 그래도 무거운 거 더 무거워져."
"뭐라구요!?"
"아무말도 안 했는데."
"얼른 놔줘요! 아 제발!"
안방으로 가려다가 갑자기 우뚝 멈춰서서 '여기서?'하는 그에 나는 고개를 미친듯이 저었다.
여기 말구요!!! 미쳤어요!?
"아저씨 다녀올게요! 끝나고 연락하겠습니당."
"끝나기 10분 전에 연락 줘. 데릴러 올게."
"네에! 가서 좀 자요.. 나 때문에 늦잠도 못 자고.."
"알겠습니다."
차에서 내리자마자 갑자기 내 앞에 뿅- 하고 나타나는 예수 때문에 놀래서 발작해버리자 예수가 말한다.
"이젠 대놓고 막 그른다?"
"너한테 들켰으면 이제 들킬 사람도 없으니까 뭐.."
"너의 아저씨분께서는 오늘도 잘생기셨구나.."
"언제봤대?"
"암튼! 네 애인분 친구 소개라도 좀 시켜주면 안 되냐!? 나도 연애 좀 해보자! 나도 연상이랑! 앙! 앙! 아아앙!"
"왜 이래, 더러워."
"?"
"농담."
"소개."
"아저씨 친구분들 거의 다 결혼했지. 서른일곱인데.."
"아아아아아아!!!!!!!!"
"나한테 화내서 뭐해! 난 몰라.."
아아앙~하고 자꾸만 날 따라오는 예수를 지나쳐서 강의실까지 도망치듯 빠른 걸음으로 도착했다.
"너 김민재랑 같은 조야?? 김석류 좋겠다..."
"그렇게 됐수다.""
"여자들 완전 난리 났겠네. 걔랑 같이 과제 하고싶다고 다들 난리던데.."
"걔 얼굴도 기억 안 나는데.."
"잘생긴 애 있어. 그럼 내일 과제 같이 하겠네?"
"남자랑 단둘이서 과제 하는 거 불편한데.. 자퇴할까.."
"존나 극단적이네."
그 애 얼굴도 생각이 안 나지만.. 둘이서 과제를 한다고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속이 울렁거려왔다.
그에게 10분 뒤에 데리러 오라는 톡을 남긴 뒤에 예수랑 수다를 떨고있다가
10분이 지나고나서야 강의실에서 나와 건물 밖에서 그를 기다린다.
"꼭 물어봐. 친구분들중에 결혼 안 한!! 분!! 이혼남은 안 된다."
"알았다고.. 잘가 예수!"
"잘가 석류."
"네 애인 친구분이면 또 얼마나 잘생겼을까.. 푸히히."
"꿈꺠. 우리 아저씨가 잘생긴 거지 다 잘생기진 않았어."
"꺼져. 진짜 간다."
"가라."
쿨하게 등지고 사라지는 예수에 웃음이 나왔다. 그렇게 10살이상 차이나는 사람이랑 연애하면 때릴 것 처럼 말하더니
얼굴 잘생겼다고 바로 저렇게 행동이 달라지다니..
그의 차가 내 앞에 딱 서기에 활짝 웃으며 조수석 문을 열려고 했더니 갑자기 창문이 열린다.
그러더니.. 운전석에 앉은 그와. ,조수석에 앉아서 나를 째려보는 어린 꼬마아이.
"!?!?!?!"
"뒤에 탈래??"
뒷좌석 문을 열고선 차에서 내리자마자 그를 올려다보았더니, 그가 아이의 손을 꼭 잡고선 말했다.
"친구녀석이 사정이 생겨서 오늘 저녁까지 데리고 있어달래서."
"아.. 나 깜짝 놀랬잖아요. 아저씨 비밀로 숨겨둔 딸인줄 알고.. 억장 와르르멘션..될 뻔."
"억장 와르르멘션?"
"짱구에 와르르멘션 앞에 그냥 억장을 넣은 말인데.. 아니 이게 문제가 아니라.. 애기 예쁘다! 몇살!?
일곱살이라며 손가락을 펼쳐 보여주기에 손을 뻗어 머리를 쓰다듬었다.
낯을 가리는지 그에게는 잘도 웃어주는 아이가 내게는 웃어주지도 않는다.
그와 손을 잡고 집으로 들어가는데 괜히 소외 된 느낌에 그를 노려보니, 그는 역시 나를 버리지 않는다.
손을 뻗기에 그 손을 덥썩 잡으며 웃었더니 그도 따라 웃는다.
"예빈이 초콜렛 먹으면 이가 아야하는데. 과자 먹을래요??"
"초콜렛 먹고싶어요."
"예빈이 엄마가 초콜렛 먹이지 말랬는데요?"
"…하나는 괜찮아요"
"저 초콜렛 먹고싶어용."
저 초콜렛 먹고싶어용 은 예빈이가 아니라 내 목소리다.
둘이 자상한 아빠와 딸처럼 얘기를 잘 나누길래 조금은 질투가 나서 달라고 했더니
그가 나를 보고 웃더니 초콜렛 봉지를 뜯어 내 입에 넣어주고선 말한다.
"초콜렛 먹고싶었어용?"
"넹."
"귀여워 죽겠네."
나 원래 아이들 좋아하는 편인데 왜 이렇게 질투가 나는지 모르겠다.
흥! 하고 팔짱을 낀채로 아이를 노려보다가도 아이와 눈이 마주치면 귀여워서 헤벌레 웃기된다.
"예빈이 삼촌이 용돈 줄게."
"감사합니다아.."
"이거 엄마랑 아빠한테 비밀로 하고, 친구들이랑 맛있는 거 사먹어?"
"네 삼초온..!"
"아이 예쁘다."
예쁘다며 머리를 쓰다듬는 그의 표정은 정말 아빠같았다.
근데 왜 이렇게 아련한지..원래 같았으면.. 내가 아닌 비슷핝 나이를 가진 여자분을 만났다면
벌써 결혼계획을 잡고.. 빠르게 결혼을 해서 애도 낳아 잘 살고있었을텐데.
그가 이렇게 남의 아이를 보며 웃기만 하고 있는 게,모든 게 다 내 탓인 것 만 같아서 아련한 기분이 들었다.
결혼계획 잡으면 되지! 라는 단순한 생각이 가끔은 들지만.. 그렇기엔 엄마랑 아빠는 내가 아저씨와 만나고 있는 걸 모른다.
알아봤자 언니만 아는데.. 언니가 허락한다고 해서 다 이루어지는 건 아니니까.
"아저씨."
"응?"
"그냥 확 결혼할까 우리? 우리끼리 확 그냥!?"
"부모님 억장 와르르멘션."
"아."
"같이 만나겠다고?"
"응! 왜요? 나도 아저씨 친구분들 보고싶은데. 한 번도 못 봤잖아요."
"뭐 상관은 없는데.. 안 불편하겠어?"
"하나도 안 불편한데!"
"그래, 그럼. 같이 나가자."
그가 내 볼에 짧게 입을 맞추고선 겉옷을 입었고, 남방 단추를 채우고있는 그의 손을 확 잡고선 말했다.
"아앙 입지 말지."
"요즘 계속 이상한 애교가 는다?"
"뽀뽀."
밖에서 티비를 보고있는 아이가 신경쓰이는지 그가 내 입술에 아프지않게 딱밤을 때리더니 말한다.
"요즘 7살들도 알 건 다 알어."
"…쳇."
"갔다와서 하자."
"알았어요."
갔다와서 하자는 저 말이 되게 야하게 들리겠지만.. '하자'의 뜻은 '키스'이니 오해 말길.
"아, 재욱이 애인! 사진으로 많이 봤는데.. 실물이 더 예쁘시네."
"아,안녕하세요..!"
그 따라 아내분도 반갑다며 인사를 하는데 너무 왕부담이었다.
그와 같이 있을땐 몰랐는데.. 이렇게 넷이서 같이 있으니 너무 어른들의 세계에 끼어든 느낌이랄까.
아내분은 또 왜 이렇게 예쁘고, 남편분은 왜 이렇게 또 잘생겼는지 너무 자신감이 떨어진달까..
예빈이가 너무 닮아서 이렇게 예쁘나 했더니.. 유전자 대박이네..
예빈이는 저녁 먹고나서 뻗어 의자에 앉아 자기 바빴고, 우리는 저녁을 먹고선 카페에 도착해 수다를 떤다.
"동길이 그 새끼랑 엊그제 호프집에서 마주쳤거든? 근데 그 새끼 여친이 토토에 빠져서 동길이 돈까지 다 버렸다는 거야."
"동길이? 걔 결혼하지 않았었나?"
"어머 재욱이 너 몰랐구나? 동길이 와이프가 바람펴서 바로 이혼했잖아 둘?"
아 그래? 그가 놀랍다는듯 두눈을 크게 뜬채 둘을 번갈아보았고. 아내분이 내 눈치를 보더니 말한다.
"자꾸 우리끼리 얘기해서 미안해서 어쩌지.. 우리가 너무 오랜만이라."
뭘 어쩌지야 안 하면 되지
"아니에요! 편하게 얘기하세요!"
편하게 얘기하지 마세요. 저 여기서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으니까요..
어떻게 아내분이 저렇게 몸매도 쭉쭉 뻗고, 얼굴도 방금 막 태어난 얼굴마냥 (?) 곱고 예쁠까..
중간중간 얘기하다가 그가 내 손을 꽉 잡아주기에 또 아무일도 없듯이 웃음이 나왔다.
남편분은 혼자 가만히 있는 내게 미안한지 나에게 말을 자주 걸어주었지만
그럴 때마다 과거 얘기를 하며 흐름을 끊는 아내분에 나는 그냥 조용히 하기로 했다.
나 어리다고 무시하는 건가.. 찝찝하고 우울해서 잡고있던 그의 손을 조금씩 풀었더니 그가 나를 한 번 바라보더니 말한다.
"이것만 다 마시고 우린 가야겠다."
"벌써 가려고?"
"나 집에 가서 해야할 것도 있고."
"그래. 나중에 또 보면 되지."
남편분이 나를 보고선 웃어주더니 곧 미지근해진 커피를 원샷하고선 '해산!'소리친다.
차를 타고 집까지 오는동안 창밖에 보며 한마디도 안 했더니 그가 집에 들어와서야 내게 말한다.
"불편할 것 같아서 걱정했는데.. 많이 불편했지?"
"에? 아... 아니요?"
"내가 더 신경썼어야 했는데. 서운했지?"
"아니요! 절대 안 서운했는데요!! 아저씨도 친구분들 오랜만에 만난 거잖아요."
"결혼한 애들 오랜만에 봐서 뭐해? 난 너 오래 보는 게 더 좋아."
"또 나왔다 능글 김재욱."
"김재욱~?"
"그래요 김재욱! 근데.. 그분들 보니까 저도 막 결혼하고 싶어요.. 확 진짜 사고쳐서 애 먼저 낳을까?"
"내가 말했지 부모님 억장 와르르멘션이라고."
"아 진짜! 이상한 거 알려주면 그대로 또 바로 쓴다니까 이 아저씨는!"
푸하하 특유의 웃음소리로 웃는 그가, 나를 계속 신경써주는 그가 너무 좋아서 와락 안기면 그가 내 뒷머리를 쓸어준다.
근데.. 아저씨랑 애 낳으면.. 딸 낳고싶다. 딸은 아빠를 닮는다잖아? 얼른 보고싶다.
"저 내일이나 모레! 조별과제 있는데 아저씨 카페에 가서 해도 돼요?"
"그래요."
"아저씨 거실 소파에 보면 제 가방 작은 주머니에 충전기 좀 꺼내주세요!!"
안방 침대에 누워서 거실에 있는 그에게 심부름을 시키자, 그가 직접 가방을 갖고 들어와
작은 주머니를 가리키며 '여기?'한다. 그래서 고갤 끄덕이자 그가 충전기가 안 보인다며 큰 가방을 연다.
그 안에도 안 잡히는지 탈탈 바닥에 가방을 터는 그에 아무렇지도 않게 바닥을 보았을까.
툭- 하고 떨어지는 익숙한 작고 네모난 박스에 나도, 그도 굳은채 그 상자를 보았다.
"……."
"……."
가방을 바닥에 내려놓고서 콘Dom포장지를 뜯는 그에 열광하듯 꺄아아- 소리 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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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편 넘 짧아쬬!? 다음편은 길게 올게요!! 담편에서 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