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하루는 그냥 헬이였다.
애들과는 재밌게 잘 놀았는데 그 놈의 점심시간이 문제였다.
"맛있게 먹어요~"
"네!!!!"
아이들에게 배식을 해주다 잠시 한 눈 판 사이에 국이 쏟아져서 손에 화상을 입었다.
내쪽으로 쏟아져서 다행이지 앞쪽으로 쏟았으면 상상도 하기싫다.
"괜찮아요!?"
애들 다쳤을까봐 살피다가 내 손을 뒤늦게 찬물에 대서 그런지 빨갛게 부어 있었다.
계속 대고 있으니 좀 가라앉긴 했지만 아직도 아프고 부어있다.
선생님들은 애들 화상입었는지 확인했고 난 안중에도 없어 보였다
당연했지만 서러움이 물밀듯이 밀려왔다.
세훈이나 종대나 찬열이였으면 걱정해줬을텐데..
하다못해 종인이였어도 걱정해줬겠지?
걱정받고싶다. 집에가서 부모님한테 걱정받지 뭐..
***
퇴근을 할 시간이 되서 밖으로 나왔다.
유치원을 빠져나갈 때쯤
갑자기 쏟아지는 비에 오늘 운을 왜이러냐..속으로 한탄했다.
빠르게 다시 유치원으로 돌어와 비를 털어냈다.
그러고있는데 가방에서 내 휴대폰이 울렸다.
[종인이]
물을 털며 전화를 받자 종인이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어디야?"
"여기 유치원. 왜?"
"우산은?"
"없어.."
"기다려 갈게"
전화가 끊기고 멘붕이 왔다.
이렇게 쉽게 날 데릴러올거라고는 상상을 못했다.
왜 안오나 기다리고있는데 저멀리 종인이가 뛰어왔다,
빠르게 나가 우산안으로 들어갔다.
옛날이였으면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였어..
"고마워!"
"나 없었으면 어쩔 뻔 했냐?"
"그러게 나 감기걸릴 뻔 했어.. 진짜 고마워!"
"내가 더 고마워. 우산 없어줘서"
알 수 없는 말에 종인이를 올려다보자
종인이는 날 내려다봤다.
어리둥절하게 쳐다보는데 손목을 내 코에 갖다댄다.
정말 알 수 없는 행동이였다.
"오늘은 어때?"
"뭐가?"
"냄새"
아까부터 좋은 향기가 났는데 종인이 냄새였구나
내가 원하던 딱 그 향이였다.
"진짜 좋아! 맨날 이거 뿌리고 다녀"
"진짜지?"
"응!"
한번 더 맡고 싶어서 손목을 잡고 다시 맡으려는데
내 손을 가져간다.
"너 이거 왜그래?"
"아.. 별거아니야!"
손을 빼려는데 힘이 얼마나 쎈지 빼질 못하겠다.
"왜그러는데?"
"국 쏟았어.."
"찬물에 댔어?"
"응 댔는데 좀 늦게댔어"
"바로 댔어야지 바보야"
손을 하염없이 살펴보고 만져보기도한다.
걱정을 받으니깐 뭔가 칭얼거리고 싶고 막 그런 기분이 드는데
종인이라서 그러지 못하겠다..
"따갑겠다"
"별로 안 그래.."
"화상이 제일 아픈건데.
이거 흉터지면 어떡하냐?"
"괜찮을거야"
"괜찮겠지 뭐"
이게 끝? 아니 난 더 다정한 걱정을 듣고싶어..
제발.. 나 걱정에 목말랐단말이야..
"오늘 유치원에서 어땠어?"
"그냥 평소와 똑같지 뭐.
애들 귀엽구 조금은 힘들구"
"나도 물어봐줘"
"넌 회사에서 어땠어?"
"너 보고싶어서 죽는 줄 알았어"
놀라서 아무말이 안 나왔다.
이상황에는 어떻게 해야하는지 모르겠어..
"아..그래?"
"어. 넌 지금쯤 뭐하고있을까?
점심 먹을 때도 넌 뭐 먹을까?
회사 업무중에도 자꾸 너 얼굴만 떠오르고 미치는 줄 알았어"
"그렇구나.."
"너 생각하니깐 하루 겁나 안 가더라
퇴근시간에 너랑 만나려고 일찍 전화했어.
혹시라도 너 우산 없을까 봐"
"고마워.."
"고맙다고 밖에 못 해?"
"뭐라고 해야할지 모르겠어.."
"그냥 고개만 끄덕여줘도돼.
난 내 감정 솔직하게 말하고 싶은거니깐"
눈치보며 고개를 끄덕이자 나를 안는다.
"한번쯤은 너가 내 여친이였으면 좋겠다고 생각 많이 해.
근데 넌 김민석 좋아하니깐 내가 양보하려고.
니 딴 남자랑 사귀면 진짜 죽는다"
"응!?"
"하여간 누구 닮았서 이렇게 귀여운지"
턱으로 내 정수리를 한번 찍고는 나를 놓아주었다.
집으로 가는 중에 우리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종인이도 원래 말이 없었고 나도 이런 상황에서는 말을 못 했다.
집에 도착해 종인이에게 손을 흔들자 종인이도 손을 흔들어 주었다.
"다음에는 친구처럼 보자"
"응!"
"대답 시원해서 좋네
들어가봐"
"잘가!"
빠르게 들어갈 준비를 하는데
종인이가 나를 부른다. 난 로봇처럼 뒤를 돌았다.
"징어야"
"응?"
"전에는 많이 미안했어.
좋아했는데 방법이 서툴러서 못 되게 군거야"
"아..그런거였어? 난 너가 날 정말 싫어하는 줄 알고.."
"미안해"
"괜찮아!!"
"들어가봐 감기걸리겠다"
"응 잘가~"
빠르게 엘리베이터를 탔다.
들어와서 두근거리는 마음을 움켜 잡으니
휴대폰에 진동이 울린다.
[얼굴 빨게졌어ㅋㅋ 손하고 같이 찬물에 식혀-종인이]
hㅏ.. 들킨 것 같은 기분이야
(김종인 과거편)
하늘에 구멍난 듯 내리는 비에
난 망연자실하며 친구랑 걱정했다.
"집에 갈 수 있으려나?"
"글쎄.. 못 갈듯"
"그냥 추억삼게 맞고갈래?"
"이 비를?"
"한번하자. 인기스타되고 좋을 듯"
"우리 버스타야하잖아. 민폐야"
"집에 걸어가보자"
"제발..이러지마"
애들은 다들 우산을 가져왔는지
하나 둘 씩 사라졌고 내 친구와 의외로 김종인이 있었다.
우산도 있으면서 왜 안 가는지 묻고싶었지만
뭐라할까봐 그냥 친구와 걱정만했다.
"왜 안가냐?"
"우산이 없어.."
"씌어줄게 가자"
내 친구와 말이 끝난 김종인은 우산을 친구에게 씌어줬고
난 돌부처처럼 가만히 서서 그 둘을 쳐다보았다.
"뭐해 징어야? 우리끼리 간다"
친구의 재촉에 난 우물쭈물거리며
종인이의 눈치를 봤다.
"종인아.. 나 써도돼..?"
"그러던가"
"아싸!"
우산을 같이 쓰고가는데 어깨가 젖어서 축축하다.
어깨를 몇 번 털어내곤 다시 가는데
더이상 어깨에서 차가움이 느껴지지않았다.
옆을 보자 김종인의 어깨가 젖어있었다.
설마.. 하는 마음에 어깨가 다시 젖은 듯 털어내자
내 쪽으로 기울어지는 우산에 고개 숙이며 웃었다.
날 그렇게 싫어하던 김종인이 무슨 바람이 불어 나에게 이럴까?
"오늘따라 비 오는 것도 좋다ㅎㅎ"
"미쳤냐?"
잠시나마 너에게 설렜다는 게 싫다..
진짜 오랜만이네요!!!! |
항상 우리학교 선생님들은 존잘이시다만 쓰다가 오랜만에 동창생을 쓰니깐 신비로워욯ㅎㅎㅎ 재미없을 수도 있지만.. 그래도 읽어주신 여러분 감사해요ㅠㅠㅠ 다들 이거 안 쓰는 줄 알았겠지만 저의 도전은 멈추지 않습니다.(진지) 여러분들이 이걸 원하시면 다음편도 들고오도록 하겠습니다!!!ㅎㅎ 사랑해요 여러분♥
이것도 암호닉 받아요!!! |
암호닉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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