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닉(부제.사랑해요) |
빛나리님 또띠오님 부기님 에오블님 됴정님 됴경수역님 1호팬님 ㅇㅇ1님 하루님 경수뀨님 민트쪼꼴릿님 |
제1화 만남(1) |
멀리 가신 님께 바람꽃 꺾어보내니 님이시여, 내 님이시여 이 꽃에 담아보내는 내 향기를 맡거든 그저 멈춰서 옛추억이나 잠시 떠올려주오. 그리해주신다면 열번 죽어도 여한이 없으리. 유(瑜)나라 건국210년 춘계 3분기 옥수궁(玉水宮) "후.." 궐 안에 흐르는 옥빛 강을 하염없이 바라보던 종인이 깊은 한숨을 내뱉었다. "어이, 거기 잘생긴 태자양반." "아.. 찬열이 왔는가." 다리 건너편에서 장난기어린 말투로 인사를 건낸 찬열이 자신의 농에도 힘없이 인사하는 종인의 모습에 표정을 굳히고는 다리를 건너 종인에게 다가갔다. "황제폐하 뵙고 왔다더니, 혼이 다 빠져있네 그려." "여긴 어쩐일인가." "우리가 꼭 일이 있어야지만 만나는 보통사이인가." 안그런가? 응? 연인사이여도 주고받기 힘들것 같은 낯간지러운 말을 아무렇지 않게 하는 저런 낮디 낮은 목소리조차도 어울리는게 역시 찬열답다. 라고 생각한 종인이 결국 푸흐.하고 웃었지만, 어두운 낯빛은 여전히 종인의 얼굴을 떠날 기미조차 보이질않았다. "쯧쯧. 황제폐하의 말씀이 도데체 무엇이기에 잘생긴 자네의 얼굴에 이리 먹구름을 잔뜩 몰고 왔는가?" "혼인을.. 하라고 하시더군." "혼인? 겨우 혼인때문에 이러는거였나?" 나참, 난 또 뭐라고. 겉으론 장난치며 말을하던 찬열이였지만 속으로는 많이 긴장을 했었던 모양이다. 상상했던 그 이상으로 허무한 대답에 기운빠진 찬열이 투덜거렸다. "내가 무뚝뚝 하긴해도, 마음도 정도 주지않은 여인과 결혼하여 평생 그 여인에게 죄를 지으며 살아가도 죄책감을 느끼지않을만큼 모질진않다네.." 찬열의 투덜거림이 좋지는 않았는지 종인이 얼굴을 살짝 찌푸리며 말했다. "그래그래. 자네의 마음이 그렇다면야." 흠. 안좋아진 기분도 풀겸 저잣거리나 다녀오지않겠는가? 자신의 기분을 알아챘는지 평소에 자신이 좋아하는 저잣거리에 같이 가자고하는 찬열의 말에 종인이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이고는 이내관이 준비해 온 의복으로 갈아입고 조금 들뜬 마음으로 옥수궁을 나섰다. 저잣거리 "오늘 본나라에서 들어온 물건들입니다! 구경하고가세요!" "아이구 생선 좀 보고가세요~ 싱싱해요!" "어머, 거기 잘생긴 도련님들 제 치마 폭에서 좀 쉬다가셔요. 호호" 낮의 저잣거리는 사람이 많아 평소보다 더 많이 북적거린다. 그러다보니 분명 궁에서 나올 땐 찬열과 함께였던 종인이였지만 유나라의 최고미남이라 불리는 찬열은 그의 인기 덕분에 저잣거리의 중심지인 느티나무거리에 도착하기도 전에 사람들 손에 이리저리 이끌려 다니더니 결국 사라져버려 느티나무거리에 도착했을 땐 종인 혼자였다. "음.. 분명 어머니께서 이쯤에 있다고 하셨는데." 느티나무거리의 정중앙에 크게 자라있는 느티나무에 기대어 잠시 눈을 감고 찬열을 기다리며 저잣거리의 정겨운 소리를 듣고있던 종인이 가까이에서 들리는 사내의 목소리에 감고 있던 눈을 살며시 뜨고는 자신을 깨운 목소리의 주인을 찾기위해 눈짓으로 거리를 둘러보았다. "여기가 아닌가?" 목소리의 주인을 찾는데에는 생각보다 많은 시간을 들일필요가 없었다. 사내는 목소리와 어울리는 모습을 하고 있었다. 크지도 작지도 않은 키와 조금 왜소한 체격, 하얀 얼굴에 새까맣고 큰 눈, 오똑한 코, 도톰한 입술.. 사내는 자신의 큰 눈을 도르르 굴러가며 거리를 이리저리 둘러보더니 고개를 갸웃거렸다. 손에 지도를 들고있는 것으로 보아 그는 길을 찾고 있는듯했다. 사내는 지도를 다시 한번 살펴보더니 골목길 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그쪽은 막다른 골목인데." 푸흐흐. 막다른 길로 들어가는 사내를 바라보던 종인은 막다른 골목에 당황해 하며 길을 찾기위해 쩔쩔맬 사내의 모습이 상상됐는지 슬핏 웃었다. 한 *두 자쯤 지났을까, 종인은 아직 그 골목에서 나오지않은 사내가 걱정이 되기 시작했는지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 길지 않은 골목길이다. 조금 들어가면 바로 벽이 보여 끝까지 가지않아도 막다른골목임을 알 수 있기때문에 도로 골목길을 나오는데 그리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 않을 것이다. (*두 자: 현재의 시간으로 보면 한 자는 15분 정도, 두 자는 30분 정도이다.) '종인이 자네, 이 골목길은 들어가지말게.' '...?' '이 골목길은 막다른 길이라 사람이 잘 들어오지 않아서 도적들이 자주 쉬어가곤 한다네. 자네같이 예쁘장한 자가 제 발로 찾아와준다면 도적들은 얼쑤 좋다 하면서 자네를 기쁘게 맞아줄걸세.' 이런.. 그 자가 위험하다. 주먹 한 방이면 기절할만큼 왜소한 체격의 사내였다. 분명 도적에게 손쉽게 당하고도 남을 것이다. 종인은 골목길로 서둘러 발걸음을 옮겼다. '툭' "아, 죄송합니다" 골목길로 들어가려던 종인은 자신과 부딪친 사람에게 서둘러 사과하고는 발걸음을 다시 재촉하려하는 순간, 이 골목길은 막다른 골목이며 이 골목으로 들어간 사람은 그 사내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어 자신과 부딪친 사람을 쳐다봤다. "아닙니다. 제가 앞을 보지않고 달려갔으니 저의 잘못입니다." 그 사내다. 그런데 산적에게 당한 것 치고는 너무 멀쩡했다. 사내는 그의 큰 눈으로 종인을 보더니 꾸벅 사과하고는 골목길을 나가기위해 발걸음을 돌렸다. "저,저기. 잠깐!" "예? 저요?" "다친 곳은 없소?" "다친 곳이요?" 에, 없는데.. 지도도 여기있고, 돈도 여기있는데.. 종인의 말에 사내는 자신의 몸을 이곳저곳 살피며 중얼거렸다. 그럴리가 없는데.. 분명 찬열이 여긴 도적의 소굴이라고.. 설마. "혹, 도적을 만나지않았소." "도적이요? 여,여기에 도적이 있답니까?" ".. 내 궁에 돌아가면 당장 찬열의 그 입버릇부터 고쳐놔야겠군." "예? 구,궁이요?" 도적이라는 말에 눈이 커지더니 궁이란 말에 입을 쩍 벌리는 사내의 모습이 종인은 웃겼는지 소리내어 웃었다. "푸하하하." "...에? 왜 웃습니까...?" "푸하하..큭큭..하하하!" "저기.. 이보시오.. 어디 아프오?" 처음엔 어디가 아픈건가 걱정이되어 말을 건넸지만 아무리 말을 걸어도 웃기만 하는 종인을 사내는 속으로 생각했다. 미쳤구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