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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븐틴/우지] #17_Film ​#Wish Tree | 인스티즈


아가, 다음에도 날 찾으면 그땐 이거보다 좋은 선물을 줄게.








Wish Tree  W. HARU_








어릴 적부터 할머니 댁 뒷산엔 어린 왕자의 바오밥나무 마냥 큰 소원 나무가 있다는 소문이 있었다. 밧줄과 흰 종이가 칭칭 감긴 나무에 진심으로 소원을 빌면 이뤄진다나 뭐라나. 하지만 말 그대로 그저 소문일 뿐. 그렇게 큰 나무가 산 밑에선 보이지 않는 것도 이상하고, 실제로 본 사람도 아무도 없다고 한다. 이 무슨 말도 안 되는 뜬 소문인가. 내가 지금보다 조금 더 어릴 땐 위험하니까 혼자 산에 올라가지 마라- 라는 할머니 말씀을 곧이곧대로 들어왔지만 안타깝게도 지금은 머리가 너무 커져 버렸다. 일 년에 두 번 올까 말까 한데 이참에 궁금증을 풀어봐야겠다.





“저 나갔다 올게요-“





자, 소문인지 진짠지 확인해보러 가볼까.






-






진짜 죽겠다. 산속이라 핸드폰도 잘 안 터지는데 배터리도 다 되어간다. 괜한 호기심 부렸다가 집에 다시는 못 돌아가게 생겼다. ‘모르는 게 약이다’라는 말이 이럴 때 쓰는 말인가 싶다. (아니다) 사람 다니는 길엔 없을 것 같아 무작정 길을 만들어가며 걸어왔더니 진짜 여기가 어딘지, 돌아가는 길은 있기는 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몰라, 다리 아프다. 좀 쉬었다가 움직여야겠다. 핸드폰 시계는 17시를 가리키고 있었고, 산속이라 그런지 살짝 어둑해지려고 한다. 아무도 없고 조용한 그 분위기가 신기하게도 무섭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짹짹이는 새 소리도 간간이 들려오고 바람도 시원하고. 확실히 서울에선 이런 걸 경험하기 힘들지, 는 개뿔. 여기서 더 감성에 젖었다간 진짜 산속에서 학생 하나 죽었다고 기사 나게 생겼다. 몸을 겨우 일으켜 되는대로 발을 옮겼다. 넘버원같은 거 보면 산에서 길 잃으면 뭐 어떻게 하라고 했던 거 같은데, 이래서 잡지식 다 필요 없다. 백날 보면 뭐해 기억이 하나도 안 나는데. 한숨 푹푹 쉬며 걸어 다니는데 건너편에서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들려온다. 뭐야, 설마 산 짐승 같은 거 아니야? 손으로 입을 틀어막고 가만히 쪼그려 앉았다. 엄마, 할머니, 제가 잘못했어요. 앞으론 말 잘 들을 테니까 저게 제발 저보다 작은 짐승이게 해주세요. 한참을 부스럭거리던 수풀 속에서 나타난 건 다름 아닌.





“어?”

“여기서… 뭐 하세요?”





[세븐틴/우지] #17_Film ​#Wish Tree | 인스티즈


사람이었다. 그것도 내 또래 정도 되어 보이는 노란 머리 남자.






-







“혹시 나가는 길 알고 있니?”

“아니.”

“큰일이네… 넌 여기서 뭐 하고 있었어. 집에 가야지.

“응.”





지금까지 나눈 대화가 다 이런 식이다. 사람 화나게 하는 재주가 있는 친구네 이거. 몇 살인지, 이름이 뭔 지라는 물음에도 모른다. 뭐하다 여기까지 온 거냐 물어도 모른단다. 뭐라도 주면 친해질 수 있을까 싶어 마지막까지 아껴 놨었던 초코바 하나를 큰맘 먹고 건넸는데도 고개만 좌우로 저을 뿐이다. 너, 나중에 달라 하기만 해. 무안해 죽겠으니까 이따 배고프다 사정해도 안 줄 거야 진짜로. 그냥 귀엽게 생긴 짐이 하나 더 생긴 기분이다. 그래, 그래도 둘이면 덜 무섭겠지 하하. 노란 머리 친구와 함께 또 한참을 걸어봤지만 달라지는 게 없다. 여기 아까 왔던 길 같은데…





“여기 혹시 귀신사는 산이고 막 그래? 나 왜 여기 방금 왔던 길인 거 같지.”



[세븐틴/우지] #17_Film ​#Wish Tree | 인스티즈


"……"



“그렇게 한심하게 쳐다보지는 말아줘.”





말은 안 했지만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냐- 하는 듯한 눈빛을 느꼈다. 과묵한 친구랑 있으니까 30분 만에 눈빛을 읽는 재주가 생겨버렸네. 그럼 뭐하냐고 곧 뒤지게 생겼는데. 소원 나무 본 사람 없다는 게 보러 간 사람들 다 이렇게 죽어서 그런 거 아니야? 보고 다시 돌아온 사람이 없어서? 생각을 마치자마자 온몸에 소름이 돋아난다.





“소원 나무는 개뿔. 저주받은 나무네 완전.”

“…소원 나무는 왜.”





미친, 얘 드디어 두 음절 이상 말했다. 소원 나무라는 말에 고개를 번쩍 쳐들더니 날 바라본다. 얘도 소원 나무에 관심이 있었나보다. 이렇게 바로 반응하는 거 보면.





“여기 소원 나무 있다며, 궁금해서 찾아왔는데 길을 잃었거든. 너도 그거 찾으러 온 거야?”

“아니.”





그래. 내가 뭘 바라냐. 신나서 쫑알거렸더니 내가 생각한 답변과는 달리 또 그놈의 아니란다. 어휴, 집에는 갈 수 있는 건지. 얘도 집에 데려다줘야 하는데. 점점 어두워지는 게 슬슬 무서워져 혼잣말이라도 하지 않으면 버티지 못할 것 같았다. 아까 조용한 거 좋다고 생각한 사람 누구냐. 무섭다는 생각이 들자마자 내 입은 생각을 거치지 않고 아무렇게나 움직이기 시작했다.





“나는 서울에서 왔어. 여긴 할머니 댁이라 놀러 온 거고.”
“할머니가 여기에 소원 나무 있다고 옛날얘기 많이 해주셔서 궁금해서 왔는데 이럴 줄 알았으면, 응 잠깐. 할머니가 전에 자기는 소원 이뤄졌다고 했는데 뭐지? 아무도 본 사람 없다고 했는데”

“너희 할머니.”





애초에 핑퐁으로 주고받는 대화를 원한 게 아니라 혼자 다다닥 말을 쏟아내고 있는데 옆에서 한마디씩 끼어든다. 할머니. 에서 끊겨버린 말을 계속 이어보라며 나보다 아주 조금 큰 친구를 살짝 올려다보는데 뒷말을 이어가지 않는다. 친구야 사람을 빡치게하는 방법은 두 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말을 하다 마는 것이고 이거 알지?





“할머니 뭐. 빨리 말해.”


[세븐틴/우지] #17_Film ​#Wish Tree | 인스티즈

“거짓말 잘하시네.”

“물론 나도 그렇게 생각하지만 말 그렇게 하는 거 아니야 인마.”





내 말에 입꼬리를 살짝 올려 웃는다. 와 쟤 웃을 줄도 아는 사람이었네. 기분이 살짝 풀어지긴 했지만 그래도 여전히 나는 산에서 길을 잃었다는 생각에 답답해진 가슴을 두어 번 치다가 차고 있던 목걸이를 쳐버렸다. 되는 일이 없네, 아 아파. 옷 안에 넣어뒀던 목걸이를 꺼내니 또 옆에서 아무 말 없이 쳐다본다. 그래 네가 봐도 내가 이상한 애 같겠지. 혼자 때리고 아파하고 한심하지 아주?





“엉뚱한 애가 찾아왔네.”

“뭔 말도 안 되는 소리야.”

“따라와.”





따라오라는 말이 끝나자마자 우리가 그동안 걸어오고 있던 방향과는 완전히 반대되는 방향으로 빠르게 걸어간다. 야, 같이 가 나 무섭단 말이야. 어디를 가는 것인지, 맞는 길이긴 한 것인지 물음을 할 새도 없이 그저 홀린 듯 그 애를 따라갔다. 걸어가는 와중에도 내가 잘 따라오는지 궁금하기는 한 것인지 한 번씩 뒤돌아본다. 그럴 거면 같이 가던가. 걸음 더럽게 빠르네 아까까진 안 그랬으면서. …잠깐, 쟤 갑자기 왜 저러는 거야. 여기 진짜 귀신 있는 산 아니야? 혹시라도 저 애가 귀신같은 게 들린 건 아닌지 싶어 빠른 걸음으로 다가간 순간 시원한 사람이 확 다가왔다. 그리고 눈앞에 보이는 건… 나무?





“이게… 뭐야?”

“네가 찾던 거.”





눈 앞에 펼쳐진 광경은 정말 입이 떡 벌어진다는 표현밖에 쓸 수 없었다. 정말 끝을 볼 수 없을 정도로 커다란 나무에 할머니 말씀 그대로 밧줄에 얽힌 흰 종이들이 나무를 감싸고 있었고 은은하게 빛도 나는 거 같았다. 한참을 그렇게 멍하니 쳐다보는데 옆에서 말을 걸어온다.





“소원, 안 빌 거야?”

“…너는 누구야?”

“이거 주인.”





이거라고 가리킨 손가락 끝에는 내가 멍하니 보고 있던 그 소원 나무가 자리를 잡고 있었고 혼란스러운 머리는 더 이상 생각하기를 포기했다. 아무래도 이건 꿈 인 거 같아. 꿈이고 말고… 어쩜 이렇게 비현실적인 일들만 잔뜩 일어나.





“이렇게 보니까 똑같네.”

“뭐가?”

“너희 할머니랑.”





무슨 의미인지 이해를 하지 못해 멍하니 바라만 보고 있는 나에게 빨리 소원이나 말하라며 보채온다. 아니, 그래서 진짜 저 사람이 이 나무 주인이라고? 나 그럼 집에 보내 달라고 소원 빌면 갈 수 있는 거야?





“집에는 내가 보내줄 거야. 다른 거.”

“미친. 나 아무 말도 안 했는데.”





분명 생각만 하고 있었는데 집에는 자기가 보내준다는 말에 혹시나 내가 생각을 입 밖으로 꺼낸 것인지 아니면 저 수상한 애가 혹시 독심술 같은 거라도 하는 것인지 별생각이 다 들어왔다. 입을 틀어막고 눈알을 이리저리 굴리고 있자. 뭐가 그렇게 웃긴 것인지 빵- 터져버렸다.





“그 애도 집에 데려다 달라고 했었어.”
“혹시나 같은 생각 하고 있을까 했는데 역시나.”





그래서 우리 아가 소원은?





궁금한 게 너무나 많았다. 그래서 할머니도 이 나무를, 내 앞에 이 친구를 만난 건지. 내가 무슨 소원을 빌어야 하는지. 그때의 내가 무슨 생각이었는지는 모르겠다. 그냥, 나도 모르게 그 말이 튀어나와 버렸다.





“다음에 또 만나고싶어.”





그대로 환하게 웃은 그 애 얼굴이 내 마지막 기억이었다.






-






“할머니 저 꿈 꿨어요.”
“산에 갔다가 노란 머리 친구를 만났는데 그 애가 막 소원 나무 주인이라더니 저 집에 데려다줬어요.

“아가, 곧 손님이 오시겠구나.”





내 꿈 이야기를 들으시자마자 할머닌 손님이 오겠다며 일어나셨고 상황파악을 마치기도 전에 꿈속에서 느꼈던 그 따듯한 바람이 불어왔다.




[세븐틴/우지] #17_Film ​#Wish Tree | 인스티즈

“소원 들어주러 왔어.”













제가 보고싶은거 제 맘대로 씁니다 호호

첫 짤 너무 요정..(주먹)



<이해가 안되신다면>

1. 지훈이와 할머니는 할머니가 우리나이때 쯤 만난 사이

2. 다음에도 찾아오라 말했는데 몇십년뒤에 손녀가 찾아왔네ㅇㅅㅇ

3. 이번엔 그 손녀가 찾아오라길래 지훈님이 친절히 찾아가 드렸습니다



할머니랑 지훈이 만남도 가져올거지롱

궁금한거 언제든 물어보세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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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회원106.103
작...작가님.... 저 숨쉬기가 힘들어요... 첫짤부터 요정같은 지훈이라니... 그리고 이런 예쁜 판타지같은 스토리 너무 좋아요ㅠㅠㅠ
5년 전
HARU_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짤 보자마자 바로 요정님 생각나 버렸잖아요... 진짜 청량보스ㅠㅠㅠㅠ
5년 전
독자1
ㅠㅠㅠㅠㅠㅠㅠㅠ지훈아ㅜㅜㅜ 지금 인티가 이파서 사진을 안보여주는데ㅜㅜㅜㅜ 그렇지만 그 요정같은 지훈이 모습은 안봐도 머리에 선해서ㅠㅠㅠㅠㅠ더 사진이 보고싶고ㅠㅠㅠㅠㅠ 뿌에에우우우우ㅜㅜㅜ 너무 좋고ㅠㅠㅠㅠ
5년 전
HARU_
엥 지금 사진 안보여요..? 저는 보이는데 이게 무슨일일까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 우리 요정훈이 사진 보셔야하는데ㅠㅠㅠㅠ
5년 전
독자2
으아아아우ㅠㅠㅠㅠㅠㅠㅠ 오늘 봐써요 봐따구요ㅠㅠㅠㅠㅜ 하 진짜 뭔데 글이랑 사진이랑 또 찰떡이구 그래요ㅠㅠㅠㅠ?? 심장 떨려ㅠㅠㅠㅠ 아니 진짜.. 지훈이는 한명이고 내 옆에 없다는게 진짜 너무 아쉬우면서 이랗게 모두의 그리고 나의 아이돌이라 참 좋네요ㅠㅠㅠ ㅎㅎㅎ
5년 전
독자3
와 대박 작가님 이런 분위기 너무 좋아요,,,, 우리 지훈이 요정이 아닌지 ㅠㅠㅠㅠㅠㅠㅠ 특히 음악이 글 내용과 분위기를 잘 설명 해주는 것 같아요!! 몽글몽글 이 감정 너무 좋네요 ㅜㅜ
5년 전
비회원도 댓글을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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