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편>
"또 헤어졌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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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편>
"지원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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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편>
"왜 그래? 어디 아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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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편>
"여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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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편>
"안 잡아먹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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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친구인데요, 무슨 일이시죠?"
-"아... 그게 ㅇㅇ이가 많이 취했는데 이 번호로 전화하면 된다고 하길래..."
친구들이랑 논다고 하더니 한 시간 전 집 갈 때 연락한다며 걱정말라고 호언장담하던 너의 번호로 전화가 왔다. 이제 집에 가는건가 싶어 받은 전화에서 흘러나오는 남자 목소리에 인상을 찌푸렸다. 너를 ㅇㅇ이라고 친근하게 부르는 게 마음에 들지 않았고 일단 남자라는 사실이 제일 마음에 들지 않았다. 올라오는 화를 꾹꾹 누르며 애써 침착하게 너의 위치를 물었다. 위치를 전해 듣고 하나도 고맙진 않지만 예의상 감사하다고 한 후 전화를 끊었다. 죽었어, 진짜.
"ㅇㅇ아, 일어나. 여자가 바닥에 그렇게 막 앉는 거 아니야."
"몰라아- 지원이 데려와, 지원이-..."
"온다고 했어- 일어나, 응?"
"제가 할게요."
멀리서부터 보이는 너의 모습에 발걸음을 서두르는데 밖에 나와 있는건 너 혼자가 아니였다. 너와 같이 있는게 남자라는걸 인식하자 마자 부글부글 끓는 속을 달래며 다가갔다. 잔뜩 취해 바닥에 주저앉아있는 네가 보였고 그 앞에서 어쩔 줄 몰라하는 남자가 있었다. 네가 일어나지 않겠다며 고집을 부리는 모습에 남자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다가 결국 너에게 손을 뻗어 일으키려는 것처럼 보였다.
그건 안되지. 빠르게 걸어가 남자의 손을 제지했다. 갑자기 나타난 내 모습에 남자는 놀란 듯 싶었고 딱봐도 좋지 않은 내 표정에 너에게서 손을 후다닥 떼더니 내 눈치를 보며 말했다. 너랑 같은 동기이고 오늘 친구들끼리 술을 마시기로 했는데 네가 많이 마셔버렸다고. 못 말려서 죄송하다며 걱정스럽게 너를 쳐다보며 하는 말에 느껴졌다. 아, 너를 좋아하는구나.
내가 너를 혼자 좋아했을 시절, 아니, 혼자 좋아하고 있었다고 착각했을 시절 내가 너를 보던 눈과 같았다. 티를 내지 않으려고 하는 것 같았지만 내가 모를 리 없었다. 수년간 널 바라봤던 내 눈을 잊을 수 있을 리가 없었다.
"여자친구 관리 못한 제 잘못이죠, 뭐."
"아니, 그런 소리가 아니라..."
"ㅇㅇ이는 제가 잘 데려다 줄게요. 걱정마시고 들어가세요."
"네... ㅇㅇ이 너무 혼내지 마세요."
"제가 알아서 할테니까. 들어가세요, 좀."
들어가라는데도 주춤거리며 널 바라보는 남자의 모습에 결국 목소리가 딱딱해졌다. 표정을 완전히 굳히고 말하자 그제야 어두운 표정으로 남자가 들어갔다. 남자가 들어가고 나서 여전히 바닥에 주저앉아 있는 네 앞에 무릎을 굽히고 앉았다.
"다 네가 문제야."
"잉-..."
다 너때문이야. 네가 조금만 덜 예뻤다면. 술 취한 와중에도 너의 앞에 앉아 하는 내 말이 좋은 말이 아닌 건 알았는지 네가 칭얼거렸다. 칭얼거려도 안 봐 줘. 혼나야 돼, 아주.
"지원이- 우리 지원이 데려와-"
"내가 네 지원이인데요, 이 여자야."
"으응...? 지원아!"
네가 날 쳐다보지도 않고 칭얼거리며 날 찾았다. 취했는데도 날 찾는 네가 또 예뻤다. 이제 생각해보니까 네가 아니라 내가 문제네. 다른 곳을 쳐다보고 있는 너와 눈을 맞추며 말하자 그제야 네가 내 눈을 봤다. 날 알아봤는지 그대로 나한테 달려드는 너의 허리를 감싸 일으켰다. 일어나자마자 비틀비틀거리는 네가 불안해서 바로 네 앞에 앉아 등을 내밀었다. 업혀.
등을 내밀자 마자 바로 네가 업혔다. 고분고분 말을 잘 듣는 네가 귀여워 널 업고 걸었다. 며칠 전에 크게 아프더니 살이 빠졌나, 가벼워졌네. 오늘 뭐 누가 뭘했네- 어쨌네 열심히 말하는 너에게 가만히 귀 기울이며 대답해주다가 문득 네가 하는 얘기가 여자친구들과의 얘기만이 아닌 것 같아 너의 말을 끊고 물었다.
"오늘 누구랑 술마셨어."
"응? 수지랑- 지은이랑- 수정이랑!"
"그리고."
"..."
딱딱한 내 말투에 뭔가 잘못된걸 느꼈는지 네가 내 등에 얼굴을 묻고 자는 척하기 시작했다. 아, 나 오늘 화내야 되는데. 귀여운 네 행동에 픽 웃고 말을 멈췄다. 술 취해있는 애한테 말 해 뭐 해. 내일 혼내지, 뭐. 그렇게 조용해진 너를 업고 걷다가 분명 내일이 되면 속이 아프다고 찡찡거릴 네가 생각나 잠시 멈췄다.
"여기 가만히 있어."
"응!"
"...무슨 일 생기면 전화해."
"응!"
"후... 대답은 잘해. 누구한테 전화해야 되는데."
"지원이-"
"지원이가 누군데."
"내 거!"
"나 네 거 아닌데."
"..."
"알았어, 알았어. 지원이 네 거."
널 벤치에 앉히고 편의점으로 가려다 멈칫하고 너에게 당부했다. 여기 가만히 있어. 무슨 일 생기면 전화해. 말하자마자 고개까지 끄덕이면서 네가 대답했다. 대답은 잘하네. 그래도 놓이지 않는 마음에 또 여러가지를 물었다. 뭘 말해도 예쁘게 대답을 하는 너에 또 숨어있던 장난기가 솟았다. 나 네꺼아닌데. 말하자마자 동그랗던 네 눈도 쳐지고 입꼬리도 축 처졌다. 아마 네가 토끼였으면 귀도 축 쳐졌을텐데. 으, 귀여워. 더 놀리면 울겠다싶어 웃으며 널 달래고 편의점으로 향했다.
편의점 알바생이 이상하게 쳐다볼정도로 급하게 숙취해소제 두 병, 사탕을 들고 와 계산대 앞에 섰다. 급한 마음에 카드를 빼는 손가락이 자꾸만 삐끗했다. 편의점 밖으로 얌전히 앉아있는 널 확인하고 나서야 계산을 무사히 끝내고 너에게 다가갔다.
"얌전히 잘 있었네. 상 줘야 겠네."
"상?"
"마셔, 이거."
"...상 아니야."
"마시면 줄게."
상이란 말에 초롱초롱 날 쳐다보는 너에게 숙취해소제를 내밀었다. 상이란 말과 달리 숙취해소제를 내밀자 실망한 네가 내 손을 밀어냈다. 그런 너의 손을 꽉 잡고 마시면 상을 주겠다 달랬다. 그러자 금방 받아들고 꿀꺽꿀꺽 마신 네가 두 손을 내밀었다.
"상!"
"그렇게 귀엽게 받을 상은 아닌데."
"응?"
네가 내민 두 손을 한 손으로 잡고 끌어당겨 입을 맞췄다. 짧게 입을 맞췄다 떼자 얼굴이 새빨개진 네가 보였다. 말도 못 하고 어버버 거리는 너의 입에 사탕을 넣어줬다.
"이게 진짜 상."
"아까, 아니 방금...!"
"그건 내 상. 지금까지 업고 왔는데 이 정도 상도 못 줘?"
씩 웃고 네 앞에 다시 등을 보이고 앉았다. 가자, 집에. 다시 업힌 너에 일어나 자세를 고쳤다. 으쌰.
"다 왔다. 내려."
"..."
"ㅇㅇ아?"
"..."
조용하다 했더니 그새 잠들었나 보다. 못 살아, 진짜. 겁도 없지. 널 업은채로 힘겹게 도어락 비밀번호를 쳤다. 집에 들어와 널 침대에 조심스럽게 내려놓았다. 신발도 벗겨주고 겉옷도 벗겨주고. 내가 무슨 짓 할 줄 알고 이렇게 편하게 자. 혹시 내일 일어나서 속 아파할 너를 위해 너의 침대 옆에 놓인 테이블에 숙취해소제를 두었다. 포스트잇을 찾아 일어나면 연락하라는 말도 써놓았다. 할 일을 모두 끝내고 분주하게 움직이던 몸을 앉혔다. 곤히 잠든 네가 예뻤다. 흘러내린 너의 머리를 쓸어넘겨주고 이마에 입을 맞췄다. 오늘도 예쁘기만 한 너에게. 내 마음을 온전히 가진 너에게. 오늘 밤도 너처럼 사랑스럽기를.
오랜만이다..,!! 소재가 없어서 못왔네 그동안 ㅋㅋㅋ 잘 지냈으려나 모르겠네 우리 예쁜 콘들 반가워
+) 댓글 남겨주면 다음편 올때 알려줄게요 필요하면 댓글남겨줘요 (윙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