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남고로 어서오세요
w.January
빵빵한 캐리어와 무거운 크로스백을 매고 나란히 걷고 있는 승현과 성종.
그들은 지금 예남고로 향하고 있다.
02
[예술 남자 고등학교]
금테를 두르고 교문 옆에 떡하니 붙어있는 간판을 보자 승현은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심장이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드디어 왔다,예남고로.
드디어 내가 원하는 춤을 실컷 출 수 있고,드디어 '동방신기'팀을 다시 볼 수 있다.
"뭐해,안 들어가고?"
"어?어..들어가야지."
성종의 말에 승현은 가슴을 부여잡고 교문에 들어섰다.
성종 역시 승현 못지 않게 떨고 있었다.
솔직히 성종은 지금 이 상황이 믿기지 않았다.이게 현실인가,꿈인가 할 정도로 착각도 들었다. 그저 광주에서 다른 친구들보다 조금 더 춤을 잘 췄을 뿐이었는데,
무슨 이유에서인지 성종은 고등학교에 들어가고 얼마 안되어 예남고 추가 입학 허가서를 받게 되었다.
아무튼 결론은 승현과 성종 둘 다 무지하게 긴장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예남고의 시설들을 보자 승현은 감탄,또 감탄하였다.
이것은 고등학교 수준이 아니라 거의 대학교 수준이었다.외관도 엄청 크고 화려했었는데 안으로 들어와보니 외관보다 더 좋으면 좋았지,결코 나쁘진 않았다.
성종도 안으로 들어서자마자 입이 떡 벌어졌다.
그래,이성종. 너 선택 한번 기똥차게 잘한거야.
[이사장실]
"여기..맞나?"
"맞겠지?"
"맞을거야."
'이사장실'이라고 써있는 파란 푯말을 발견한 승현과 성종은 한참을 이사장실 앞에서 서성거리면서 긴장감을 감추기 위한 유치한 말장난을 주고 받았다.
그러다 승현은 이내 결심했는지 문손잡이를 돌렸다.
끼이익-
긴장한듯 서있는 세명에게 이런 저런 말을 하던 이사장은 문을 열고 들어오는 승현과 성종을 보자 말을 멈추었다.그리고 그 둘에게 활짝 웃어보였다.
"드디어 왔군. 오기로 한 시간에 오지 않아서 걱정하고 있었던 참이었는데."
"죄..죄송합니다."
고개를 꾸벅 숙이는 승현과 성종에게 괜찮다며 답하는 이사장.동시에 방금전까지 이사장과 대화했던 (일방적으로 이사장이 말을 했었지만) 세명이 뒤를 돌아 승현과 성종을 바라보았다.
"아-이제 추가입학생들이 다 모였으니 본론으로 들어가겠네.보다시피 이번 년도 예남고의 추가입학생은 너희들,총 5명이야."
서로를 어색하게 바라보는 추가입학생 5명을 보며 이사장은 부드럽게 웃었다.
"흠..일단 우리 예남고에 대해서 각자 부모님들에게 다 들었지?오늘 이렇게 모이라고 한 이유는 너희들의 기숙사와 시간표 배정을 하기 위해서야."
이사장의 말에 짧게 고개를 끄덕이는 다섯명.
며칠전 승현은 엄마가 해주었던 말들을 다시 곱씹어보았다.예남고,꽤나 전통과 명예가 깃들어있는 우리나라 최고의 예술 고등학교이고 재학생도 얼마 있지 않아서 집중적인 수업을 통해서
학생들 안에 잠재되어있던 예술적 능력들과 실력들을 최대한으로 끌어올려준다고 하였다.실제 TV에 나오는 가수들이나 MC,배우들을 보면 예남고 출신이 가장 많았고 무엇보다도 가장 좋은 점은,
예남고를 졸업하면 바로 데뷔를 한다.
그만큼 예남고에 있는 학생들의 실력이 월등하다는 소리였다.
"우리 예남고의 수업방식은 독특해.물론 다른 고등학교들과 마찬가지로 주요과목 수업은 할거야,중간고사와 기말고사도 볼거고.하지만 거의 수업은 보컬과 댄스 중심으로 이루어질거야."
중간고사와 기말고사를 본다는 사실은 마음에 안들지만 그래도 수업이 거의 보컬과 댄스 중심으로 이루어진다고 하니 괜찮다 생각한 승현.
"우리 학교는 학년을 기준으로 반을 배정하지 않아.사실 학년은..그리 중요하지 않지- 그 날 그 시간마다 반이 따로 배정되어있지.보컬은 총 4개의 반으로 나누어져 있어.보컬 A,보컬 B,보컬 C,그리고 보컬 D."
이사장은 말을 오래 하여 잠시 목이 메이는 듯 큼큼-거리다 다시 말을 잇기 시작했다.
"그리고 댄스는 춤을 좀 추는 아이들만 가르칠거야.물론 학생이 춤을 추고 싶어한다면 댄스수업을 받아도 돼.그러나 그런 학생들은 조금 혹독하게 트레이닝 시킬거야.그리고 보컬과 댄스 외에도 특별 수업이 있지.
특별 수업에는 예능,드라마,싱어송라이터,랩이 있어.아,모든 예남고 학생들이 특별 수업을 받는건 아니야.그 점 유념하고-"
이사장이 말을 멈추고 5명을 쭉 둘러보았다.
모두들 긴장한 표정을 하고 있는게 영락없이 귀여워보여 다시금 부드럽게 웃었다.
"그럼 이제 한명씩 들어와-시간표 배정을 해야 하니까."
그러고선 이사장은 자신의 책상에 놓여져있던 호출기를 꾹 눌렀다.
"이제 시작할거니까 윤선생과 김선생,박 선생 들어오라고 해줘요."
'네,이사장님.'
"자-그럼..먼저 규현군부터 시작해볼까?"
-
규현을 제외한 4명의 추가입학생들은 이사장실 밖의 간이의자에 앉아 자기 차례를 기다리고 있었다.
커다랗고 동그란 눈을 이리저리 굴리며 자신을 제외한 추가입학생들을 바라보는 소년,그 소년의 이름은 '양요섭'이었다.
요섭은 자신의 학교에서 노래를 가장 잘 불렀었다.그래서 어딜가든 아이들의 관심을 받았었고 그 덕분에 요섭의 성격은 그 누구보다도 활발하고 명랑했다.
"저기.."
요섭이 조심스레 3명을 불렀다.
요섭의 부름에 3명은 한순간 요섭에게 시선을 집중하였다.
"하하...우리 추가입학생인데..그래도 통성명은 해야 될것 같아서."
..활발하고 명랑하지만,그러나 역시 인간이란 처음 보는 사람에게는 모두 어색한 동물이었다.요섭도 조금씩 그들의 눈치를 보며 말을 건네고 있었다.
그런 요섭의 모습(요섭은 마치 수줍어하는 강아지같았다.)이 꽤나 마음에 든건지 제일 먼저 이 4명 중 가장 키가 큰 소년이 답했다.
"박상현이야,서울 상원고..였었고."
"이승현이야.광주에서 올라왔어-"
"이성종,승현이와 마찬가지로 나도 광주 출신.헤헤-"
3명의 소개가 끝나자 요섭도 자신의 이름을 말하였다.
"양요섭이야,나도 상현이와 마찬가지로.."
상현은 요섭의 말에 놀라며 요섭을 바라보았다.
응?나와 똑같은 학교 출신이면 내가 모를리가 없을건데..?
요섭이 마치 상현과 같은 학교 출신이라고 하는 것 같아 이상하게 생각할 만도 했다.
"서울 출신이고."
그러면 그렇지
상현은 약간 김빠진 표정으로 요섭을 계속 바라보았다.
그래도 요섭의 말에 분위기가 업된 4명은 서로 소소한 말들을 나누며 친해지려고 했다.
끼이익-
"다음 성종군-들어오세요!"
이사장실 문이 열리고 규현이 밖으로 나왔다.동시에 들리는 이사장의 말에 긴장이 풀릴 대로 풀려져있던 성종은 또다시 딱딱하게 굳기 시작했다.
그런 성종을 토닥거리며 잘하라 응원해주는 3명.
성종은 그들의 응원을 받으며 이사장실로 들어섰다.
-
추가 입학생들의 오디션 아닌 오디션이 다 끝나고 이사장실에서는 사람들이 분주하게 움직였다.
다름아닌 5명의 시간표를 배정하기 위해서.
그와는 반대로 그 5명은 어느새 그렇게 친해진건지 (아마 요섭의 영향이 컸을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규현까지 합세해 이야기꽃을 피우고 있었다.
그러다가 이사장실에서 5명 들어오란 소리가 들리자 5명은 이사장실로 쭈뼛쭈뼛 들어갔다.
아무리 있었도 이사장실은 역시 긴장된단 말이다.
"흠..역시,이번 추가입학생들은 모두 내가 기대했던 것 보다 더 월등한 실력을 가지고 있어."
만족한 듯 웃고 있는 이사장.
그리고 이사장 옆에 있던 선생님들 역시 만족스럽다는 듯이 그들을 쳐다보고 있었다.
"윤선생,시간표 나눠주게."
"네."
'윤선생'이라고 불리는 여선생은 5명에게 각자의 시간표를 나누어주었다.
승현은 자신의 시간표를 유심히 들여다보았다.
...응?
승현은 자신의 월요일 시간표를 보자 드는 생각은 딱 하나, 바로 '응?'이었다.
1교시-보컬 A
2교시-댄스
3교시-국어
4교시-수학
5교시-특별 수업 (예능)
6교시-특별 수업 (드라마)
7교시-영어
8교시-보컬 A
9교시-개인 트레이닝
인문계고와는 달리 시간표가 참 독특한 예남고였다.보컬,댄스는 그렇다 쳐도 예능과 드라마는 대체 뭐야.나는 그런 기질이 전혀 없는데?
"모두들 시간표 잘 봤지?3,4,7교시는 과목수업이니까 학년별로 나뉘어서 받지만 그 외에는 통합 수업이야."
아직도 승현은 자신의 시간표에서 눈을 떼지 못하였다.그런 승현을 보고 이사장은 헛기침을 하였고 승현은 재빠르게 이사장을 쳐다보았다.
"정식학기는 이제 9월 15일부터 시작해.너희는 약간의 텀을 가지고 들어갈거니까 9월 17일날 수업을 받을거야.알겠지?"
"그..그럼 기숙사는.."
"기숙사..아,내가 중요한 말을 빼먹었군.기숙사는 9월 17일까지 별관에 위치해있는 기숙사를 사용하도록 해.본 학기가 시작되자마자 본관 기숙사에 들어갈테니까.기숙사 배정은 이미 끝냈으니까 안심하고.기타 질문이 있는
학생은 따로 남아서 질문하도록."
"그럼 모두들,예남고를 잘 다니고 잘 마칠수 있도록-"
-
9/15
예남고의 한달간의 방학이 끝나자 학생들은 다시금 예남고로 컴백하였다.
몇명은 방학을 이용해서 세계로 여행을 간 학생들도 있었고,몇명은 부모님의 품이 그리워 고향에 내려갔었다.하지만 다수는 예남고에 남아있어 자신의 실력을 키워나갔다.
그런 예남고의 학기가 시작되자마자 '추가입학생'에 대해 여러가지 소문이 퍼지기 시작했다.
학교 내 마련되어 있는 카페에 앉아서 종현,진기,태민,민호 그리고 기범은 추가입학생에 대해서 대화를 나누었다.
"아마 실력이 뛰어난 애들이겠지?"
"그러면 뭐해- 작년에 추가입학생들도 몇달 못 버티고 나가버렸잖아."
민호의 말에 종현은 '너도 한몫 했었지'하며 킬킬 거렸다.그런 종현을 밉지 않게 쏘아보는 민호.
"작년 추가입학생이요?왜요?왜 나갔는데요?"
태민이는 이제 갓 입학한 신입생이라 작년 추가입학생들에 대해서 아무것도 듣지 못하였다.그래서 가장 순하고 친절돋는 진기에게 물었다.
"다른 아이들의 실력을 보고 쫄아서 나갔던것일수도 있는데,그 무엇보다도 다른 애들이 그 아이들을 꽤 미워했.."
"진기야,두부케이크 나왔다!"
진기는 말을 하다가 두부케이크란 소리에 자리를 박차고 카운터로 달려갔다.그리고는 두부케이크를 들고 행복하게 다시 제자리로 오는 진기를 보고 네명은 '두부빠돌이'라며 한심하게 생각하였다.
또 다른 한쪽에서는 지호,경,민혁,재효,태일,유권 그리고 지훈도 추가입학생에 대해서 심오하게 토론을 나누고 있었다.
"엄청난 실력자일거야,아마 우지호 랩실력을 뛰어 넘는 랩퍼일수도 있어!"
태일이 말하자 지호는 태일의 정강이를 걷어찼다.
아픔에 몸부림치는 태일을 보며 지호는 "물고기나 쳐 많이 사랑해,새꺄."라며 시크하게 말했더라지.
그러게 왜 깝치니,태일아..
태일이를 불쌍하게 바라보는 재효.
"그래도..아..쓰읍..물고기 좋아하면 친구 먹어야지."
실실거리며 말하는 태일
....맞을 만 하다,태일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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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폭연하고 있어요!!매일 꼬박꼬박 팬픽 연재 중입니다.초록글의 영향이란...
사실 혼돈의 카오스를 느끼며 창작의 고통에 몸부림치면서 팬픽을 쓰고 있습니다.부모님 눈치도 꽤 많이 보이구요,그래도 역시 우리 인티여러분들의 댓글 덕분에 힘이 팍팍 납니다.
2편에는 등장인물 많이 넣어보려 했다만..용량 폭발이네요.
길면,안읽으실거죠..그래서.ㅋㅋ
아무튼 예남고 앞으로도 많이 사랑해주세요!이제 시작입니다-ㅋ
(샤이니 커플링은 투표를 통해 결정하도록 하겠습니다!^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