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라도… 마실래?'
씨발…레이는 몇 시간전 기억을 더듬으며 이불에 하이킥이라도 하고 싶은 심정이었다. 아…미치겠어. 오그라드는 손을 채 감추지 못하고 레이는 소파 위 곰인형에 머리를 박았다. 쪽팔려…근데, 그 새끼는 왜 친절하게 받아주고 난리야, 이젠 징징거리는 소리까지 내던 레이는 모든 걸 해탈한 듯이 천장만 멍하니 쳐다봤다.
오랜만에 한잔 걸친 레이는 기분 좋은 발걸음으로 자신의 집이 아닌 크리스의 집으로 향했다. 두 볼을 붉게 물들이고 엘리베이터 버튼 하나 못누르고 헛손질만 하던 레이는 입을 오리처럼 쭉 내밀고선 손끝에 힘이란 힘은 자기 나름대로 다 모아 9층을 꾹 눌렀다. 아, 어지러워…엘리베이터 한 켠에 기대서 멍하니 옆에 부착된 거울을 쳐다보던 레이는 빙그레- 환하게 웃어보였다. 9층입니다- 란 에쁘장한 여자의 목소리에 축 처진 몸을 이끌고선 905호의 초인종을 당당하게 눌렀다. 한두어 번 눌렀을까…나오는건 크리스가 아니라 어떤 예쁘장한 남자애였다. 그 뒤엔 그 남자애보다 머리 하난 더 큰 크리스가 고개만 빼곰 하고선 쳐다보고 있었고, 씨발… 왠지 안갯속에 갖힌듯한 머릿속에 점점 안개가 사라지는 기분이었다.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멍하니 서있는 레이 이끈 크리스는 레이를 소파 위에 앉혔다. 예쁘장한 남자애는 쪼르르- 안방으로 들어갔고…크리스는 냉장고를 뒤적거리고 있었다.집에 마실게 없다며 크리스가 레이 앞에 내려다놓은건 레이가 자주 즐겨 마시는 오렌지주스였다. 몽롱한 눈으로 크리스를 쳐다보던 레이는 안방을 턱짓으로 가리키며 오렌지주스를 홀짝거리며 들이켰다.
"아…"
"애인?"
왠지 크리스 입에서 새로 사귀고 있단 사람이란 말은 듣고 싶지 않았다. 레이가 먼저 선수치며 물어오자 그냥 미소만 지은 크리스가 텔레비전 옆에 놓여진 곰인형을 들고선 레이 앞에 섰다.
"레이야"
씨발…다정하게 불러오는 목소리에 레이는 순간적으로 아랫입술을 연하게 깨물었다.
"가지고 가 "
크리스 손에 놓인 곰인형을 채가며 레이는 현관에 삐딱하게 놓인 운동화를 꾸겨 신었다. 이젠 멀쩡해진 정신이 너무 싫다. 도망치듯이 크리스의 집을 벗어난 레이가 엘리베이터를 잡을 생각도 하지 않은 채 계단으로 내려가기 시작했다. 존나, 병신, 같아, 하, 하…금새 4층까지 내려간 레이는 가파르게 뛰는 심장에 자기도 모르게 고개를 두어 번 저었다.
아까 있던일을 회상하던 레이는 깜빡 잠이 들었다. 부시시해진 머리를 정리하며 일어난 레이는 어느새 환해진 밖을 멍하니 쳐다보다 곰인형을 꼭 껴앉았다.
"쪽팔려, 쪽팔려, 쪽팔려!!!!"
공중에 하이킥이라도 해서 이 창피함이 사라진다면, 백번, 아니 천번이라도 하고 싶은 마음이였다. 그리고선 레이는 핸드폰을 들어 종대에 열심히 카카오톡을 보냈다.
[다음부터 너랑 술 마시면 내가 사람이 아니다]
[나쁜 새끼]
[으아아아아아아아]
[김종대!!!!!!!!!!!]
[ㅗㅗㅗㅗㅗㅗㅗㅗ 먹어라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
[으허엏ㅇ 헝ㅎ]
[종대야]
[엿머겅]
[ㅗ^^ㅗ]
숙취해소를 위해 국밥을 한사발 들이킬려고 온 종대는 갑자기 날라온 레이의 카톡폭탄에 사래가 들려서 몇 분을 혼자 켁켁거리다 한숨을 크게 쉬었다.
존나, 난 이불에 하이킥할만 남은건가 이제?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웃고 있어도 울음이 날거 같던 레이는 자신의 앞에서 앉아있는 크리스를 멍하니 쳐다봤다. 물론, 속으론 그 날에 변명을 다 생각하면서, 레이는 자신 앞에 놓인 오렌지주스가 얼음이 녹은 탓에 점점 농도가 약해지는걸 느끼며 자물쇠라도 잠군건지 도무지 열릴지 모르는 크리스의 입을 거의 째려보듯이 쳐다보던 레이는, 시계를 한 번 들여다보고선 다음 약속이 있다는 핑계로 이 불편한 시간에서 벗어나려고 했었다.
"우리, 다시 사귈래?"
물론, 크리스가 병신같은 말을 뱉기 전까지…
"너 제정신 맞지?"
"너도 나 싫어하는건 아니잖아. 그래서 몇일전에 찾아온거 아니야?"
아니라고 큰 소리라도 치고 싶었다. 근데 처음 만났을 때처럼 자신을 쳐다보는 눈에 레이는 그저 고개를 숙였다. 손장난을 치던 레이는 한숨을 쉬고선 크리스를 쳐다봤다.
"너도 알잖아, 헤어진 연인이 다시 만나면 더 힘들어"
"…"
"그리고 우리가 다시 만나면 예전 같아질꺼 같아?"
"…"
"안돼, 우린 이제 안돼"
'그럼 왜 찾아왔어?' 무겁게 내려앉은 크리스의 목소리에 쿵쿵- 레이의 심장이 내려앉는거 같았다. 헤어질때랑 똑같은 표정, 똑같은 말투, 똑같은… 크리스, 모르겠다. 하나도 모르겠다. 하나도 자신 없으면서 계속 손안에 밀어넣는 자신이 너무 미워졌다. 왜, 왜 찾아갔지? 술김에 그랬단 말을 하려고 했다. 근데 너무 진지한 크리스 눈에 레이는 다시 고갤 숙였다.
"나, 나보면서 말해줘? 응? 레이야"
덩치에 안맞게 보채는듯한 목소리까니 내면서 자신를 쳐다보는 크리스덕에 레이는 가라앉았던 심장이 통통-다시 뛰어오르는듯한 기분을 느꼈다. 그래도 지금은 아니였다. 자신과 크리스가 아무리 서로를 사랑해 마지않다고 한들, 이미 놓아버린 사랑을 다시 잡기엔 너무 많이 돌아가고 있었다.
"그 남자애 때문에 그래? 걔는 이미 정리했어"
그 말에 레이는 왠지 욱하는 기분을 받았다.
"너, 사람 정리하는게 그렇게 쉽냐?"
"…뭐?"
"그래서 나도 그렇게 쉽게 정리했어?쉽게 내친거야?"
아무말도 하지 않은 채 자신만 바라보는 크리스가 너무 싫었다. 갑자기 생각나는 예전 일에 레이는 뭉글뭉글 피오어르는 감정에 복받쳐서 그대로 카페에서 뛰쳐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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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
뭐지..이거 왜쓴걸까요...헝헝ㅋㅋㅋㅋㅋㅋㅋ
레이가 술에 취함- 크리스 집에 찾아감- 갔는데 남자있어..ㄷ박-근데 크리스가 곰인형을 선ㅋ물-그리고 몇일후에 크리스가 찾아와서 다시 사귀재- 근데 레이 사춘긴가?괜히 울컥해서 뛰쳐나감....이 현재까지의 내용이네요 ㅋㅋㅋㅋㅋㅋㅋ
아무튼 크리스레이 행복하실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