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어떠한 말보다
찬열 세훈
잔잔히 울리는 목소리가 아프다. 귓가를 고요히 스치듯 지나가는 너의 목소리는 어느새 빗소리에 묻힌 채로 점점 멀어져 간다. 빗방울에 온몸이 젖고 마음이 젖어간다. 입안에서만 둥글게 말해본 너의 이름을…나의 어깨를 치고선 사라지는 사람들은 알까, 부서지듯이 미소를 지어보면 희미하게 너의 모습이 보인다. 눈이라도 깜빡이면 사라질까, 눈도 감지 못한 채 한 걸음씩 걸어나가면, 역시나…사라지는 너의 모습에 눈가에 대롱대롱 매달린 눈물이 툭-하고 떨어진다.
'좋아해요.' 늘 작은 입을 오물거리며 말하던 너의 목소리가 들린다. 나는 왜, 너에게 그 흔한 좋아한단 말도 못 해준 걸까, 햇살보다 더 밝게 웃는 너의 모습이 보인다. 나는 왜, 너와 함께 웃어주지 못한 걸까, 온몸이, 마음이, 내 두 눈가가… 비에 젖는다.
너를 사랑한다고 말해줄걸, 투덜거리던 모습도 사랑한다고, 자다 일어나 퉁퉁 부은 얼굴이라도 아름답다고, 손을 잡으면 너무 떨려서 잡을 수가 없다고, 너의 생머리가 너무 좋다고, 네가 웃을 때 내 가슴이 사르르 녹는다고, 단 한 번도 싫어한 적도, 창피한 적도 없다고, 오히려 네가 남자든 여자든 나에게 다가와 줘서 늘 감사하고 있다고, 네가 나보다 어리다고 해서 무시하는 건 아니라고, 단 한 번도 … 사랑하지 않은 적은 없었다고…말해줄걸, 바보처럼 아끼고 아끼다 떠나버린 너를 보며 가슴만 치고 살 거였다면, 하루 아니 한 시간, 아니 일분일초를 내 목숨보다 더 소중하게 사랑할걸….
굳게 다문 입술이 새파랗게 질려오고 온몸이 떨려오는 게 느껴진다. 점점 더 세지는 비가 이상하게도 고마워서 더 길거리 안쪽으로 파고 들어갔다. 아무도 없는 한적한 벤치 위에 앉아서 왼손 네 번째 손가락을 쳐다봤다. 은색의 단순한 디자인의 반지를 만지작거리다 그 위에 짧게 입을 맞췄다.
"세…훈아"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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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쓴 사람이 오글거려하는 이상한 경우....
손발이 안펴져요 ㅋㅋㅋㅋㅋㅋㅋ오글오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