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윌 - 하나뿐인 사람 (Inst) (피노키오 OST)
TV에서는 매일 연쇄살인사건에 대한 뉴스가 흘러나왔어
범인을 잡았다는 이야기 빼고는 다 나온 것 같아
세상 사람들이 모두 그 일에 관해 이야기하고 또 그 일을 무서워하고 있었어
그렇지만 용의자 코빼기라도 봤다는 소식은 하나도 없었어
왜냐면 유일한 목격자는 너빚쟁 하나 뿐이니까
"연쇄살인범이 아직 잡히지도 않았는데 세상이 참 흉흉합니다. 주로 십대 여학생만을 노리는 범행이 급증하고 있습니다. 타겟터라고 불리는 용의자는 주로 야간 자율학습을 마치고 혼자 하교하는 여학생을 대상으로 범죄를 저지르고 있습니다. 피해 여학생들은 사건 진술을 모두 거절하고 있어 구체적 피해 내용과 용의자 추적이 어려운 상황입니다. 다만 학생들 대부분 외상은 보이지 않고 정신적 고통만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경찰은 늦은 밤 혼자 귀가하지 말 것을 당부하며 순찰을 대폭 강화할 것을 발표했습니다. 지금까지 JFBC뉴스, 차학연이었습니다."
뉴스는 거기서 그치지 않았어
아저씨에게 들었던 그 타겟터 이야기는 결국 TV에 나오기 시작했어.
오프닝 멘트 후 연쇄살인사건 관련 뉴스. 그리고 그 다음은 타겟터
세상은 끝없이 범죄를 무서워했고 그 무서움의 칼 끝은
아이러니하게도 범인이 아니라 증언을 하지 않는 여학생들을 향해 있었어.
"아저씨가 너랑 같이 가랬어"
그 날 아침은 상혁이와 같이 학교에 갔어.
늦잠을 자는 바람에 급히 나왔는데 엘리베이터 앞에 상혁이가 기대 서 있었어.
최근에 잠깐 사이가 소원해질 뻔한 이후로 일이 겹쳐 같이 학교에 간 적은 없었는데
상혁이가 앞에 서 있으니까 기분이 뻘쭘하면서도 반가웠어.
아침밥 대신 들고 나온 빵을 반씩 나누어 먹으면서 교실에 들어갔을 때
반 친구들은 모여서 연쇄살인사건에 대해서 이야기 하고 있었어.
그 범인을 본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하던데? 라는 말을 들을 땐
괜히 가슴이 조금 두근거리는 기분이었어.
"아 맞다. 너네 그 얘기 들었어? 7반 혜진이. 걔도 지난 주에 타겟터한테 당한거라던데?"
"어쩐지. 갑자기 안 나온다 그랬어"
"걔도 증언 안했겠지? 아 걔가 증언만 해주면 얼른 범인 잡고 우리는 편하게 다닐텐데, 그치?"
"그니까 말이야. 아니 범인이 당연히 증언하지 말라고 하지, 가서 증언하라고 하겠어?
진짜 자기가 눈 딱 감고 이야기 하면 되는 걸 가지고 왜 그걸 못해서 전국민이 불안에 떨게 하냐고"
"내 말이. 야 나는 만약에 타겟터 보면 꼭 증언 해줄게"
"나도나도"
담임 선생님이 들어와서 아침 자습하라고 이야기를 하실 때 까지
그 아이들의 키득거리는 목소리는 교실을 가득 메웠어.
분명히 너빚쟁에게 하는 말이 아닌데 너빚쟁은 그 이야기를 들으면서 손이 덜덜 떨렸어
지금이야 세상은 너빚쟁이 그 범인을 봤다는 사실을 모르지만
만약에 그 사실을 알았다면 저렇게 나를 비난할까?
너빚쟁은 눈 앞이 깜깜해지는 기분이었어.
그리고 어쩐 일인지 상혁이는 가만히 바라만 보고 있었어
그리고 끔찍하게도 사건은 점점 커져버렸어.
타겟터에게 목숨을 잃은 첫 번째 여학생이 등장했어
실체를 모르는 범인에 대한 두려움은 살아남은 여학생들에 대한 비난으로 이어졌어
"엄마"
"왜 딸"
"무서워서 증언을 못 하는 여학생들이 잘못한 걸까?"
"잘못까지는 아닌데, 그래도 증언했으면 저 여학생도 안 죽었을테고. 다 안타까워서 그렇지.
너도 항상 상혁이나 다른 친구들 하고 같이 다니구. 알았지?
그건 그렇고 딸, 얼른 들어가서 책 한번이라도 더 보고 자야지. 수능이 코 앞인데 이런 뉴스 보고 있을 시간도 없어"
아직도 눈을 감으면 그 때 그 범인의 목소리와 얼굴이 생생한데,
이 세상에서 저 여학생들을 이해해주는 건 너빚쟁 하나 밖에 없는 것 같아서 답답해지는 기분이었어
"어? 아저씨!"
"안녕하세요"
야자가 끝나고 상혁이와 함께 학교를 나서고 있었는데 교문 앞에 아저씨가 서 계셨어.
순찰 돌다가 너빚쟁 학교 주변을 마침 지나고 있던 터라 집까지 데려다 주려고 오셨다고 했어
고마운 마음에 꾸벅 인사를 하니까 아저씨는 웃으면서 너빚쟁 머리를 또 살짝 흐트리셨어
"요즘 같은 때에 경찰차만 보이면 다들 태워달라고 하니까 저 쪽에 세워놨어. 좀 걸어가도 괜찮지?"
조금 걸어서 도착한 경찰차 조수석엔 이미 저번에 보았던 형사 아저씨가 계셔서 인사를 하면서 차에 올라탔어
차를 타고 가는데 너빚쟁은 어젯밤에 엄마에게 물었던 게 생각이 났어.
"아저씨"
"응?"
"아저씨는 증언을 못하고 있는 여학생들이 잘못하는 거라고 생각하세요?"
"이거 어려운 질문인데? 빚쟁이 너는 어떻게 생각하는데?"
"음, 저는 이해할 수 있어요. 증언을 못하는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는 거 아닐까요?"
"그렇게 생각해? 상혁이 너는?"
창 밖을 보고 있던 상혁이는 질문의 화살이 자기에게 가니까 놀라서 아저씨를 바라봤어
그리고 잠깐 너빚쟁을 보는 것 같더니 생각을 하는 듯 얼마 지나서 대답을 했어
"저는 그래도 증언을 해야 된다고 생각해요. 어쨌든 피해자는 점점 늘어나고 있고 더 큰 피해를 막기 위해서 증언은 꼭 필요한 거니까요.
유가족은 자기 가족을 죽인 사람이 누구인지 정말 털끝만큼도 모르는 거잖아요."
"맞아. 나도 범인을 하루빨리 잡기 위해서는 증언이 중요하다고 생각해.
그렇지만 나는 경찰이기 때문에 그 여학생들에게 증언을 하라고 강요할 수는 없어.
범죄 예방도 중요하지만 이미 발생한 범죄의 피해자를 지켜주는 것도 중요하거든.
그 타겟터는 증언 없이도 꼭 잡을거니까 빚쟁이 너는 걱정하지 말고 공부만 열심히 해."
다 왔다, 조심해서 들어가. 저번처럼 아저씨가 밖에서 문을 열어주셨고
너빚쟁과 상혁이는 꾸벅 인사를 하고 안으로 들어갔어.
주제는 분명 너빚쟁 이야기가 아니었지만
너빚쟁은 그 여학생들에게 향하는 화살이 너에게도 가고 있는 것만 같았어.
차 안에서 들었던 상혁이와 아저씨의 말을 되새기면서 잔뜩 고민하고 있는 너빚쟁의 모습을
너빚쟁이 내일 보자며 인사할 때까지 상혁이는 또 아무 말없이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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