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해인] 9살 차이가 뭐 대수인가
w.1억
"야 김이누 어제 한바탕 뛰었냐? 오늘 되~게 힘들어보이네."
원이가 또 장난끼 발동 걸려서는 내게 붙어 음흉하게 웃길래 대충 가운데 손가락을 들춰보이니, 알아서 조용해진다.
한참 엎드려서 핸드폰 게임을 하다가 급 궁금해졌는지 벌떡 상체를 일으켜 앉아서는 날 보며 말하는 원이.
"네 남친 언제 보여줄 거야? 나 진짜 궁금해서 죽을 것 같은데. 왜 자꾸 숨겨?"
"숨기긴 누가 숨겼다고 그래? 그때 한 번 조르고 안 조르길래 안 보여준 건데. 보여줘?"
"헐 ! 어! 어!!"
"오케."
쿨하게 핸드폰을 꺼내 갤러리에 들어가니, 원이가 내게 꼭 붙어 침을 꿀꺽 삼켰고..
분명 무심하게 노래를 듣던 유나도 어느샌가 내게 바짝 붙어 내 핸드폰을 본다.
"그래서 왼쪽인데,오른쪽인데."
"왼쪽."
"아니! 무슨 남자친구 그냥 셀카 없어!?"
"셀카 달라고 해본 적도 없고, 생각해보니까 제대로 같이 찍은 사진도 없고.. 내가 찍어준 것도 없는 것 같은데.
이거 예전에 프사 내가 캡쳐한 건데."
"연애 하는 거 맞냐?? 오 근데 야 잘생겼네. 몇살인데???"
"서른둘."
"에!?!?!??!?!?!?!?!"〈- 유나, 원
둘다 놀래서는 에!? 하고 멈춰있길래 뒷머리를 긁어댔더니, 원이가 핸드폰으르 뚫어져라 보다 말한다.
"직업은?"
아, 이건 내가 말 안 해줬겠구나.
"학교 선생."
"그것고 여중."
"시발 미친 거 아니냐. 과목은."
"영어."
"헐 그럼 섹스할 때도 영어로 오마이갓 쉣떠 음~ 예아~ 막 이래?"
"미친년인가."
"이렇게 두 문장을 접속사 end로 이용해서 연결했지? 이 두문장에선 공통점이 있어. 뭔지 맞춰볼 사람?
이거 맞추면~ 쌤이 5분 일찍 끝내줄게. 엄청 쉬워."
"아아아~ 쌔애애앰~ 그거 말고.. 첫사랑 얘기 해주시면 안 돼요~?"
한 학생에 의해 모두가 맞아요! 첫사랑! 하며 교실을 시끄럽게 울렸고, 해인은 이들이 귀여운지 픽- 웃다가 말한다.
"너희 점심시간만 다가오면 빨리 끝내달라고 매일 조르잖아? 빨리 먹고싶지 않아?"
"오늘 완전 맛없는 거 나온단 말이에요.."
"맛 없다고 안 먹게?"
"매점에서 사먹으려구요. 피자 홀릭 드셔봤어요? 존맛탱!"
"매점 음식 안 좋아. 맛 없어도 꾹 참고 급식 먹지~?"
"아아아아~ 쌔애애애앰~ 첫사랑~~~~"
"조용."
"아아아아 쌔애애앰."
"쓰읍."
쓰읍- 소리에 다들 입을 꾹 닫았고, 다들 아쉬워하는 표정을 짓자.. 해인이 픽- 웃으며 말한다.
'그럼 조금만이다?' 해인의 목소리에 여학생들은 모두 꺄아아 소리치며 열광한다.
해인은 학교에서 제일 유명한 선생이다. 해인의 수업이 다가오면 애들이 화장을 하고, 매점에서 먹을 걸 사서 갖다주기도 한다.
"남자 애들 3명이서 술을 마시고 있었는데. 친구 한놈이 되게 짓궂고 호기심도 많고.. 엄청 솔직해.
뭔 바람이 불어서인지 저 끝 테이블에 앉은 여자들한테 가서 합석을 하자 했어. 마침 그쪽 테이블 여자분들도 세명이었고."
"오오오오오오오!!!!!!!!!!! 거기에 쌤의 마음을 훔쳐간! 아, 안 돼요오오오!! 안 들을래요오오!!!!"
"야 닥쳐 우린 궁금해. 쌤 말해주세요!!!! 그래서요!?"
"나는 여자한테 관심도 없었고, 연애에 관심도 없었어서 여자분들이 와도 아는 척도 안 했어.
근데 내 앞에 앉은 여자분이 좀 취한 거야, 내 친구놈이 얼마나 마셨길래 취했냐고 물어보니까. 두잔이래."
"아아아아아아아! 쌔애애앰! 연약한 여자 좋아하는구나아아아아!!!!"
"야아아! 조용히해! 아, 왜 자꾸 말을 끊어어! 계속 말해주세요 쌤!!!"
"그래서 뭐.."
"……."
"귀여워서 자꾸 눈이 갔지. 아주 찌질이마냥 힐끔 힐끔 몰래 쳐다마나 봤어."
〈70일 전_>
'…….'
해인이 자꾸만 이누를 힐끔 쳐다보자, 헤롱해진 이누가 대놓고 해인을 바라보았고
해인이 사레 들렀는지 콜록콜록- 기침을 하자, 이누가 픽- 웃는다.
한 번도 웃지않고 무표정으로 있던 이누가 웃음을 띄우자, 해인도 그 모습이 마냥 좋고 웃긴지 이누를 따라 웃는다.
"그래서요!?"
"자, 그래서 공통점 찾아 볼 사람~? 맞추면 수업 이것만 하고 마칠게. 너희 진도 너무 빨라서 더 나가면 안 되겠어."
"아아아! 그냥 얘기 더 해주세요오오 아아아아아."
"ㅎㅎㅎㅎㅎ 책 펴, 누가 책 닫았어."
"진짜 은근 매정하다니까요 쌤."
안 되겠다. 진도 확 빼야겠네.. 하고 교과서를 들고서 흔들자, 다들 너무하다며 삐진 척을 한다.
결국엔 공톰점을 맞추겠다는 학생이 있었고. 공톰점을 다 맞추고서 '이제 쉬어, 핸드폰 해도 좋아'하자, 다들 아싸! 하고 좋아한다.
맨끝자리에서 해인을 보며 공책에 무언갈 계속 그리는 학생에 그 옆에 앉은 학생이 힐끔 공책을 보았고..
해인을 그리고있는 학생에 옆에 앉은 학생이 손을 번쩍 들며 말한다.
"쌔애애앰! 효정이가 쌤 얼굴 그려요오오!!!!!!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닥쳐어!!"
- 어어 여보세요.
"응 , 밥 먹었어?"
해인이 밥을 먹으러 급식실로 향하며 이누에게 전화를 걸었고, 옆에서 따라 걷던 40대 쌤이 해인을 힐끔 본다.
여학생들이 해인을 보며 부끄러워하고, 밝게 인사까지 하자 40대 쌤은 부러운지 입술을 삐죽 내민다.
- 유나 생일이라서 유나 먹고싶은 거 먹자했는데. 뭐 먹었는지 알아?
"뭐 먹었는데?"
- 자기 다이어트 한다고 샐러드.
"ㅋㅋㅋㅋㅋㅋㅋㅋㅋ"
- 완전 오늘 하루 불쾌지수 100이다..100..
"너 초록색 엄청 싫어하잖아. 표정 상상가는데?"
- 그러니까.. 난 다이어트 할 때도 치킨 먹는 사람인데.
"ㅋㅋㅋㅋ으이구.. 아, 맞아.. 나 오늘 회식 있어서 오늘 못 볼 수도 있을 것 같은데."
- 아, 갑자기 잡혔나보네..?
"응. 대충 1차만 달리고 빠져볼게. 컨디션 별로라 술도 안 받을 것 같고.."
- 그게 맘대로 되냐, 정해인.
"기도해줘, 빠져나올 수 있게."
- 즐.
"아우 유치해~"
- 뿝.
"뿝은~ 나 밥 먹으러 들어왔어. 카톡할게."
- 응. 알겠어!
"응~"
"정쌤 애인 있어??"
갑자기 옆에서 들리는 낯익은 목소리에 해인이 놀래서 옆을 본다.
"깜짝 놀랬잖아요.. 윤쌤.."
"아까부터 옆에 따라걸었는데 몰랐어?"
"네.. 워낙 조용히 다니셔서."
"애인이야?"
"아, 네."
"어이구 애인 있는 거 학교 사람들 알면 다 눈물바다겠네."
"에이 무슨.. 아니에요."
"아마 자퇴한다는 애들 몇십명 나올 거다. 에라이 퉤."
"에이 쌤..!"
"비다!"
"ㅋㅋㅋㅋ아이, 윤쌔앰 뭐예요 그게..그러니까 애들이 쌤 재미없다고 그러죠오."
"생일 축하 합니다아아!!! 사랑하는 유나의 생일 축하 합니다아아앍!!!"
꺄아아아! 여자들이 소리지르고, 남자들은 귀를 틀어막는다.
유나에게 생일 축하한다며 향수를 건네주자, 유나는 가지고싶었던 향수라며 내게 고맙다 해주었다.
뭔가 친한 애들한테 생일선물 줄 때가 제일 어색하고 뻘쭘하다니까.. 내가 표현을 못 하는 성격이라 더 그런 것도 있고..
2시간째 술집에 있다가 이제 막 2차로 노래방에 가려는데.. 아까부터 내 맞은편에 앉아있었던 남자애가 날 보더니 다가온다.
"술 취한 거 아니야? 괜찮아?"
"뭐래. 나 한잔도 안 마셨는데."
"어?.."
"얘네가 따라준 거, 물이야. 걱정 마."
"……."
"그리고 나 남자친구 있다."
아주 쿨하게 저 말을 하고서 술집에서 나왔는데. 유나가 나보고 또라이라며 낄낄 웃는다.
원이는 역시 싸가지 없다며 고개를 마구 저으며 쯧쯧 소리를 내었고, 나는 뭐이씨 하고 욕 하는 척을 한다.
노래방에 왔는데도 내 옆에 앉으려는 남자에 원이가 남자를 끌어당겨 내팽겨치고선 말한다.
"야! 얘 남자친구 개존잘에 쌤이야! 그만 들이대! 확마..!"
류원 나이스..
"어어어~ 박쌔애앰! 왜 자꾸 정쌤 쳐다봐요? 설마아 설마아~~"
"뭐요 뭐. 그런 거 아니거든요..! 손쌤은 진짜.."
박쌤이 해인을 바라보았고, 해인이 박쌤을 바라보자.. 곧 박쌤은 얼굴이 붉어져서는 고개를 돌린다.
'잘생기면 다 되는 세상!!!' 손쌤이 취해서는 자꾸 해인을 바라보았고, 해인이 어색하게 웃으며 말한다.
"너무 많이 취하신 것 같은데. 손쌤 이제 그만 마시는 건 어때요?"
"아이! 2차도 달려야지! 내가 정쌤 노래 듣고싶어서 지금까지 남아있는 사람이야!~"
"아, 저 2차 못갈 것 같은데.."
"왜 못가, 왜!"
해인이 2차에 못간다는 말에 여자 쌤들은 모두 아쉬운듯 해인을 바라보았고, 해인이 말한다.
"그.. 친구 부탁으로 뭘 좀 만들어 줘야 하는데. 오늘내로 해야 돼서요."
"아우우! 밤 새서 만들어줘어! 정쌤 안 가믄, 나 삐져! 흥!"
손쌤이 흥! 흥! 하며 삐진 척을 했고, 분명 손쌤은 남자다.. 해인이 당황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허허.. 웃는다.
"정쌔앰! 아마 여자친구 없으면! 게이인 게 분명해, 맞지!? 맞지!?"
"네에..?ㅋㅋㅋㅋ"
해인이 대답도 않고 그냥 웃기만 하자, 손쌤이 자기와 사귀어달라 했고.. 모든 쌤들이 왜 저러냐며 깔깔 웃는다.
이제 일어나서 2차 갑시다!! 학주의 말에 모두가 일어섰고, 해인이 하는 수 없다는듯 고갤 끄덕인다. 조금만 있다가 가야겠다..
노래방으로 가면서 박쌤이 해인에게 일부러 붙어서 가다가.. 계단을 밟고 노래방으로 들어가다가 박쌤이 삐끗 하고 해인에게 기댄다.
해인이 당황한듯 박쌤을 바라보지만, 이것도 철벽이라고.. 박쌤을 한 번 잡아주지도 않고 말한다.
"조심하세요."
"아..네.."
저 말을 끝으로 지 혼자 내려가자, 박쌤은 치.. 하며 해인을 따라 내려간다.
"정해인쌤! 노래 한곡 뽑지!~? 다들 듣고싶어하는데."
"아, 아닙니다. 괜찮습니다."
그래요 불러봐- 박쌤의 말에 해인이 단호하게 고개를 저었다.
은근 순해보이면서도 되게 직설적이고, 단호한 면이 있는 해인은 사람들이 꽤 대하기 어려워했다.
"……."
이누에게서 오는 카톡을 본 해인은 바로 답장을 보낸다.
[나 이제 막 자취방 도착했쑤다~ ㅎ]
- 예쁘넹 ㅎㅎ 술 많이 마셨어?
[아니! 한잔!]
- 많이 마셨네 ㅋㅋ
[언제와~ 좀 보고싶네]
- 와 보고싶다는 말 처음 듣는데 (이모티콘)
[ㅗ]
해인이 픽- 웃으며 핸드폰을 보다가 곧 노래가 끝나자, 타이밍을 맞추다 일어나 선생들에게 말한다.
"저 그만 가볼게요. 다들 재밌게 있다 가세요."
해인의 말에 학주는 알았다며 고개를 끄덕였고, 모두가 아쉬워하지만 해인은 그들을 뒤로한 채 나가버린다.
해인이 가자마자 여자쌤 6명이 모두 시무룩해져서는 탬버린도 안 치자, 남은 남자 쌤들이 눈치를 본다.
누워서 편하게 엉덩이 긁으며 티비나 보고있는데 띵동- 소리에 누구세요~ 하면 '나~' 하고 오빠의 좋은 목소리가 들린다.
어, 뭐야.. 엄청 빨리 왔네.
"어 뭐야? 완전 쌩얼 처음 보는 것 같은데?"
손에 들고있던 리모컨으로 때리는 시늉을 하자, 멈칫한 오빠가 픽- 웃으며 날 바라본다.
"아유 술냄새. 얼마나 마신 거야?"
"한 두병 마셨나."
"누구 닮아서 주량이 이렇게 쎄?"
"글쎄~?"
"섹시한 언니쌤들이랑 몇잔 하고 와서 좋았슈?"
"아니, 네가 제일 섹시해."
"……"
"아! 왜 혀를 깨물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좋아??"
"혀 젤리같아 말랑말랑."
"맨날 깨물어, 맨날.."
오빠의 말을 끊어먹고 바로 오빠의 목을 감싸 안아 키스를 하면, 오빠도 내 허리를 감싸 안는다.
-
-
-
-
므흣..... 아.. 정해인님 제가 불맠을 써도 될까요 감히...물론.. 바로 쓰겠단 건 아니지만..
괜히 뭔가.. 해인님은 조심스럽달까..^^므흣
_
수정/ 움짤 추가 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