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O/종인] 엑소로 승승장구중인 구남친 김종인X유학갔다온 구여친 김여주 04
04
"..어?"
놀란 마음과 동시에 오랜만에 보는 세훈의 모습을 나도 모르게 스캔해버렸다. 실제로 보니 예전 연습생 때보다 키도 많이 컸고 제법 남자다운 모습이었다. 그때는 마냥 소년같았는데..
"..."
"여주누나?"
김종인과 나는 생일이 딱 하루차이 밖에는 나지 않았다. 때문에 나도 빠른년생, 걔도 빠른년생이라서 학교를 일찍 갔기 때문에 세훈도 꼬박꼬박 형, 누나 호칭을 붙이며 우리를 불렀었다. 다행히 엘레베이터 안에는 오세훈 그 한 녀석 뿐이었다. 문이 열렸고 녀석이 나왔지만 선뜻 기다렸던 엘레베이터를 탈 수가 없었다. 녀석에 눈동자에 비치는 의문스러움 때문이었다. 오빠는 상황파악을 하고선 얌전히 내 옆에 붙어서 괜히 시선을 딴 곳에 돌리며 입을 다물고 있었다.
"어...응 그래 오랜만이다"
"이게 몇년만이야.. 나 아직도 안 믿겨 누나가 왜 여깄어?"
"저기 세훈아 그게 누나가... 지금은 이 회사에 지금 약속이 있어서 나중에, 나중에 얘기해 줄게 잘 가"
"..어? 누나, 잠깐만!"
할 말이 더 남은 듯 했지만 끊고 그냥 엘레베이터에 올라타버렸다. 아마도 김종인에 관련된 질문이겠지.. 언제쯤은 마주치리라 생각했지만 그게 지금일거라곤 생각도 못했다. 시작도 안했는데 벌써 무언가를 들킨 기분이었다. 급속도로 생각이 복잡해지기 시작했다. 옆에서 오빠는 내 눈치만을 힐끔힐끔 보고 있었다. 내 무시무시한 표정 때문이겠지.
'딩동'
엘레베이터에선 누른 층에 도달하였음을 알리는 알림음 소리가 났고, 곧바로 문이 열렸다. 그 층도 넓고 세련됐으며 고급져보였고, 오빠는 따라오라며 먼저 앞장섰다. 복도에는 작은 소음들과 또각또각하는 내 힐소리밖에는 나지 않았다. 벌써부터 피곤했다. 너무나도 집에 가고싶었다.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아 어떤 문 앞에 도착하였고 오빠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그 문을 활짝 열었다. 안에는 큰 화이트보드와 기다란 회의 책상이 보였고 어떤 한 남자와 여자가 앉아있었다.
"어 오셨어요? 이리로 오시죠"
남자는 우리가 들어오자마자 선뜻 일어나 오빠와 내가 앉을 의자를 앉기 좋기 뒤로 빼며 기본적인 매너를 보여줬다. 자리에 착석하곤, 만나뵙게 되어서 반갑다는 두 남녀의 인사를 시작으로 내 칭찬이 시작됐다.
"처음에는 여주씨가 그 여주씨가 아니라 동명이인이신가 하고 살짝 갸우뚱 했었는데 오빠분께서 가져오신 서류들을 꼼꼼히 훑어보니까 세상에 그 김여주씨가 맞더라구요!"
"하하.."
"저도 호주에 그쪽 분야 지인분들이 많으셔서 김여주씨에 대해서 귀가 닳도록 많이 들었어요 그때마다 얼마나 픽업하고 싶었는데 워낙 대단한 분이시라서 제의하기도 겁나더라구요.. 너무 영광입니다"
솔직히 말하자면 나는 호주에서 아트웍에 관련된 최상의 대학, 원하는 과에서 나에게 맞는 공부를 할 수 있었고 또 그러면서 내가 말하기 부끄러울 정도로 많은 수상도 했었고 기사같은 것들도 많이 났고 그랬다. 나름 그곳에 종사하시는 그쪽분야분들께서는 날 다 알고 계신다고 말할 정도로. 아, 너무 내 입으로 내 칭찬만 한 것 같은데 이게 사실이다. 그리고 내가 그렇게까지 어린 나이에 악착같이 적응하고 활개를 칠 수 있었던 것은, 악착같았고 간절했기 때문이었다. 내 모든걸 그만두고 호주로 갔었으니까. 정확히 말하자면 내가 아파한 만큼의 뽕을 빼야했다. 그 분야에서 최고라는 수식을 얻을 때 까지.
내가 이 곳에서 맡을 직책은 아트 디렉터였다. 아티스트의 앨범 디자인과, 전체적인 무대 의상, 컨셉 등 한 앨범에 필요한 모든 것들을 총괄하는 직책이었다. 그래도 나름 처음 이 회사에 들어온건데 높은 직책을 맡게 되어서 약간은 부담감이 있었다. 낙하산은 아니지만 낙하산인 기분이랄까..
그리고 그 아티스트는 엑소였고. 그 곳에서 충분히 내가 할 일에 대한 설명과 엑소의 지금까지의 컨셉들, 또 지향하는 이미지 이런 것들까지 다 듣고서야 이 회의장 문을 나설 수 있었다. 물론 내가 쓸 작업실까지도 안내해주셨다. 부족한 것 없게 제일 최신의 장비들과 컴퓨터로 구비해뒀는데 혹시 필요한 것이 더 있으시면 언제든지 연락주라는 말에 뭔가 거하게 대접받는 것 같아서 기분이 좋아졌다. 안내해주신 곳, 즉 내 작업실로 발걸음을 돌렸다.
말씀주신 것과 같이 내 작업실은 혼자 쓰기엔 규모가 굉장히 컸으며 모든게 다 최신식으로 구비돼있었다. 그리고 책상 앞의 네임택엔 아트 디렉터 김 여 주라고 인쇄되어 있었다. 그제서야 실감이 났다. 오빠는 작업실 내부를 구경하고 나는 앉아서 컴퓨터를 켜보았는데, 포토샵같은 프로그램들이 쫙 깔려있었다. 귀찮게 깔 필요가 없어져서 기분이 좋았다. 아, 오늘은 적응만 하시고 퇴근하셔도 좋다는 말씀을 들어서 내부 구경은 포기하고 피곤한 나머지 그냥 바로 집으로 가려고 다시 엘레베이터를 탔다.
작업실을 구경할 때에는 새까맣게 까먹고 있었던 오세훈과의 만남이 생각났다. 지금은 갔겠지..? 아 나중에 또 만나면 뭐라 설명해야하지..
머리가 터질듯이 복잡해져왔다. 시작도 안했는데 벌써부터 모든걸 포기하고 싶었다. 이게 다 김종인 때문이야..
또 다시 딩동하는 소리와 함께 문이 열렸다. 입구를 향해서 걸어가려는데 정말 듣기 싫었던 목소리가 나를 불렀다. 식은땀이 났다.
"누나!!"
독한 녀석. 원래부터 궁금증은 참지 못하던 성격이던걸 알고 있었지만 저렇게 그대로 로비에서 앉아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니..
이야기가 길어질 것 같았다. 먼저 오빠를 차에 돌려보냈다.
"그래"
"그래는 무슨 그래야 나 할 말 많아 나 따라와"
녀석은 내 팔목을 잡아 이끌곤 휴게실로 추정되는 문을 열고는 날 앉혔다. 본격적으로 얘기가 시작된다는 신호였다. 앉자마자 질문들이 싸발총같이 탕탕탕탕 쉴 새 없이 날아왔고, 나는 대답해주기 바빴다. 처음부터 끝까지 말해줬다. 그 녀석이랑 헤어지고 유학 온 얘기와, 여기에 입사하게 된 이유와 또 내가 할 일들을.
"···그래서 김종인은 모르는거고?"
"..어떻게 알겠어 당연히 모르겠지"
"누나 가고 걔 진짜 미친듯이 연습만 했어"
"..."
"봤지 누나도 대충은? 걔 춤추는거. 그렇게 된거 어떻게 보면 다 누나 덕이지"
"..."
"일찍 연습실 들어와서 남들 다 자러 가는 새벽까지도 땀 뻘뻘 흘리면서 춤만 췄다니까?"
"..."
"암튼 진짜 걱정이다. 둘이 당연히 마주칠텐데.."
"나도 죽겠어 진짜"
"이거 내 번호니까 저장하고 일단"
"너 아이돌이잖아 이렇게 일반인한테 번호 막 줘도 돼?ㅋㅋ"
"누나 오늘부터 여기 직원이거든요? 허 참"
"맞네..아 미치겠다"
그렇게 세훈이와의 기나긴 대화가 끝났고, 걔는 기다린 김에 연습 좀 더 하다 간다며 연습실로 추정되는 곳으로 떠났다. 그리곤 나도 사옥을 나와 오빠 차를 타곤 내 오피스텔로 갔다. 오빠는 무슨 대화를 했을 지 되게 궁금한 표정이었지만 선뜻 물어보진 않았다. 굉장히 피곤한 날이었다.
암호닉♥ (만약 완결이 된다면, 암호닉 분들께만 텍파를 보내드릴 예정입니다)
찡찡, 유레베, 여름, 딸기, 파아랑, 근카누
됴됴, 시동, 까만원두, 까망, 성장통
도라에몽, dd, 아리, 낯선이, 검은콩두유,
핫초코,가르송, 종대찡찡이, 호빵맨, 타앙슈욱
달늪, 니니, 피자, 체블로, 원주민, 둘리, 애니
조니니, 메리미, 아구찜, 거뉴경, 우리니니
스피커, 저스트, 민블리, 눈사람, 여르여르, 꽯뚧쐛뢟
뀨울, 디디, 징구, 유희, 새벽, 무, 민트초코, 솔라씨
김종인, 뽀로로, 큥큥대
*암호닉은 항상 가장 최신화에 신청해주세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