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해인] 9살 차이가 뭐 대수인가
w.1억
나도 대충은 알고있었다. 오빠가 학교에서 저렇게 인기가 많을 거란 걸..
무대 위에서 내려왔는데도 학생들이 오빠를 붙잡고 안 놔주는 걸 보니 유나는 연예인이랑 연애하냐며 장난을 친다.
그러게 나 연예인이랑 만나는 건가, 학생 팬들이 저렇게 많은 게 왜 이렇게 질투가 날까.
에이 학생인데 뭘 질투를 해 미친년아! 혼자 자책하면서 머리를 주먹으로 쾅쾅 때리는데
유나가 나를 미친년 보듯 바라보았고, 나는 오빠에게 밖에 나가있겠다며 손짓을 한다.
"근데 너 꽤 질투나겠다?"
"뭐.. 그닥? 다 애들인데 뭐."
"여중이잖아. 다 여자애들인데 괜찮다고?"
"응.미성년자잖아."
"되게 쿨하네.. 나같으면 그래도 질투 나."
안 나긴 뭘 안 나.. 나긴 나는데 질투 난다고 하면 유치하게 생각할까봐 그런다..
학교 구경을 한참 하다보니 벌써 다 끝났는지, 오빠에게서 전화가 온다.
"응"
- 어디야?
"여기.. 학교 건물 안인데? 구경 다 했어."
- 그래? 그럼..강당 앞으로 와. 강당 앞에 주차 해놨거든.
"아, 그래 알겠어."
- 으응.
전화를 끊고 유나랑 같이 강당으로 향하는데 원이한테 전화가 너무 많이 와있길래 전화를 걸었다.
"어, 전화했어 원아?"
- 어딘데 전화를 이렇게 안 받아???
"아, 유나랑 같이 남자친구 학교 왔어. 축제 한대서 구경."
- 둘이?
"응."
- 나는?
"너 약속 있다며."
- 그래도 나한테 물어봤어야지!
"당연히 약속 있어서 못 올 거 알고 말 안 했어."
- 카톡도 안 읽고, 카톡도 안 읽고 무슨 나 왕따 시키냐???
"무슨 왕ㄸ.."
뚝- 그냥 끊어버리는 원이에 어이가 없다는 듯 핸드폰을 보고있으니 유나가 내게 묻는다.
"왜?"
"아니 원인데. 우리들끼리 여기 왔다고 화내는데."
"지 약속 있다면서 왜."
"말도 없이 그냥 갔다고."
"뭐야.. 삐졌나."
"그런가봐."
"걔도 참 이상한 걸로 삐진다니까."
"…모르겠다 난."
"걔 예전에도 우리끼리 영화봤다고 엄청 짜증냈잖아."
"아, 그랬었지."
"ㅇㅇ."
금방 풀리겠지 뭐.. 서로 쿨하게 넘기면서 강당 앞에 도착했는데.
오빠가 학교 건물 안에서 나와 차에 시동을 걸었고.. 인사를 하려고 손을 들었는데..
"정쌤!!!"
"아.. 네 전쌤."
"이것 좀 들어주실래요? 너무 무거워서.."
"네, 주세요."
"아! 오늘 저녁에 학주쌤이랑 서쌤이랑 박쌤이랑 술 한잔 할 건데.. 정쌤도 올 거죠??"
"어..그게."
"또 안 된다고 하는 거 아니죠?? 설마.."
"갈게요."
"정말요??? 꼭 오는 거예요??? 집 들렀다 오실 거죠?"
"네, 그래야죠?"
"너무 좋다. 정쌤 오니까 ㅎㅎㅎㅎ."
웬 여자가 웃으면서 다가오자, 오빠도 좀 웃으면서 여자의 짐을 들어주고.. 다시 학교로 들어가는데.
기분이 너무 나쁜 거다. 근데 나보다 더 화나보이는 건.
"아니 저 여자 뭐야?????? 딱 봐도 완전 여우같은 느낌이 온다???"
"그냥 학교 쌤인가보지."
"야 저 눈빛부터가 다르잖아. 뭔 쌤이야.. 분명히 니 남친 건들려고 난리치는 여우일 거야. 어우 나 저런 거 왜 이렇게 싫지????"
"화났냐 박유나?"
"아 미안.. 좀 화날 뻔."
"ㅋㅋㅋㅋㅋㅋ"
"…뭐하는 쌤이냐고 꼭 물어봐."
"그래야지. 좀 빡치네."
"연애할 때 궁금한 게 있으면 바로 물어보고, 화나면 바로 풀고 그래야 된다."
"네 엄마."
"그래 딸."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서로 킥킥 대고 웃다가.. 학생들이 지나가면서 오빠 얘기를 하면
내가 정색을 했더니, 유나가 웃겨 죽겠다며 배까지 잡고 웃는다.
"몰라 좀 화가 났더라고. 내일 먹을 거 사주면 풀리겠지."
"둘이 노는 건 노는 건데.. 둘이 논다고 얘기라고 했으면 친구가 덜 삐지지 않았을까. 소외감 느끼는 것 같은데."
"그런가.."
"세명이서 친하면 원래 그러지않나. 한명은 소외감 느끼고 그러지."
"…아, 근데 오빠."
"응?"
"아까 그 짐 들어달라고 한 여자는 친한 쌤이야?"
"아아.. 전쌤.. 아니아니.. 그냥 옆옆자리 쌤인데. 가끔 얘기하는 정도??"
"아.."
"그리고 오늘 저녁에 밥 같이 못 먹어.. 회식 하는 것 같아. 매일 안 갔더니 눈치가 좀 보여서."
"그래, 그럼.. 나 그럼 오빠 집에 있어도 돼?"
"응, 편한대로 해."
"응."
"친구분.. 정확히 집이 어디예요??"
"아, 아니에요. 그냥 요 앞에서 세워주시면 걸어가면 돼요."
"비도 오는데.. 우산도 없잖아요. 괜찮으니까, 말해줘요."
"아.. 그럼.. 오늘 한 번더 신세 좀.."
"아니에요 ㅎㅎ."
오빠 집에 소파에 앉아서 티비나 보고있는데.. 회식 간 오빠가 조금은 걱정이 됐다.
술에 취해오면 어떡하지.. 엥 뭘 어떡해 덮쳐야지.. 혼자 킬킬 거리며 좋아하다가 눈을 잠시 감았는데 잠이 들 뻔 했다.
오빠에게 전화가 오기에 비몽사몽 전화를 받는다.
"어..."
- 미안해.. 도착하자마자 술 마시라고 막 그래서.. 이제서야 핸드폰 봤어. 겨우 나왔네..
"으응.. 그래."
- 잤어??
"응."
-밥은 어쩌고? 영화 보다가 잠든 거야?
"영화 이미 한편 다 봤거든.. 밥 먹어야지.."
- 냉장고 열면 볶음 김치도 있고.. 미트볼도 있으니까 데워먹어. 밥은 영 안 끌리면.. 밖에 나가서 편의점에서 사먹던가, 아니면 시켜먹어.
"무슨 엄마야? 좀이따 알아서 먹을게에."
- 넌 혼자 있으면 밥 잘 안 먹잖아. 챙겨줘야 먹는다니까.. 걱정되게.
"푸흐.."
- 조금만 마시고 들어갈게. 다들 술 약한 분들이라서.
"응. 취해서 와도 돼."
- 취해서 가도 돼?
"응. 정력왕 되고 좋네."
- 어이구야...ㅎㅎㅎㅎㅎ
"ㅋㅋㅋㅋㅋㅋ"
- ㅋㅋㅋㅋ 사랑해.
"…뷁."
- 뷁~?
"끊어."
- 응~~
매일 이렇게 어디 떨어져있으면 바로 연락주는 오빠가 대견스럽다.
어디 밖에 외출 한 강아지마냥 바로 전화 걸어 '주인님 저 어디 왔어용'하고 자랑하는 것만 같아서 웃음이 나왔다.
아.. 오빠 올 때 동안 잠이나 더 잘까...
"그래애 내가 다 해봤는데 안 되더라.. 내가 이상한 게 아니었구만 그래."
"……."
"그래애.. 아니 근데 해인쌤은 왜 이렇게 말이 없어?"
"아뇨, 그냥 듣는 것도 재미있어서요."
"옆에 앉은 전쌤이랑 얘기 좀 하고 그래애~ 둘이 동갑이잖어."<- 서쌤
"아.. ㅎㅎ..."
"동갑인 거 몰랐지? 해인쌤??"
"알고 있었습니다. ㅎㅎㅎ..."
"앗.. 알고있었어요..!?"
"네. 왜.. 예전에 그 단계동에서 회식 있었을 때.. 들었거든요."
"와 감도옹.. 여태 제 이름도 모를 줄 알았잖아요..."
"에이.. 이름은 당연히 알죠.."
"ㅎㅎㅎ예전에 카톡 보냈을 때 왜 답장 안 했어요오.."
"어떤.. 답장이요?"
"혈액형 물어봤잖아요!!"
"아, 죄송해요.. 제가 카톡을 잘 안 읽어서.."
"아.. 그럴 수 있어요. 그럼.. 지금이라도 알려주시면 안 돼요?"
"아, 저 A형이에요."
"저는 무슨형일 것 같아요??"
"글..쎄요?"
"O형이요! O형이랑 A형은 완전 잘 맞는다던데..."
"아.. 그런가요."
"네.. 아! 우리 동갑인데 말 놓아요!"
"놓으세요. 저는 편할 때 놓을 게요."
"아..."
"말 놓으면서 친해지는 거지 뭐. 둘이 잘 어울리네~"
"글쎄.. 난 잘 어울리는 거 모르겠지 왜?"
박쌤의 말에 서쌤이 '왜 그래요'하고 속삭였고, 박쌤도 속삭인다.
"정쌤 애인 있으니까 그만 이어."
"뭐라구? 안 들리는데???"
"정쌤 애인 있ㄷ.."
"어우 옆테이블 왜 이렇게 시끄러워? 들리지가 않네.. 들리지가.."
박쌤은 정색을 하고서 한참 서쌤을 바라보았고, 서쌤은 정말로 안 들렸는지 '왜요'하고 뻔뻔한 표정을 짓는다.
됐다.. 말을 말자.. 고개를 저은 박쌤이 짠!! 하고 소주잔을 위로 올렸고 다들 잔을 든다.
오늘 먹고 죽즈아!!! 박쌤의 말에 다들 예! 소리를 지른다. 해인을 제외하고 말이다.
"오늘 집에 빨리 가는 사람 없을 거다아!"
서쌤의 말에 해인은 허허.. 웃으며 테이블 밑으로 이누에게 카톡을 보낸다.
[오늘 좀 늦겠다.. 작정하고 마실 것 같은데.. 최대한 일찍 가보도록 할게! 졸리면 먼저 자.]
[미안해]
"저는요.. 정쌤이 저를 완전 어색한 사이라고! 딱 선을 긋는 것 같아서 기분이 좀 그럤어요."
"…전쌤 취했어요. 그만 마셔요."
"아니이.. 동갑끼리 친하게 지낼 수도 있잖아요. 왜 이렇게 저한테 차갑게 굴어요."
"그만 마셔요."
"아니이 내가 그만 마시면 나한테 따듯하게 대해줄 거야??"
"어우 효성쌤은 왜 이렇게 취한 거야?????????"
"원래 좋아하는 사람이 있으면 취하고 싶지, 그렇지. 어구.. 일단 효성쌤은 내가 데려다줘야겠구마안.."
서쌤과 박쌤이 일어나자마자 비틀거렸고, 그나마 제일 멀쩡한 해인이 그 둘을 올려다보자.. 서썜이 말하길..
"내가 쏠 테니까아~~ 정해인쌤이!! 전효성쌤 집까지 데려다줘요. 저 쌤 오늘 차도 안 끌고 나왔더라구우.. 택시타고 쭈우욱 가면 돼. 알겠지 정쌤?? 믿는다."
"… 서쌤..!"
박쌤까지 노래부르며 술집에서 나가버렸고, 해인은 난감한 듯 전쌤을 바라본다.
나시티를 입고 그 밖엔 가디건을 걸친 전쌤이 가디건을 벗으려고 했고, 해인이 급히 가디건을 다시 입히며 말한다.
"전쌤.. 집이 어디예요? 일단 택시가러 가요."
"아아.. 기억 안 나요오.."
"일어나봐요."
"정쌤이 잡아줘요."
해인이 하는 수 없다는 듯 전쌤을 부축해 일어서 술집에서 나온다.
택시 정류장에 멈춰서서 전쌤을 의자에 앉히자, 전쌤의 바로 앞에 서서 택시를 잡고있는 해인의 허리춤을 끌어안는다.
"…정쌔애애애앰."
"…하."
"쌔애애앰..흐어..."
택시를 잡고 겨우 전쌤을 뒷좌석에 태운 해인이 뒷좌석에 같이 타고선 전쌤에게 묻는다.
순순히 주소를 댄 전쌤 덕에 해인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이누에게 카톡을 보낸다.
"……."
[자?]
흐어어.. 하며 해인의 어깨에 기대 눈을 감는 전쌤에 해인이 밀어내려고 하지만, 전쌤이 계속해서 기대고있자 포기한 듯 가만히 있는다.
곧 이누에게서 온 전화에 해인이 목을 가다듬고서 전화를 받는다.
"어 이누야.. 아, 그랬구나.. 나 지금 쌤 한분이 좀 취하셔서 집에만 데려다주고 갈게."
응- 알았어.. 해인이 전화를 끊자마자 한숨을 내쉬었다. 계속해서 자신의 품에 기대려는 전쌤에 해인이 창밖을 본다.
빨리 차에서 내리고싶네..
차에서 겨우 내린 해인이 택시 요금을 내고서 집 앞에 쭈그리고 앉은 전쌤에게 묻는다.
"속 안 좋아요??"
"아뇨.. 속.. 괜찮은데..."
"집이 여기예요??"
"…네에."
"얼른 들어가요."
"…정쌔앰."
"…네."
"정해인쌤.. 할 말이 있는데."
"……."
"…뭔데요."
"쌤.. 고마워요.. 데려다줘서.."
고맙다며 해인에게 덥썩 안긴 전쌤.. 해인이 고갤 숙여 전쌤을 보면.. 훤히 보이는 가슴골에 시선을 피해 다른 곳을 본다.
"진짜.. 제가 해인쌤 좋은 건 진즉에 알았구요.."
"……."
"나… 사실은."
"……."
"해인쌤 너무 좋아하는데.. 나한테 너무 매정해서.. 그래서 너무 속상해요."
"많이 취하셔서 그런 것 같은데.. 일단 집에 들어가요. 비까지 오는데.. 감기 걸려요."
"해인쌤.. 정해인..!"
"……."
"쌔애앰."
해인이 고개 숙여 전쌤을 바라보자, 전쌤이 갑자기 까치발을 들어 해인에게 입을 맞추었고..
해인이 놀라서 눈이 커져서는 전쌤의 어깨를 잡고 밀어낸다.
"…뭐하는 거예요?"
"나 쌤 좋아한다구요."
"저 애인 있어요."
"알아요."
"아는데 이런 행동 하면 안 되는 거잖아요."
"그래도 좋은데 어떡해요. 내가 지금 술이 많이 취해ㅅ.."
"술이 취해서 실수했다고 말하지 마요. 전혀 진심으로 느껴지지도 않고.. 저는 이 일로 인해 전쌤을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 못 할 것 같은데."
"……."
"애인 있는 거 알고 그랬다면 쓰레기죠, 그건."
"…쓰레기요?"
"……."
해인이 말도 없이 뒤돌아 그냥 가버리자.. 전쌤은 쭈그리고 앉아서 울기 시작했다.
해인이 손등으로 입술을 벅벅 문지르며 한숨을 내쉬었다.
금방 온다고 했던 오빠는 한참 지나야 집에 도착했다. 새벽1시는 되어야 집에 도착한 오빠가 조금은 괘씸했지만 모른 척 했다.
"이누야."
"…아예 외박하지 그랬냐."
"집에 여신이 있는데 외박을 어떻게 해."
"어허.. 난 잘래."
잔다며 방에 들어가려는데 문 앞을 막는 오빠에 조금은 웃음이 나왔다.
"삐졌어?"
"…삐지긴."
"미안해. 빨리 오려고 했는데.. 상황이 좀 그랬어."
"상황이 어쨌는데?"
"그.. 술취한 쌤을 내가 데려다줘야 하는 상황..?? 근데 엄청 취해가지고.. 그...어.."
"아 몰랑."
"아 몰랑?"
"어 아몰랑."
"왜 이렇게 귀여워?"
"뭐가이씨."
"……"
갑자기 내게 입을 맞추는 오빠에 싫지는 않아서 가만히 있다가.. 야릇한 분위기로 이어지려는데 오빠가 입술을 떼더니 말한다.
"이누야.."
"…어?"
"…아까."
"……."
"아, 아니야."
"…뭐야."
"아니야.. 아니.."
"…뭔데? 궁금하게 왜 그래."
"……."
"말 안 할 거면 하던 거 마저 하지?"
"…어?"
"침대로 안 가??"
해인이 작게 웃으며 이누를 보면, 이누가 해인의 볼을 잡고 키스를 한다.
식탁 위에 올려놓았던 해인의 핸드폰엔 카톡 소리가 들리고.. 화면엔 카톡 대화가 보인다.
[아까 키스한 건 미안해요]
[애인 있는 거 아는데도 그랬다는 거.. 잊어주세요.]
[정쌤이랑 멀어지기 싫어요]
에피소드
"아니이이 근데 박쌤 아까 뭐라고 한 거예요? 아까 막 속삭이고 그랬던 거어."
"아 그거어어어~?"
"그거어어!!"
"정쌤 애인 있으니까 그만 엮으라고~"
"아아아~~"
"으흠~"
"에!?!?!?!?!? 애인이 있다구요!?!?!??!?!?!?!"
"어우 깜짝이야. 키도 큰게 목소리도 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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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묜!~~~~ 아무리이~~~ 당했다고 해도오~~ 못참아아아~!!!
아! 그리고! 불맠 2편 메일링!은! 내일 3시까지 해드리께욧! ㅎ_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