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용이형! 교수님이 연구실로 오래요!"
"교수님이?"
"네. 과대보고 오라고 해랑~~ 이러시던데요."
"오우.. 너 성대모사 잘한다?"
기용이 고갤 끄덕이며 공부를 하다말고 강의실에서 나가면, 강의실 안에 있던 여자들이 오늘도 잘생겼다며 좋아한다.
"내가 먼저 고백 했어야 됐는데.. 고운이한테 뺏겼어."
"근데 둘은 어떻게 만난 걸까? 누가 고백했을까..."
"고운이 고백했겠지."
"고운이한텐 엄청 잘해주겠지.. 막 눈웃음 치고.. 친절하게...?"
"그렇겠지...?"
기용의 이미지는 나쁘지않다. 4학년 과대에, 술도 마시고 잘 놀고 다니지만.. 공부도 못 하는 편도 아니고.. 예의도 바른지라 교수님들이 꽤나 좋아한다.
남녀노소 가리지않고 모두와 친한데다가 여친이 생긴 이후로는 여자들과 대화를 잘 안 하는 모습까지..
"아니 그러니까 왜 짜증을 내냐니까??? 기분 더럽게.."
"아니 내가 언제 짜증을 냈는데. 뭐만하면 짜증낸대."
"방금 막 인상쓰고 컵 줬잖아."
"아, 너는 인상쓰면 다 짜증 내는 거냐?? 넌 그럼 지나가는 사람이 인상쓰고 있어도 기분 더럽겠다?"
"모르는 사람이 인상쓰고 있는 거랑, 네가 인상 쓰는 거랑은 다르지."
"그래애 내가 잘못했네. 아주 두 번 인상 썼다가는 하루종일 화내겠어?"
"그냥 잘못했다고 하면 되지 왜 비꼬아?"
"인상도 쓰지 말라 그러고, 말도 못 하게 하면.. 난 뭐 그럼 돌마냥 가만히 있냐?"
"누가 돌마냥 있으래?"
"그럼 어쩌라고 나보고."
"아, 잠깐."
"뭐."
"우리 더 크게 싸울 것 같은데."
"…아, 안 해."
"왜!!!"
왜! 하고 소리지르는 운에 기용이 놀라 주변을 둘러본다. 야.. 아무리 고깃집이라고 해도 소리를...
운이 고갤 끄덕이더니 곧 물을 한입 마시고선 말한다.
"이름 넣기랑 용용체 쓰자."
"안 해."
"해라. 나 오빠랑 싸우기 싫다."
"…그럼 용용체는 빼자 솔직히."
"오케이. 빨리."
"…하."
"……."
"기용이는.. 운이가 짜증을 내는 ㄱ.. 어우씨.."
"ㅋㅋ."
"짜증을 안 냈으면 좋겠어."
"……."
"기용이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왜 웃는데."
"ㅋㅋㅋㅋ개웃곀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쓸데 없는 걸로 기분 상하고, 싸우는 우리는 불 같으면서도.. 막상 단순하다.
서로 빵터져서 푸헼헼 웃다가도 기용이 고기를 운이의 밥 위로 올려주면, 운이 뀨우- 하며 먹고
기용은 애교를 보며 인상을 쓴 채로 우웩.. 한다. 그러면 또..
"우웩? 아니 연하 여친이 애교를 부리면 감사합니다~ 하고 넙죽 할 것이지."
"연하 여친?"
"그래 연하 여친."
"맨날 야야 거리는 게 연하는 무슨."
"오빠. 됐지?"
"아."
"아??"
"르헨티나~~"
"뒤질래."
"반사."
"진짜.. 싸가지가 바갈쓰..;;"
"니 얼굴이 더."
"하.. 스물여덟 맞아? 졸라 유치해."
"넌 스물넷 맞아? 졸라 나랑 동갑같애."
뻔뻔하게 고기를 입에 넣고서 흥얼거리는 기용에 운이 젓가락으로 때리는 시늉을 하면, 기용이 놀라 흠칫한다.
"무슨.. 조폭이야? 맨날 뭐만하면 손에 쥐고 있는 걸로 다 때리려고 하지?
너 등 좀 까봐, 등에 막 용 문신 있는 거 아니지??"
"맞아 사실.. 근데 용 아니고 독수리야."
"재미없어. 먹어."
"아 씨빠."
"씨빠????"
밥을 다 먹고선 나온 운이 배가 부르다며 뒤뚱뒤뚱 걷자, 기용이 고개를 저으며 운을 본다.
운이 안 되겠다며 손을 뻗어 택시를 잡으려고 하자 기용이 놀란 듯 말한다.
"택시 타게????"
"왜. 나 돈 있어."
"인생 존나 편하게 살려그런다 너."
"그럼 너 타지 마라."
"아니, 걸어서 10분인데 뭔 택시야."
"내가 타겠다는데에!!! 넌 타지 말라고."
택시를 잡아 뒷좌석 문을 열려고 하는 운에 기용이 운을 밀어내 대신 문을 열고선 자기가 먼저 쏙- 들어가 타버리고
운이 어이없다는 듯 웃으며 '꺼져라아아!'하며 기용의 옆자리에 앉는다.
둘은 무슨 하는 행동만 보면 1년 넘은 커플 같지만.. 둘은... 아직 95일 된 아가들이다.
운이의 집에서 5분 정도 떨어진 곳에서 내렸을까, 기용이 운이의 집까지 데려다주면서 운이의 손을 잡자
운이 썩은 표정을 짓다가도, 기용이 뻔뻔하게 안 놓아주면 표정이 천천히 풀린다.
"어우 날씨가 왜 이렇게 추워진 겨? 드랑이."
"?"
"뭘봐. 장기용."
"무슨 이상한 드립을 하나씩 주워 와? 이 아줌마는."
"이상한 드립이라니? 난 재밌는데. 진짜 안 맞는다 우리 헤어지자."
"진짜 드립으로 안 맞는다고 차이는 건 또 처음이네."
"근데 너 집 갈 때 춥겠는데?? 그냥 가! 난 노래 들으면서 가면 돼."
"아니..."
"왜."
"그럼 진즉에 아까 가라고 했어야지, 다 데려다주니까 지금 가래."
"아;; 침..!"
"맛있어?"
"응."
"그럼 더 먹어, 퉤."
"아 오바잖아. 아 진짜 둑는다."
"오 무서워."
운이 주먹을 꽉 쥐고선 때리려고 하자, 기용이 손을 놓고 미친듯이 뛰었고.. 운도 기용을 따라 뛰기 시작했다.
사귄지 2일 째 되던 날_
"자취해서 좋은 거 없어. 나중에 자취하면 더 후회할 걸? 아플 때 아무도 없는 것 만큼 서러운 게 없거든."
"그래요? 그래도.. 집에 있으면 너무 막 감시받는 느낌이랄까.. 좀 그래요.."
"그래..? 아무래도 딸이라서 그런가보다."
"남자로 태어날 걸 그랬어요."
"그럼 나 못 만났잖아."
"제가 오빠를 게이로 만들면 되죠."
"…아^^"
"농담입니다. 껄껄.."
"아.. 말 편하게 해! 4살까지는 뭐 친구지."
"누가 그래요????"
"우리 엄마가."
"엄마 있어서 좋겠다."
"…어? 아.. 어.. 미안..."
갑자기 주머니에서 핸드폰을 꺼낸 네가 너무 밝은 목소리로 전화를 받았어.
"어! 엄마!"
"……?"
"거의 다 왔어! 걱정 말어~"
전화를 끊은 네가 당황스러운 표정을 짓고있는 나를 보며 말한다. '왜요..?'
"아니.. 뭐..."
이때부터 느낌이 왔어.
너는 다른 애들과는 정말 다를 거란 거.
역시는 역시지 달라도 너무 달라서 당황스럽기도 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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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