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븐틴 사생팬으로 오해받은 썰
너네가 누군데, 자꾸지랄이야
"어, 형 지금 오네."
"어. 넌 어디 가." "내일 다 스케줄도 없으니까 오랜만에 다 같이 술이나 마시게." 찬이 모자를 푹 눌러 쓰고 나오자 순영은 의아한 듯 물었다. 그에 찬은 해맑게 웃으며 말하자 그에 순영은 고개를 끄덕이고 집으로 들어가려다 아직 자신의 옆에 서 있는 여주를 힐끗 내려다봤다. 여주도 순영을 보고 있었는지 두 눈이 마주쳤다. 갑작스럽게 마주친 눈에 당황한 여주가 눈을 이리저리 굴리다 어색하게 웃으며 인사라도 하려는 듯 손을 드는데 순영이 휙, 하고 고개를 돌렸다. 저거 저거.... 어휴, 저 싸가지 어딜 가겠냐.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다른 곳으로 돌렸다. 그러자 이번엔 찬과 마주친 두 눈. 찬은 이제서야 여주를 발견했는지 밝게 웃으며 뭐야, 누나도 있었네요? 하며 웃어 보였다. 그에 여주는 대충 고개를 숙이고 이제 자신의 집으로 들어가려 하는데 찬이 여주의 팔목을 잡아챘다. "누나도 시간 되면 같이 마셔요!" "......예?" "야 이찬 개소리하지 말고..." "아 왜. 어차피 이웃인데 친해져서 나쁠 것도 없고. 또 누나 저번에 했던 말에 나 감동받았잖아. 나뿐이게? 형도 아닌 척....." "너 꺼져. 안 꺼져?" "아!! 알았어, 알았어! 그럼 나 갔다 올 테니까 들어가 있어. 웬만하면 누나도 같이 들어가 계시고요~~!" 허....손을 붕붕 흔들며 끝까지 해맑게 웃으며 엘레베이터를 타는 찬에 여주는 헛웃음을 내뱉었다. 쟤 진짜 보기 드문 캐릭터다 정말... 찬이 가고 난 후 여주와 순영 사이에는 또 다시 정적이 흘렀다. 아오 어색해... 헛기침을 한 여주는, ".....그럼 나 간다." 하고는 도어락을 여는데 이번엔 순영이 여주의 손목을 잡았다. ".....?" "아니, 그...." ".....왜?""아니 뭐.... 좀만 놀다 가던가."
"...뭐? 나? 너 지금 나한테 말한 거야?" 순영의 말에 눈을 크게 뜬 여주가 손가락으로 자신을 가리키며 신기한 듯 물었다. 쟤 지금 뭐래....? 나보고 놀다 가라고? 나 지금 초대받은 거니? 저 싸가지한테? 순영은 여주의 반응에 민망한지 연신 뒷머리를 긁적였다. 그런 순영의 행동에 여주는 결국 상황에 안 맞게 작게 웃음이 튀어나왔다. ".....쪼개냐?" "어휴. 연예인 입에서 나올 소리다 그게?" "알 바야?" 어우, 띠꺼운 새끼. 순영의 말에 고개를 절레절레 젓던 여주는 문 앞에 서 있는 순영을 밀치고는 아직 열려 있는 세븐틴 숙소 안으로 들어갔다. 그런 여주의 행동에 얼이 빠진 순영은 어이없다는 듯 여주를 바라봤고 그런 순영의 표정에 여주는 어깨를 으쓱였다. 뭐. 네가 놀다 가라며? 뻔뻔스러운 여주의 말과 행동에 순영 역시도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숙소 안으로 들어서자 거실에 옹기종기 모여 티브이를 보고 있는 세븐틴. 그런 자신의 멤버들을 보고는 익숙하다는 듯 나 왔다. 라고 인사를 건넨 순영이 먼저 신발을 벗고 들어갔다. 그에 세븐틴은 순영의 목소리는 들리지도 않는지 티브이 모니터에서 시선을 떼지 않았다. "어.... 안녕하세요." 숙소에 여자 목소리가 들리는 게 이상한지 여주가 인사를 하자마자 이쪽으로 시선을 돌린 세븐틴 전부가 여주를 보고는 누구라 할 거 없이 다들 벌떡 일어났다. 그리고는 다들 당황했는지 서로 눈치 보기 바빴다. 그에 리더인 승철이 먼저 어... 안녕하세요. 근데 어쩐 일로... 라며 인사보다는 질문을 건네자 어색하게 웃으며 말했다. "아, 어쩌다 보니... 하하..." "앞에서 찬이 만났어. 술 마신다며. 같이 마시게." 어떻게 답해야 할지 몰라 어색하게 웃고 있는 여주를 대신하여 순영이 귀찮은 듯 얼굴을 찡그리며 말했다. 그리고는 옷 갈아입고 온다며 방으로 쏙 들어가 버리는 순영에 다들 당황 그 자체."뭐야, 둘이 사이 안 좋은거 아니었어?"
"나도 몰라, 친해졌나."
"그 사이에?"
다들 이 상황이 이해가 안 가는지 수군거리기 바빴다. 그런 세븐틴을 보고 여주가 헛기침을 하자 또다시 여주에게 몰리는 시선들. 그에 여주가 또 어색하게 웃어 보이자 그제야 아차 싶은지 여기 앉으라며 여주를 거실로 이끌었다. "밤중에 민폐 아닌가 모르겠어요. 어쩌다 오긴 왔는데...""에이, 아니에요! 저번에 누나 그러고 나간 뒤로 우리가 얼마나 고마웠는데요. 그렇게 말해준 사람 누나가 처음일걸요?"
"아....." "솔직히 이 바닥이 다 그런 거거든요~ 누가 그런 말 듣고 깊게 이해하려 하겠어요, 그냥 당연한 거다~ 생각하지." 나한테는 엄청난 일이 이 사람들한테는 당연한 거구나... 승관의 말에 조심스럽게 고개를 끄덕였다. 쉽사리 공감해주다 더 큰 상처가 될 거 같아서. 그런 여주를 알았는지 호탕하게 웃던 승관은 에이, 누나. 우리가 몇 년 찬데~ 그렇게 예민한 부분도 아니거든요ㅋㅋㅋㅋ 라며 분위기를 띄었다. 그렇게 몇 번 더 이야기를 주고받으니 언제 나왔는지 순영이 여주 옆에 앉았고, 몇 분 더 지나니 찬이 검은 봉지를 양손 무겁게 들고 들어왔다."오? 누나 안 올 줄 알았는데!"
"아하하.. 어쩌다 보니.." "잘 됐네! 우리 다 누나랑 친해지고 싶었거든요. 형들도 전부 그랬어요." "..저랑요? 왜...?" 찬이 자신의 집 안에 여주가 있는 것을 보고 처음에 놀라더니 곧바로 표정이 밝아졌다. 사온 술들을 거실 바닥에 하나하나 꺼내 놓으며 말하자 여주가 의문인지 물었다. 술 많이도 사 왔네... 아이돌이라면서 관리 안 하나. 그건 그렇고 나랑 친해져...? 얘네가 뭐가 아쉬워서..? 의아한듯한 표정에 여주 앞에 앉은 석민이 해맑게 말했다."누나 좋은 사람이잖아요."
.....내가 좋은 사람인가.... 너무나도 해맑게 말하는 승관에 오히려 자신이 더 감동받았다. 뭐야... 존나 눈물 날 뻔. 나 그렇게 좋은 사람 아닌데... 고마워요. 그렇게 말해줘서. 평소에 잘 웃지 않던 여주도 여간 기분 좋은 일이 아닌 듯 밝게 웃으며 말하자 항상 무표정이거나 화내는 여주의 모습만 봐서 그런가, 환하게 웃고 있는 여주의 얼굴을 보니 괜히들 얼굴이 빨개졌다. 원래도 예쁜 얼굴인 건 알았지만 저렇게 밝게 웃는 거 보니까 개예쁘다 진짜. 다들 그렇게 생각했다. 순영은 그런 멤버들을 보고는 한심한 듯 고개를 저었다. 지랄들 한다. 하지만 자신만 몰랐다. 자신의 귀 끝이 조금은 빨개졌다는걸."근데 술은 잘 해요? 얼굴만 보면 못 할 거 같긴 한데."
"저 잘 마셔요. 술 대결에서 져 본적 없는데." "지랄. 야, 가오 부리지 마. 좆도 못 마시게 생긴 게 가오 존나 부리네." "허? 야, 술 대결 해. 내가 마시고 죽어도 싸가지 네는 이긴다.""ㅋㅋㅋㅋ오늘 집에 가기 싫다는 말을 이렇게 돌려서 하네."
와.... 와...... 저 싸가지 말하는 거 보소. 존나 얄밉네 진짜. 평소 술을 꽤나 잘 마시는 편이라고 누누이 들어왔고 술 대결에서 져 본 적이 없기에 순영의 말은 여주의 승부욕을 일으키기에 충분했다. 내가 저 싸가지는 무조건 이긴다. 하지만 순영 역시도 연예계 대표 주당이었고 세븐틴 내에서도 단연 탑 3 안에는 들었다. 그걸 모를 리 없는 세븐틴은 여주의 반응에 꽤나 불안했다. 아무리 잘 마셔도 여자는 여자. 남자들 사이에서도 잘 마시는 편에 속한 순영을 여주가 이 길리 만무했다."저... 누나... 그냥 포기하시는 게... 순영이 형 진짜 잘 마신단 말이에요..."
"내가 이기거든? 다 발라 버리겠어." ".....워. 갑자기 이렇게 말을 놓으시는구나..." 여유로워 보이는 순영의 표정에 더더욱 약이 오른 여주는 바닥에 깔려 있는 소주 한 병을 들어 뜯었고 그걸 본 민규는 어색하게 웃으며 여주가 들고 있는 소주 병을 가져가려 하자, 힘을 주어 민규의 손을 떼어 놓은 여주가 앞에 있는 종이컵을 들어 순영에게 건넸다. 그렇게 술 대결 아닌 대결이 시작되었다. 하지만 결과는 당연했다. 뭐 여주도 못 마시는 편은 아니었기에 꽤나 오래 마셨다. 술을 잘 못하는 멤버들은 뻗은지 오래였고, 잘 마시는 멤버들은 순영을 포함해 아직까지는 멀쩡했다. 여주는,"야 이제 그만 마셔. 네 존나 취했거든?"
"아이씨.. 짜잉나... 나 안 치했거드은...." "....존나 꼴았네." 보다시피 멀쩡하지 않다. 매우. 이미 너무 취해버린 여주가 또다시 술 병을 들자 놀란 순영이 급하게 술 병을 뺐었다. 그에 울상을 지은 여주가 짜증 난 표정을 하고는 순영을 째려봤다. 그게 흡사 장난감 뺏긴 유치원생 같아 웃음이 튀어나올 뻔했지만 꾸역 꾸역 참았다. 아마 여주가 들으면 열받아 미치겠지. 자신이 이런 취급을 받았단 걸 알게 되면 말이다. 여주의 취한 모습을 본 다른 멤버들도 귀엽다며 여주한테 이런 모습이 있을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다며 웃었다. 더 마실 거야? 승철이 순영에게 물었다. 순영은 대충 고개를 끄덕였고 그에 좀 치우고 자라며 방으로 들어가 버렸고, 아까 뻗은 석민과 승관, 찬. 이 셋 빼고는 다들 좀 자야겠다며 슬금슬금 방으로 들어갔다. "야아.. 싸가지이...." "뭐." "씨이... 이게 자꾸 반마리야!! 내가 눈나야아!" 어느새 거실에는 승관, 석민, 찬, 여주, 순영 이 다섯 명뿐이었고 정신이 남아 있는 사람은 여주, 순영뿐이었다. 아니, 뭐 따지자면 나뿐이지 뭐. 여주의 이미 꼬일 대로 꼬인 발음에 순영은 어이가 없는지 연신 헛웃음을 내뱉었다. 말이나 똑바로 하던가. 어차피 술대 결은 한참 전에 순영의 승리로 끝이 났고, 이 정신으로 더 마시는 건 불가능하다고 판단이 들었는지 잠이나 재워야겠다고 생각한 순영은 자신의 옆에 누워있는 여주를 흔들었다."야, 일어나. 방 들어가서 자."
일어날 리가 없지 어후. 결국 내가 들어다 놔야 하는구나. 그렇게 생각한 순영이 한숨을 푹 내쉬며 먼저 몸을 일으키려는데 여주가 순영의 팔을 잡아 몸을 일으키는 순영을 막았다. "왜. 정신 차렸으면 네 발로 방까지 좀 가지?" "히. 야아아..싸가지이!" "그래, 그래. 나 여기 있으니까 좀 일어나라." 순영의 볼을 툭툭, 치며 어린아이처럼 방긋 방긋 웃는 여주의 행동에 결국 웃음이 터져버렸다. 와, 얘는 겁도 없나. 남자들만 있는 곳에서 뭐 하는 거냐. 이게 큰일 나려고. "나 눈나라고오!" "ㅋㅋㅋㅋㅋㅋ미치겠네. 그래서 어쩌라고." "누나~ 해 봐! 누나아~""졸라 귀엽게 노네 진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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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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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빵, 하늘
오늘도 봐주셔서 너무 감사드립니다! 댓글은 글 쓰는데 큰 힘이 됩니다! 흔적 남겨주세요! 댓글 다섯개 달린 거 보자마자 바로 올립니다! ㅎㅎ 그나저나 오늘 편을 기점으로 놀랄 정도로 바뀐 순영이의 모습을 다음편부터 보실 수 있을 겁니다!! 어쩌면 조금은 다정스윗 해진 순영이의 모습이 궁금하시다면 댓글 많이 달아주세용ㅎㅎ!
🐯오늘의 관전 포인트🐯
1. 아닌척 하지만 저번 여주의 말에 감동 받았었던 쑨영 2. 먼저 놀다가라고 제안한 쑨영 3. 꽤나 편해졌는지 뻔뻔스럽게 장난도 치고 노는 순영이와 여주 4. 저번에 그렇게 여주가 간 뒤로 여주 얘기를 한 세븐틴 5. 여주랑 친해지고 싶었던 세븐틴 6. 자신들을 모른다는 생각 때문인지 세븐틴에게는 이미 여주는 편하고 좋은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