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인반수 김민규 썰
오늘은 내가 키우고 있는 반인반수 자랑 좀 하려고 함. 내가 키우는 반인반수는 강아진데 진짜 귀여움ㅜㅜ 반인반수라고 다들 뭐 펫, 애완동물 이 정도로 생각할 수도 있는데 진짜 아님 거의 가족. 솔직히 강아지로 있을 때도 별로 없어ㅋㅋㅋㅋㅋㅋㅋ 맨날 인간으로 있음. 이제는 인간으로 있는 게 더 편하다고 함. 덩치는 완전 큰데 애교가 진짜 많거든? 그래서 앵길 때면 좀 힘들어...^^ 강아지일 때가 그리울 때가 많아...ㅋㅋㅋ 가끔은 강아지로 있어 주지.... 우리 밍구 강아지로 본 적이 언제 적이냐..... (아련) 우리 밍구 강아지로 변했을 때 진짜 귀여운 데...(슬픔)
우리 밍구가 진짜 질투가 많거든? 내가 지금부터 해주는 얘기는 저번에 회식 때문에 내가 술에 취해서 남자 동기한테 안겨서 들어온 적이 한 번 있었단 말이야ㅋㅋㅋㅋ 그때 김밍구 삐진 거 풀어주느라 진짜 애 많이 먹었음....ㅋㅋㅋㅋㅋㅋㅋ
"밍구야, 나 오늘 회식 있어서 좀 늦게 오니까 먼저 자고 있어. 알았지?"
"얼마나 늦게 오는데?"
"아마 2시? 그쯤 올 거 같아."
"....너무 늦어."
하면서 입술 쭉 내밀고 내 어깨 툭, 치는 거임ㅋㅋㅋㅋ 상황에 안 맞게 너무 귀여워서 함박웃음 지어짐ㅋㅋㅋㅋㅋㅋ 어르고 달래서 결국 12시 30분까지 오는 걸로 합의 봐서 출근할 수 있었음. 처음에는 11시까지 오라고 안 그러면 안 보내준다는 거 겨우겨우 설득한 거야.....
이제 나가려고 신발 신고 현관 앞에 있는 밍구한테 손 인사하는데,
"밍구, 그럼 나 갔다 올게? 집 잘 지키고 있어~"
"주인."
"응?"
"약속 시간 안 지키면 화낼 거야. 술에 떡이 돼서 들어와도 화낼 거야."
".........."
"알았지, 주인?"
응... 이건 뭐 내가 주인인지, 우리 밍구가 주인인지...
반인반수 김밍구 썰
"여주 씨 정신 좀 차려 봐. 괜찮아?"
"어우... 미아내요...."
"괜찮으니까 정신 좀 차려. 여기 여주씨 집 맞지?"
결국 회식 자리에서 거하게 취해버린 여주를 입사 동기인 순영이 데리고 여주 집 근처로 데려왔음. 순영에게 기댄 여주를 허리에 손을 올려 넘어지지 않게 받쳐준 순영이 여주네 집 쪽으로 걸어가고 있었음. 근데 여주네 집 앞에 웬 남자 실루엣이 보이길래 뭐지 싶었던 순영이 그쪽으로 더 다가가자 표정이 잔뜩 굳어서 순영을 향해 으르렁거리는 민규가 서 있었음.
"............"
"누구....."
"....주인, 아니 여주 남자친구입니다."
반인반수인 민규는 흥분하면 저렇게 강아지로 돌아가려 하는 습성을 가지고 있음. 순영을 보고 잔뜩 경계하던 민규가 이빨 드러내면서 으르렁거리니까 순영은 흠칫, 하고 놀라더니 차분하게 물었음. 그에 민규가 정신 차리고 자신을 여주 남자친구라고 소개하자, 깜짝 놀란 순영이 급하게 여주를 민규에게 넘김. 자연스레 넘겨받아 여주를 부축한 민규가, 제 몸도 제대로 가누지 못하는 여주를 보고 작게 한숨을 내쉼. 민규의 눈치를 보던 순영이,
"저 여주 씨가 입사 동긴데, 너무 취해서 데려다준 거뿐입니다. 오해 없으셨으면 해서.."
하고 말함. 민규가 순영의 말을 듣고 끌어 오르는 화를 꾹꾹 참으며 감사하다고 허리를 숙이고 집 안으로 들어옴.
여주를 침대에 눕힌 민규가 불편하지 않게 겉옷을 벗기고 클렌징 티슈를 가져와 정성스럽게 여주의 화장을 지워줌. 화장을 지워주는 내내 굳은 표정이던 민규는 아기처럼 새근새근 잠든 여주를 보고 헛웃음을 지었음.
"....예뻐서 화도 못 내겠잖아."
하면서 여주의 머리칼을 쓸어 넘기던 민규도,
이렇게 여주 옆에 누워서 이불 제대로 덮어주고는 꽉 끌어안고 잠듦.
반인반수 김민규 썰
이 날 아침에 우리 밍구 엄청 삐졌었어.... 내가 3일 동안 삐진 거 풀어주느라 얼마나 힘들었는지....
암튼 이런 질투 많고 화나면 꽤나 무서운 우리 밍구가 내 앞에서 눈물을 보인 적도 있음. 그게 언제였더라..... 내가 생리통이랑 감기 몸살이 같이 온 적이 있거든? 그때 너무 아파서 진짜 정신이 없는 거야. 부장님한테 문자 남겨놓고 누워있는데도 머리가 핑핑 돌길래 일어나지도 못하고, 약도 못 먹고 진짜 미치겠는 거임... 민규 부르려고 입 떼도 말이 안 나와..... 그 정도로 심각했음 진짜. 어쩔 수 없이 이불 입까지 끌어올리고 그렇게 시체 마냥 누워 있는데 다행히도 민규가 출근을 안 하는 내가 이상했는지 방 안으로 들어왔음.
"주인 오늘 회사 안 가?"
"...밍구야...."
"뭐야, 주인 왜 그래. 어디 아파?"
목이 다 쉬어서 소리가 잘 안 나오니까 내 목소리 들은 민규가 눈 땡그래져서 급하게 내 이마에 손을 얹혔음. 근데 생각보다 뜨거운지 순식간에 표정이 어두워져서 울먹 거리길래 괜찮다는 뜻으로 손잡아 주면서 안 나오는 목소리로 급하게 민규를 달랬음.
"나 괜찮아 망구야... 티브이 아래 서랍에서 약 좀 갖다 주라...."
"병원 가자. 주인 열 너무 나."
라면서 나를 급하게 이불 채로 들어 올리길래 내가 너무 놀라서 그 상태로 고개 저으면서 약 먹으면 괜찮다고 했음. 빨리 내려달라고. 근데 계속 병원 가자길래 그걸로 실랑이하다가 내 고집이 안 꺾이니까 결국 한숨 내쉰 민규가 나를 조심스럽게 침대에 눕히더니 방을 나갔음. 근데 한참을 안 들어오길래 뭐지 싶었는데 쟁반에 죽 담아와서 내 옆에 놔둔 민규가 내 몸을 조심스럽게 일으켰음. 진짜 눈물 날 뻔.... 다들 1집에 1반인반수 하세요...
"빈속에 약 먹으면 탈 나. 죽 먹고 약 먹자."
솔직히 입맛도 없어서 먹기 싫었는데 정성을 무시할 수가 없어서 민규가 죽 떠서 주길래 주는 족족 다 받아먹고 약 먹음. 고맙다고 인사하고 이제 자면 낫는다고, 계속 표정 안 좋은 민규를 달랜 다음에 잠들었음.
그렇게 몇 시간을 잤는지 가늠조차 안 갈 만큼 푹 자고 일어났는데 이마가 축축 한 거임. 그래서 손 올려서 만지니까 물수건이 올려져 있었음. 음... 하는 인기척에 옆에 보니까 민규가 저렇게 내 옆에서 쭈그려 누워 있는 거임. 시계 보니까 벌써 밤 9시가 다 돼가는 시간인데, 내가 아침부터 민규가 준 약 먹고 잤으니까 거의 12시간 되는 시간을 계속 옆에서 물수건 갈아주면서 간호해준 거였음... 진짜 김민규 너는 사랑할 수밖에 없는 존재... 민규한테 너무 고마워서 눈물까지 날뻔했지만 꾹꾹 참고 민규 머리 쓰다듬는데, 깼는지 움찔하더니 고개 들고 나 보더니 갑자기 눈물을 흘리는 거 아니겠어? 갑작스러운 민규의 눈물에 심하게 당황한 내가 동공 지진 일어나면서 물었음.
"왜... 왜 울어 민규야....."
"............."
"왜 그래, 응? 울지 마..."
아무리 물어봐도 고개 숙이고 눈물만 뚝뚝 흘리길래 손 올려서 눈물 닦아주면서 달래듯이 물어보니까 그제야 입을 열었음.
"....주인 안 일어날까 봐. 민규 무서웠어."
".....어?"
"민규 너무 무서웠어 주인."
하고 내 품 속에 폭, 하고 안기는 민규 덕에 아픈 몸이 싹 낫는 듯 했음. 너무 심각한 민규의 모습이 웃음이 나오려는 걸 간신히 참고 민규 등을 토닥였음. 내가 진짜 죽기라도 할까 봐 얼마나 무서웠어. 그렇게 생각하니까 몸 관리 좀 잘할걸, 하면서 괜히 민규한테 미안해지는 거임.
"밍구, 나 이제 안 아파. 민규가 죽하고 약 줘서 다 나았어."
이렇게 말해도 품에서 나올 생각을 안 하길래 그냥 계속해서 등을 쓸어내리듯 토닥임. 한참을 그렇게 토닥이니까 내 품에서 나온 민규가 뭐라 말할 새도 없이 내 옆에 눕더니 다시 내 품을 찾았음.
"주인 아프지 마....."
"....응, 이제 안 아플 게. 걱정 시켜서 미안해 민규야."
"아픈 건 내가 할게, 주인은 아프면 안 돼."
***
김민규 넘나 대형견 찰떡ㅠㅠ 진짜 저런 대형견 어디 가면 구할 수 있는 건지....
재밌게 봐주셨으면 흔적을 남겨주세요...! 그 맛에 글 쓴답니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