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영화 보러 갔다가 남친 생긴 썰
하잇. 내가 이렇게 글을 올리게 된 이유는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번 시즌이 공포영화 진짜 잔뜩 개봉한 연도였잖음?? 사실 나는 매우 매우 매우!! 공포영화 방어력 제로인 사람인데 보는 건 또 좋아함ㅋㅋㅋㅋㅋㅋㅋ무서워하면서 개봉하면 꼬박꼬박 보러 가고, 무서운 장면도 놀랄 거 다 놀라면서 꾸역 꾸역 보는 그런 미련한 스타일이란 말임.
아 지금 건 살짝 tmi였는데. 암튼! 그래서 오늘 시험 마지막 날이기도 했고, 마침 그저께 공포영화가 새로 개봉했길래 종례 끝나자마자 친구랑 예매를 함. 다행히도 이른 시간이어서 그런지 자리 존나 많이 남았고 시간대도 많길래, 영화 보고 밥 먹고 노래방 가고ㅋㅋㅋㅋㅋ신나게 놀 생각하면서 제일 빠른 시간으로 예매를 했음.
"...인간들 존나 많네."
"엑스고에서 다 온 거지 뭐."
근데 오늘 시험이 끝나서 그런지, 영화관 갔는데 ㄹㅇ 거짓말 1도 안 보태고 우리 고등학교 애들이 진짜 개많은거야ㅋㅋㅋㅋㅋㅋㅋㅋㅋ 와아. 엑스고 정모다, 정모.
진짜 여길 봐도 엑스고, 저길 봐도 엑스고ㅋㅋㅋㅋㅋㅋㅋㅋㅋ발걸음 뗄 때마다,
"엇, 여주 주현이 안녕~ 재밌게 봐!"
"어..그래. 수영이도 재밌게 봐~"
"어, 김여주 배주현! 너네는 뭐 봄??"
"우리 인시디어스. 너네는?"
"앗. 우리는 극한 직업~ 재밌게 보셈. 보고 후기 ㄱ ㄱ"
"ㅇㅇ."
ㄹㅇ 이랬음ㅋㅋㅋㅋㅋㅋㅋㅋ 진짜 발걸음을 뗄 때마다 옆반 애들 만나고, 또 떼면 우리 반 애들 만나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무슨 수학여행에서 자유시간 주어졌을 때 길 가다 학교 애들 만나는 느낌? 다들 뭔지 알지?ᄏᄏᄏᄏᄏᄏᄏᄏᄏᄏ 정말 웃긴 거임ㅋㅋㅋㅋㅋㅋㅋㅋ이게 계속되니까 좀 재밌기도 하고ㅋㅋㅋㅋㅋ
근데 이때 공포영화랑 같이 개봉한 코미디 영화가 있었는데 그게 정말 개핫했음. 며칠 안 돼서 천만 찍고.... 거기서 나오는 명대사 있는데 sns 댓글 보면 항상 그거 쓰여있고... 입소문 타서 정말 무서운 기세로 천만 찍더라. 그거 안 보면 이번 연도에 최고의 아싸라고 할 정도로 인기가 많은 영화였는데, 이제 우리가 볼 영화 시작 시간이어서 팝콘이랑 콜라 사서 영화관 안으로 들어갔거든? 근데.... 정말.... 휑한 거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니, 우리 학교 애들 그렇게 많았는데 이 영화 보는 애들이 한 명도 없다고??? 아마도 다 옆관에서 극한 영화 보고 있겠거니... 싶었음.
"야야. 이민혁 무리도 이거 보나 봐."
근데 영화 시작 전 광고 타임이었는데, 입구 쪽에서 시끌 시끌한 소리가 들리더니 우리 학교 교복을 입은 남학생 무리들이 들어오는 거임. 자세히 보니까 이민혁 무리더라? 이민혁 무리가 뭐냐면, 우리 학교 남자 애들인데 꽤나 반반하게 생긴 애들끼리 몰려다니는 무리임. 왜 그런 거 있잖아. 어디 학교를 가도 있는, 막 생양아치는 아닌데 그냥 자기들끼리 노는 거 좋아하고 어딜 가도 눈에 띄고 시끌벅적한 무리 있잖아. 그게 딱 이민혁 무리였음ㅋㅋㅋㅋㅋㅋㅋ 이민혁은 그중 가장 활달한? 제일 시끄러운ㅋㅋㅋ 그래서 은연중에 애들이 이민혁 무리라고 불렀음ㅋㅋㅋㅋㅋㅋㅋㅋㅋ
주현이도 발견했는지 먼저 말을 꺼내더라고. 그래서 그냥 고개를 끄덕이고 있는데 걔네가 우리 뒷좌석에 앉더라? 심지어 힐끔, 올려다봤는데 이민혁은 내 앉은 자리 바로 뒤였음 ㄷㄷ. 우연 오지넹. 그런 생각 하고 있으니까 영화가 시작하더라.
근데 아까 말했다시피 나는 공포영화 못 봄...ㅋㅋㅋㅋㅋㅋㅋㅋ그냥 존나 놀라고 존나 무서워하면서 보는 스타일인 거지, 잘 보는 게 절대 아니란 말임. 근데 이번 영화는 정말 내 공포영화 인생에서 손에 꼽힐 정도로 무서운 거임.... 배주현은 잘 보는 스타일인데 이 새끼 스킨십을 별로 안 좋아해서ㅠㅠㅠ손을 잡을 수도 없음... 시방 새끼. 그래서 나 혼자 팝콘통 끌어안고 꾸역 꾸역 보고 있는데 갑자기 정말 생각지도 못한 부분에서 놀래는 장면이 나온 거임. 그때 나뿐만 아니라 영화관 사람들 다 놀랐음 진짜로.
".....미친..."
근데....근데....ㅋㅋㅋ....ㅋㅋ....놀라기만 하면 다행이지. 내 손에 팝콘통 어디 갔음?....ㅋㅋㅋㅋㅋ....와.... sns에서만 보던 그런 후기를 내가 재연해 내네...ㅋㅋㅋ;... 너무 놀란 나머지 내가 팝콘 통을 뒤로 던져 버린 거임.....ㅋㅋㅋㅋㅋ 아 인생 시발.
".........."
"아ㅋㅋㅋㅋㅋㅋ김여주ㅋㅋㅋㅋㅋ개미친새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작작 웃어 시발아....."
옆에서 배주현 이미 미친 듯이 웃고 있고 뒤에서도 존나 끅끅거리면서 웃는 소리가 내 귀로 전해짐.....
"ㅋㅋㅋㅋㅋ공짜 팝콘 개꿀~"
"아ㅋㅋㅋㅋㅋㅋㅋㅋ개웃기네ㅋㅋㅋㅋㅋ"
등등 이런 소리가 들렸음..... 아 인생 뭣 같네 진짜..... 세상 살기 싫어진다...... 진짜 쪽팔려서 어떡함 나?ㅠㅠ 안 볼 사이면 괜찮은데 같은 학교 실화냐 진짜..... 결국 너무 쪽팔려서 영화 끝날 때까지 집중 못 했음.....
"야ㅋㅋㅋㅋㅋ 일어나 나가자ㅋㅋㅋㅋㅋㅋㅋ"
".... 좀 이따 나가자 제발......"
"그냥 일어나ㅋㅋㅋㅋㅋㅋ 우리 할 거 많다고ㅋㅋㅋㅋ"
배주현은 그저 이 상황이 재밌는지 나보고 계속 먼저 나가자는 거임.... 개새끼..... 결국 이민혁 무리보다 우리가 먼저 나왔는데 뒤에서 우리를 발견했는지,
"야ㅋㅋㅋㅋㅋㅋ팝콘 우리 학굔데?ㅋㅋㅋㅋㅋㅋ도망친다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진짜네. 팝콘 잘 먹었어! 잘 가!"
하는 소리가 들리더라....... 아 시바......
공포영화 보러 갔다가 남친 생긴 썰
우리는 시험이 목요일에 끝나서 그 다음날 학교를 가야 하거든? 심지어 정상수업임..... 학교가 일을 왜 이렇게 처리하는지 아시는 분?;;
점심시간 돼서 배주현이랑 잽싸게 급식실로 뛰쳐 내려갔는데, 우리 학교는 좀 특이한 게 남자 줄이랑 여자 줄이랑 나뉘어있음. 그니까 음...... 배식 받는 곳이 2개고 한 곳에는 여자만, 또 다른 한 곳에는 남자만 서는 거임. 근데 마주 보고 급식을 받는...? 알아듣겠니...? 미안ㅠ 설명 고자라ㅠ.
암튼 그렇게 내 차례가 돼서 차례로 급식을 받고 있는데, 맞은편에서 급식을 받고 있는 남자애가...... 응.... 생각하는 바로 그거야.... 이민혁이네 시발...?
".....푸흡"
심지어 눈이 마주쳤는데 날 알아봤는지 웃더라고..... 저기 친구야.. 웃을 거면 그냥 웃던가, 그렇게 참으니까 내가 더 쪽팔리잖아...^^.. 진짜 세상 이렇게 쪽팔릴 수는 없을 거야..... 그래서 고개 숙인 상태로 급식 최대한 빨리 받고 도망치듯 배주현이 있는 곳으로 갔잖아 나ㅠ
뒤에서는 또 그런 나를 보고 웃는 소리가 들려왔음....
수업 다 끝나고 집에 가려고 배주현이랑 교실을 딱 나왔는데, 아.... 나 뭐 잘못한 거 있니? 아까부터 나한테 자꾸 왜 그러는 거야? 응? 인생아 시발!! 어떻게 반을 나오자마자 이민혁 무리랑 딱 마주치지? 이민혁 무리는 내 쪽으로, 또 나는 이민혁 무리 쪽으로 가는 상황이었어서 이건 진짜 빼도 박도 못하는 상황이었음... 갑자기 틀어서 반대로 가면 그게 더 웃기잖아... 걔네도 나를 알아봤는지 웃더라 시밤ㅠㅠㅠㅠㅠㅠㅠㅠ
"어ㅋㅋㅋㅋㅋㅋ팝콘이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쪽팔려 진짜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이주헌 말에 다른 애들도 웃긴지 피식피식 웃더라고ㅠㅠㅠㅠㅠㅠ옆에 배주현 새끼도 웃고...^^;; 너무 쪽팔려서 또 아까처럼 고개 푹 숙이고 급하게 걔네 옆을 지나가는데 누가 내 손목을 잡아채더라? 깜짝 놀라서 숙였던 고개를 들어 올렸는데, 세상에. 이민혁인 거야. 이게 뭔 상황이지....? 난 당연히 잡을 줄은 몰랐으니까 얼탄 표정으로 이민혁 올려다보는데 걔가 그런 내 표정을 보고 낮게 웃더니,
"어제 덕분에 잘 먹었어."
하는 거임.... 이 새끼....... 그렇게 안 봤는데......... 나 존나 놀리네 미친놈이..... 너무 쪽팔려서 아..... 그냥 말도 못 하고 입만 뻐끔 거리고 있는데 너무 예상치도 못한 말이 들려오더라.
"그래서 말인데. 번호 좀 주라."
"...... 어?"
"공짜 팝콘 답례할게."
응 맞아~~~~~~~~이 계기로 우리 썸 타다가 사귐ㅎㅎ 벌써 곧 있으면 일주년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너무 급전개지? 그냥 자랑 좀 해보고 싶어서 글 좀 써 봤어~~~~~~~
다들 외로우면 공포영화 보다가 팝콘 좀 날리고 그래봐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또 모르잖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최애가 누군지 댓글 남겨주신 분들 감사합니다! 민혁이 이름이 두번 나와서 민혁이로 썼습니다!!ㅎㅎ 마음에 드셨으면ㅠㅠ
그나저나ㅋㅋㅋㅋㅋㅋ 민혁이 무리에게 팝콘이라고 불려지는 여주님ㅋㅋㅋㅋㅋㅋㅋㅋ 나름 애칭 같고 귀엽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