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혹
W. The Sun
화이트 크리스마스 강미르 (미친미르) X 시크릿 가든 한태선 (썬)
푸른 달빛을 받아 희고 투명하게 빛나는 피부와 입에 머금으면 진한 와인 향이 퍼질 것만 같은 부드러운 레드 와인색 머리칼. 이유 모를 두려움과 슬픔을 머금고 있는 새초롬한 눈꼬리와 조금 푸석해지긴 했지만 여전히 도톰하고 붉은 그 입술까지. 내가 알고 있는 한태선이 맞았다. 그 짧은 사이에 너무 말라버린 몸이 안타까울 정도로 잘게 경련하고 있었다. 힘이 없는 걸까… 그런 한태선을 물끄러미 바라보던 난 무의식 적으로 한태선의 다리를 덮고 있는 붉은색 이불을 바라봤다. 잠깐, 붉…은색?
“한태선…!”
당황한 나는 곧바로 한태선의 곁으로 달려갔고, 다가가자마자 훅 끼쳐오는 피비린내에 온몸이 굳어버렸다. 손목에 꽂혀 있던 링거 바늘을 억지로 빼낸 듯 길게 찢어져 흉하게 벌어진 채 방치된 상처. 그 상처에서는 붉은 선혈들이 끊임없이 쏟아져 내렸다. 흘러내린 피는 한태선의 얇은 손목은 물론이고 흰 이불과 시트, 바닥까지 천천히 물들이고 있었고, 그런 제 상처를 물끄러미 바라보는 한태선의 눈동자에선 활기를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미친 새끼!”
그 상처를 빠르게 부여잡은 나는 지혈을 하기 위해 힘을 강하게 줬고, 다른 손으로는 주머니에서 핸드폰을 꺼내 유은성에게 전화를 걸었다. 젠장할, 왜 갑자기 이런 짓을…! 난 핸드폰을 강하게 쥔 채 불안함에 바들바들 떨리는 입술을 깨물고 끊임없이 이어지는 통화음을 듣고 있었다. 그런데 그 순간,
“윽- 야, 한태선!”
푹- 하는 소리와 함께 내 팔에 파고든 링거 바늘은 기분 나쁜 고통과 함께 다시 팔에서 빠져나갔고, 그 때문에 핸드폰을 바닥에 떨어트린 나는 한태선이 날 다시 찌르기 전에 양손을 제압하며 뒤로 눕혔다. 대체 왜 이러는 걸까. 이것도 큰일을 겪고 난 뒤에 생기는 후유증 같은 걸까? 당황한 나는 내 팔을 적시는 피를 힐끗 바라 보고는 한태선을 내려다 봤고, 한태선은 손에 꽉 쥐고 있는 링거 바늘을 놓치지 않으려 애를 쓰고 있는 것 같았다.
“너 왜 이래!”
“왜… 왜 살렸어…?”
“…뭐?”
“나 왜 살렸냐고. 날 그냥 죽게 가만히 뒀어야 했다고 너는.”
“야, 한태선.”
“이렇게 되면 너도 위험해져! 내가 죽었어야 모든게 끝나는 건데…! 왜!”
“강미르, 왜 전화를 하고 말을 안…!”
미약한 발작 증세를 보이던 한태선은 내 손에서 빠져 나오려는 듯 울부짖으며 몸을 뒤틀었고, 뒤늦게 들어온 유은성은 유혈 낭자한 상황을 보고는 적잖이 당황한 듯 했지만 곧바로 가운 주머니에서 이름 모를 액체가 담긴 주사기를 꺼내고는 내가 잡고 있는 한태선의 팔에 주사했다. 아프게 하면 안 되는데…! 그 와중에도 한태선이 걱정스러웠던 난 잔뜩 마른 팔에 꽂혀 있는 주사 바늘을 바라보며 이를 바드득 갈았고, 몸을 들썩이며 괴로워하던 한태선은 곧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 이제… 괜찮아진 건가? 몸을 일으킨 난 가빠진 숨을 고르며 눈을 감은 채 미동도 없는 한태선을 바라봤다.
“뭘 넣은거냐.”
“진정제.”
“고통스러워 했잖아 지금.”
“몸이 약해져서 그런 걸거야. 이 진정제가 조금 독한 거라….”
“하….”
깊은 한숨을 내쉬며 침대 앞 소파에 털썩 주저앉은 나는 입고 있던 양복 자켓을 벗어던지고 피로 물든 와인색 셔츠의 팔을 걷어 올렸다. 두꺼운 바늘이라 그런지 피가 꽤 흐른다. 지금 나도 죽이려고 한 건가… 아니면 자결하려고…? 피가 묻지 않은 손으로 마른세수를 한 나는 소파에 등을 기댄 뒤에 팔을 강하게 손으로 누르며 상처를 지혈 했고, 잠든 한태선을 천천히 살피던 유은성은 한숨을 푹 내쉬며 말했다.
“손, 묶어둘까?”
“됐어.”
“무슨 일 때문에 그런 거야?”
“신경 쓸 필요 없어.”
“음… 알았어. 조금만 기다려, 상처 치료할 거 가져올게.”
대체 이게 무슨 일인지…. 지끈거리는 머리를 진정시키려 관자놀이를 꾹꾹 누르던 나는 이젠 약품 냄새가 아닌 피냄새로 그득차버린 병실 내부를 둘러보다 한숨을 내쉬며 시선을 창밖으로 돌렸다. 자신이 죽어야 모든 것이 끝난다는 그 말…. 그래서 일부러 피할 수 있던 공격을 받아내고 치명상을 입었던 걸까. 마지막은 나와 함께 하고 싶었다는 그런 것을 꿈꿨나본데, 그건 애초에 한태선 맘대로 될 수 없었다. 난 내 사람을 죽게 두진 않는다. 내가 죽었으면 먼저 죽었지 절대 먼저 가는 꼴은 못 봐.
**
끝내 뜬눈으로 밤을 새웠다. 언제 일어나 그 빌어먹을 링거 바늘을 휘두를지 모르니까. 자기 숨을 끊어버리던가 내 목숨을 끊어버리던가 둘 중 하나는 무조건 할 것 같았으니까. 뻑뻑한 눈을 비비며 늘어지게 하품을 하던 나는 탁자 위에 놓여 있던 인공눈물을 눈에 넣고 잠시 눈을 감았다 떴다. 아… 이러다 시력에 문제 생기는거 아닌가 몰라. 잠시 천장을 바라보며 뒷목을 두어 번 주무르던 난 뻐근함이 좀 없어지자 침대로 시선을 옮겼고, 그와 동시에
“오와아아악!”
엄청난 소리를 내며 손에 쥐고 있던 인공눈물을 바닥에 내던졌다. 방금 전까진 분명 자고 있었던 한태선이 몸을 일으킨 채 날 바라보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겁나 놀랐네! 인공눈물을 내던지는 동시에 소파 위로 올라간 나는 어정쩡한 자세로 한태선을 바라봤고, 그런 나를 바라보고 있던 한태선은 피식 웃으며 고개를 조금 옆으로 기울였다.
“바보 놀이 하냐?”
“야, 깼으면 기척이라도 좀 내던가!”
“못 느낀 놈이 문제인 것 같은데.”
힘겹게 몸을 일으켜 침대 등받이에 등을 기댄 한태선은 잠시 길게 숨을 뱉으며 주위를 한 번 둘러보다 또다시 손목에 꽂혀 있는 링거 쪽으로 손을 뻗었고, 그 모습을 보자마자 이를 바드득 간 나는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그거 또 뽑으면 죽여 버린다.”
한태선은 위협이 섞인 내 목소리에 시선을 옮겨 날 바라봤고, 소파에서 내려온 나는 침대에 걸터앉으며 그 마른 손목을 강하게 붙잡았다.
“줄 엉킨거 정리하려고….”
“내가 널 어떻게 믿어? 내 팔도 찍어버린 놈을.”
“진짜야. 여기 막혔잖아.”
어, 진짜였네. 한태선의 손가락을 따라 시선을 내리니 그 말대로 링거줄 중간 부분이 엉켜서 링거액이 제대로 순환이 안 되고 있었다. 잠시 미간을 구긴 나는 링거줄을 제대로 펴주며 잠시 시선을 옆으로 돌리고는 뻘줌함에 속으로 욕지거리를 뱉었고, 그런 내 모습을 보며 작게 웃은 한태선은 내 어깨에 제 손을 가볍게 올리며 조금은 갈라지는 목소리로 말했다.
“강미르.”
“왜.”
“키스해줘.”
“뭐냐 그 요구는.”
“살아난 기념으로.”
정신 차리자마자 날 바늘로 찍어버리질 않나 아침에 일어나서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키스해달라고 하질 않나… 머리에 이상이 생긴 건가…? 날 물끄러미 올려다보는 한태선을 내려다보던 나는 한숨을 푹 내쉬며 조금은 푸석해진 볼을 가볍게 손으로 감쌌고, 천천히 고개를 숙이며 조금 벌어져 있는 그 붉은 입술을 부드럽게 머금었다. 달큰한 향이 입 안에 감돈다. 예전에는 한태선의 입술이 부드럽기만 했던 거 같은데 지금은 좀 푸석하다… 립밤 효과 죽이는 거 어디 없나. 머릿속으로는 한태선 입술의 안위를 걱정하고 몸으로는 그 촉촉한 입 안을 탐하는 것에 집중하고 있던 나는 뭔가 묘한 시선이 느껴지는 것 같아 고개를 옆으로 꺾으며 눈을 떴고, 그러자 문 앞에 선 채 잔뜩 굳어 있는 유은성과 눈이 마주쳤다.
“불청객 납셨네.”
입술을 떼며 말한 나는 안절부절해 하는 유은성을 보며 어깨를 으쓱 했고, 내 시선을 따라 고개를 돌린 한태선은 제 아랫입술을 혀로 훑으며 내 어깨에 고개를 기댔다.
“아… 그게, 어제 상처 괜찮나 해서 왔… 는데….”
“나가려면 나가고 들어오려면 들어와라. 문 앞에서 뭐하는 짓이냐.”
“가, 갈게…! 미안!”
유은성은 빠르게 문 밖으로 나갔고, 유은성이 나가자 작게 웃은 한태선은 숨을 길게 뱉으며 내 셔츠의 단추를 위에서 부터 천천히 풀어 내리기 시작했다. 와, 진짜 왜 이러냐 한태선.
“병원에서 그 짓하면 어이구, 잘했어요. 하겠다.”
“…하고 싶은데.”
“니 아무래도 수상하다. 일부러 내 기 빨아먹으려고 그러는 거지? 니 구미호냐?”
“생각하는 수준 하고는.”
“어쨌든 여기선 안 돼. 상처 터질 수도 있잖아.”
내 셔츠의 단추를 반쯤 풀어내려가는 마른 손을 붙잡은 나는 그 손을 끌어올려 손등에 짧게 입 맞추고는 그것을 이불 위에 가볍게 내려놓았다. 아직 병원의 약품 냄새가 강하긴 하지만 한태선에게선 아직도 미약한 비누 냄새가 풍기고 있었다. 향수 뿌리는 줄 알았는데 그냥 특유의 향기였구나. 푸스스 웃은 나는 내 가슴에 기대 있는 작은 머리통을 천천히 쓸어내렸고, 천천히 손을 올려 벌어진 셔츠 사이로 드러난 내 피부를 조심스럽게 매만지던 한태선은 나른한 목소리로 말했다.
“근데 강미르.”
“왜.”
“아까 그 여자 누구야?”
“아, 걔? 학교 동창… 이면서 회사 동료.”
“음….”
“괜찮아. 우리 회사 소속이긴 해도 내 부탁은 다 들어주니까.”
내 말을 그냥 씹어 넘기는 빌어먹을 놈이 하나 더 있긴 하지만 걘 어차피 이쪽에 신경 안 쓸테니까. 근데 얘 표정이 왜 이러지? 어깨를 으쓱하며 시선을 내린 나는 조금은 화가 나 있는 듯한 한태선의 표정을 보고 고개를 갸웃거렸다.
“근데 표정이 왜 그래?”
“강미르.”
“어.”
“너한테서 여자 향수 냄새나.”
“어…?”
몸을 살짝 움찔한 나는 셔츠를 끌어올려 킁킁 냄새를 맡아봤다. 아, 진짜 난다. 마담 I…. 그 여자 향수 냄새가 진하게 난다. 이거 설마 오해하는 건가. 헛기침을 하던 나는 내 품을 벗어나려는 한태선을 더 강하게 끌어안으며 어색하게 웃었다.
“하하… 그게 있잖냐….”
“필요 없어, 떨어져.”
“야, 나 아무 짓도 안 했어. 내가 설마 널 두고 바람 폈겠냐?”
“내가 무슨 말 했어? 왜 나서서 난리야?”
“너 지금 나 오해하고 있잖아.”
“됐어, 꺼져.”
그러고는 내 품에서 벗어나 휙 침대에 누워버리고는 몸을 돌려버린다. 허, 참. 내가 뭐 못할 짓 한 것도 아니고 다 지를 위해서 열심히 일하다 온 것 뿐인데 돌아 오는게 고작 이거라니…. 근데 억울하면서도 한태선이 질투를 한다는 사실에 은근 기분이 좋은게… 그냥 더 도발해볼까. 잠시 몸을 들썩이며 침대 위로 조금 더 올라가 앉은 나는 등받이에 몸을 기대며 넌지시 말을 꺼냈다.
“오랜만에 그런 임무 맡은 거라 마인드 컨트롤은 좀 못했다. 그건 인정.”
“….”
“그럼 어떡하냐? 나도 남잔데.”
“….”
“야, 너도 솔직히 남자 말고도 여자 여러 번 꼬셔 봤잖아. 나만 그런 것도 아니고 지도 그랬으면서 뭐라 그러는 건 너무 하지 않냐?”
“시끄러워.”
“사실 홀라당 벗고….”
“…강미르!”
“죽였는데, 몸에 피 튀겨서 짜증났었어.”
끝내 얼굴이 붉어진 채로 몸을 일으키며 소리치는 한태선을 빠르게 낚아채 다시 품안에 넣고 강하게 끌어안은 나는 장난스러운 목소리로 뒷말을 이었고, 그런 내 말에 짧게 숨을 들이킨 한태선은 안도의 한숨인지 아니면 속았다는 것에 대한 짜증의 한숨인지 모를 숨을 길게 뱉어냈다.
“나한텐 이제 너 밖에 없다니까 그러네.”
“…무슨 임무였는데?”
“어… 그냥 암살.”
“앞으로 그런 임무 맡지마. 짜증나니까.”
“알았어.”
난 기분 좋게 웃으며 한태선의 등을 쓸어내렸다. 살이 없어서 뼈만 만져 진다…. 살을 찌워야 하는데… 그러고 보니 잡혀 있는 동안에 뭘 먹는 걸 한 번도 못 봤던 것 같아. 끽 해봤자 그 얼음물 정도?
“야, 근데. 너 먹고 싶은거 없냐?”
“딱히 없는데.”
“그럼 내가 사오면 무조건 먹어라.”
“싫어. 싫은 건 안 먹어.”
“그럼 뭐 좋아하는데?”
“없어.”
“아, 지금 나랑 싸우자는 거냐?”
“아니.”
맞구만 지금! 입은 더럽게 짧아서는! 끝이 나지 않는 대화에 짜증이 난 나는 뭐라 짜증을 내려 입을 벌렸지만 그 순간 타이밍 좋게 울리는 벨소리에 한숨을 푹 내쉬며 전화를 받았다.
“왜.”
- 깨어났다며, 네가 데려온 사람.
“유은성한테 들었냐? 근데 왜.”
- 이야기 좀 하자. 궁금한게 많아.
“….”
- 옥상 정원으로 와. 치훈이도 있어.
“알았어.”
분명 한태선에 대해 물어보겠지. 박무열 정도면… 이미 한태선에 대해 알아 봤을 가능성도 있다. 부디 반감만 안 가졌으면 좋겠는데…. 아직 한태선의 상처가 다 낫지 않은 상태에서 일이라도 터진다면….
“강미르.”
“어?”
“갔다 와. 난 괜찮으니까.”
“내가 안 괜찮아. 니가 또 바늘 뽑고 난리칠 수 있잖아.”
“안 그럴게. 약속해.”
“….”
“정 못 믿겠으면 묶던가.”
어깨를 으쓱하며 제 두 손목을 앞으로 내민 한태선은 날 향해 싱긋 웃어보였고, 잠시 고개를 돌리며 작게 한숨을 내쉰 나는 그런 한태선의 입술에 짧게 입 맞추며 몸을 일으켰다.
“잠깐만 갔다 올게. 여기 꼼짝 말고 있어.”
“알았어.”
**
“강미르, 여기.”
폼 잡고 앉아있기는. 피식 웃은 나는 옥상 정원 테이블에 서로를 마주보고 앉아 있는 박무열과 최치훈 앞으로 다가갔다. 테이블 가운데에 놓인 임무용 노트북과 여러 문서들…. 대체 뭘 하려고 날 부른 거지?
“무슨 일이냐.”
“왜 이렇게 위험한 일을 시작했는지 궁금해서.”
최치훈은 날 바라보며 아무 감정 없는 어조로 말했고, 잠시 시선을 옆으로 돌리며 숨을 크게 내뱉고는 자리에 앉았다.
“무슨 소리를 하는 건지 모르겠는데.”
“시치미 떼지 마. 다 알고 있어.”
“….”
“팀 S소속 SS급 킬러. 유명하긴 하지만 얼굴을 본 사람은 몇 없어서 베일에 싸인 인물이었지. 하지만 지금은 배신자 신세로 팀 S에서 제거하려고 용을 쓰고 있다더군.”
“그런데 그게 뭐.”
“팀 S에서 협력 요청이 들어온 건 알고 있는 건가?”
그게 무슨… 소리지? 팀 S가 뭐하러 우리 회사에 협력 요청을…? 잠시 미간을 구긴 나는 몸을 조금 앞으로 기울이며 이를 바드득 갈았고, 아무 말없이 서류만 뒤적이던 박무열은 날 바라보며 말했다.
“우리 회사에만 협력 요청을 한게 아니야. 다른 회사들에도 똑같은 조건으로 협력 요청을 했어.”
“무슨 조건.”
“배신자 한태선을 찾아주면 원하는 정보를 넘겨주기로. 살아있으면 산 채로, 죽어있으면 죽은 그 몸을 건네주면 된대.”
“….”
“근데 웃긴게 뭔지 알아? 다들 그 사람을 찾아 헤매고 있는데 절대 넘겨줄 생각은 하지 않고 있어. 그만큼 팀 S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원이니 더 캐낼게 많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지. 이번에 팀 S가 급하긴 했나 봐. 이런 일이 생길 줄 예상을 못한 눈치더라고.”
“…한태선은 못 줘.”
“뭐?”
“그냥 넘기라는 헛소리 지껄일 거면 입 다물고 내 눈 앞에서 사라지라고.”
“야, 설마 우리가 친구가 지키고 싶어 하는 사람을 그렇게 마음대로….”
“그럼 그냥 조용히 있어. 괜히 들추지 말고.”
난 자리에서 일어나며 살기를 담은 말을 뱉었고, 그런 나를 올려다보던 박무열은 작게 웃으며 나지막하게 말했다.
“그래, 그럼 그 문제는 됐고. 다른 문제.”
“….”
“너냐 강미르?”
“…?”
“마담 I쪽 움직임이 심상치 않아. 내부에서 문제가 생긴 것 같더라고.”
“….”
“마담 I가 오랜만에 모습을 드러내고 아래 사람들을 직접 움직이고 있다고 하던데 내가 네 행적을 살펴보니까 어젯밤에 몇 시간이 비었….”
“야, 잠깐.”
“어?”
박무열의 말이 뭔가 이상하다. 내가… 잘못 들은 건가? 그럴 리가… 없는데…?
“지금 누가… 모습을 드러냈다고?”
“마담 I 말이야. 한동안 소식이 없더니 어제 직접 거래 장소에 모습을 보였다고 하던데.”
말도 안 돼…. 그럼 내가 죽인 건 누구지?
***
어후, 더우니까 글이 안 나오네요... 흐그흐흑...
뭐든 써내야 속이 풀리는데 손은 따라주질 않으니- 흐흡..
여하튼,
이제 미르와 태선이의 앞날에는 무슨 일이 생기는 걸까요-
커밍 쑤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