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불편해?"
"…아뇨오. 왜 깼어요."
"네가 자꾸 움직이니까."
"…미안해요."
"어디 갈 데 있어?"
"아니요."
"그럼 더 자자."
더 자자며 나를 꽉 안아주는 도환님에 나는 고갤 끄덕이며 도환님의 가슴팍에 얼굴을 묻는다.
같이 밥을 먹느라 식탁에 앉아있는데 뭐가 이렇게 설레는지.
마치 결혼한 것만 같아서 도환님을 힐끔 보고서 웃으면 도환님이 날 보고 웃으며 말한다.
"얼굴 뚫리겠다."
"뭐가요오."
"너무 쳐다보니까."
"잘생겨서 쳐다보죠... 진짜 매일 봐도 안 질릴 얼굴인데."
"말은.."
"진짠데에...."
"어제 케이크는 맛있게 먹었어?'
"케이크 존맛탱."
"가리는 음식이 없는 건가."
"없어요. 나 채소 빼고 다 잘먹어. 채소는 못 먹는 게 아니라. ,안 먹는 거."
"채소.."
"도환님은 운동하느라 막 채소 막 먹겠다! 몸 좋잖아요."
"나도 채소는 싫은데."
"진짜아??"
"응."
"도환님도 싫어하는 게 있다니.........무서운 것도 없고, 싫어하는 것도 없게 생겼는데!"
"나 무서운 것도 많고, 싫은 것도 많은데."
"찐쨔아아??????????"
"진짜."
진짜진짜진짜?? 하는 반이에 그게 귀여운지 작게 웃으며 머리를 쓰다듬어주는 도환.
자기가 어제 취해서 도환에게 업혀 들어온 건 기억도 안 나는지 푸헤헤 웃는 반이가 그저 귀엽기만한지 도환이 몰래 웃자
반이는 그걸 또 보고선 왜 웃냐며 짜증 아닌 짜증을 낸다.
"왜 웃어요오!!!!!!!!!!!!!! 왜요!!"
반이가 가고, 도환은 세종의 가게로 들어선다. 여자 손님들이 세종을 바라보다가 고개 돌려 도환을 바라본다.
그럼 또 직원 두명은 자기들끼리 말한다.
"야 봤냐. 도환이형 오자마자 다 젓가락 멈추는 거."
"사장님이랑 도환이형은 둘다 잘생겨서 좋겠다. 에휴. 친구끼리 좋~~겠다."
도환은 세종을 기다리는 듯 했다. 이미 영업이 끝났다는 걸 알리고 남아있는 손님들만 남아있었고.
도환은 빈자리에 앉아서 창밖을 본다.
"저 형은 저렇게 그냥 앉아있어도 잘생겼냐. 재수없게.."
직원이 그 말을 하자 주방 정리를 하던 세종이 직원에게 묻는다.
"누가 잘생겨?"
"도환이형이요. 도환이형 오셨어요."
"……."
"…왜요?"
"뭐가?"
"왜 그러세요?"
"뭐가."
"표정이 별로 반갑지ㅇ.."
"뭐이 새끼야. 설거지나 빨리 해. 퇴근 하기 싫어?"
"아잇.. 왜 때려요????"
세종은 한숨을 내쉬고선 냉장고에서 아까 만든 샌드위치와 우유를 챙겨 도환에게 다가간다.
샌드위치와 우유를 테이블 위에 올려놓으며 '언제 왔어' 하면 도환이 힐끔 세종을 올려다본다.
"왔으면 왔다고 말을 해야지."
"바쁜 것 같아서. 그냥 기다린 건데."
"왜? 무슨 일 있어?"
"아니. 무슨 일은 없고."
"그럼?"
"나랑 밥이나 먹자. 갑자기 초밥 먹고싶네."
"초밥??"
"응."
"어쩌지.. 오늘 엄마랑 밥 먹기로 해서. 다음에 먹자."
"그래 뭐 그럼.."
도환이 고갤 끄덕이며 우유를 마시자, 세종이 아 맞다... 하며 신난 듯 도환에게 말한다.
"영석이 걔 내일 결혼한다더라?"
"결혼 한다고? 여자친구 생긴지 얼마 안 됐잖아."
"그러게. 서로 마음이 너무 잘 맞거나.. 아니면 사고쳤거나.. 성급하게 결혼하긴 했어. 우리 나이도 곧 있음 도 서른인데.
갑자기 나도 막 두려운 거 있지? 나도 너처럼 빨리 애인 만들어야 하는데."
"…결혼을 급하게 하려면 뭐하러 해."
"반이랑 사귀니까 얼굴 색이 좋아진 것 같아서. 내가 다 뿌듯하다. 우도환."
"……."
"그리고 어제는 내가 짜증내서 미안했다. 술 마시니까 생각이 많아지고 그래서.. 너한테 화풀이 했어."
"알아."
"……."
"너 원래 그럴 놈 아니란 거 알아서. 그래서 나도 가만히 있었잖아. 난 너 이해 해."
"뭘 자꾸 다 이해하냐. 너도 기분 나빴을 거 아니야."
"……"
"미안하다. 미안해."
"뭘 자꾸 미안하대."
"……."
"우리가 뭔 애인 사이냐 별 거로 다 미안하게 병신아."
"…참나."
"그럼 난 간다."
"……."
"샌드위치는 됐다. 갑자기 속이 안 좋아서."
"속이 안 좋다고? 왜. 아, 아니면 가져가."
"됐다. 간다."
도환이 간다며 일어서서 뒤돌아 걷자, 세종은 어제 일이 생각나 미안하고 뻘쭘한지 도환을 부른다.
"야 우도환."
"……."
"내일 먹자. 초밥."
"……."
"내일 다시 와."
"너랑 초밥 안 먹는다. 새끼야."
"……."
"……."
설렁설렁 손을 흔들며 나가는 도환에 세종은 따라 웃다가도 도환이 사라지면 표정을 굳히고서 마른 세수를 한다.
문을 열고 나온 도환은 힘 없이 문에 기대어 서있다.
"……."
에피소드
"도환니이임.."
뒤돌아 씻으러 욕실로 들어가려던 도환은 반이가 부르자, 뒤돌아 반이를 내려다본다.
술에 취해서 눈을 반쯤 뜬 채로 혀 꼬인 채 말하는 게 어찌나 웃긴지 도환이 작게 웃는다.
"왜요."
"도환니임..."
"응."
"도환님은.. 세종오빠가.. 젤 친하져..."
"……."
"세종오빠가.. 제일 친한.. 둘도 아닌.. 친구져..."
"그치."
"……"
"…왜?"
"…세종오빠가."
"……."
"저한테 키스해써여.."
"……."
"그냥 입술만 닿았는데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