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가, 아빠가 엄마를 만났을 때...
<그 시절 내가 사랑한 소녀...>
W.Adela Jhanis
우리 사랑스러운 아가, 엄마 뱃속에서 잘 지내고 있어? 응?? 쑥쑥 잘 자라고 있어??
그런데 우리 아가, 너무 쑥쑥 자라는거 아냐??
아니아니, 아빠가 싫어서하는 소리가 아니라 엄마가 너무 힘들어하잖아..
그리고 또, 누가 엄마 배를 그렇게 뻥뻥 차래. 응??
나와서도 그렇게 굴면 아빠가 이놈,하고 혼낼거야!
어어어, 섭섭해서 또 뻥뻥 차는거야?? 그러면 안돼! 엄마 방금 막 잠들었단 말이야..
대신에 아빠가 재밌는 얘기해줄게! 그러니까 우리 소식이도 조용히 코-하고 자자, 알았지??
무슨 재밌는 얘기를 해줄까.. 아, 아빠가 엄마 만났을 때 얘기해줄까?
대신에 이 얘기는 아빠랑 우리 소식이 사이의 비밀인거야. 엄마한테는 절대 말하면 안돼!
어디서부터 시작을 할까...아, 그래. 그때부터 얘기하면 되겠구나.
소식아, 아빠는 사실 되게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엄청 잘나가는 아이돌그룹 멤버였어.
못 믿겠다고?? 어어- 벌써부터 아빠를 못 믿으면 안되지!! 엄마한테 물어봐!!
엄마도 아빠 팬이었어!!! 진짜야!!!! 끝까지 못믿지, 우리 소식이!
어휴, 벌써부터 아빠를 못믿다니... 나빠, 우리 소식이.
아,이게 아니지, 무튼 아빠가 20대 후반때 엑소 삼촌들 있지??
엑소 삼촌들이랑 안좋은 일이 있어서 외국으로 갔어.
그래서 흘러흘러 엄마가 있던 마을에까지 가게 되었는데,
엄마는 아마 아빠를 분수대에서 처음 만났다고 기억하고 있을거야.
그런데 사실 아빠는 그전에 이미 엄마를 만났거든.
마을에 밤늦게 도착해서 짐정리는 뒷전으로 하고
여태까지 아빠를 둘러싸고 있던 상황과는 다르게 조용한 마을에
답답한 마음을 털어내고 싶어서 혼자 조용히 마을에 나있는 길을 걸었는데
그 길이 공원으로 향하는 길이었어. 그래서 천천히 공원을 배회하는데
가로등 아래에 어떤 여자가 벤치에 앉아서 노래를 듣고있는게 보이는거야.
응, 그 사람이 엄마였고 그때 제일 처음 엄마를 만났어.
아빠는 갑작스레 보이는 한국사람의 모습에 놀라서 나무 그늘 아래에 몸을 숨겼어.
밤이라 잘보이지도 않았을텐데... 뭐가 그렇게 아빠를 겁쟁이로 만든건지.
무튼 그렇게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에 서서 엄마를 쳐다보다
이게 무슨 짓인가, 싶어서 발길을 다시 돌리려는 찰나에 엄마 목소리가 들려왔어.
우리 아가, 엄마 노래 부르는거 들어봤지?? 목소리 너무 예쁘지??
그때 엄마가 Nina라는 팝가수의 Someday를 잔잔하게 부르는데
아빠 진짜 그때 엄마한테 첫눈에 반했잖아. 그 모습이 너무 예뻐서.
그렇게 한참을 그렇게 엄마의 노래소리를 듣고있는데
엄마가 갑자기 휴대폰을 꺼내들면서 깜짝 놀라더니 급하게 걸음을 옮기는거야.
그런데 밤늦은 시간이라 걱정되기도 했고, 엄마한테 홀렸는지
아빠 발걸음이 저절로 엄마 뒤를 따라가더라구.
그런데 너네 엄마 너무 무신경해서 그걸 못느낀거 있지??
아니, 밤늦게 노래들으면서 집까지 가는건 무슨 배짱이냐구..
그렇게 아빠 혼자서 속으로 끙끙거리다 결국 엄마의 집 근처까지 따라갔어.
진짜 아빠도 무슨 배짱이었는지... 알지도 못하고, 언어도 통하지 않는 곳에서
엄마가 걱정된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엄마 뒤만 졸졸 따라간거지.
그래도 엄마가 무사히 집으로 들어가는걸 보았고,
엄마의 집을 빤히 쳐다만보다 걸음을 옮겼어. 아빠가 지낼 집으로.
다행히 길이 쉬워서 금방 아빠 집으로 갔는데,
준면이 삼촌한테 엄청 혼났다.. 우리 소식이 나오면 준면이 삼촌 마구마구 괴롭혀!!
알았지? 응?? 아빠가 당한거 우리 소식이가 마구마구 갚아줘!!
그리고 다음 날, 평소에 일찍 일어나지도 않는 아빠가 일찍 일어나서
민석이 삼촌을 깜짝 놀라게했어. 그리고 민석이 삼촌한테 아침운동 다녀온다하고
멋대로 밖으로 나갔어. 민석이 삼촌이 지리도 모르면서 무슨 운동이냐고
막 뒤에서 소리쳤는데 그 말은 아빠 귀에 안들렸고,
천천히 기억을 더듬어서 엄마 집으로 향했어.
그런데 이른 아침이라 엄마가 안보일 줄 알았는데
엄마가 트레이닝복 차림으로 밖으로 나오는거야!
그래서 깜짝 놀라며 어디로 숨어야하는지 주변을 둘러보고 있는데
다행히 엄마는 반대편으로 멀어지더라구.
그래서 아빠도 제빨리 엄마 뒤를 쫓아 천천히 달렸지.
아, 아빠 스토커 아냐, 소식아!! 아빠 스토커 아니라구!!
큼큼, 무튼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아빤 스토커가 아냐.
그리고 엄마를 따라 천천히 달리는데, 아침 공기가 그렇게 상쾌한거였는지
아빠, 그때 처음 알게됐어.
그리고 또 정말 처음으로 이른 아침에 주변 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자유롭게 시간을 보냈던 것 같아. 그리고 엄마를 따라 달리다보니
자연스레 아빠도 온몸이 땀으로 젖었고,
또 엄마가 집으로 들어가는걸 지켜본 뒤 아빠집으로 향했어.
물론 그날은 준면이 삼촌이랑 민석이 삼촌한테 더블 잔소리를 듣고,
뻗어버렸지. 익숙치 않은 패턴이었거든, 아빠한테.
그리고 또 그 다음날 일찍 일어나서 엄마 집 앞으로 향했는데,
그날은 무슨 일인지 엄마가 어제 나온 시간에 모습을 안보이는거야.
그래서 20분 정도 집 근처에서 기다렸나??
현관문을 열고 나오는 엄마 모습이 보였어.
세미정장 차림에 큰 가방을 어깨에 걸치고, 양손에는 딱 봐도 무게가 나가보이는
종이뭉텅이를 든 채 뒤따라 나오는 외국인 아주머니에게
볼을 양쪽으로 번갈아가며 부비더니 반대편으로 발걸음을 옮기는거야.
그래서 그날도 아주 커다란 배짱으로 엄마를 뒤따라갔어.
그렇게 한참을 걷는데 주변 풍경이 점점 바뀌더라고.
점점 길을 오가는 사람들이 많이 보이기 시작하더니
결국 아빠는 분수대가 있는 곳에서 엄마를 놓쳤어.
그리고 아빠는 그 자리에 가만히 멈춰서서
분수대에 앉아 기타를 치며 노래를 부르는 거리 악사만을
빤히 응시하다 걸음을 돌렸어.
결국 분수대의 기타치던 남자 생각을 하다 늦게 잠든 아빠는
당연히 다음날 늦게 일어났고, 시간을 확인했을 때
얼마나 아빠를 자책하며 머리를 쥐어뜯었는지 몰라.
시간이 벌써 오후가 되었거든...
그렇게 한참을 침대에 멍하니 누워있는데 아빠의 머릿속에는
전날 분수대에서 본 남자의 모습만이 가득 찼고,
고개를 돌리니 벽에 기대어 있는 기타집이 보였어.
그 기타를 보며 한참을 망설이다 결국 아빠는 자리에서 일어나
밖으로 나갔어. 마음을 정리하고 싶어서.
그래서 귀에 이어폰을 꽂고 발이 가는대로 걸음을 옮기는데
정신을 차려보니까 또 그 분수대 앞인거야.
그런데 이번에도 전날 본 남자가 분수대에 앉아 기타를 치며 노래를 부르고 있었어.
벤치에 앉아있던 사람들 대부분은 그 남자를 바라보면서 음악을 감상하고 있었고,
몇몇 사람들은 그 사람 앞에 서서 음악을 연주하는 모습을 보고 있었어.
그리고 그 사람들 중 한 명이 우리 소식이 엄마였어.
잔뜩 상기된 얼굴로 노래를 듣는데,
그 모습을 보는 순간부터 온몸에 아빠 심장소리가 울려퍼지더라고.
오죽하면 엄마가 있는 곳까지 들릴까봐 심장을 꾹꾹 눌렀어.
들리지말라고.
그렇게 한참동안 엄마랑 기타 치는 남자를 바라보다
남자의 연주가 끝나는 순간, 아빠는 발걸음을 돌렸어.
엄마의 환한 미소에 복잡하던 마음이 단숨에 정리된 것 같았거든.
그리고 이틀 동안은 아빠 방에 틀어박혀서 기타만 쳤던 것 같아.
거의 일주일간 다른 삼촌들이 아빠를 얼마나 이상한 사람 취급했는지 알아?
오죽하면 준면이 삼촌이 아빠보고 어디 아프냐고, 병원에 가보지 않겠냐고 물어봤다니까!
그런데 아마 눈치빠른 다른 삼촌들 몇몇은 아빠가 누군가를 좋아하고 있다는 사실을
어렴풋이 알고 있었던 것 같아. 그러니까 엄마를 본 아빠 반응을 보고나더니
뭔가 티나지 않게 엄마랑 아빠랑 잘 될 수 있게 밀어줬달까...?
이럴 땐 참, 착한 삼촌들인데 말이야.
무튼 그렇게 이틀 간의 맹연습을 끝낸 뒤에, 다음 날 당당히 기타 가방을 메고,
집밖을 나섰어. 사실, 한국을 떠나오면서부터 아빠가 일체
악기 연주를 하지 않았거든. 그래서 손이 뻣뻣하게 굳은 느낌이 들었는데
다행히 이틀만에 손이 풀리고, 감각이 돌아오더라구.
오랜만에 멋내고 하느라 시간이 오후가 되었지만,
느긋한 발걸음으로 분수대로 향했어.
엄마가 있는 마을에서 지내는 동안 아빠 마음도 뭔가 많이 진정되고,
평화로워져서 모든게 느긋해지고 여유로워진 상태였거든.
그렇게 천천히 발걸음을 옮기니 분수대가 있는 작은 광장의 모습이 점점 시야에 들어왔고,
기타 치던 남자의 연주하는 모습도 두 눈에 들어왔어.
아빠가 그 남자를 향해 걸음을 옮기니까 연주를 방금 막 끝마친 남자가
아빠를 올려다보더니 자신의 옆자리를 손으로 툭툭 두드렸어.
그래서 아빠가 그 옆자리에 앉아 기타집을 열어 기타를 꺼냈고,
자세를 잡으니 남자가 먼저 멜로디를 연주하더라고.
다행히 아빠도 아는 멜로디였기에 뒤따라 연주하니 남자가 천천히 노래를 부르더라.
그렇게 기타를 연주하는데에만 집중하다
남자의 목소리와 함께 아빠의 첫 연주가 끝났어.
그리고 곧이어 주변에서 박수소리가 들려오는데 숙였던 고개를 살짝 들어보니
많은 사람들이 아빠의 연주를 들어주고 있었더라고.
그리고 그 순간, 멀리서 엄마의 모습이 보였어.
급하게 광장에 들어와 무언가를 찾는듯 두리번거리는데
엄마가 아빠를 봐줬으면하는 마음에 천천히 다시 연주를 시작했어.
옆에 있던 남자도 무언가를 느꼈는지 아빠의 연주를 가만히 바라만 보고있었지.
그렇게 앞의 간주부분을 편곡해서 연주하다,
원래의 리듬으로 바꾸니 엄마가 아빠를 쳐다보는 것이 보였어.
그렇게 연주를 하는동안 엄마가 아빠에게 가까이 다가오는 것이 보였고,
곧 조금 멀리 떨어진 곳에 서서 아빠의 연주모습을 지켜보고 있는 것이 느껴졌지.
그리고 작지만, 아빠에게만은 매우 크게, 엄마의 목소리가 천천히 들려왔어.
'Tell me you love me (날 사랑한다고 해주세요.)
If you dont then lie(만약 사랑하지 않는다면, 거짓말이라도 해주세요.)
Lie to me(거짓말을 해주세요.)'
엄마의 목소리에 살짝 고개를 들어 조금 멀리 떨어져 있는 엄마를 바라봤어.
그리고 엄마를 뚫어져라 쳐다보며, 엄마의 부름에 답했어.
'So tell me you love me (그러니 날 사랑한다고 해주세요.)'
'Just tell me you love me (그냥 날 사랑한다고 해주세요.)
If you dont then lie (만약 사랑하지 않는다면 거짓말이라도 해주세요.)
Lie to me (거짓말을 해주세요.)'
'And call it true (그걸 진실이라고 하죠.)'
'Call it true love (그걸 진정한 사랑이라고 해요.)'
그러니 내게, 사랑한다고 말해주세요.
연주를 끝내고 기타를 정리하는 사이에 엄마의 모습이 감쪽같이 사라졌는데,
그때 얼마나 허탈했는지는 이루말할 수 없을 정도란다, 소식아..
그렇게 허탈한 마음을 품에 안고 천천히 걸음을 옮겨
집으로 돌아가려는데, 휴대폰을 무음모드 해놓은 것이 생각나
급하게 바지 주머니에서 휴대폰을 꺼냈어.
그런데 도대체 무슨 일이 생긴 것인지 종대삼촌한테서 부재중이 어마어마하게 들어와있더라고.
물론 종인삼촌한테서도. 그래서 메세지를 확인해보니 백현이삼촌이 미아가 되었대.
그래서 아빠는 진짜 그 문자를 보는 순간, 그 무거운 기타가방을 어깨에 메고
마을까지 뛰어갔어. 마을 여기저기도 뛰어다니면서 살펴봤지.
그런데 한참을 그렇게 돌아다녀도 보이지 않는 백현삼촌의 모습에
종대삼촌에게 연락하려고 휴대폰의 홀드버튼을 누르는 순간
또다시 어마어마한 부재중 전화와 메세지가 들어와있는거야.
그래서 메세지를 먼저 확인해보니까 백현이삼촌을 찾았다네...?
그것도 한 시간 전에. ....얼마나 허탈하던지...
휴대폰을 벨소리나 진동으로 바꾸지 않은 아빠 잘못이었지... 응, 그래 바보같은 아빠 잘못이었어...
무튼 그렇게 더 무겁게 느껴지는 기타가방을 고쳐메고
터덜터덜 걸음을 옮겨 집으로 향했어.
그리고 집에 도착해 벨을 누르니 집안이 갑자기 시끌시끌해지는 것 같더라고.
문 열어주기를 기다리며 어두워져가는 하늘을 바라보고 있는데
문이 열리면서 여자 목소리가 들려왔어. 그것도 엄청 낯익은.
그래서 고개를 돌려보니 우리 소식이 엄마, ㅇㅇ가 보였어.
백현이삼촌의 미아사건 이후로 우리 소식이 엄마는 삼촌들 사이에서
엄청난 이슈거리였어. 물론, 아빠한테는 항상 엄마에 대한 모든 것이 이슈였지.
처음 제대로 마주하게 된 날, 집에서 엄마가 계속 아빠 시선을 피하고,
말도 제대로 안하길래 아빠가 불편하거나 마음에 안들어서 그런 줄 알았는데
다행히 그건 아니었나봐. 엄마가 처음 아빠 앞에서 쓰러진 날 저녁,
아빠가 엄마를 데려다줬는데 그때 엄마의 마음을 어렴풋이나마 느꼈거든.
그런데 우리 소식이, 엄마 얼마나 똑똑한 사람인지 알지??
그때도 엄청 똑똑하고, 유능한 학생이라 평일에는 엄마가 엄청 바빴어.
그래서 아빠랑 삼촌들은 주말이 다가오기만을 기다렸지.
엄마가 가끔 세미정장을 입고 학교 갈 때 마주치면 카리스마가 얼마나 장난아니었는데...
몇 번을 봐도 익숙치 않은 아우라에 아빠랑 삼촌들 그때마다 기 엄청 죽었어..
그리고 평일에는 늦게 집에 돌아가는 엄마때문에 아빠가 매번 먼저 전화를 했어.
어휴, 그런데도 엄마는 자기가 더 아빠를 좋아했단다...
내가 훨씬 더 자길 좋아했는지는 알지도 못하고...
무튼 그렇게 평일에는 밤에 하는 통화 하나만으로 하루를 견뎠어.
진짜 그때 마음같아서는 데리러가고 싶었는데,
그러면 엄마가 부담스러워할 것 같아서 그러지도 못했어..
아빠 진짜 많이 참은거지!! 응?? 그렇지?!
어휴, 엄마는 그 사실을 아는지 모르는지 곤히 잔다...
자는 모습은 또 왜이렇게 예뻐서 성난 마음을 한순간에 잠재워...
무튼 그렇게 주말만 되면 삼촌들이 고삐 풀린 망아지처럼 날뛰면서 엄마랑 놀았어.
물론 고삐 풀린 망아지들은 백현삼촌,종대삼촌,세훈삼촌이야.
원래의 아빠라면 아빠도 막 날뛰었을텐데, 엄마 앞에 서니 왜그리도 움츠러드는지...
아마 친구나 친오빠 같은 것보다 남자로서 느껴졌으면해서 그랬나봐.
그런데 그 행복한 주말마저도 엄마가 학교에 나가는 바람에 만나지 못하게 되었고,
평일과 다를 것 없이 느껴졌어. 그래도 천만다행이었던게 뭔지 알아?
엄마가 아빠랑 삼촌들을 한국에서 온 친구라고 마을 사람들에게 소개시켜준 덕분에
마을은 자유롭게 활보하고 다닐 수 있었어.
그러던 어느 날, 주말에도 만나기 힘들다던 엄마가 아빠랑 삼촌들이 지내는 집에 모습을 드러냈고,
아빠랑 삼촌들이 기쁨의 축배를 들려는 찰나, 아빠랑 삼촌들을 데리고 밖으로 나갔어.
그리고 마을의 중심가쪽으로 향하더니 어떤 카페 안으로 쏙 들어가더라고?
그래서 아빠랑 삼촌들도 자연스레 카페 안으로 들어갔는데
낯선 외국인들이 잔뜩 보이는거야.
그 순간 아빠랑 삼촌들이 당황해서 엄마를 쳐다봤는데,
엄마는 태연히 미소를 지으며 한 사람, 한 사람을 아빠랑 삼촌들에게 소개해주더라고.
재활트레이너, 물리치료사, 전직 무용과 교수님, 보컬 트레이너,
성대만 전문적으로 관리해주시는 분, 독일어 선생님, 바리스타 겸 쇼콜라티에 등.
직업이 너무나 가지각색인 사람들이 한 자리에 모여 아빠랑 삼촌들에게 인사를 건넸고,
얼떨떨하게 인사를 받았는데, 생각해보니 그 분들이 한국어로 인사를 했던거야.
그래서 아빠랑 삼촌들이 두 눈을 동그랗게 뜨고 그 분들을 쳐다보고 있는데,
엄마가 자기 지인들이랑 지인께 부탁한 분들이라고 말하더라고.
그러면서 사실 주말에 이분들 뵙는다고 바빠서 못갔던거라고,
그런데 진짜 앞으로 한동안은 학교에 매일 나가야되서 못갈것같다고 거짓말쳐서 미안하다고하는데
거기다 대고 아빠랑 삼촌들이 뭐라 말하겠어. 진심으로 사과하는데.
그러면서 엄마가 아빠랑 삼촌들이 너무 심심해하는 것 같아서 아빠랑 삼촌들 시간보내는데
좀 도움이 되었으면해서 이분들 모시고 왔다고 말하는데..
그 말을 듣고나니 연관성 없던 직업명들이 이해가 가기 시작하더라고.
그리고 곧 다시 엄마가 천천히 입을 열어 아빠랑 삼촌들이
배우고 싶을 때 이 분들께 연락만 하면 언제든지 가서 배울 수 있다고 말하는데
아빠랑 삼촌들을 신경써주는 그 모습이 얼마나 예쁘던지.
그런데 엄마 마음대로 이런 일을 벌인 것이 미안했는지, 계속해서
아빠랑 삼촌들 눈치를 보더라. 그래서 아빠가 먼저 엄마 기분을 풀어줬지.
그리고 다른 삼촌들도 엄청 고마워하면서 엄마 기분을 풀어줬어.
예쁘면 예뻤지, 어떻게 미워보여 그 행동이.
아빠랑 삼촌들을 생각해서 바쁜 자기 스케줄 쪼개가면서 그 분들을 모셔왔는데.
...우리 소식이, 이제 자? 이제 엄마 배 뻥뻥, 안차네??
그렇게 코- 잠드는거야. 알았지?
다음에 또 우리 소식이가 잠못들면 옛날 얘기 해줄게.
하지만, 듣고싶다고 막 억지로 잠 안자고 엄마 배 뻥뻥차면 안된다??
그런데 우리 소식이가 잠드니 이제 엄마가 깨어나려하네... 아빠가 엄마 재워줘야겠다.
좋은 꿈 꿔, 우리 소식이.
팔베개를 한 채 나를 향해 돌아누운 상태로 잠든 ㅇㅇ의 배를 천천히 쓰다듬어주다
ㅇㅇ의 인상이 살짝 찌푸려지며, 잠에서 깨어날 기미가 보이기에
팔베개하고 있던 팔을 굽혀 ㅇㅇ를 조금더 품안으로 끌어당겼다.
그리고 굽힌 팔로 어깨를 토닥이며 '쉬.. 착하지.'하고 작게 속삭였다.
그러자 ㅇㅇ의 표정이 편하게 풀어지더니
입꼬리가 살짝 위로 올라가며 얼굴에 작은 미소를 띄웠다.
"뭐가 그리도 좋아.. 내 목소리 들으니까 좋아??"
내 목소리가 들리는 것인지 ㅇㅇ의 웃음이 조금 전보다 진해졌다.
"그래, 우리 ㅇㅇ 좋은 꿈 꿔. 계속 좋은 꿈만 꿔."
고개를 살짝 숙여 ㅇㅇ의 이마에 입술을 살짝 눌렀다 떼어냈다.
"내가 계속 좋은 꿈만 꾸게 해줄게."
ㅇㅇ를 따라 천천히 눈을 감았다.
그리고 그녀를 향해 한 마디만을 남기고는 나도 곧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
"Call it true, Call it true love."
**
저 왔어요, 독자님들!!
불금은 어떻게 잘 보내셨나요?? 우리 학생 독자님들은 열심히 공부하시고,
우리 직장인 독자님들은 열심히 달리셨어요??
아니면 저처럼 막 올빼미 생활중이시려나??
이번 편을 30분 전에 썼는데 올리기는 이제 올리네요....
글을 다쓰고 밀린 독자님들의 댓글을 확인하고 암호닉 들어온게 없는지 확인하다보니...
항상 사담을 글을 다쓰고 30분 정도 뒤에 쓰는 것 같아요ㅎㅎ
그래서 글의 감정이 많이 빠진 상태로 적는데, 오늘 확인한 댓글들 중
유독 한 분의 댓글이 마음에 크게 와닿더라구요.
다른 독자님들도 말만 안하셨지 제가 쓴 글을 통해서, 제가 쓴 대사 하나하나를 통해서
많은걸 느끼셨을거라고 생각해요. 그래주셨으면 제 의도가 완전히 먹힌거고,
아직 아니라면 제가 조금 더 많이 분발할게요.
제 글을 통해서 우리 독자님들도 따뜻해진 기분을 느끼셨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항상 우리 독자님들 댓글을 꼬박꼬박 확인하고 있다는 것과
댓글에 꼬릿말처럼 따라붙는 '읽어주셔서 감사해요.'라는 말은 정말 제 진심이에요.
제 처녀작이고, 아직 많이 부족한 글솜씨인데 많은 분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는 것 같아서
정말 독자분들께 감사하고 있어요. 앞으로 더 열심히 노력할게요!!
아참, 그리고 오늘 '찬열아빠'의 번외편이 공개되었어요!
글을 이어나가는데 아주 중요한 번외편이 될거에요.
앞으로 중간중간 무언가 생략하기를 원하거나,
찬열아빠의 감정을 자세히 묘사하고 싶을 때
이 번외글로 찾아뵐 것 같아요!
이 번외는 몇 편까지 나올지 모르기에... 몇 편인지는 과감하게 생략하겠어요...ㅎ
오늘 사담이 많이 길었죠? 그런데 제 생각에 오늘 내용도 많이 긴 것 같은데...아니에요...??
아참, 그리고 회상하는 찬열오빠를 나타내기 위해
사진 신경써서 골랐는데, 마음에 드세요??ㅎㅎㅎㅎ
그럼 우리 사랑둥이들 암호닉 나갑니다!!
[옹꿀탱/혱구리/밍쏘기/토드/사과잼/웬디/알찬열매/밤이죠아/꺄링/댜니/AB판다/뚀륵/
썬더/잇치/유레베/구구/바람개비/됴도르/내남편/굥슈/봄바람/큥/백큥/코끼리/말미잘]님,
그리고 새로 추가된 사랑둥이들 [니니랑]/[모히또]/[나니꺼]/[종이니]님 감사합니다!!
우와... 사랑둥이들이 언제 이렇게 많이 늘어났죠..ㅇㅅaㅇ...ㅎㅎㅎㅎ
혹시 제가 까먹고 누락한 분이 계시다면 댓글에 다시 살포시.. 남겨만 주세요...죄송해요...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