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 진짜 미치겠다. "
내가 언제부터 남자한테 관심이 이렇게 많았지…. 아니지, 기성용한테만 그러는거니까. 아 몰라 -
생각하기도 싫어서 침대에 대자로 뛰어누었다.처음에는 진짜 내가 미친건가. 했는데 이젠 기성용보면 떨리고 얼굴 빨개지고 그런게
너무 익숙해져서 그냥 해탈이다…. 아니 , 익숙한게 무서운건데.
징징 -
한참 심각하게 생각하는데 탁자위에 올려놓은 핸드폰이 신나게 울리고 있었다.
뭐지, 전화할 사람 없는데. 번호를 봤는데 010-xxxx-xxxx다. 어… 모르는 번호인데. 그래도 우선 받아야겠다 - 해서
통화버튼을 누르자마자 전화가 끊긴다. 와 , 누군지 몰라도 타이밍 죽인다. 아주 굿이네 !
3분을 기다렸는데도 전화가 없길래 전화 잘못 했나보다. 했는데 핸드폰을 탁자에 놓자마자 문자 알림음이 울린다.
" 왜 전화 안받아 ?… 누구지 . "
메세지함에 들어갔더니 아까 그번호로 이상한 문자가 와있었다. 왜 전화를 안받는다니….
누군데 개념없이 이름도 안밝히고… 누군지 겁나 궁금해져서 누구신데요 라고 보냈더니 타자의신인지 1분도 안되서 문자가 온다. 누굴까….
[ 나 기성용. 너 생각해보니까 진짜 어이없다]
기성용이었어 ? 어쩐지, 문자투가 띠껍더라. 넌 어쩜 문자나 말투나 다 한결같니…. . 문자라도 좀 다정하게 해주지.
근데 뭐가 또 어이가 없는데, 얘 진짜 뜬끔없다. 서두가 빠진 문장에 어이가 없어서 바로 답장을 했다.
[ 또 뭐 인마, 어이없다고 하면 도대체 뭐라고 해야하는거야 ]
[ 너 그때 나 아팠을때 번호도 모르고 걱정되서 엄청 울더니 그 이후에 번호 달라는 얘기 한마디도 없더라. 완전 어이없어]
에이씨…. 얜 그런걸 똑똑히 기억하고 난리야. 그때의 추한 나의 모습이 떠오른다…. 아, 상상하기도 싫어.
그러고보니까 번호 물어볼 생각을 못했네. 아니 그것보다 얜 인터뷰하러 갔으면서 문자할 시간은 있나몰라
[ 아 어쩌다보니까 그랬네 ! 미안]
[ 너 또 건성건성 문자 보내지. 안봐도 뻔하네, 하여튼 이제 무슨일 있으면 이 번호로 문자해. 저번처럼 보고싶다고 질질 짜지말고]
얘…얘는 무슨 이렇게 과장하고 난리야. 내가 솔직히 좀 울긴했지만 질질 짠건아닌데. 이놈이.
[ 이자식아 말은 똑바로해.그냥 조금 운거야, 질질 짠게 아니라. 근데 너 번호 어떻게 알았어]
[몰라도되, 다 아는 방법이 있어. 난 천재니까]
[ 아오 또 장난치네, 빨리 인터뷰나 해. 좀있다 보자]
[응, 이제 진짜 인터뷰하러 가야겠다. 나 없다고 울지말고 기다리고있어 !]
얘는 무슨 날 툭하면 우는 바보로 아나 ! 아니지, 나 진짜 툭하면 얘 앞에서 울었지…. 셀프 이미지 망신하고 있었어.
아 근데, 얘 번호 뭐라고 저장하지…. 기성용 ? 이건 너무 딱딱해보이고 .
성용이 ? 이건 너무 친근하잖아. 아직 오글거려서 안되겠다. 그럼… 기성용♥ ? 대박…. 나 창의력 좀 좋은듯.이게 제일 중간이고 좋네.
…는 개뿔 ! 이게 제일 심각하잖아. 진짜 나 미쳤다. 근데 더 미친건 이미 저장까지 해놨다는거… 이거 부모님이 보시는 날엔 호적 파겠다고 난리치시겠네.
*
기성용 인터뷰 끝나고 할거하고 여기로 오면 최소한 3시간은 더 있어야 될텐데 2시간동안 문자 기다리는 나도 참….
어차피 오늘 1시부터 연습인데 이러고 한심하게 시간 보내는것 보다야 운동하는게 나을거 같아서 12시반인데 연습장으로 나왔다.
왔더니 재성형과 정은누나가 아이스크림을 드시며 정답게 얘기를 나누고 계셨다. 아, 나도 더운데 아이스크림……
" 어, 용대왔네. 왜이렇게 일찍 왔어 "
" 할것도 없고 그냥 빨리 오고 싶어서요. "
" 그래 ? 올림픽 일정 끝났으니까 좀 쉬면서 쉬엄쉬엄하자. 저기 아이스크림 먹어. 사놓길 잘했네 "
역시, 재성형이다. 내가 일찍 올거 어떻게 알고 감사하게 아이스크림까지 준비 하셨대!
형 말대로 올림픽 끝나서 긴장도 풀리고 실외라 그런가, 아님 내가 옷을 좀 껴입어서 그런지 후덥지근해서 연습하기 싫다.
한 30분을 재성형이랑 정은 누나랑 게임 하고 노는데, 주머니에 넣어놨던 핸드폰에서 진동이 울렸다.
기성용인가…! 역시 기성용. 양반은 못 되는구만 ? 얜 인터뷰중에 이렇게 문자해도 되나. 일진 납셨네.
한마디 해줘야겠다 싶어 문자확인을 했는데 문자내용이 글쎄. 정은누나랑 내가 놀지 말랬지-다.
[ 너 어떻게 알아 ? 너 어딨어 ? ]
얘 이제 신기도 있나…. 어우, 팔에 소름 돋는다. 주위를 둘러봤는데 기성용은 커녕, 개미 한마리도 안보인다.
진짜 소름돋아서 문자오기만을 기다리는데 문자도 안온다. 얘…얘 지금 장난치나. 무서워 죽겠네
징징 - 어 문자 왔다.
[ 어딜봐 , 뒤를 봐야지 . 바보야]
뒤를 돌아보라는 말에 뒤를 돌았는데, 아 깜짝이야 - 기성용이 진짜 금방이라도 공포영화 섭외될 표정으로 날 노려보고 있었다.
형, 누나…. 아, 하필 두분다 지금 밖에 놀러갔는데. 눈을 피하니까 더 매섭게 쳐다본다. 아, 또 왜 그러는건데… 요
비굴하게 웃으면서 물어보자 더 화난 표정으로 날 뚫어져라 쳐다본다. 아 진짜 오금저리네..
" 너 "
" …응 ? 왜 "
" 내가 저 여자랑 놀지 말랬지 "
" 아 , 또 왜그래, 배드민턴 같이 치는 누나랑 친해져야지, 그럼 싸워 ? "
" 어, 싸워 "
" 야 ! 장난하냐. 너 진짜 질투해 ? "
" 어, 그렇다고 생각하든지. "
당연히 화를 내며 미쳤냐. 질투하게 - 라는 말이 나올지 알았는데 녀석은 100% 진지한 표정으로 날 쳐다봤다.
아 땀나, 이럴땐 어떻게 해야되지. 눈동자만 데굴데굴 굴리는데 갑자기 내 아이스크림을 뺏는다. 야 남의 아이스크림은 왜! 나도 더워
" 아 덥다 "
" 야, 더우면 그 정장을 벗어. 그렇게 껴입으니까 덥지. "
" 됬고 갈 힘도 없어. 이거 좀 먹는다 ? "
그래 먹어.… 가 아니잖아 !!!!! 그거 내…내가 입댄건데. 내가 입댔던 쭈쭈바에 입을 대는 녀석을 보고는 경악에 찼다.
뭐라 말은 해야되는데 실어증에 걸린 마냥 말이 안나가서 어버버 거리는데 이렇게 나대는 내가 웃기다는듯이 뭐 어때, 내외하냐 - 랜다.
야 !!!!!!!!!!!!!!!!!!! 얼굴 터질거 같아 너때문에 !!!!!!!!!! 나는 열불 나는데 옆에서는 먹을만큼 먹었는지 다시 그 아이스크림 내미는 기성용이다.
" 뭐 ! 어쩌라고 ! "
" 먹어, 너 다 먹어 ! 실컷 다 먹어 ! "
" 진짜 ? 고마워. "
이걸 바란건지, 내가 다 먹으래니까 아주 신나서 샐샐 웃어댄다. 어휴, 쟨 시원한데 나는 어째 더 더워지네.
더워서 손 부채질을 하는데 녀석은 할말이 있는지 다 먹은 아이스크림 껍질을 대충 던지고는 부재칠 하는 내 팔을 덥석 잡는다. 야 더워….
" 아… 또 무슨 말씀을 하시려구요 "
" 그러고보니까 너 얼렁뚱당 넘어가는데 그 여자랑 놀지마, 진짜야. 다음에 놀면 얄짤없어 "
" 나 엄청 친하게 안지내 ! 됬어 ? "
" 너 웃긴다. 아까 아주 한마리 토끼라도 된것처럼 잘도 뛰어다니드라. 저번에 볼땐 달리기 진짜 못하더니 "
아오, 저 놈은 내 약점을 펜싱도 아니고 콕콕,아니 쿡쿡 잘도 쑤셔댄다. 아니, 그것보다도 내가 와서 하는짓 다 본거야 …. 무서운 새끼네.
너 언제왔어 - 물어보니까 아까 나 연습장 들어가는거부터 봤다고 말하는 기성용. 아우 쪽팔려. 그럼 나 날뛰는것도 다 봤겠네
" 너 나 보고 싶다고 울까봐 일찍 왔지. "
" 야 그것좀 그만 우려먹어 ! 너 내 스토커야 ? 내가 그렇게 좋아 ?"
나는 당연히 기성용이 나대지 말라고 날뛰면서 욕하는걸 꿋꿋히 다 들어주고 은근슬쩍 넘어가려 했는데 … 그랬는데?
왜이렇게 잠잠하지. 의아함에 기성용을 쳐다봤는데 얼굴이 새빨개져서 말도 버벅거린다. 얘 왜이러니…
뭐라고 ? 스토커 아니거든 - 애기가 웅얼거리는것도 아니고. 너 딸바보라더니 이젠 애기들 말도 배우냐.
너 나한테 진짜 전염된거 아니야 ? 얼굴이 진짜 10초만 있음 터질거 같아서 물티슈로 얼굴좀 식혀주려니까 손을 확 쳐낸다. 아 왜 -
" 아 왜, 너 얼굴 터질거 같아 "
" 왜 갑자기 챙겨주는 척이야. 나 옷좀 갈아입고 올게. 여기서 기다려 "
화장실이 가고싶은 강아지 마냥, 안절부절 못하더니 그대로 정장마이를 들고 숙소로 튀어 들어간다.
내 얼굴도 그러나 …. 기성용이 가는 모습을 멍하니 쳐다보다가 핸드폰을 봤는데 역시. 내 얼굴도 만만치 않게 빨갛다.
우리 진짜 당뇨병 걸린거 아냐…?
*
기성용이 올때까지 그 자리에 주저앉아서 핸드폰 게임만 하고 있는데 뒤에서 누군가 내쪽으로 걸어오는 느낌이 드는 동시에 기성용의 웃음소리가 들린다.
어이구, 웃음소리좀 봐. 밤길에 들으면 여자든 남자든 남녀노소 다 무서워서 지릴듯,기성용 그 웃음소리는 좀 자제하자….
모른척하고 핸드폰 게임하는데 어쭈, 이번엔 어깨에 손까지 올린다. 요게 며칠사이에 엄청 적극적이게 변했네.
그래도 내가 형인데… 너 팔 은근 무겁다. 흘끗거렸는데 분위기 파악못하고 팔에 더 힘을 주길래 째려봤더니 또 실실 눈웃음을 쳐댄다.
" 내가 기다리랬더니, 그 자리에서 가만히 기다리는 것좀 봐."
" 야, 그럼 도망가길 바랬냐 "
" 아니, 아주 무슨 강아지냐. 이참에 애칭으로 용강아지 어때 "
또 장난친다 또또 ! 옆구리를 팔꿈치로 가격했더니 한 5초 아픈듯 하더니 또 실실웃는다. 좋댄다 진짜.
그래 너 다해먹어. 진이 다 빠져서 연습장에 벌러덩 누웠더니 그거 보고 또 웃다가 내 핸드폰 구경한다고 난리를 치길래 핸드폰을 줬더니
이리저리 돌아다니면서 내 엽사를 보더니 굴러대고 난리났다. 아오 저걸…. 그 몇장 없는 엽사로 놀림을 받을줄이야..
진짜 너무 재밌게 웃길래 저렇게 웃는것도 복이다 - 생각하고 쳐다보고 있는데 헐… 맞다. 나 전화번호부 !
그…거 안바꿨는데. 순간 다급하게 일어나서 핸드폰 달라고 했더니 , 줄듯 하더니 싫다고 이유부터 말하랜다…. 야 그냥 좀 줘….너 보면 충격먹을텐데.
이유는 진짜 못 말하겠어서 입 꾹다물고 내놓으라고 쫓아가니까 도망간다 ! 야 ! 나 진짜 심각하다니깐
" 왜 그러는데, 이유부터 말해. 줄때 주더라도 이유라도 알고 줄래 "
" 야 … 이유는 아, 진짜 말못해 ! 좀 줘봐 "
" 그니까 왜! "
녀석을 겨우 따라잡았더니 이씨..나보다 키 크고 팔 길다고 자랑이라도 하는건지 팔을 위로 휘저어댄다. 아 좀 ! 주라니깐 !
누군 걸릴까봐 콩닥거려 죽겠는데 자기는 물 만난 물고기 마냥 신나서 도망치고 난리났다.
지금 니눈엔 무슨 나잡아 봐라 하는거 같고 그렇지 ? 나는 진짜 생사의 갈림길이라고….
" 너 국가대표 맞아 ? 진짜 느리다. 어떻게 이런애가 금메달 땄대 "
" 야 ! 내가 육상선수냐, 축구선수냐 , 배드민턴 선수가 꼭 그런것도 잘해야 되냐, 아 하여튼 말돌리지 말고 빨리 줘 "
" 이유를 말하라니까 ! "
" 야 !"
녀석은 파래진 내 얼굴 따위 관심이 없는건지 그냥 내 핸드폰 구경하는데에만 열심이다.
난 분명히 뛰고 쟤는 걷는데 따라잡질 못하는거니…. 엄마 왜 이런 다리를 물려주셨어요. 이런 빌어먹을 다리.
한참 기성용의 뒤를 따라가는데 녀석이 우뚝 멈춰선다. 뭐…뭔데, 혹시 본건가. 아 보면 안되는데 … 지금이라도 못보게 해야겠다 싶어
뒤에서 확 핸드폰을 낚아챘다. …였음 좋겠지만 이 기성용 새끼가 힘을 빼고 있어서 그런지 뒤쪽으로 넘어졌고 우리의 자세는 …참.
기성용이 올라가 있고 내가 기성용 밑에 있는 그런...아. 물론 핸드폰은 저기 멀리로 날라가고.
" 헐 ,미안해. 다친데 없어 ? "
" 야,너 "
" 하하, 미안한데 좀 풀어줘봐, 핸드폰 날라갔네.조…좀 비켜ㅂ…"
" 야, 너 나 좋아해 ? "
헐… 너 봤구나. 녀석의 말에 나는 일시정지. 놀라서 기성용을 쳐다보니까 알수없는 표정으로 날 쳐다본다.
지금이라도 장난이라고 웃으면 넘어갈수 있을텐데…. 근데 이 망할입이 떨어질 생각을 안한다. 뭐라고 말은 해야 되는데,
기성용은 절대 비켜주지 않을거라는듯이 그 자세를 꿋꿋하게 유지했다. 장난이라고 말해야겠지…. 자 어서 입아, 입을 좀 떼려ㅁ....
" 이용대 , 너 나 좋아하냐고. 대답해 "
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이거 야한소설 아니에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왜이래 내소설 갈수록 막장의 늪으로...ㄷㄷ
헝 저 완전 폭풍연쟄ㅋㅋㅋㅋㅋ무려 장편ㅋㅋㅋ 하루에 4편 더 쓸기세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하루종일 인티만 부여잡고 있는듯 ㅠㅠ 그래도 좋아해주시는 댓글이 많아서
인티를 그만두는 행동은 진짜 상상도 못하겠어여ㅠㅠㅠㅠㅠㅠㅠㅠ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근데 첫만남 이 시리즈 너무 길어져서 질질 끄는 느낌을 받아요 ㅠㅠㅠ 분명히 계획대로라면 4화정도에서 끝났어야 하는뎈ㅋㅋㅋ벌써 10편넘을기셐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하여튼 핳ㅎ하하하하이상한곳에서 끊었네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재미땅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죄송해여 정신이 나갔나봐욬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음편 오늘쓸지 안쓸지 모르겠어요^^하ㅏㅏㅏ하하핳하하하하핳하 재밌다